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스타의 거리에 세워진 동상. 아래에 새겨진 '홍콩의 딸 매염방(香港女兒梅艷芳)'이라는 글씨는 유덕화 친필 (사진출처 : 위키백과)
매염방(梅艷芳)은 1963년 10월 10일 홍콩에서 2남 2녀 중 막내로 출생하였고, 어릴 때 아버지가 병으로 돌아가시고 가정 형편이 어렵게 되자 어머니가 '금하가무단'이라는 공연단을 만들어 생계를 이어가게 되는데요.
남아 선호와 스파르타식 교육의 어머니 영향으로 4살 터울인 언니 매애방과 함께 4살 때부터 무대에 올랐으며 10살이나 넘게 많은 큰 오빠와 작은 오빠의 학비와 생활비를 버는 등 실질적 가장 노릇을 하였다 합니다. 이렇게 무대에 올랐던 매염방은 중학교 1학년 때 자퇴를 하는 등 정규교육을 받지 못하고 무대에서 성장하게 되는데요.
1982년 19살의 나이로 신인 가요제에서 300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대상을 차지하면서 가수로서 연예계에 데뷔하게 되었습니다. 21년간 가요계에서 40여 장의 음반을 냈고, 94년도엔 1000만 장 이상의 앨범 판매 기록, 200여 회의 공연 개최를 하였고, 1987년 개인 콘서트에는 17만 명의 인파가 몰렸습니다.
매염방은 가수로서의 활동뿐 아니라 연기자로서도 재능을 과시했는데, 1984년 영화 '연분'으로 스크린에 데뷔한 뒤 1987년에 장국영과 열연한 멜로 영화 "연지구(臙脂口)"로 대만의 금마장영화제 여우주연상과 이듬해에 홍콩 금상장 여우주연상을 받았을 만큼 영화배우로도 성공하였습니다.
우리에게는 1989년에 발표한 영웅본색 3편의 주연과 주제곡 석양지가(夕陽之歌)로 더욱 많이 알려지게 되었는데, 이 노래는 한때 연인이었던 일본 가수 곤도 마사히코(近藤真彦)의 1982년 곡을 리메이크한 곡으로 우리에게도 너무나 잘 알려져 있는 곡입니다.
매염방은 생전 '홍콩 연예인 협회' 회장직도 맡아서 하는 등 홍콩 연예인들의 권익 보호를 위한 활동도 앞장섰으며 '의리의 큰언니'라는 별명도 가질 정도였다고 합니다.
2003년 4월에는 배우 장국영(張國榮)이 세상을 떠나자 식음을 전폐할 만큼 정신적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고 장국영이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통화한 사람도 매염방일 만큼 두 사람은 절친이자 친남매처럼 지내던 사이라고 합니다.
매염방과 장국영 (사진출처 : 구글 이미지)
2003년 9월에 자궁경부암 판정을 받았다고 기자회견에서 고백하였고(가족력. 언니 매애방도 자궁경부암으로 2000년에 사망), 11월에는 팬들을 위해 마지막 콘서트를 열었는데 콘서트 마지막 무대에서 웨딩드레스를 입고 나와 석양지가(夕陽之歌)를 불렀습니다.
장국영, 유덕화, 곤도 마사히코와 한때 연인이기도 했었던 매염방은 결혼해 평범한 주부와 아이의 엄마가 되길 원하며 평범한 삶을 꿈꾸었다고 합니다. 자신이 그토록 꿈꾸던 결혼은 하지 못했지만 마지막 무대에 웨딩드레스를 입고 나옴으로써 팬들과 영원히 결혼한 의미였다고 합니다.
석양지가를 부르며 계단을 오른 뒤 무대에서 사라지기 전에 안녕(bye bye~)이라고 하며 마지막 콘서트임을 알리는 여운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마지막 콘서트를 끝으로 같은 해 12월 30일 홍콩 양화의원에서 41세의 이른 나이로 세상을 떠남으로써 매염방을 추억하는 이들에게 영원한 별이 되었답니다.
마지막 콘서트
OST
斜陽無限無奈只一息間燦爛
석양은 무한하지만 순간의
찬란함은 어쩔 수 없네요.
隨雲霞漸散逝去的光彩不復還
구름을 좇아 점점 흩어져
사라진 빛은 다시 돌아오지 않아요.
遲遲年月難耐這一生的變幻
느린 세월에도 이 일생의
꿈은 견디기 어렵네요.
如浮雲聚散纏結這滄桑的倦顏
뜬 구름처럼 모였다 흩어지면
지루함과 고달픔으로 쌓여
漫長路驟覺光陰退減
머나먼 인생길 갑자기
빛은 사라지네요.
歡欣總短暫未再返
기쁨은 잠시일 뿐이라
되돌릴 수 없어요.
那個看透我夢想是平淡
그것은 나의 꿈임을 깨달았지요.
曾遇上幾多風雨翻
여러 번의 비바람을 만나
編織我交錯夢幻
나의 꿈은 엇갈렸음에도
曾遇你真心的臂彎
그대의 진심으로
伴我走過患難
나는 역경을 이겨냈지만
奔波中心灰意淡
혼란 속의 마음은
路上紛擾波折再一彎
길을 잃어 다시 어지러움이 닥치니
一天想想到歸去但已晚
언젠간 돌아가리라 했으나 이미 늦었네요.
啊… 天生孤單的我心暗淡
아… 타고난 고독의 이 마음은 암담해져
路上風霜哭笑再一彎
다시 길 위에 바람과 서리로 가득하니
一天想想到歸去但已晚
언젠간 돌아가리라 했으나 이미 늦었네요.
첫댓글 한때 홍콩영화가
울나라에서 대단한
인기를 누렷지요
웨딩드레스 입고
팬들한테 보여주는
모습이 쨘하게 느껴지네요
너무 아까운 인물이 일찍 세상을 떴네요.
장국영도 아깝고 매염방도 아깝고.
어려서부터 너무 고생하고 살았는데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