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시간은 계속 흘렀고 상황은 여전했다.
반은후란 놈은..... 그 후로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어째서 날 찾지 않는 걸까.
...난 널 좋아한단 이유로 이렇게나 힘든데...
...그새 잊은...걸까.
같은 회사라면... 주소쯤은 알 수 있지 않을까... 어째서 이렇게 조용한 걸까..
아무래도 반은후는 날 잊은 듯 싶었다. 그렇지 않고서야...이럴 수가 없...지.
난 이제 너가 좋은 거 알았는데......그래 씨발 타이밍 한번 존나 엿같다.
그래서.. 그래서 난... 그렇게 오랫동안 기다렸는데도 찾으려고 하지도 않는 놈
따위는... 잊기로 했다. 그래 잊을 꺼다. 아주 완벽하게..니놈따윈..잊을 꺼다.
그리고 상황은ㅡ.. 이도 저도 아닌 세번째 케이스가 되었다. 난 반은후도 신유민도..
둘 다 싫다. 남자는 다 싫다. 그리고 지금 내가 원하는 건ㅡ... 탈출. 이다..
반은후가 아닌 날 위한...탈출.
그러기 위해 난 일단은 신유민이 원하는 대로 굴기로 했다.
아무느낌없이 원하는 대로 스킨쉽을 해줬고 애교를 원하면 애교를 부렸다.
그렇게 신유민이 아무 의심없이 날 받아들이게 했다.
...풋ㅡ..하여튼 남자란ㅡ..
그렇게 내게 최대란 유리한 상황을 만들고 날을 벼르고 골라서
...마침내 오늘ㅡ.. 오늘 탈출을 하기로 결정했다.
..가슴이 뛴다.. 오랫만에 뛴다... 정말 오랫만에ㅡ...난 살아 있었다.
준비를 마쳤다. 내가 가지고 있는 건.. 단지 약간의 돈과 웃기게도 유민녀석이
내게 사준 휴대폰이 다였다. 일단 도망치고 나면ㅡ..
...이진우를 찾으리라 생각했다. 내가 아무리 그때 모질게 굴었어도 하루 잘 곳
쯤은 찾아주겠지, 그래 녀석은 반은후나 신유민과는 다른 녀석이니까.
그렇게 어이없게 헤어지자고 한 뒤 이러는 거 너무 염치없고 못됐다는 건 알지만..
내겐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 그리고 뭐ㅡ... ...사과도 하고 싶었다.
* * *
내가 애써 태연한 척 하며 문 밖을 나가려고 하자마자 경호원 하나가 내 앞을 막는다.
당당하다...민아원 넌 당당하다...연기 똑바로...해야만 하는데...
"어딜 가십니까."
"나 잠깐만 나갔다 올께,"
"저희가 대신 가겠습니다."
"..어...안 될 것 같은데.
이거..신유민한테 몰래 서프라이즈 파티 해 줄 꺼라서.
..너넨 유민오빠랑 연락을 달고 살잖아. 물론 내 얘기일 테고."
"혼자선 못 가십니다."
"서프라이즈 파티니까 그렇지! 내가 뭐 도망이라도 갈까봐 그래?
있어봤자 도움도 안 되는 거 나 혼자 그냥 갔다온다고!
내가 무슨 어린앤 줄 알아?"
"...그래도 혼자서 외출하시는 건 절대 안 됩니다."
..그래 뭐, 이정도는 예상했던 일이었다.
..할 수 없지ㅡ...
"..잠깐만 이리 와봐."
"무슨 일이.......읍..."
내 앞으로 가까이 허리를 숙인 녀석의 입술을 갑자기 덮쳐버렸다.
..이쁜여자라는 건 남자 앞에선 참...쓸모있는 것 같다,풋-..
"..하아ㅡ... 풋, 그렇게 나오면 말이지ㅡ....
..방금 니가 나한테 키스했다고 유민오빠한테 일러버릴꺼야."
"....헉...하지만ㅡ..."
"가슴까지 만졌다고 그러면서 눈물 좀 뚝뚝 흘리면 말이야.....알지?
...내년 오늘부터 제사는 치뤄줄께."
"..아...아가씨.....제발ㅡ..."
"이제 좀 비키지 그래? 날 왜들 그렇게 못 믿지?
나랑 유민오빠랑 서로 사랑하는 거 다들 아는 줄 알았는데.
..지금 보내줘서 나 서프라이즈 파티 하는 거 안 망치면
오늘 키스한 건 평생 비밀로 해줄께. 풋-... 나도 존나 찝찝해. 그렇게 쳐다보지마.
...어때."
"...후...제발. 제발 빨리 오셔야 합니다."
"...쿡-..고마워."
그리고 놈의 눈이 보이는 곳까진 천천히 정말 신유민의 파티준비를 하는 것처럼
천천히 걸었다. 그렇게 거의 마지막 단계까지 왔는데 갑자기 전화가 온다.
신유민이 자신과만 연락하라고 사준 휴대폰인데 모르는 번호다. 뭐지...
"..여보세요?"
"..너ㅡ..지금..신유민 집에서 빠져..나왔다며."
...반은후잖아.
"어. 아무도 내가 여기 있던 말던 관심도 안 갖는 것 같긴 하지만ㅡ...
..나도 내 인생이 있어서 말이지, 이런 데 갇혀있긴 싫었거든. 탈출이야."
"내가 지금 갈.."
"아니 안 그래도 돼. 미안하지만 이건 날 위한 거지 너 따윌 위한 탈출은 아니거든.
..사랑한다는 사람이 어디 개 좆같은 곳에 갇혀 있는데 반응하나 없는 새끼는 그만
잊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말이야ㅡ...그러기로 했거든."
"민아원. 그건..."
..뚝. 하고 전화를 끊었다. 기분이 더럽다. 뭐야 이새끼......씨발.
내가 갇혀있을 땐 연락한번 않더니 집 밖으로 나오자마자 뭐....?
..씨발 이 번호 알았으면 진작에 전화라도 한번 해줬어야 하는 거 아니...냐.
아무도 없는 거리, 왼쪽으로 한번 돌고나자 이제 정말 날 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게
되었다. 바로 머리를 꽉 묶고 구두를 아무렇게나 벗어던졌다.
그리고 미친듯이 뛰었다.................................
정말로 날 위해서. 더 이상 누군가에게 소유되기를 강요받지 않는 나만의 생활을
다시 찾기 위해서...그래서 그렇게 미친듯이...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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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악...;;;너무 오랫만이지요..;;
사실 이번엔 바빠서라기보단 스토리가 잘 안써져서..고생을 좀 많이 했어요..ㅠ_ㅠ;;
몇 번을 썼다가 지우고 스토리를 몇 번을 바꿨는지..;;아아 저도 슬럼프가 정말 제대로 온 거 같네요; ; ;
재밌게 읽으셨으면 좋겠네요♡
Ps: 지난번 추석때 올렸던 16편에 리플을 그렇게들 많이 달아주셨더군요ㅠ_ㅠ;
추석이라 별로 기대도 안 했었는데..ㅜ_ㅜ 저 진짜 감동먹었었어요ㅜ_ㅜ
리플올려주시는 모든분들 사랑해요♡
그럼이제 아원이 어디가죠..? ㅋㅋㅋㅋ^^;
또치와둘리님:어디든가겠죠..........?...ㅋㅋㅋ....담편보 ㅏ주세여!!
잡힐듯?? ㅋㅋ
기으비님:잡힐듯?ㅋㅋㅋ담편고고씽해주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