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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제중(博施濟衆)
널리 베풀어 많은 사람을 구하다.
博 : 넓을 박(十/10)
施 : 베풀 시(方/5)
濟 : 건널 제(氵/14)
衆 : 무리 중(血/6)
출전 : 논어(論語) 옹야편(雍也篇)
논어(論語) 옹야편(雍也篇)에 나오는 구절이다.
子貢曰 : 如有博施於民, 而能濟衆, 何如? 可謂仁乎?
자공이 말하였다. "만일 백성에게 은혜를 널리 베풀어 많은 사람을 구제한다면 어떻겠습니까? 인하다고 할 만합니까?"
子曰 : 何事於仁, 必也聖乎. 堯舜其猶病諸.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어찌 인에 해당되는 일이겠는가. 반드시 성의 경지일 것이다. 요순도 이 점에 있어서는 오히려 부족하게 여기셨을 것이다."
(解說)
인(仁)은 자기가 서고 싶으면 남을 세워 주고, 자기가 현달하고 싶으면 남도 현달하게 해 주는 것이고, 성(聖)은 널리 사랑을 베풀어 주고 도탄에 빠진 민중을 구제해 주는 것이다.
정치적 억압에서 해방, 경제적 궁핍으로부터 자유, 무지의 어둠으로부터 지혜의 광명으로, 고통과 질병의 상태에서 건강과 평화의 세계로 구원해 내는 것이 성(聖)의 경지가 아닐까. '박시어민 이능제중(博施於民, 而能濟衆)'을 '박시제중(博施濟衆)'으로 줄여 쓰기도 한다.
국경을 초월해서 인술(仁術)을 베푸는 '국경 없는 의사회'나, 핵 없는 세상과 평화를 위해 헌신하는 '그린 피스'가 바로 이런 공자의 사상을 현대적으로 실천하는 사람들이 아닐까.
仁한 사람은 자기가 서고자 하면 남부터 서게 하고, 자기가 뜻을 이루고자 하면 남부터 뜻을 이루게 하는 것이다. 가까이 자기에게서 미루어 남까지 이해하는 것이 바로 仁의 方途라 할 수 있다.
백성에게 널리 恩德을 베풀고 많은 사람들을 어려움에서 구제한다는 博施濟衆은 德治의 理想이다. 君子에게 仁이 소중하다는 것은 인이 그러한 仁政의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덕치, 곧 인정의 완성은 개인의 仁德보다도 더 차원높은 단계의 것이다.
그리고 인정의 바탕은 자기보다도 남의 처지를 먼저 생각하는 恕(자기의 처지를 미루어 남의 처지를 배려함)의 정신이 그 바탕을 이룬다고 할 수 있다.
예로 부터 '가난은 나라도 구제하지 못한다'고 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 가난을 그냥 보고만 앉아있는 爲政者는 진정한 위정자가 될 수 없다. 그래서 위정자라면 누구나 백성을 위해 여러 善政을 베풀려고 노력하는 게 아닐까?
자공은 공자의 제자로서 재산이 꽤 많은 商人이었다고 한다. 스승 공자에 대한 존경심이 대단하여 공자 사후 다른 제자들은 3년상을 치룬 후 廬幕을 떠났지만, 자공은 3 년을 더 여막에서 보낸 후 떠났다는 기록이 있다.
지금도 중국 山東省 공자의 고향인 曲阜에 있는 孔廟에 가면 자공이 여막을 차리고 6 년상을 치뤘던 자리에 紀念碑가 하나 서 있다.
박시제중(博施濟衆)
중생(衆生)은 부처나 보살과 구별하여 미혹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사람을 가리킨다. 불교를 떠나 모든 살아있는 무리, 또는 많은 사람을 말하기도 한다.
'중생을 구제한다'는 '제중(濟衆)'은 조선 최초의 근대식 병원이 '제중원(濟衆院)'이듯 환자를 돌보는 병의원 이름에 많이 쓰인다.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성경말씀이다. 이처럼 널리 도움을 주고 사랑을 베풀어야 한다는 것은 종교의 가르침만은 아니다.
널리 사랑과 은혜를 베풀어서(博施) 뭇사람을 구제한다(濟衆)는 좋은 말이 공자(孔子) 말씀으로 '논어(論語)'에 나오기 때문이다. 유학(儒學)을 유교(儒敎)라 하니 역시 종교의 가르침이라 할까.
공자가 가장 강조한 '인(仁)'은 본래 '등에 짐을 진 사람'을 의미했다는데 남을 사랑하고 어질게 행동하는 것으로 모든 이념의 근본이었다.
어떤 사람이 어진 사람인지를 말하는 단적인 표현이 옹야(雍也)편에 나온다. 옹(雍)은 중궁(仲弓)의 본명이다. 공자의 뛰어난 제자 공문십철(孔門十哲) 중에서 덕행으로 顔淵(안연)과 함께 꼽힌 염옹(冉雍)을 말한다.
대체로 어진 사람은 "자기가 서고자 할 때 남부터 일으켜 주고, 자신이 뜻을 이루고 싶을 때 남을 먼저 이루게 해주는 것(己欲立而立人 己欲達而達人)"이라 했다. 남을 이해하는 것이 앞서야 한다는 것인데 이 글의 앞부분에 성어가 나온다.
말솜씨가 좋은 제자 자공(子貢)이 여쭈었다. "만약 백성들에게 널리 은덕을 베풀어 많은 사람들을 구제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如有 博施於民 而能濟衆) 그를 어질다고 일컬을 만합니까(何如 可謂仁乎)?"
공자는 그러한 사람이 있다면 단순히 어진 사람을 넘어 성인의 덕치일 것이라 답했다. 그러면서 백성들에게 은혜를 베풀고 온갖 재난이나 환란에서 구제해 주는 것이 요순(堯舜)정치의 이상이었지만 그러한 성군들도 그렇게 하지 못할까 늘 걱정하고 염려했다고 설명했다.
백성들을 고르게 잘 살도록 하는 것이 요순도 이루지 못할 만큼 어려웠으니 성대(聖代)는 드물 수밖에 없었다.
백성들을 널리 베풀고 잘 살게 하는 것이 인자는 물론 성자도 어려운데 쉽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국회나 자치단체 등에 출마하여 자신을 뽑아주면 잘 살 수 있게 해 줄 수 있다고 큰소리치는 정치인들이다.
그런데 이들은 숫자만 믿고 상대방과 협력은 물론 없어져야 할 존재인양 윽박지르면서 자기만 옳다고 하니 시끄러움이 그치지 않는다.
하지만 정작 소리 없이 약자들을 돕는 사람들은 따로 있다. 남모르게 가난한 이웃들에 기부하는 의인들, 위험을 무릅쓰고 구출하는 의인들, 바이러스와 싸우는 의료인들 등은 결코 선행을 내세우지 않는다.
논어(論語) 옹야편(雍也篇)
옹야편은 주로 공자가 사람을 평가한 내용이며, 인자와 지자에 대하여 다루고 있다. 총 29장으로서 공자가 말한 것이 16장, 공자가 대화한 것이 13장이다.
6-1
子曰 : 雍也, 可使南面.
공자가 말했다. "옹은 천자가 되어 백성을 다스려도 되겠다."
仲弓, 問子桑伯子. 子曰 : 可也, 簡.
중궁이 자상백자에 대하여 묻자, 공자가 말했다. "간소하니까 괜찮다."
仲弓曰 : 居敬而行簡, 以臨其民, 不亦可乎. 居簡而行簡, 無乃大簡乎.
중궁이 말하길, "몸가짐을 조심하고 법령은 간소하게 하여 백성들을 다스린다면 좋지 않을까요. 몸가짐도 간소하고 법령까지 간소하다면 너무 간소하지 않을까요?"
子曰 : 雍之言, 然.
공자가 말했다. "옹의 말이 그럴듯하다."
(注)
○仲弓(중궁): 성은 염(冉), 이름은 옹(雍), 공자의 제자이다.
○南面(남면): 천자가 차지하는 자리, 신하는 북면한다.
○子桑伯子(자상백자): 당시 은자인 상호(桑扈) 또는 상호(桑戶)를 말한다.
○簡(간): 대쪽, 문서, 간략하다, 수수하다.
○居敬(거경): 우러르고 받드는 마음으로 삼가고 조심하는 태도를 말한다.
○行(행) 행해지다, 법령의 시행
(解)
공자는 염옹이 마음이 너그럽고 도량이 크며, 품행은 중후하면서도 간소하여 군왕의 도량이 있음을 말한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예를 중시하는 공자가 왕손도 아닌 제자에게 군왕이 될 만하다고 말한 이유를 알 수 없다. 게다가 이 말은 들은 염옹 역시 사양하는 말도 없이 자상백자에 대해 묻는다.
공자는 군왕은 자신의 몸가짐이나 법령의 시행을 지나치게 간소하게 하는 등 모든 것을 지나치게 간소화 한다면 나라를 다스리기 어렵다고 하여 자상백자의 행태를 간접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공자는 자상백자를 소탈하기는 하지만 예의에 구애받지 않는 성품을 못마땅하게 여겼으며, 자상백자는 공자가 형식에 치중하고 있음을 비판하였다.
6-2
哀公問, 弟子孰爲好學.
애공이 묻기를, "배우기를 좋아하는 제자가 있습니까?"
孔子對曰 : 有顔回者好學. 不遷怒, 不貳過. 不幸短命死矣, 今也則亡. 未聞好學者也.
공자가 대답했다. "안회라는 제자가 있어 배우기를 좋아했습니다. 원망을 옮기지도 않고 허물도 되풀이하는 일이 없습니다. 불행하게도 단명하여 죽어서 지금은 없습니다. 아직 배우기를 좋아하는 제자에 대해 듣지 못하였습니다."
(注)
○哀公(애공): 노나라 임금. 정공의 아들. 이름은 장(蔣)
○不遷怒(불천노): 노여움을 옮기지 않는다.
○顔回(안회): 성은 안(顔), 이름은 회(回), 자는 자연(子淵). 공자의 제자
○不貳過(불이과): 잘못을 두 번 저지르지 않는다.
(解)
공자는 안회가 학문을 좋아하고 이를 실천하여 성인의 덕을 배우고자 노력하였다고 칭찬하면서 그의 단명을 아쉬워하고 있다. 그런데 선진 11-6에 계강자가 똑같은 질문을 하는 것이 나온다.
6-3
子華使於齊, 冉子爲其母請粟, 子曰 : 與之釜.
자화가 제나라에 심부름을 가게 되어 염자가 자화의 모친을 위해 곡식을 보내줄 것을 청하자, 공자가 말했다. "여섯 말 넉 되를 보내주어라."
請益, 曰 : 與之庾.
(염자가) 더 주기를 청하자, 공자가 말했다. "열여섯 말을 보내주어라."
冉子與之粟五秉, 子曰 : 赤之適齊也, 乘肥馬衣輕裘. 吾聞之也, 君子周急, 不繼富.
(그런데) 염자는 곡식 백육십 말을 보내주니, 공자가 말했다. "적(자화)이 제나라에 갈 때 살찐 말을 타고 가벼운 가죽옷을 입었다. 내가 듣기로는 군자는 급한 것을 모면할 뿐, 재물을 늘리지 않는다."
(注)
○子華(자화): 성은 공서(公西), 이름은 적(赤), 공자의 제자
○冉由(염유): 성은 염(冉), 이름은 구(求), 자는 자유(子有), 공자의 제자 계손씨(季孫氏)의 가신이다.
○粟(속): 조, 오곡의 총칭, 찧지 아니한 곡식
○釜(부): 육두(六斗) 사승(四升), 여섯 말 넉 되를 말한다.
○庾(유): 십육두(十六斗) 열 여섯 말을 말한다.
○秉(병): 십육곡(十六斛), 1곡은 열 말이다.
(解)
심부름 가는 것을 기회로 사사로이 많은 재물을 낭비한 과오를 범한 데 대한 공자의 질책이다. 살찐 말을 타고 가죽옷을 입었다는 것은 부유함을 말하는 것으로 급한 것을 모면하기 위한 것도 아니므로 많은 재물을 보낼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자화가 공자의 심부름이 아니라 외국사신으로 간 것으로 보는 해석도 있다. 염자가 당시 권력을 쥐고 있던 계손씨의 가신이었으므로 동료를 위해 많은 재물을 보냈다는 것이다. 가능하긴 하겠지만 그렇게 되면 공자가 화를 낸 이유가 잘 설명되지 않는다.
6-4
原思爲之宰, 與之粟九百, 辭, 子曰 : 毋 以與爾隣里鄕黨乎.
원사가 읍재가 되어 곡식 구백 두를 받게 되었으나 이를 사양하자, 공자가 말했다. "그러지 말고 네 이웃과 마을에 나누어 주어라."
(注)
○原思(원사): 성은 원(原), 이름은 헌(憲), 자는 자사(子思), 공자의 제자이다. 공자의 손자 자사(子思)와는 다른 인물이다.
○宰(재): 읍재(邑宰), 읍장(邑長)
○毋(무): 금지사, 없다. 아니다.
○隣里鄕黨(인리향당): 린은 5가, 리는 5린, 향은 12,500가, 당은 500가
(解)
당연히 받아야 할 봉록은 받아야 한다. 봉록에서 여유가 있다면 이를 사치하는 데 사용하지 말고 이웃을 위해 사용하라는 공자의 조언이다.
6-5
子謂仲弓曰 : 犂牛之子, 騂且角, 雖欲勿用, 山川其舍諸.
공자가 중궁을 평하여 말했다. "얼룩소 새끼라도 털이 붉고 뿔이 바르니, 비록 제물로 쓰이지 않더라도 산천의 신이 그것을 버리기야 하겠느냐."
(注)
○犂(이): 얼룩소, 검다, 밭을 갈다.
○騂(성): 붉은 소, 붉다.
○舍(사): 집, 버리다, 포기하다.
(解)
중궁 염옹의 부친이 신분이 천하고 품행이 불량하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중궁은 공자의 제자들 중 공문십철의 한 사람으로 추앙받는 염백우의 아들로 알려져 있으므로 중궁의 부친에 대한 평가가 잘못된 것일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앞의 구절을 '얼룩소 새끼로서'로 해석해야 할 것이다. 어떻게 해석하던 똑똑하고 재주가 있으면 세상에 쓰이게 된다는 말이다.
6-6
子曰 : 回也, 其心, 三月不違仁, 其餘則日月至焉而已矣.
공자가 말했다. "회(안회)는 석 달을 지나도 어진마음이 떠나지 않지만, 나머지 제자들은 겨우 하루나 한 달 정도에 그치고 만다."
(注)
○三月(삼월): '오래다'라는 의미다.
○日月至焉(일월지언): 하루나 한 달이라는 짧은 기간을 의미함.
(解)
인(仁)은 마음의 덕(德)으로써 마음이 인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것은 그릇된 욕심이 없다는 뜻이다. 인을 쌓아가는 자기수양은 오랫동안 꾸준하게 행동하기 쉽지 않은 일로서 이를 실천하고 있는 안회를 칭찬한 것이다.
6-7
季康子問, 仲由, 可使從政也與.
계강자가 묻기를, “중유(자로)는 정사를 맡길 만 합니까?”
子曰 : 由也, 果, 於終政乎, 何有.
공자가 말대답다. “유(중유)는 과단성이 있으니 정사를 맡기는데 무슨 어려움이 있겠습니까.”
曰 : 賜也, 可使從政也與.
(계강자가) 묻기를, “사(자공)는 정사를 맡길 만 합니까?”
曰 : 賜也, 達, 於終政乎, 何有.
공자가 대답했다. “사는 모든 일에 통달해 있으니 정사를 맡기는데 무슨 어려움이 있겠습니까.”
曰 : 求也, 可使從政也與.
(계강자가) 묻기를, “구(염구)는 정사를 맡길 만 합니까?”
曰 : 求也, 藝, 於終政乎, 何有.
공자가 대답했다. “구는 재능이 많으니 정사를 맡기는데 무슨 어려움이 있겠습니까.”
(注)
○季康子(계강자): 성은 계손(季孫), 이름은 비(肥), 강(康)은 시호, 계환자(季桓子)의 뒤를 이어 노나라 대부가 되었다.
○子路(자로): 계로(季路)라고도 한다. 성은 중(仲), 이름은 유(由), 공자의 제자
○從政(종정): 벼슬살다.
○果(과): 결단성
○何有(하유): 어렵지 않다.
○子貢(자공): 성은 단목(端木), 이름은 사(賜), 공자의 제자
○達(달): 사리에 밝다.
○藝(예): 재능이 많다.
(解)
벼슬아치에게 너무 많은 기대를 가져서는 유능한 인재를 등용하기가 어려우므로 과, 달, 예 등 어느 하나만이라도 능력이 있다면 등용하여 적재적소에 배치, 소신껏 일하도록 하면 된다는 말이다.
6-8
季氏使閔子騫, 爲費宰, 閔子騫曰 : 善爲我辭焉. 如有復我者, 則吾必在汶上矣.
계씨가 민자건을 비의 읍재로 보내려하자, 민자건이 말했다. "나는 사양한다고 잘 말해주십시오. 다시 나를 보내려 한다면 나는 반드시 문강에 있을 것입니다."
(注)
○閔子騫(민자건): 성은 민(閔), 이름은 손(損), 자는 자건(子騫), 공자의 제자
○費(비): 노나라 동쪽에 있는 땅이름
○汶(문): 제나라와 노나라 사이에 있는 강
(解)
민자건이 공자에게 하소연하듯 한 말이라 생각된다. 계씨가 자신의 권세를 믿고 노나라의 공유지인 비읍을 사유로 차지하고 민자건을 보내 그 땅을 다스리려 하자 민자건은 계씨의 수하가 되어 비의 읍재로 가는 것은 노나라 군주에게는 해가 되므로 이를 맡지 않겠다고 하면서 만일 다시 자기를 부른다면 노나라를 떠나 제나라로 가겠다고 한 것이다. 문수는 노나라와 제나라의 경계에 있는 강이다.
6-9
伯牛有疾, 子問之, 自牖 執其手, 曰 : 亡之, 命矣夫. 斯人也而有斯疾也, 斯人也而有斯疾也.
백우가 병이 나자 공자가 문병을 가서 창문을 통해 손을 잡으며 말했다. "죽게 되다니. 천명이로다. 이 사람이 이런 병이 걸리다니. 이 사람이 이런 병이 걸리다니."
(注)
○伯牛(백우): 성은 염(冉), 이름은 경(耕), 자는 백우(伯牛).
○牖(유): 창문
○斯人(사인): 얻기 어려운 이 사람
○斯疾(사질): 꼭 죽게 될 질병
(解)
백우가 불치의 병에 걸려 죽게 되자 이를 애석해 하는 것이다. 예에 "병자는 북쪽 창 아래에 있는데 군주가 문병하러 오면 남쪽 창 아래로 옮겨 임금으로 하여금 남쪽을 향하여 자신을 볼 수 있게 했다"고 하였다.
당시 백우의 집에서는 백우가 공자의 제자이므로 이와 같은 예를 들어 공자를 대우하려고 하자, 공자는 감히 감당할 수 없으므로 방에 들어가지 않고 창을 통해 손을 잡았다고 한다.
예라는 것이 얼마나 형식적인가를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 수 없다. 백우의 병이 문둥병(癩病)이라고도 하는데 공자가 손까지 잡은 것으로 보아 근거 없는 말인 것 같다.
6-10
子曰 : 賢哉, 回也. 一簞食一瓢飮, 在陋巷, 人不堪其憂, 回也不改其樂, 賢哉, 回也.
공자가 말했다. "잘났구나, 회는. 한 그릇 밥과 한 바가지 물을 먹으며 좁고 더러운 저잣거리에서 산다면 괴로움을 견디는 사람이 없으련만 회는 즐거움에 변함이 없으니. 잘났구나, 회는."
(注)
○簞(단): 대바구니
○瓢(표): 표주박
○陋(누): 좁고 더러운
○巷(항): 저잣거리
(解)
안회의 즐거움은 한 그릇의 밥과 한 바가지 물을 먹으며 누추한 곳에서 생활하면서도 거기에 얽매이지 않는데 있는 것이다. 안빈낙도(安貧樂道)의 즐거움이라 하겠다.
6-11
冉求曰 : 非不說子之道 力不足也.
염구가 말하기를, "선생님의 도가 싫은 것이 아니라 힘이 모자랍니다."
子曰 : 力不足者, 中道而廢, 今女, 畫.
공자가 말했다. "힘이 모자라는 사람은 중도에서 그만두지만, 지금 너는 미리 그만두려는 것이다."
(注)
○女(여): 너
○畫(획): 선을 긋다. 한계를 치다.
(解)
하다가 쓰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기어이 목표에 도달하려는 의지가 있어야 함에도 중도에서 그만두려는 안이한 생각을 나무라는 것이다.
6-12
子謂子夏曰 : 女爲君子儒, 無爲小人儒.
공자가 자하에게 말했다. "너는 참된 선비가 되어야한다. 하찮은 선비가 되어선 안 된다."
(注)
○子夏(자하): 성은 복(卜), 이름은 상(商), 공자의 제자
(解)
자하는 공자가 학문이 뛰어나다고 칭찬할 정도로 뛰어난 인물로서, 학자로서 인을 바탕으로 도의를 실천하면 참된 선비가 될 것이나, 명리에 집착한다면 하찮은 선비가 될 것이라고 주의를 준 것이다.
6-13
子游爲武城宰, 子曰 : 女得人焉爾乎.
자유가 무성의 읍재가 되었을 때 공자가 물었다. "너는 쓸 만한 사람을 얻었느냐?"
曰 : 有澹臺滅明者, 行不由徑, 非公事, 未嘗至於偃之室也.
자유가 답했다. "담대멸명이란 사람이 있는데 (길을 갈 때) 지름길로 다니지 않고 공무가 아니면 제방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注)
○子游(자유): 성은 언(言), 이름은 언(偃), 공자의 제자
○武城(무성): 현 산동(山東) 비현(費縣)의 서남에 있다.
○澹臺滅明(담대멸명): 성은 담대(澹臺), 이름은 멸명(滅明), 자는 자우(子羽). 공자의 제자
○行不由徑(행불유경): 바르고 큰 길을 걷다.
○未嘗(미상): 아니다.
(解)
아무리 작은 지방이라도 수하에 어질고 유능한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자 자유가 담대멸명을 칭찬하였다. 담대멸명도 공자의 제자라고 하는 것을 보면 아마도 이 때까지는 공자가 담대멸명을 모르고 있었을 것이다.
6-14
子曰 : 孟之反. 不伐, 奔而殿, 將入門, 策其馬曰, 非敢後也, 馬不進也.
공자가 말했다. "맹지반은 (공을) 자랑 하지 않는다. (적에게) 패하여 도주할 때 뒤를 맡고 성문으로 들어와서야 말에 채찍질 하며 일부러 뒤처진 것이 아니라 말이 달리질 않았을 뿐이라고 하였다."
(注)
○孟之反(맹자반): 성은 맹(孟), 이름은 지측(之側), 자는 자반(子反)
○伐(벌): (공훈 따위를) 자랑하다.
○奔而殿(분이전): 도망치면서 뒤처지다.
○策(책): 채찍, 채찍질 하다.
(解)
전쟁터에서는 패주할 때 뒤에 남아 후군을 맡는 것이 가장 어려운 임무인 것이다. 그런데 맹자반은 뒤에 쳐진 것을 말 때문이라 하면서 어려운 임무수행을 자랑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의 인물됨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6-15
子曰 : 不有祝鮀之侫, 而有宋朝之美, 難乎免於今之世矣.
공자가 말했다. "축타같은 말재간이나, 송조같은 미모가 아니라면 지금 같은 세상에서 어려움을 면하기 어렵다."
(注)
○祝鮀(축타): 위나라 사람, 축(祝)은 제관, 이름은 타(鮀), 자는 자어(子魚)
○侫(녕): 아첨하다, 아낙네들처럼 재잘거리다.
○宋朝(송조): 송(宋)나라 공자, 이름은 조(朝), 위령공의 부인 남자(南子)와 밀통하여 위나라 대부가 되었다고 함.
○難(난): 어렵다, 재앙, 근심
(解)
축타는 종묘에서 축문을 읽는 사람으로 말재간이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으며, 송조는 호색한으로 이름을 날린 인물이었다고 한다. 공자가 세상이 어지러워지니 군자는 보이지 않고 말 재주와 미모를 내세워 출세하는 세태를 꼬집은 것이다. 6-27에는 공자가 남자부인과 만나는 것을 자로가 반대하는 내용이 나온다.
6-16
子曰 : 誰能出不由戶, 何莫由斯道也.
공자가 말했다. "누군들 문을 거치지 않고 나갈 수 있겠는가. (그런데) 왜 이 길을 거치려 하지 않을까?"
(注)
○誰(수): 누구, 어떤 사람
○由(유): ∼을 통하여
○戶(호): 옛날 방의 구조는 북쪽은 막히고, 남쪽은 빛만 받아들이는 창이 있으며, 동쪽에만 출입하는 문이 있었다.
(解)
모든 사람이 문을 통하여 방을 출입하듯이 사람이 행동할 때에는 반드시 지켜야 할 도리(道)를 따라야 함에도 이를 모르니 도가 사람을 멀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도를 멀리하는 것이라고 말한 것이다. 사물로서의 길(道)과 도리, 진리로서의 도(道)를 교묘하게 섞어 사람이 가야 하는 길을 설명하고 있다.
6-17
子曰 : 質勝文則野, 文勝質則史. 文質 彬彬然後, 君子.
공자가 말했다. "바탕이 학문보다 나으면 촌스럽고, 학문이 바탕보다 나으면 문서만 다룬다. 학문과 바탕이 조화를 이루어 잘 어울리면 그것이 바로 군자다."
(注)
○質(질): 꾸미지 아니한, 사람의 됨됨이를 이루는 바탕
○野(야): 촌스럽다. 거칠다.
○史(사): 문서만 다루는 하찮은 벼슬아치
○彬彬(빈빈): 서로 섞였어도 잘 어울리는
(解)
질은 근본이요, 문은 형식인데 형식은 근본을 형식화한 것이어야 하고, 근본은 형식에 의하여 정의되어야 하는 것으로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모자라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형식이 바탕보다 나으면 근본이 없어지는 것이니, 차라리 형식보다 바탕이 나은 것이 좋지 않을까.
6-18
子曰 : 人之生也直, 罔之生也, 幸而免.
공자가 말했다. "사람의 삶은 정직한 것이니 정직하지 않으면서 살아 있는 것은 요행으로 화를 면하는 것이다."
(注)
○直(직): 곧다, 바르다.
○罔(망): 속이다. 그물, 엮다.
(解)
곧은 것은 바른 것이고, 바른 것은 착한 것으로 통한다. 속임수로 살아갈 수는 있지만 그것은 요행일 뿐이다. 그럼에도 옛날이나 지금이나 정도를 버리고 요행만을 바라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도 사실이다.
6-19
子曰 : 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
공자가 말했다. "안다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한다는 것은 즐거워하는 것만 못하다."
(解)
무엇을 안다는 것은 깨닫는 것이다. 그러나 깨닫고 나서 실천을 통하여 기쁨을 느끼면서 생활화하여야 진정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는 말이다.
6-20
子曰 : 中人以上, 可以語上也; 中人以下, 不可以語上也.
공자가 말했다. "중간이상 사람에게는 수준 높은 얘기를 할 수 있지만, 중간이하 사람에게는 수준 높은 얘기를 할 수 없다."
(注)
○中人(중인): 중간에 해당하는 사람. 여기서는 학문에 대하여 중간에 해당하는 사람들을 가리킨다.
○語上(어상): 배운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解)
한마디로 수준별 학습이라 하겠다. 배우는 자의 능력에 따라 교육방법이 달라야 한다는 의미다. 양화 17-3의 하우(下愚)가 여기서 말하는 중인 이하를 말한다.
6-21
樊遲問知, 子曰 : 務民之義, 敬鬼神而遠之, 可謂知矣.
번지가 지혜에 대해서 묻자, 공자가 말했다. "백성들에게 바르게 살도록 권장하고, 귀신을 공경하되 이를 멀리한다면 지혜롭다 할 수 있다."
問仁, 曰 : 仁者先難而後獲, 可謂仁矣.
(번지가) 인에 대해서 묻자, 공자가 말했다. "어진 사람은 어려운 일에는 앞장서고, 이익 얻는 것은 뒤로 물러선다면 어질다고 할 수 있다."
(注)
○樊遲(번지): 성은 번(樊), 이름은 수(須), 자는 자지(子遲), 공자의 제자
○務(무): 힘쓰다, 권장하다.
○義(의): 옳다, 바르다.
○鬼神(귀신): 천신(天神)과 조상신(人鬼)을 말한다.
○獲(획): 얻다, 빼앗다.
(解)
귀신(鬼神)은 인귀(人鬼) 즉 조상신과 천신(天神)귀신을 말한다. 귀신을 공경하라는 것은 제사를 공경하게 모셔야 한다는 말이다. 멀리하라고 한 것은 인간세상에서 힘써야 할 일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인(仁)을 어질고 현명한 사람으로 보았다. 인자는 어려운 일에는 앞장서고 이익이 되는 일은 뒤로 물러선다고 하여 남을 사랑하는 이타심을 강조하였다.
6-22
子曰 : 知者樂水, 仁者樂山. 知者動, 仁者靜. 知者樂, 仁者壽.
공자가 말했다. "지혜로운 자는 물을 좋아하고 어진 이는 산을 좋아한다. 지혜로운 자는 움직이나 어진 이는 고요하다. 지혜로운 자는 즐겁게 살고 어진 이는 오래 산다."
(注)
○樂山樂水(요산요수): 산수의 자연을 즐기고 좋아함.
○水(수): 막힘없이 술술 흐른다.
○山(산): 묵직한 자세로 만물을 자라게 한다.
○壽(수): 오래다. (=久)
(解)
지혜로운 사람과 어진 사람을 비교한 말로서 옛날부터 널리 알려진 유명한 말이다. 지혜로운 자는 냉철하고 현실적이며 유동적인 인간이다. 따라서 움직이는 물을 좋아하고 활동적이며, 스스로 즐거움을 찾아 생활한다.
반면 어진 사람은 덕을 숭상하는 도덕군자다. 어진 사람은 의리를 중히 여기므로 중후하고 움직이지 않는 산을 좋아한다. 그리고 산처럼 고요하고 깨끗하게 생활함으로써 오래 사는 것이다.
6-23
子曰 : 齊一變, 至於魯; 魯一變, 至於道.
공자가 말했다. "제나라가 한 번 변하면 노나라처럼 되고, 노나라가 한 번 변하면 질서가 잡힐 것이다."
(注)
○齊(제): 강태공(姜太公)의 봉지
○魯(노): 주공(周公)의 봉지
○道(도): 나라를 다스리는 방법으로 이상국가의 목표를 의미함.
(解)
공자가 살았을 당시에 제나라와 노나라는 이미 쇠퇴기에 접어들고 있었다. 그러나 공자가 보기에는 제나라는 실리와 명예를 중시한 반면, 주공(周公)의 후예인 노나라에는 예와 신의를 중히 여기는 풍토가 남아 있으므로 희망이 있다고 본 것이다. 주나라 문물을 숭상한 공자의 생각이지만 실제로는 노나라가 제나라보다 먼저 멸망했다.
6-24
子曰 : 觚不觚, 觚哉, 觚哉.
공자가 말했다. "술잔이 술잔답지 않으면 술잔일까, 술잔일까?"
(注)
○觚(고): 의식에 쓰이는 술잔. 네모, 사각형
(解)
술잔이 술잔다우려면 모서리가 모나야 하는데, 모서리가 모나지 않다면 술잔이라고 할 수 없다 하였다. 당시 술잔은 여덟 모서리가 있는 그릇이었던 모양이다.
즉 하찮은 물건이라도 그 특성이 없으면 사용할 수 없는데 사람이야 말할 나위가 있겠는가. 사람이 사람구실 하려면 자신을 수양하고 덕을 쌓아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6-25
宰我問曰 : 仁者, 雖告之曰, 井有仁焉, 其從之也.
재아가 묻기를, "어진 사람이 우물에 사람이 빠졌다는 소리를 들었다면 그것을 쫒아야 합니까?"
子曰 : 何爲其然也. 君子, 可逝也. 不可陷也, 可欺也, 不可罔也.
공자가 대답했다. "어찌 그렇겠느냐. 군자는 가기는 하겠지만, (함정에) 빠지지는 않을 것이다. 업신여김을 받겠지만 속지는 않을 것이다."
(注)
○宰予(재여): 성은 재(宰), 이름은 여(予), 자아는 자아(子我), 공자의 제자
○井有仁(정유인): 사람이 우물에 빠졌다는 의미다.
○逝(서): 가다, 떠나다.
○陷(함): 빠지다, 떨어지다, 함정
○欺(기): 속이다, 거짓, 업신여기다.
○罔(망): 속이다, 사리에 어둡다, 엮다, 그물
(解)
누군가 군자를 곤경에 빠뜨리려고 하더라도 비록 일시적으로는 속일 수는 있겠지만, 결국은 그에게 해를 끼칠 수 없게 된다는 말이다. 사리분별을 따져 행동할 줄 아는 군자의 처세를 믿는 것이다.
6-26
子曰 : 君子博學於文, 約之以禮, 亦可以弗畔矣夫.
공자가 말했다. "군자는 널리 배우고 예로써 단속한다면 어긋나지 않을 것이다."
(注)
○博(박): 넓다, 깊다, 많다.
○畔(반): 어그러지다, 논밭의 경계
(解)
이것저것 배우다 보면 엉뚱한 길로 들어설 수 있으므로 예로써 스스로를 단속한다면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안연 12-15에 같은 내용이 나온다.
6-27
子見南子, 子路不說. 夫子矢之曰 : 了所否者, 天厭之天厭之.
공자가 남자부인을 만나니 자로가 기뻐하지 않았다. 공자가 맹세하며 말하였다. "내가 잘못한 것이 명백하다면 하늘이 싫어하고 하늘이 싫어할 것이다."
(注)
○矢(시): 화살, 맹세하다.
○了(요): 마치다, 끝나다, 명백하다.
○厭(염): 싫어하다.
(解)
남자(南子)는 위나라 영공(靈公)의 총애를 받던 부인으로 음녀로 알려진 인물로 당시 미남이던 송조와 밀통하였다. 태자 괴외(蒯聵)가 이를 부끄럽게 여겨 죽이려다 실패하고 송나라로 도망하였다.
후에 영공이 죽자 남자는 공자 영(郢)을 세우려 하나 공자 영이 이를 사양하므로 이 때 공자가 남자부인을 만나 공자 괴외를 불러들일 것을 권하였다.
자로는 평이 안 좋은 남자부인과 만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으나, 공자는 골육의 정이나 위나라 사직을 위하여 남자부인을 만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였으므로 사제 간에 견해차가 생긴 것이다.
부(否)를 '잘못'으로 보지 않고 “만나지 않음”으로 풀이하기도 하는데 그렇게 되면 요소부자(了所否者) 전체가 해석되지 않는다.
6-28
子曰 : 中庸之爲德也, 其至矣乎. 民鮮久矣.
공자가 말했다. "중용의 덕은 지극하도다. (그러나 그 뜻을 간직한) 백성들이 드물어진지 오래되었다."
(注)
○中庸(중용): 과부족 없이 공평하고 떳떳함.
○至(지): 지극하다.
(解)
중용은 치우치지 않고 변치 않는 것을 말하며, 일상생활에서 지켜야 할 바른 도리이고 정하여진 이치다. 이를 지켜 생활하기는 정말 어려우므로 중용의 덕을 간직한 사람들이 드물어진지 오래되었다는 것이다.
6-29
子貢曰 : 如有博施於民, 而能濟衆, 何如 可謂仁乎.
자공이 말하길, "백성들에게 널리 은혜를 베풀어 그들을 구제한다면 어떻습니까? 어질다고 할 수 있나요?"
子曰 : 何事於仁, 必也聖乎. 堯舜, 其猶病諸. 夫仁者, 己欲立而立人, 己欲達而達人, 能近取譬, 可謂仁之方也已.
공자가 말했다. "어찌 어질다고만 하겠느냐. 성인이라 할 수 있다. 요순같은 분들도 그렇게 애를 태웠다. 어진 사람은 자기가 서고 싶으면 남을 세워주고 자기가 이루고 싶으면 남이 이루도록 해준다. 자기를 미루어 남과 비유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인에 이르는 방법이다."
(注)
○濟(제): 빈곤이나 어려움에서 구제하다.
○堯(요): 성은 이기(伊祁), 이름은 방훈(放勳). 오제(五帝)의 한 사람으로 도읍을 도(陶)에서 당(唐)으로 옮겨 도당씨(陶唐氏)라고도 한다.
○舜(순): 성은 유우씨(有虞氏), 이름은 중화(重華). 요임금에게서 왕위를 양위 받아 요순시대를 열었다.
○病(병): 병, 근심, 괴로워하다.
○立(립): 벼슬자리에 앉다.
○達(달): 막히지 않고 도달하다.
○譬(비): 비유하다, 깨우치다.
(解)
아마 정사에 관해 논의한 것 같다. 백성들에게 널리 은혜를 베풀어 모두를 구제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는 요순 같은 성인들도 어려워하던 일이다.
또 나보다 남을 더 생각하는 인물이라면 성인(聖人)이라고 할 수 있다는 의미로서 공자는 성인을 신격이 아닌 사람의 인격 속에서 찾았다.
▶️ 博(넓을 박)은 ❶형성문자로 慱(박)과 동자(同字), 愽(박)은 와자(訛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열 십(十; 열, 많은 수)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尃(부, 박)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博자는 '넓다'나 '깊다', '넓히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博자는 十(열 십)자와 尃(펴다 부)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尃자는 손으로 실타래를 푸는 모습을 그린 專(오로지 전)자와 같은 글자였던 것으로 보인다. 專자도 방추를 돌려 실타래를 푸는 모습을 그린 것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尃자에는 '펴다'나 '퍼지다'라는 뜻이 있다. 博자에 쓰인 十자는 숫자 10을 뜻하지만, 여기에서는 꽉 찬 숫자라는 의미에서 '모두'라는 뜻을 전달한다. 10은 소수에서는 가장 높은 수이기 때문이다. 博자는 이렇게 꽉 찬 수를 뜻하는 十자에 '펴다'라는 뜻을 가진 尃자를 결합한 것으로 모든 실을 풀어 '넓게 하다'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博자가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을 뜻하다 보니 '노름하다'라는 뜻까지 파생되어 있다. 그래서 博(박)은 (1)저포(樗蒲)와 한 가지로 중국에서 전하여 진 가장 오랜 노름의 한 가지이다. 5목(木)으로 새를 삼아 그것을 던지어 엎어지고 자빠지는 모양에 따라 효(梟), 노(盧), 치(雉), 독(犢), 새(塞)의 등급을 매기고 국(局) 위의 말을 움직여 승부를 정(定)하던 것이다. 지금 폐(廢)하여 행(行)하지 아니함 (2)얇고 질긴 천이나 종이 따위가 찢어지는 소리 등의 뜻으로, ①넓다, 깊다 ②많다, 크다 ③넓히다, 넓게 하다 ④크게 얻다 ⑤바꾸다, 무역(貿易)하다 ⑥노름하다 ⑦넓이, 폭 ⑧평평함, 평탄함 ⑨노름, 돈을 걸고 하는 놀이,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넓을 광(廣), 넓을 회(恢), 넓을 활(闊)이다. 용례로는 모든 것을 널리 평등하게 사랑함을 박애(博愛), 배운 것이 많고 학식이 넓은 사람을 박학(博學), 보고 듣고 배운 것이 많아 여러 방면에 많은 지식을 가진 상태에 있는 것을 박식(博識), 책을 널리 많이 읽음 또는 사물을 널리 봄을 박람(博覽), 옛일에 정통함을 박고(博古), 기나긴 밤을 박야(博夜), 널리 연구함을 박구(博究), 널리 사물에 통달함을 박달(博達), 노름을 일삼는 사람을 박도(博徒), 널리 얻음을 박득(博得), 학문을 많이 닦아 지식이 너름을 박문(博文), 여러 사물에 대하여 두루 많이 앎을 박물(博物), 초여름의 대단치 않은 더위를 박서(博暑), 여러 사람이나 여러 곳에서 널리 받음을 박수(博受), 많은 사람에게 널리 사랑과 은혜를 베풂을 박시(博施), 모든 것을 널리 앎을 해박(該博), 장기와 바둑을 아울러 이르는 말을 기박(棋博), 크고 넓음을 호박(浩博), 배운 것이 많고 학식이 넓음을 홍박(鴻博), 구체적이지 못하고 대강 두루 걸친 범위가 넓음을 범박(汎博), 소매가 넓음을 수박(褎博), 깊고 넓음을 심박(深博), 아는 것이 깊고 넓음을 연박(淵博), 두루 넓음으로 널리 환히 깨달아 앎을 흡박(洽博), 동서 고금의 서적을 널리 읽고 그 내용을 잘 기억하고 있음을 이르는 말을 박람강기(博覽强記), 학문이 넓고 식견이 많음을 이르는 말을 박학다식(博學多識), 널리 옛일을 알면 오늘날의 일도 알게 됨을 이르는 말을 박고지금(博古知今), 널리 사물을 보고 들어 잘 기억하고 있음을 이르는 말을 박문강기(博聞强記), 또는 박문강식(博聞强識), 글로써 나를 넓힌다는 뜻으로 시나 글로 자신의 견식을 넓힘 또는 널리 독서하여 자기 인격을 높이자는 뜻을 이르는 말을 박아이문(博我以文), 여러 방면으로 널리 아나 정통하지 못함 또는 널리 알되 능숙하거나 정밀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박이부정(博而不精), 온갖 사물을 두루 아는 군자라는 뜻으로 온갖 사물에 정통한 사람을 이르는 말을 박물군자(博物君子), 널리 배우고 자세하게 묻는다는 뜻으로 배우는 사람이 반드시 명심해야 할 태도를 일컫는 말을 박학심문(博學審問), 널리 학문을 닦아 사리를 연구하고 이것을 실행하는 데 예의로써 하여 정도에 벗어나지 않게 함을 이르는 말을 박문약례(博文約禮), 여러 방면으로 널리 알 뿐 아니라 깊게도 앎 즉 나무도 보고 숲도 본다는 말을 박이정(博而精), 널리 예를 들어 그것을 증거로 사물을 설명함을 일컫는 말을 박인방증(博引旁證), 사랑과 은혜를 널리 베풀어 뭇사람을 구제함을 일컫는 말을 박시제중(博施濟衆), 널리 공부하여 덕을 닦으려고 뜻을 굳건히 함을 이르는 말을 박학독지(博學篤志), 널리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들음을 일컫는 말을 박채중의(博採衆議), 학식과 견문이 대단히 넓음을 일컫는 말을 박학다문(博學多聞), 학식이 넓고 학문에 정통하며 재주가 많음 또는 그런 사람을 박학다재(博學多才), 아는 것은 많으나 요령 부득임을 일컫는 말을 박이과요(博而寡要), 가축이나 짐승 따위가 비대함을 이르는 말을 박석비돌(博碩肥腯), 모든 일에 다 통한다는 사람은 한 가지에도 정통하지 못하므로 도리어 아무 것도 모름을 이르는 말을 박자부지(博者不知) 등에 쓰인다.
▶️ 施(베풀 시, 옮길 이)는 ❶형성문자로 음(音)을 나타내는 也(야, 시)와 그 이외(以外)의 글자 (언; 깃발)으로 이루어졌다. 깃발이 흔들거린다는 뜻으로 음(音)을 빌어 베푼다는 뜻으로 쓰인다. ❷상형문자로 施자는 '베풀다'나 '실시하다', '드러내다', '뽐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施자는 㫃(나부낄 언)자와 也(어조사 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여기서 也자는 '야, 시'로의 발음역할만을 하고 있다. 施자의 갑골문을 보면 사람을 줄에 매달아 놓은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고대에는 적의 시신을 창에 매달아 적군의 사기를 떨어뜨리곤 했다. 施자는 그러한 모습을 그린 것이다. 금문에서는 也자가 발음요소로 쓰이면서 지금의 施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施자에 '드러내다'나 '뽐내다'라는 뜻이 있는 것도 적들에게 아군의 용맹성을 표현한다는 의미인 것이다. 그래서 施(시, 이)는 성(姓)의 하나로 ①베풀다(일을 차리어 벌이다, 도와 주어서 혜택을 받게 하다) ②실시하다 ③미치게 하다, 나누어 주다 ④널리 퍼지다, 번식하다 ⑤드러내다 ⑥뽐내다, 과장하다 ⑦기뻐하다 ⑧탄핵하다 ⑨효시(梟示)하다 ⑩흩뿌리다 ⑪좋아하는 모양 ⑫은혜(恩惠) 그리고 옮길 이의 경우는 ⓐ옮기다(이) ⓑ끌다(이) ⓒ연장하다(이) ⓓ미치다(영향이나 작용 따위가 대상에 가하여지다), 만연하다(이) ⓔ버리다(이) ⓕ해제(解除)하다(이) ⓖ기울다(이) ⓗ비스듬히 가다(이) ⓘ바르지 아니하다(이)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실제로 행함을 시행(施行), 계책을 베풂 또는 그 계책을 시책(施策), 은혜를 베풂 또는 그 은혜를 시혜(施惠), 의술 따위를 베푸는 일을 시술(施術), 정치를 행함을 시정(施政), 공사를 실시함을 시공(施工), 자물쇠를 채워 문을 잠금을 시정(施錠), 건축이나 토목 따위의 일을 착수하여 진행함을 시공(施功), 어떤 일을 시행하고 조치를 취함을 시조(施措), 상을 주는 일을 시상(施賞), 논 밭에 거름을 주는 일을 시비(施肥), 승려나 절에 물건을 바치는 사람 또는 그 일을 시주(施主), 실제로 시행함을 실시(實施), 은혜를 갚아서 베풂을 보시(報施), 하려던 일을 그만 둠을 물시(勿施), 요구하는 대로 베풀어 줌을 허시(許施), 시행할 일을 계획함을 설시(設施), 많은 사람에게 널리 사랑과 은혜를 베풂을 박시(博施), 제기한 의견을 받아들여 시행함을 채시(採施), 명령에 좇아 일을 시행함을 거시(擧施), 정해진 범위를 벗어나 함부로 마구 베풂을 남시(濫施), 청원이나 요구를 들어서 그대로 베풀어 줌을 청시(聽施), 서시가 가슴을 쓰다듬는다는 뜻으로 함부로 흉내내다가 웃음거리가 됨을 이르는 말을 서시봉심(西施捧心), 못생긴 여자가 서시의 눈썹 찌푸림을 본받는다는 뜻으로 시비나 선악의 판단 없이 남을 흉내냄을 이르는 말을 동시효빈(東施效矉), 엎드릴 수도 없고 위를 쳐다볼 수도 없는 병이란 뜻으로 오만하고 아첨하는 사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거저척이(遽篨戚施), 제 것을 남에게 잘 주는 이는 무턱대고 남의 것을 탐낸다는 말을 경시호탈(輕施好奪), 전례를 참고하여 상을 줌을 일컫는 말을 고례시상(考例施賞), 방형에나 원형에나 다 잘 들어맞다는 뜻으로 갖가지 재능이 있어서 어떤 일에도 적합함을 이르는 말을 방원가시(方圓可施), 사랑과 은혜를 널리 베풀어 뭇사람을 구제함을 일컫는 말을 박시제중(博施濟衆), 꾀는 있으나 쓸 만한 데가 없음을 일컫는 말을 계무소시(計無所施), 시주가 없는 옷이란 뜻으로 승려가 자신이 모은 천 조각으로 꿰매어 만든 옷을 일컫는 말을 무시주의(無施主衣), 빈말만 하고 실행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공언무시(空言無施), 남을 헐뜯는 나쁜 말을 하기 쉬움을 일컫는 말을 악어이시(惡語易施), 차례를 거꾸로 시행한다는 뜻으로 곧 도리에 순종하지 않고 일을 행하며 상도를 벗어나서 일을 억지로 함을 이르는 말을 도행역시(倒行逆施) 등에 쓰인다.
▶️ 濟(건널 제)는 ❶형성문자로 済(제)의 본자(本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삼수변(氵=水, 氺; 물)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齊(제)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齊(제)는 물건이 많이 가지런한 일을 말한다. 또 濟(제)는 물건이 가득 있는 강인데, 제수(濟水)란 중국의 사대하천(四大河川)의 하나로 그 근처에 옛날 제(齊)라고 하는 큰 나라가 있었다. 더욱이 제(齊)는 다스리다, 가지런하여지는 일이므로, 제(濟)란 '강을 건너게 하다', '구제하다'란 뜻으로도 쓰인다. ❷형성문자로 濟자는 '건너다'나 '돕다', '구제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濟자는 水(물 수)자와 齊(가지런할 제)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齊자는 '가지런하다'라는 뜻이 있지만, 여기에서는 발음역할만을 하고 있다. 濟자는 사실 강 이름을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였다. 하지만 지금은 단순히 '건너다'나 '구제하다'라는 뜻으로만 쓰이고 있다. 그래서 濟(제)는 ①건너다 ②돕다 ③도움이 되다 ④구제하다 ⑤이루다 ⑥성공하다 ⑦성취하다 ⑧더하다 ⑨소용(所用) 있다 ⑩쓸모가 있다 ⑪유익하다 ⑫많다 ⑬그치다 ⑭원조(援助) ⑮도움 ⑯나루 ⑰물의 이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구원할 구(救)이다. 용례로는 물을 건넘이나 물을 건네줌을 제도(濟度), 제주도에서 나는 말을 제마(濟馬), 세상의 폐해를 없애고 사람을 고난에서 건져줌을 제세(濟世), 어려운 사람을 구제함을 제빈(濟貧), 인류가 재화를 획득하여 그 욕망을 충족시키는 활동을 경제(經濟), 어려운 지경에 빠진 사람을 구하여 냄을 구제(救濟), 결정하여 끝맺음을 결제(決濟), 빚을 갚는 것을 변제(辨濟), 줄 돈을 다 갚는 것을 반제(返濟), 건져 구제함을 증제(拯濟), 힘을 합하여 서로 도움을 공제(共濟), 적을 치러 가면서 배를 타고 물을 건너고 나서는 그 배를 태워버린다는 말을 제하분주(濟河焚舟), 세상을 구제할 만한 뛰어난 재주와 역량을 이르는 말을 제세지재(濟世之才), 중생을 제도하여 이익을 주는 일을 일컫는 말을 제도이생(濟度利生), 고해에 있는 중생을 건져주는 일을 일컫는 말을 제도중생(濟度衆生), 세상을 구제하고 백성을 편안하게 함을 이르는 말을 제세안민(濟世安民), 약한 나라를 구제하고 기울어지는 제신을 도와서 붙들어 줌을 이르는 말을 제약부경(濟弱扶傾), 몸가짐이 위엄 있고 질서 정연함을 이르는 말을 제제창창(濟濟蹌蹌) 등에 쓰인다.
▶️ 衆(무리 중)은 ❶회의문자로 眾(중)이 본자(本字), 众(중)은 간자(簡字)이다. 人+人+人은 사람을 셋 그려 많은 사람을 나타낸다. 目(목)은 日(일; 태양)이 변한 모양으로, 종의 집단이 태양 밑에서 땀을 흘리며 일 시켜지고 있는 모습이다. 나중에 많은 사람이 한군데를 바라보는 모양, 마음을 합(合)하여 일을 하다, 많은 사람, 많음이라 생각하였다. 더욱 나중에 자형(字形)을 目(목)을 血(혈)로 잘못 써 衆(중)이란 속체(俗體)가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衆자는 '무리'나 '백성'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衆자는 血(피 혈)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피'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衆자는 갑골문에서부터 지금까지 많은 변화를 거친 글자다. 갑골문에서는 많은 사람이 뙤약볕에서 일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태양 아래에 3명의 사람을 그렸었다. 그러나 소전에서는 日(날 일)자가 罒(그물 망)자로 잘못 바뀌게 되었고 해서에서는 다시 血로 잘못 표기되면서 지금 衆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衆자는 본래 사람이 많은 것을 뜻하기 때문에 지금은 '많은 사람'이나 '대중', '백성'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衆자는 오랜 시간을 거치면서 변화했기 때문에 眾자나 㐺자 众자와 같은 여러 글자가 파생되어 있다. 그래서 衆(중)은 ①무리(모여서 뭉친 한 동아리) ②군신(群臣: 많은 신하), 백관(百官) ③백성(百姓), 서민(庶民) ④많은 물건 ⑤많은 일 ⑥차조(찰기가 있는 조) ⑦땅, 토지(土地) ⑧장마(여름철에 여러 날을 계속해서 비가 내리는 현상이나 날씨) ⑨성(姓)의 하나 ⑩많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무리 속(屬), 무리 휘(彙), 무리 도(徒), 떼 부(部), 붙을 부(附), 무리 대(隊), 무리 훈(暈), 무리 조(曹), 무리 등(等), 무리 군(群), 무리 배(輩), 무리 유/류(類), 무리 당(黨),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적을 과(寡)이다. 용례로는 여러 사람들의 의견이나 의논을 중론(衆論), 여러 사람의 지혜를 중지(衆智), 뭇사람의 뜻이나 생각을 중지(衆志), 많은 사람들을 중생(衆生), 수효의 많음과 적음을 중과(衆寡), 맏아들 이외의 모든 아들을 중자(衆子), 여러 사람을 중인(衆人), 많은 백성을 중민(衆民), 많은 사람의 말을 중언(衆言), 많은 사람들의 뜻을 중의(衆意), 많은 어리석은 사람들을 중우(衆愚), 수 많은 교인을 중교(衆敎), 사회를 이루는 일반 사람을 공중(公衆), 수가 많은 여러 사람을 대중(大衆), 다수의 백성을 민중(民衆), 한 곳에 무리지어 모여 있는 사람들을 군중(群衆), 같은 말을 쓰는 사람들을 언중(言衆), 강연이나 설교 등을 듣는 군중을 청중(聽衆), 구경하는 무리를 관중(觀衆), 많은 사람이나 여러 사람을 다중(多衆), 뭇 사람들에게 깨우침을 경중(警衆), 어디에 많이 모인 뭇사람을 회중(會衆), 여러 소경이 매질하듯 한다는 뜻으로 아무데나 가리지 않고 마구 때린다는 말을 중고지장(衆瞽之杖), 장님 코끼리 말하듯이 전체를 보지 못하고 일부분을 가지고 전체인 것처럼 말한다는 말을 중맹모상(衆盲摸象), 적은 수효로 많은 수효를 대적하지 못한다는 말을 중과부적(衆寡不敵), 여러 사람의 입을 막기 어렵다는 뜻으로 막기 어려울 정도로 여럿이 마구 지껄임을 이르는 말로 중구난방(衆口難防), 뭇사람의 분노를 함부로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말을 중노난범(衆怒難犯), 여러 사람의 마음이 성을 이룬다는 뜻으로 뭇사람의 뜻이 일치하면 성과 같이 굳어진다는 말을 중심성성(衆心成城)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