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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일 천주교 대구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김영호 신부, 이하 대구 정평위)가 123주년 세계 노동절 기념미사 ‘삶과 희망’을 열었다. 대구 정평위, 대구노동사목, 전국여성노조 대구경북지부,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의 공동주최로 2일 오후 6시 대구 가톨릭근로자회관에서 열린 이번 노동미사는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구지역 노동현안 문제 해결을 기원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미사에 앞서 임성열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장은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가 목숨을 끊고, 기아차 비정규직 노동자가 스스로 몸에 불을 질렀다. 이 시대 비정규직으로 산다는 것이 얼마나 힘겨운 일인가. 노동의 문제를 고민하며 이 자리를 만들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영숙 대구노동사목 대표는 “천주교 신자가 아닌 분들도 이 자리에 있다. 교회에서 하는 하나의 예식이 아니라 노동자와 함께 하는 살아 있는 미사로 만들 때, 노동자 속에 교회가 함께할 수 있는 자리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배현주 전국여성노조 대구경북지부장은 “오늘 이 자리에 지역에서 해고된 30여 명의 노동자들이 오셨다. 희망을 만들 수 있는 간절한 마음들이 모인다면 우리가 원하는 세상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노조 조합원들의 율동 공연으로 열린 미사는 김영호 천주교 대구 정평위원장, 황동환 · 고진석 · 김민철 신부가 주관했다. 유보임금 근절과 건설노동자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해 2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간 건설노조 대구경북건설지부의 권오준 수석부지부장은 “피땀 흘려 일하는 노동의 대가를 제때 받아야 한다”며 건설노동자의 노동환경 개선을 염원했다. 김대식 대구일반노조 사무국장은 “경산지역 대학 청소노동자들이 점심값, 명절상여금도 보장받지 못해 투쟁을 시작했다”며 “생활임금 보장과 점심값 보장이라는 당연한 요구안을 쟁취할 수 있도록 힘내서 싸우겠다”고 말했다. 해고된 지 100일을 넘긴 칠곡경북대병원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복직투쟁을 벌이고 있는 김영희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경북대병원분회장은 “병원과 자본은 해고노동자를 외면하라고 말한다. 하지만 여기서 싸움을 멈추면 제2병원에서 비정규직과 해고가 끝나지 않고 제3병원, 다른 병원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복직을 위한 싸움을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영호 신부는 강론에서 “교회는 ‘노동하는 사람들의 존엄성과 권리를 천명하고 이들의 존엄성과 권리가 침해되는 상황들을 고발하여 인간과 사회의 참된 진보를 보장하는 것’이 하느님으로부터 부여받은 중대한 직무임을 엄중히 자각하고 알려왔다”면서 “노동과 자본은 결코 분리될 수 없다. 노동과 자본의 대립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인간 노동의 실제적인 우위성을 수용하고, 노동자를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존중하고 인격을 가진 주체로서 인정할 때만이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김 신부는 “하지만 쌍용차 노동자를 비롯해 땀 흘려 일해 온 노동자들이 빈곤과 절망에 빠져있다”며 “정부의 ‘경제민주화’ 실현은 우선적으로 경제 불평등의 직접적 피해자인 노동자들 안에서 분배의 정의가 온전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론이 끝난 후, 노동자들은 각자 자신의 노동을 상징하는 물건을 봉헌했다. 상신브레이크 해고노동자가 작업복을, 급식노동자가 앞치마와 떡을, 영대의료원과 칠곡경북대병원 노동자가 간호복을, 청소노동자가 빗자루와 고무장갑을, 건설노동자가 안전화와 안전모를 봉헌했고 이후 노동자 권리 보장을 위한 기도를 이어갔다. 미사 참석자들은 노동이 존중받고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함께 기원했다.
봉헌을 마친 후 청소노동자의 노동환경과 하청문제를 짚은 극단 ‘함께사는세상’의 ‘그녀가 뿔났다’ 연극 공연이 열렸고, 참가자들로부터 큰 환호를 받았다. 한편, 천주교 대구 정평위는 매월 둘째 주 수요일 저녁 7시 30분 ‘함께꿈’ 월례미사와 특강을 계산성당 강당에서 진행한다. 이번 월례미사에는 도법 스님의 강연이 열린다. <기사 제휴 / 뉴스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