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분양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고 있지만 일부 지역에선 ‘청약 따로, 계약 따로’ 현상이 여전하다.
대우건설은 지난 24∼26일 전남 목포 남악신도시에 푸르지오 550가구 계약을 받은 결과 초기 계약률이 43%선에 그쳤다. 이곳은 전남도와 목포시가 의욕적으로 추진중인 남악신도시 내 첫 사업으로 청약률이 평균 4대 1에 이르렀고,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떴다방까지 출현하는 등 주목을 끌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연 결과 계약률이 저조해 회사도 당황한 눈치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초기 계약률 80%는 무난할 것으로 봤는데 의외”라며 “사전예약자를 상대로 꾸준히 영업을 하면 사업에 지장은 없겠지만 초반 분양몰이에 실패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정식계약후 예비당첨자와 사전예약자 등을 통해 29일까지 60% 정도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초기 계약률이 낮은 것은 떴다방이 지나치게 거품을 조장한 때문이다. 수도권에서 원정온 떴다방 30∼40여명이 청약 전부터 사전 작업에 들어가 일부는 목포시민들에게‘당첨되면 100만원을 주겠다’는 사탕발림으로 청약을 유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분양권 전매가 가능한 곳이라 당첨직후 되팔겠다는 계산에서다.
하지만 가수요들이 계약 전 분양권 매물을 일시에 쏟아내면서 거래가 안된 것이 화근이었다.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는 “초반에 잠깐 프리미엄이 300만∼700만원을 호가했지만 물량이 많아 회전이 안됐다”며 “거품이 꺼지자 낙첨된 실수요자조차 매입을 꺼리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미리 확보해둔 사전예약자들도 계약을 멈짓하는 분위기다. 목포시 일대에 아직 미분양 물량이 남아 있고 분양가가 비쌌다는 점도 실수요자들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다.
업계 관계자는 “특히 지방의 경우 가수요가 많으면 결국 실수요자가 골탕을 먹는다”며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는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