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 따라 맛 따라 / 포항 호미곶 ....칼럼니스트...이규섭
--------------------------------------------------------------------------------
붉은 태양 잡으니 희망이 '뭉클'
외로움이 깊어질 때 곽재구 시인은 포항 구룡포를 찾는다고 한다
. 선창 풍경, 갈매기들의 모습, 바닷사내들, 과메기 등을 바라보며
외로움의 봇짐들을 파도 저 멀리 실어 보낸다는 것이다.
필자는 바다를 붉게 물들이며 장엄하게
떠오르는 태양이 그리우면 호미곶(虎尾串)을 찾는다.
강릉 정동진이나 삼척 촛대바위 해돋이도 금 비늘이
바다를 덮는 장관이 일품이지만 호미곶 해돋이는
우리나라 육지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이기에
기대와 설렘이 풍선처럼 부풀어오른다.
한반도 지형상 '호랑이 꼬리' 부분에 해당하는 호미곶
(경북 포항시 남구 대보면 대보리)이 지난해 1월 제 이름을 되찾았다. 국립지리원은 포항시와 경북도의 요청을 받아들여
'장기곶'이던 이곳의 공식 명칭을 '호미곶'으로 결정했다.
일제 가 이곳을 '토끼 꼬리'라고 폄하한지
80여년만의 반가운 소식이다.
해돋이를 못 본들 어떠랴.
검푸르게 넘실거리는 바다를 향해 희망과 소망을 빌고,
갈매기 떼를 바라보며 쫀득한 과메기를 안주로 소주잔을 기울이면
겨울여행의 추억을 만끽할 수 있다.
포항시에서 925번 지방도로로 접어들면
눈이 시리도록 푸른 바다를 끼고 구불구불한 해안도로가 이어진다.
겨울바다 풍경은 그림이 되고 시가 된다.
작은 포구의 갯마을들이 고향처럼 푸근해
'영일만 친구'를 찾아가는 듯 마음도 넉넉해진다.
호랑이 꼬리…80년만에 옛 명칭 회복
■호미곶 해돋이 광장 =
호미곶은 16세기 육당 최남선이 '백두산 호랑이가 앞발로 연해주를 할퀴는 형상으로 한반도를 묘사한 지점이다.
해마다 해맞이축제가 펼쳐지는 호미곶 광장에는
2개의 커다란 조형물 '상생의 손'이
햇살을 움켜잡으려는 듯 마주보고 있다'
사람의 양 손을 바다와 육지에 각각 설치하여
상생과 화합을 상징한 청동조각이다.
한해가 교차하는 지난해 12월31일과 새해 1일,
이곳 광장에서는 해상 불꽃 쇼, 햇불 퍼레이드,
2003년 대구유니버시아드대회 성공기원 풍선날리기 등
다채로운 축제가 열렸다.
호미곶의 새로운 명물은 초대형 풍력발전기.
높이가 40m에 이르는 발전기 탑에서는 길이 23.5m의 날개
세 개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쉼 없이 돌아간다.
해맞이 광장 옆에는 '국내에서 가장 높고 오래됐다'는
'호미곶 등대'가 배들의 항로를 안내해왔으나 최근 그 명성을 빼앗겼다
.
이 등대는 높이 26.4m로 1995년 이전까지만 해도
국내에서 가장 높은 등대였으나 높이 32m의 울산 동구
'화암추등대'가 세워지면서 최고의 자리를 물려주게 됐다
또 1903년 세워진 인천 팔미도등대와 함께 가장 오래된 등대로
알려져 왔으나 등대박물관 설립과정에서 옛 자료를 발견하는 바람에
건립 연도가 1908년으로 수정됐다.
그러나 등대의 기능은 향상되어 30만 촉광의 전구가 12초 단위로
회전하며 40㎞까지 빛을 쏘아댄다.
폭풍이 일거나 안개가 짙게 끼면 전파와 음파로도 뱃길을 안내한다.
철근 없이 벽돌로만 지은 팔각형 연와조 양식이며,
6층으로 된 등대 내부의 각층 천장에는
조선왕조의 상징인 배꽃 문양이 새겨져 아름다운 등대로 꼽힌다.
등대박물관(054-284-4857)은 푸른색 돔형 건물로 국내에서 등대 관련 자료를 소장한 유일한 시설로 700여점이 전시돼 있다. 일요일과 공휴일 다음날은 휴관. 입장료 어른 700원. 박물관앞에는 조선 명조 때 풍수지리학자인 남사고의 '산수비경(山水秘境)'에서 이곳이 호미곶으로 불리게 된 역사적 근거를 말해주는 유래비가 서 있다.
쫀득쫀득한 과메기 맛…겨울철 별미
■구룡포 과메기 =
호미곶 해맞이 광장에서 계속 925번 지방도로를 따라 12㎞ 남짓 내려가면 구룡포항. 수많은 갈매기와 비릿한 갯내음이 항구의 정취를 듬뿍 느끼게 해준다. 동해안 근해어업의 중심지인 구룡포는 과메기로 유명하다. 통나무로 4단, 5단의 건조대를 짓고 꽁치를 널어 말리는 과메기 덕장이 곳곳에 설치돼 있다.
꽁치를 바닷바람에 말린 과메기는 비린내가 없고 쫀득쫀득해
겨울철 술안주로 제격이다.
과메기의 뼈와 껍질을 벗겨 쪽파·마늘 등을 곁들여
물미역에 싸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맛은 겨울철 별미다.
핵산과 아스파라긴산이 함유되어 있어 건강과 숙취 해독에 좋다.
과메기는 원래 '청어'에서 유래한 말이다.
청어를 바닷물에 깨끗이 씻어서 싸리나무로 '눈을 꿰어' 처마밑이나
부엌의 봉창 부근에서 연기에 그을리면서 건조시켰기 때문에
'관목어(貫目魚)'라고 했다.
60년대 이후 영일만 일대에서 청어가 사라지고 꽁치가 풍어를 이루면서 구룡포는 '꽁치 과메기 고장'이 됐다.
■호미곶 가는 길 = 경부고속도로 경주 인터체인지를 빠져 나와 7번 국도를 타고 40여분을 달리면 포항 시내에 닿는다. 포항시내에서는 31번 국도로 구룡포 방향으로 달린다. 포항시 남구 동해면 약전마을에 이르러 호미곶으로 가는 925번 지방도로를 따라가면 해맞이 광장이 나온다.
첫댓글 호미곶! 그런 뜻이 있었네요. 저도 거기 가서 과메기 한 번 먹어보고 싶은데요.*^^*
친절한 자료, 감사합니다. 전 솔독에 빠져 일출을 못봤는데 다시 가서 봐야겠어요. 근데 역시 못보겠죠? ㅎㅎ
상촌님은 아직도 마음에 비가 내리는가 보죠?.....술독에 그만 빠지시고 일출 노래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