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화. 네버랜드
"다 왔다!"
김온달이 끌고 온 건 고등학교.
더 정확히는, 이현고등학교. 즉,
김온달과 반은광이 다니는 학교.
느긋하게 뒤에서 따라오는 듯 한 속도로 걷던 반은광도 도착해서
김온달의 옆에 섰다.
"...여긴 왜 온거야?"
"아직 다 온 거 아니야! 조금 더 남았어!"
"그러니까, 대체 어딜 가는거냐고."
"네버랜드."
아까부터 왜 자꾸 네버랜드 타령이야.
네버랜드는 거기잖아. 피터팬의 고향.
순간 지금 이렇게 시간을 지체할 때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볼일이 끝날 때 까지 순순히 김온달이 아니고,
나는 아르바이트를 하러 가야한다.
즉, 여기에 지금 이렇게 서서 실랑이를 벌이는건..
"시간낭비다. 네버랜드든 어디든, 일단 빨리 가자."
★
교내에 들어오고 나서는, 어디선가 준비한 천으로 내 눈을 가려버리는
김온달의 돌발 행동으로 인해 나는 김온달과 반은광에게 의지할 수 밖에 없었다.
특히 계단을 오르는 내내, 실수든 고의든 이 녀석들이 손을 놓아서
날 떨어뜨리는 건 아닌가 하는 말도 안되는 상상이 피어올라서
나도 모르게 피식거리곤 했다.
"이제 정말 다 왔다."
걸음을 멈춰선 김온달이 속삭이든 낮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나무문이 드르륵 열리는 소리와 함께
김온달이 내 눈에서 천을 풀어냈다.
그리고, 감은 눈을 뜨자 보이는건....
"....!!!!..."
.....밴드부실이였다.
작은 무대까지 있는.
그리고, 무대의 바로 앞에 친절하게 나를 앉힌 김온달이
반은광을 데리고 다른 부원들이 악기를 들고 서있는 무대 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김온달이 마이크를 잡고,
반은광은 드럼스틱을 잡고.
....그렇게 시작되었다. 네버랜드로의 여행은.
"Welcome to NEVERLAND."
김온달의 꿈을 꾸는듯한 느낌의 인삿말과 함께.
★
세 곡이 끝난 후에도 난 한참 무대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뭐랄까. 꽉 찬 느낌의 반주. 그리고 김온달의 노래는 최상이었다.
그제서야 김온달이 3년 내내 가수제의가 들어왔다는 것에 대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단순히 알 수 있다는 정도가 아니라, 몸소 느꼈다. 뼈저리게.
"아줌마! 나 멋지지!"
김온달이 뽐내듯 내 앞에 섰다.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너 노래 정말 잘 한다."
"그치!"
"누나가 그 누나에요? 편의점 공주님?"
...응? 편의점 공주님?
베이스기타를 연주하던 아이가 성큼 내려와서 말을 하자
점점 김온달의 얼굴이 붉어진다.
"그게 무슨소리야? 편의점 공주님이라ㄴ.."
"아!아무것도!아무것도 아니야 아줌마!!
그치, 휘광아?응?아무것도 아니지?"
"뭐야. 뭘 감추고 그러냐 김온달 답지 않게.
그러니까요, 저 녀석이요.."
"아씨 말하지마 천휘광!!!부끄럽단 말이야!"
"...말하지말까요?"
김온달의 완강한 반대에, 천휘광이라고 하는 키가 유난히 큰 베이스기타가
한쪽 눈썹을 약간 찌그러트리며 내게 물었다.
"아냐. 괜찮아. 이야기해봐!"
"....에이씨....미워.."
김온달이 빨개진 얼굴을 손으로 감싸며 부실을 뛰쳐나간 후,
녀석이 나간 부실문을 쳐다보며 슬쩍 웃더니 입을 여는 천휘광이라는 아이.
"내가 다니는 이현고에서 정확히 열시방향에 있는 편의점.
그곳에 내 공주가 있어."
"....?"
"그냥, 김온달이 매일 하던 이야기에요."
..
김온달 특유의 표정까지 떠올라서, 마치 직접 듣는 것만 같이 생생한 느낌이었다.
작게 피식 웃다가 무심결에 시선을 다른 곳으로 틀면,
그리고 무대 위에는 노래가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드럼으로 장난을 치던 반은광이
날 쳐다보고 있다.
넋을 잃고 멍하게 쳐다보다가 이내 정신을 차렸는지 바로 다른 곳으로 시선을 옮기는 반은광.
....쟨 또 자꾸 왜저래. 싱겁게.
"..어쨌든 연주 잘 들었어. 고마워. 근데 나는 알바때문에 바빠서 이만 가봐야할.."
"에이!무슨말씀이세요 누님!여기까지 오셨는데 우리 소개는 듣고 가셔야죠!"
...누님이라니.
키가 190은 되어보이는 훤칠하고 붙임성 좋은 휘광이라는 아이덕분에
얼떨결에 나는 나머지 멤버들 소개를 듣게 됐다.
"저기, 지금 쇼파에서 졸고있는 애 보이죠? 머리 약간 갈색삘나고 키 작은 애.
쟤가 리드기타 이연성이에요.
그리고 얘. 눈 째진 얘가 세컨기타 겸 키보드 정이천.
연성이랑 이천이 둘 다 우리보다 한살 어려요.
고2요."
"야임마 눈 째진 애라니!!!이준기 눈이라고!"
"....무시하시구요. 그리고 제가!
네버랜드의 핵심멤버 얼굴마담 몸매짱 인기짱!
....베이스기타 천휘광입니다!
저 잘생겼죠!"
"잘생기긴."
...말해두건데, 절대로 내가 뱉은 말이 아니다.
어느새 성큼 다가와있는 반은광이 한 말이지.
반은광의 비웃음섞인 말투에 천휘광이 또 한쪽 눈썹을 일그러뜨리며 말했다.
"뭐야 임마. 이 형님의 외모를 질투하는거냐?"
"웃기고있네. 니가 무슨 얼굴마담이냐. 당연히 나지."
"어이고. 미친놈."
"병신아 내가 훨씬 잘생겼지!!"
"아, 진짜. 그럼 우리 공정하게 누님한테 물어보자. 됐지?
누님. 전 누님을 믿어요. 누가 더 잘생겼죠?"
아..뭐야 이건 또.
갑자기 내 쪽으로 얼굴을 심히 들이대는 천휘광.
당황한 내가 한걸음 물러서자, 날 보던 반은광이 천휘광의 뒤통수를 후린다.
"악!뭐야 이 미친놈아 왜때려!!"
"사람 당황하게 만들지마 새끼야.
...아르바이트 하러가 그냥. 이런놈 신경쓰지 말고."
"...아...그게..."
"임마 누님이 나랑 더 있고 싶으시대잖아!
그쵸 누님?"
....그건 절대로 아닌데..
당황한 내가 어쩔바를 모르고 뻘쭘하게 서있자
날 흘끗 쳐다보더니 반은광이 말했다.
"그냥 가. 바쁘다며."
"으.응..그래..
나 가볼게요. 오늘 연주 정말 잘 들었어요."
"아..안돼....누님!!!!"
천휘광의 우렁찬 목소리를 끝으로 재빨리 부실에서 나와버렸다.
..휴. 정말 시끄럽다.
지구상에 김온달과 천휘광, 딱 두 명만 남는다고 해도
청각적으로는 전혀 허전하지 않을거야.
..아.맞다.김온달.
아까 뛰쳐나간 후에 어떻게 된거지?
학교를 막 벗어날 무렵, 운동장 중간에 쪼그려앉아있는 누군가가 보였다.
....저 뒷모습. 분명히 김온달이다.
뭐야. 아까 여기까지 뛰쳐나온거야?
모른척 그냥 지나쳐서 가버릴까 하다가,
다가가서 김온달의 어깨를 건드리며 말했다.
"여기서 뭐해? 안 들어가?"
"아.깜짝이야.아줌마,지금 가게?"
"응. 무슨 그런 일 가지고 여기까지 나와있어?"
평소엔 그런 말보다 더 심한 말과 행동들로 들이대면서.
내 말에 김온달이 그제서야 몸을 일으켜 일어나더니
고개를 푹 숙인채로 땅을 쳐다보며 말했다.
"...부끄럽잖아.."
"너 그런것가지고 부끄럼타고 그런애 아니잖아."
"아냐. 얼마나 떨린데."
"하하.니가?"
"정말이야!아줌마한테 인사만 해도 막 떨려 나."
숙이고 있던 고개를 번쩍 들고는 내게 말하는 김온달.
갑작스런 김온달의 행동에 휘청하고 내가 균형을 잃자
재빨리 잡아준다.
...그것도 손을.
뻘쭘한 내가 빼지도 못하고 멍하게 잡힌 손을 바라보고만 있는데
잡힌 손 위로 김온달의, 노래부를 때 같은 달콤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정말 많이 좋아해. 아줌마."
"...."
"이렇게 보고만 있어도, 손만 잡아도, 같은 공간에서 숨쉰다는것만으로도 설렐만큼
정말 많이 좋아해."
※※
그놈의기럭지
ㅡ^ㅡ♥
†운하♡수윤†
소설소설,
★0★
예뽀
토모♡
와자뵤-
민주★
사랑할꺼야
일탈꿈
낭만킴지영
상상예찬ㅋ
조아?조아!
준수야인사해
아잉뉴♡
발광머리
다중
아이엠꼬꼬댁
ㅎH변으로가요
모두 코멘트 감사드립니다^^!♥♥♥
감상남겨주신
낭만킴지영
님도감사드려요ㅜ3ㅜ*복받으실꺼에요!ㅋㅋㅋ<-시대지난유행어(...)
오늘편은 나름 길다고 자부하는데....아닌가요..ㅜ_ㅜ.
좋은하루되세요!^^!
♡
스크랩해갈게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