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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출신 아르센 웽거(57) 감독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날은 지휘봉을 잡은지 10년이 됐다.
28일(현지시간) 웽거 감독은 아스날의 수장에 오른지 10주년을 맞이한다. 웽거 감독은 20년 동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를 지휘한 알렉스 퍼거슨 감독에 이어 현역 프리미어리그 감독 중 2번째로 오랫동안 한팀을 지휘하고 있다.
올해초 영국 워위크 대학의 발표에 따르면 1992년부터 출범한 프리미어리그 구단 감독들의 평균 재임기간은 2년. 2시즌 지휘하기도 버거운 프리미어리그서 웽거 감독은 무려 10시즌을 이끌었다. 우수한 성적, 탁월한 안목 등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 아스날의 '영광의 10년'
일본 J리그 나고야 그램퍼스를 지휘하다 지난 1996년 아스날에 부임한 웽거 감독은 이후 프리미어리그서 4위 밖으로 밀려난 적이 한차례도 없다. 부임 첫시즌 아스날을 3위로 끌어올리며 지도력을 과시한 웽거 감독은 다음 시즌 프리미어리그 왕좌에 오르는 위업을 달성했다. 이후 맨유와 함께 리그를 좌우하다 2003-04시즌 프리미어리그 역사에 남을 무패 우승(26승12무)을 차지했다.
이후 같은 런던 연고의 첼시가 급부상하고, 구단 재정이 풍족하지 못한 열악한 상황에서도 줄곧 4위 안에 자리했다. 지난 10시즌 동안 최악의 성적표는 지난 시즌 거뒀던 4위다.
웽거 감독은 아스날 역사에 길이남은 업적들도 남겼다. 역대 아스날 감독 중 유일하게 프리미어리그, FA컵 우승을 동시에 차지하는 더블을 2차례(1998, 2002) 달성했으며, 또 무패 우승이라는 기념비적인 작품도 안겼다. 웽거 감독은 10시즌 동안 프리미어리그 우승 3차례, FA컵 우승 4차례를 각각 달성했다.
남은 것은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 지난 시즌 구단 역사상 최초로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랐으나,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0-1로 석패해 준우승에 그쳤다.
◆ 0-0으로 비겨도 지루하지 않다는 아스날의 공격축구
웽거 감독이 부임하기 전까지만 해도 아스날은 지루한 축구의 대명사였다. 하지만 1996시즌부터는 포병부대라는 별명과 걸맞는 화끈한 공격력을 자랑하는 팀으로 완전히 탈바꿈했다. 0-0으로 비겨도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다는 찬사를 받는 팀이 아스날이다.
아스날은 공격과 수비가 쉴세 없이 전개되며, 그 속도 또한 매우 빠른 프리미어리그서도 가장 빠른 팀이다. 특히 느긋느긋한 지공보다는 상대의 혼을 빼놓는 속도감 있는 역습과 파상공세가 전매특허. 수비에서부터 전광석화와 같은 속도로 전개되는 패싱플레이는 이언 라이트, 데니스 베르캄프(이상 은퇴), 티에리 앙리 등에게 배달됐고, 이들은 평범에서부터 기상천외까지 다양한 명장면을 연출하며 상대의 골문을 갈랐다.
무패 우승을 차지하던 시즌을 비롯해 전력이 완벽히 정비됐던 시즌에는 상대 수비수가 밀집해 있는 페널티 지역에서도 자로잰 듯한 정확한 패스를 수차례 연결하며 야금야금 압박하고, 뒤흔들며 무시무시한 공격을 퍼붛었다. 선수들의 장점을 극대화하면서 동시에 탁월한 전력과 전술을 수립한 웽거 감독의 작품이다.
주포 앙리와 재계약하는데 성공한 이번 시즌에는 알렉산더 흘렙, 세스크 파브레가스, 토마스 로시츠키 등 패싱력이 뛰어난 미드필더들을 주전으로 기용하며 또다른 스타일의 공격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아직 조직력을 정비하는 시간이지만, 서서히 정착화되면서 효율성과 위력을 높이고 있다.
◆ 유망주 발굴의 귀재
웽거 감독은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을 보물로 변화시키는 것에서도 탁월한 수완을 발휘했다. 아스날에서 재탄생시킨 보물에 주로 촛점이 맞춰졌지만, 사실 웽거 감독은 이전부터 유망주 발굴에 남다른 능력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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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선수는 프랑스 AS 모나코를 지휘할 당시 발굴해낸 조지 웨아(은퇴), 릴리앙 튀랑(바르셀로나) 등을 꼽을 수 있다. 아프리카의 작은 나라 라이베리아의 축구 영웅인 웨아는 웽거 감독의 조련에 힘입어 세계 최고의 공격수로 성장했고, 튀랑은 아직까지 세계 최고의 수비수로 활약하고 있다. 특히 튀랑은 아버지가 없는 불우한 유소년 시절을 회상할 때 웽거 감독을 '아버지와 같은 존재'로 표현한다.
아스날에서 성장시킨 대표적인 선수는 앙리와 파트리크 비에라(인터밀란)을 들 수 있다. 앙리는 이미 AS 모나코(1993-98)서 웽거 감독의 지도를 받은 적이 있다. 1998-99시즌 이탈리아 유벤투스로 이적한 앙리는 참담한 실패를 경험한 뒤 다음 시즌 은사 웽거 감독이 있는 아스날로 이적하면서 세계 최고의 공격수로 급성장했다. 이탈리아 AC 밀란서 활약하던 비에라도 웽거 감독이 부임했던 1996년 아스날에 입단하면서부터 세계 최고 수준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자리매김했다. 비에라는 큰 키와 왕성한 체력을 최대한 이용할 수 있는 포지션과 역할을 만나자 초특급 미드필더로 변신했다.
유망주들이 아스날에 입단할 때 선택의 이유로 가장 많이 드는 것은 앙리와 플레이하고 싶다는 것과 함께 웽거 감독의 지도를 받고 싶다는 것이다. 웽거 감독이 선수들에게 어떻게 인식되는지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 경제학 박사의 영입 수완
유망주 발굴 및 영입과 맞물려 생각해볼만한 것은 웽거 감독의 영입이다. 웽거 감독은 경제학 박사(스트라스부르대학 석사 학위, 허트포드셔대학명예 박사학위) 출신답게 영입 전략에 있어서도 이윤의 극대화를 실천했다.
이윤의 극대화는 프랑스 출신 스트라이커 니콜라스 아넬카(볼튼)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웽거 감독은 아넬카를 1997년 파리 셍제르망으로부터 50만파운드에 영입한 뒤 1999년 레알 마드리드로 2천2백3십만파운드에 이적시키며 막대한 이윤을 남겼다. 저비용고효율에도 능수능란했다. 앙리, 로베르 피레스(비야레알), 실뱅 윌토르(올림피크 리옹) 등을 적은 이적료로 영입해 투자금액 이상의 성과(무패 우승 등)을 거뒀다. 물론 실패한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다. 저메인 페넌트(리버풀), 히오바니 판 브롱크호스트(바르셀로나) 등은 웽거 감독의 실패작으로 언급되는 경우가 많다.
웽거 감독은 관리자로서의 능력도 높이 평가받는다. 아스날은 잉글랜드 출신을 찾아보기 힘든 외인 부대. 이번 시즌의 경우 애슐리 콜(첼시), 숄 캠벨(포츠머스) 등이 떠나면서 주전이 프랑스, 스페인, 스위스, 체코, 독일, 코트디부아르, 토고, 네덜란드, 벨로루시 등 외국 출신이다.
아스날에는 다양한 문화권에서 모여 불화가 발생할 불안요소도 있으나 5개 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는 웽거 감독은 주장 앙리를 중심으로 잡음없이 이들을 하나로 묶어내고 있다. 또 선수들의 식단, 스케줄까지도 관리하는 등 세심한 관심까지 기울인다.
※ 아스날의 최근 10년 성적
1996-97 : 19승11무8패(3위)
1997-98 : 23승9무6패(우승), FA컵 우승
1998-99 : 22승12무4패(2위)
1999-00 : 22승7무9패(2위)
2000-01 : 20승10무8패(2위)
2001-02 : 26승9무3패(우승), FA컵 우승
2002-03 : 23승9무6패(2위), FA컵 우승
2003-04 : 26승12무(우승)
2004-05 : 25승8무5패(2위), FA컵 우승
2005-06 : 20승7무11패(4위)
첫댓글 잉글리쉬좀 ㅜㅜ
요즘 웽거에 관한 뉴스가 자주 들리는군.
자금만 좀 있었어도 훨씬 좋은 업적을 남겼을텐데 까비...
근데 오히려 감독님은 자금이 있어도 잘 쓰지는 않으실거 같은 느낌이 솔솔..-_-;; 괜히 경제학 박사하는게 아닐것 같아요...ㅠ.ㅜ
좋아!!
진짜 졸라 좋아하는 감독님ㅜ
페넌트는..; 영입한 선수가 아니라 유스에서 올라온 선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