귀농귀촌 부동산이야기 (45) 땅에서 수익모델 찾기
이미 알려진 지역 고려하는 것도 방법
흐름읽고 땅 선점하는 ‘촉’ ‘결단’ 중요
“왜 많고 많은 시골 땅 중에서 강원도 홍천 땅을 선택했는지요?”
필자가 귀농·귀촌 강의 때 가끔 받는 질문이다. 그 이유는 ▲서울 등 수도권과 가까운 지리적 장점 ▲고향이 강원 춘천이라 넓게 보면 이웃 홍천도 연고지라는 점 ▲당시 땅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했다는 점 ▲이미 시골생활을 하고 있는 지인들과의 관계 ▲농사도 지으면서 전문성도 살리는 ‘반농반X’의 길 등 여러가지를 들 수 있다.
현실적으로는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돈 버는’ 입지에 대한 고민이 컸다. 귀농·귀촌 칼럼과 강의, 그리고 영농활동에 도움이 되는 곳, 창업을 하게 될 경우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곳. 그래서 두가지를 가장 중요하게 고려했다.
첫째는 서울 등 수도권 접근성이다. 필자가 귀농하기 약 1년 전인 2009년말 서울∼양양을 잇는 동서고속도로 중 서울∼동홍천 구간이 먼저 개통됐다. 지금의 땅은 이보다 앞선 2008년 상반기에 매입했다. 둘째는 동해와의 접근성이다. 동홍천∼양양 구간은 2017년 6월에 개통됐다. 내촌IC 주변인 필자의 집에서 강원 고성·속초·양양·강릉까지는 차로 1시간 안팎이면 족하다.
몇년 전 여름이었다. 한 젊은 부부가 귀농·귀촌 상담차 필자의 농장을 찾아왔다. 영화배우 뺨치는 외모에 고급 스포츠카를 몰고 온 부부는 “돈은 많이 벌지만 스트레스가 심한 일을 하고 있다”면서 “시골에서 힐링하며 살고 싶다”고 했다.
대화를 나눠보니 젊은 부부는 뜻밖에도 서핑(파도타기) 마니아였다. 양양에 서퍼들을 위한 숙박시설과 카페, 그리고 서핑용품 매장 등을 열어 맘껏 파도도 타면서 즐겁게 돈도 벌 수 있는 귀촌 창업을 원했다. 솔직히 그때만 해도 필자는 그들의 계획에 반신반의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이후 양양은 ‘서핑 성지’로 떠올랐다. 죽도·동산·인구 해변 등 서핑 명소 주변은 물론이고 양양 전체의 땅값이 크게 올랐다. 대부분 농촌 지방자치단체들이 인구 감소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양양 인구는 귀농·귀촌이 늘면서 2017년 바닥을 찍고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돈 버는’ 전원 명당을 찾는다면 ‘귀농·귀촌해 뭘로 먹고사나’라는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 그 해결책인 ‘수익모델’을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도시 수요를 끌어들일 수 있는 접근성, 그리고 주변의 자연·관광·문화·역사 등 지역 자원과 연계할 수 있는 입지의 확장성이 중요하다.
지금은 개별 농장이나 마을간 연계뿐 아니라 강원 내륙(영서)과 해안(영동)을 아우르는 광역적 연계, 농업과 어업의 융·복합도 가능하다. 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으니 지방의 경우 광역시 접근성과 해안을 연계할 수 있는 입지 또한 드물지 않다.
무엇보다 농어촌에서 일어나고 있는 어떤 새로운 흐름을 감지해 이를 선점하는 ‘촉’과 ‘결단’이 중요하다. ‘서핑 마니아’ 부부처럼 말이다. 이때 뒷북을 치거나 상투를 잡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
신문·방송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이미 알려진 ‘돈 버는’ 지역이나 마을·농장·사업장이 있는 곳으로 귀농·귀촌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문제는 알려진 것과 실제가 다를 수 있다는 것. 이후에도 지속가능할 것인지, 그 후광효과를 얻을 수 있을지, 텃세 등 진입장벽 유무 등을 사전에 꼼꼼하게 파악해야 한다.
박인호 (전원칼럼니스트)
토지사랑 http://cafe.daum.net/tozisarang/
토지투자동호회밴드
(카페회원님들은 같이이용하시면됩니다)
추천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