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울지 않는 바람이다
신은 세상의 소리를 잘 들으라고 두 귀를 주었는데
두 귀로 제대로 듣지 않고
한 개의 입으로는 너무 많은 말을 했다
남의 말이라고 한쪽 귀로 듣고
한쪽 귀로 흘러 보낸 말이 너무 많다
소음에 길들여진 귀는
참말은 듣지 않고 거짓말에 홀려
귀머거리인 채로 많이도 살았다
세상에 찌든 귀를 물소리에 씻어본다
말이 길어질수록
진실과 멀어진다는 말이
바람에 실려와 귀를 때린다
좀 생각하며 살라고
세 번 생각한 뒤에 한번 말하라고
열매를 보면서 꽃을 생각하고
빛을 보면서 어둠을 생각하란다
꽃은 열매를 위해 피었다 지고
어둠은 빛을 위해 어두운 것이니
별을 보면서 하늘을 생각하고
나무를 보면서 산을 생각하란다
- 나는 울지 않는 바람이다 / 천양희 -
https://www.youtube.com/watch?v=vmh7DUsTC-8
한낮 열기에
이파리 축 늘어졌다
기다리던 비
오늘도 오지 않는다
아침에 일찍 농약하러 나간다니
집사람이 아침을 차려 놓고 밥 먹고 일하란다
그래야 시간을 아낄 수 있단다
그래 일하다 들어 와 식사하면 다시 일하러 나가기 싫겠다
한술 뜨고 나가는게 좋겠다
식은 밥 데워 김치에 간단히 한술
다음엔 국이라도 있어야겠다
고추밭과 참깨밭에 약을 뿌렸다
고추는 진딧물 응애 총채 나방 역병 여기에 영양제를 타 뿌려주었다
참깨는 잘룩병 약을 뿌렸다
아직까진 고추나 참깨가 잘 자라고 있다
이대로 잘 자라 많은 열매를 맺어 주면 좋겠다
알타리 열무 서울배추에 가루약을 뿌려 주었다
약을 하지 않았더니 이파리에 구멍 송송
지금 가루약을 한번 해주면 더 이상 약을 하지 않아된다
약을 하고 올라오니 7시 30분
동물들 챙겨 주기
병아리장 병아리들이 활발하다
밤에 불을 켜 주어서 그럴까?
웅크린 병아리가 없다
이대로 잘 크거라
병아리장에 있는 하얀쳥계암탉이 알을 낳을 건데 요즘 알이 보이질 않는다
닭을 가두어 두었다
닭장 닭들도 모이를 주고 가두어 두었다
그물망 안에 있는 새끼기러기와 병아리가 잘 크고 있다
밤에 서늘할건데 이젠 적응이 된 것같다
이대로 잘 커주었으면 좋겠다
녀석들도 알을 낳지 않아 가두어 두었다
집사람은 전정기계톱으로 철쭉을 전정해 주고 있다
손가락 아프면서 일을 잘 한다
뒷밭에 가서 하지감자를 캤다
하지감자가 생각보다 크질 않다
감자를 캐면서 주변의 풀도 뽑아 버렸다
집사람도 와서 같이
집사람이 여기에 들깨씨를 뿌려 놓으면 좋겠단다
땅이 보슬보슬하니까 뽑아서 옮기기 쉽겠단다
감자를 모두 캐보니 한박스가 좀 넘는다
이만 하면 우린 충분
굵지 않지만 감자조림하기 좋고 국이나 감자 볶음을 해도 좋겠다
집사람은 감자 캐낸 자리를 고르면서 내가 캐지 못한 감자를 꽤나 캐낸다
그대로 놔두었더라면 버릴 뻔 했다
땅을 골라 거기에 들깨씨를 뿌려 놓는다
비만 한번 내려주면 싹이 잘 날텐데...
지난번에 심어 놓은 넝쿨 콩에 지주를 박고 넝쿨이 올라갈 수 있도록 대나무를 엮어 주었다
지주 세 개를 함마로 박으려니 어깨가 아프다
요즘 어깨를 많이 사용해서인지 다시 아프려고 한다
조금 더 아프면 기독의원에 가서 주사를 맞아야겠다
참외 넝쿨콩 들깨씨 뿌린 곳에 리어카로 물을 실어와 뿌려 주었다
워낙 마른 곳이라 땅속에 기별도 안가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한번이라도 뿌려 주어야 싹이 틀 것같다
며칠동안 물을 길러다 뿌려 줄까?
아이구 넘 힘들겠다
포도 덕장에도 대나무 가지를 가져다 묶어 주었다
어차피 포도를 따먹을 수 없어 그 밑에 넝쿨콩을 심었다
넝쿨콩이 잘 감고 올라갈 수 있도록 대나무 가지를 묶었다
이것저것 하고 보니 어느새 10시 30분
이제 힘들어 더 이상 못하겠다
집사람도 그만 하자고
유정란을 구하기 위해 순이네 농장에 전화
몇 번을 전화해도 받질 않는다
작은 사돈이 닭을 키우려는데 병아리가 너무 비싸다고해서 병아릴 부화시켜 주기로
그런데 유정란을 쉽게 구할 수가 없다
순이네 농장에서 판다기에 전화를 해도 받질 않는다
별 수 없다
직접 찾아가 볼까?
11시가 다 되어 닭들을 풀어 주었다
병아리장의 청계 암탉이 문을 열자 말자 바로 밖으로
저 녀석 알 낳으러 가는 것같다
뒤를 밟아 보았더니 하우스 뒤 풀 속으로 들어 간다
아하 이 녀석이 밖으로 내보내면 저곳에 가서 알을 낳고 있었나 보다
이젠 알았으니 알 낳고 나오면 찾아와야지
면에 가서 가설건축물 신고하고 순이네 농장에 가보기로
면 시설팀에 가서 가설건축물 연장 신청을 한다니 신청서를 주면서 작성해 민원담당자에게 제출하라고
양식을 작성해 민원담당자에게 주니 접수비 칠천원이란다
접수비를 내니 신고 수수료는 따로 부과 될거란다
이웃하나 잘못 만나 괜한 고생을 한다
뭐 삶이란게 그런거지...
순이네 농장을 찾아 갔다
서삼 추암리에 있는데 산속에 있다고 한다
산길을 따라 쭉 올라가 보니 산등성이에 별다른 세상
산등성이에 터를 닦아 세가구가 자리잡아 살고 있다
모두 새로 지은 집
건축재료도 고급을 사용했다
그 밑으론 고창 담양간 고속도로가 지나고 있다
산속이라 공기는 좋겠지만 고속도로의 소음이 꽤 있겠다
순이네 농장은 산밑으로 개간하여 크게 터를 잡았다
100여평이 넘어 보이는 하우스가 한동있다
닭소리가 그곳에서 들리는 걸 보니 양계장인 것같다
적혀진 핸폰으로 전화를 해도 받질 않고 직접 농장에 들어가 보아도 아무도 없다
오늘 알을 구하기 어렵겠다
다시 되돌려 나왔다
서삼면사소 앞을 지나는데 옛생각이 난다
젊을적 서삼학교에서 근무
좋은신 형님들과 즐겁게 학교 생활했었다
퇴근하면 주변 음식점에서 술도 많이 마셨다
옛생각이 나 여기서 점심이나 먹고 가자고
식당이 세 군데인데 모두 메뉴가 비슷
근무 시절 백반을 많이 시켜 먹었던 것같다
길 가 오뚜기 식당에 들어갔다
모두들 백반을 먹고 있길래 우리도 백반을 시켰다
백반이 나왔는데 알파 이백양관 비교가 안된다
아니 우리집 반찬보다 더 못한 것같다
그래도 맛있게 한술
난 막걸리도 한잔했다
계산을 하는데 천원을 빼준다
아이구 처음 본다고 그러나?
인심도 좋다
순이네 농장 주인 전화
일 하느라 전화받지 못했다며 무슨 일이냐고
유정란을 구하고 싶다고 하니 한판에 삼만원인데 직접 가지러 오면 2만 5천이라고
지금까지 몇년전 가격으로 그대로 받고 있단다
유정란을 부화시켜 보고 싶다하니 지금 나오는 유정란은 부화율이 낮을 거란다
겨울과 가을에 부화율이 가장 높단다
그리고 부화할 수 있는 유정란은 한판에 삼만원을 받아야한단다
그건 골라야 하기 때문이란다
가격이야 괜찮지만 지금 구할 수 없다니 별 수 없다
우리 닭이 낳은 알과 노열동생 알을 받아 부화해 보아야겠다
청계 암탉이 들어간 하우스 뒤를 뒤져 보았다
나무 밑에 자릴 잡고 알을 낳아 놓았다
알이 모두 6개
6일 전부터 이곳에 알을 낳기 시작했나보다
어? 그런데 알 색깔이 모두 황토색
일반 닭이 낳은 것과 똑같다
분명 청계 암탉인데...
병아리장에 암탉이 두 마리 있었다
노열동생이 가져다 준 토종암탉과 내가 부화해 기른 암탉
내가 부화해 기른 암탉은 하얀색 청계
두 마리가 알을 낳아 놓은 걸 보면 푸른색과 황토색
며칠 전에 노열동생이 준 암탉을 잡아 용봉탕 해먹었으니 하얀청계만 남았다
그럼 당연 푸른색 알을 낳아야할건데 황토색이라니...
분명 10여일 전만 해도 낳은 알이 푸른색이었는데 왜 갑자기 황토색으로 변했을까?
또 알이 찌그러지거나 껍질에 주름진 알도 있다
지금까지 이런 알을 본 적이 없다
내가 귀신에게 홀리고 있나?
내 상식으론 이해가 되지 않는다
참으로 요상타
낮잠 한숨
일어나니 두시가 넘었다
집사람이 세시 반경에 물리치료 받으러 가잔다
물리치료 끝나고 파크볼 치고 오자고
그때까지 오전일과 대충 정리한 뒤 출발
병원에 가서 물리치료 받고 나니 4시 반이 넘었다
바로 파크볼 장으로
많은 분들이 뙤약볕 아래 파크볼을 즐기고 있다
오늘은 바람이 불고 습도도 높지 않아 상쾌하다
파크볼 치기 딱 좋은 날씨
파크장에서 만났던 분과 같이 홀을 돌았다
나와 비슷했던 분들인데 지금은 잘 친다
매일 나와 운동겸 파크볼을 친다고
그런 열성이 있어 기술이 느나 보다
난 오늘도 여전히 오비의 늪에서 헤어나질 못한다
어젠 좀 나았던 것 같은데 오늘은 딴판
아직도 정확한 폼을 익히지 않아 그럴까?
그저 잔디밭 걷는 걸로 만족해야지
4바퀴를 돌고나니 피곤해 더 못돌겠다
집사람은 다른 사람들과 한바퀴 더 돈다고
힘도 좋다
난 의자에 앉아 쉬었다
힘들땐 쉬는게 좋다
집사람이 다 돌지 않고 빠져 나왔다
어느새 일곱시
해가 지려고 하니 시원해서 운동하기 딱 좋다
오히려 좀 늦게 나와 해질 때까지 즐기면 좋겠다
집에 가면 저녁밥 없으니 국밥이나 한그릇 하고 가자고
축령산 국밥집 들러 새끼보 국밥
오늘 국밥은 맛이 별로
내가 막걸리를 마시지 않아 국밥맛이 없나?
집사람도 오늘은 별로란다
왜 맛이 다르지
집에 오니 어둠이 내린다
기러기 두 마리가 연못에서 놀고 있다
이 녀석들 하며 모니 닭장으로 찾아 들어 간다
수를 확인해 보니 맞다
산짐승에게 뺏기지 않으려면 단도리를 잘해야겠지
병아리장에도 전구불을 켜 주었다
식사하며 막걸리를 마시지 않았는데도 눈꺼풀이 감긴다
잠이나 자야겠다
샛별이 떠 올랐다
님이여!
어느새 금요일
한주 마무리 잘하시면서
오늘도 나누고 베풀며 마냥 기분 좋은 하루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