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게시판 때부터 줄곶 있어온 이 논쟁 ...
지긋지긋 하시겠지만 공무원 준비생들의 아전인수식 해석을 더 이상 두고볼 수 없어 조용히 있어야 하는 운영자면서도 한마디 하겠습니다...
먼저 제가 이 논쟁에 참여할 자격이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죠..
공무원 관련 경험..
---- 공익 생활 2년 4개월을 공무원 조직에서 했습니다.. 어머니가 공무원 생활 30년 하셨고요.. 친척중 행시 출신, 7급 출신, 9급 출신 종류별로 다 있습니다..(어머니 집이 공무원 집안이죠..) 대학 동기중 아버지가 공무원 인 분이 꽤 있었고 친구 몇명이 공무원으로 가 있습니다.. 저 또한 지금 공사 입사 후 공무원 사회로 파견나와 근무하고 있습니다..
공기업 관련 경험
----- 산자부, 재경부, 문화관광부, 서울시 산하 공기업에 근무한 경험이 있습니다..(총합 3년 정도 되네요..)
1. 안정성에 대하여..
- 공기업, 공무원을 일괄적으로 보기 힘듭니다.. 공기업도 만년 흑자에 파워 막강한 곳도 있는 반면 부실 기업에 영향력 미미한 곳, 언론에 의해 몰매 맞을 가능성이 높은 곳이 있습니다.. 전자의 경우 막강한 노조(공무원 조직에는 이런 게 아직 없죠..) 및 회사의 보호 아래 어디보다 확실한 고용 안정이 될 겁니다만.. 후자의 경우 경우에 따라 구조조정의 대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기업 처럼 돈 몇 푼 쥐어주고 구조조정 될 리도 없고, 사내에서 유능하다고 인정받은 상황이라면 아무 걱정 없습니다..)
공무원 조직의 경우 노 통 하에서는 계속 팽창중이지만 우리나라도 곧 선진국처럼 작은 정부를 지향할 가능성이 높습니다..(하지만 사회 여론 상 신입은 계속 뽑아야 겠죠..그럼...) 그리고 공무원들 옷 벗는 대부분의 이유는 민원에 휘말게 되는 것인데.. 이전에는 민원이란 것이 별로 없었으나 인터넷 시대를 맞이하여 민원이 폭주하고 있어 많이 힘들어 지고 있는 실정입니다..제가 서울시 산하 모 공기업에 있을 때... 7급 세무직하다 이쪽 경력직으로 자리 옮기신 분께 왜 옮기셨냐고 하니.. 왈.... "공무원 좋은 시대는 끝났어..인터넷 민원 한방에 견책 받고 두 방에 짤리는 게 공무원이야" 이러시더군요..
2. 공무원 갑.... 공기업 을...
- 제일 짜증나는 논쟁이 이겁니다.. 예를 들어보죠... 죄인들 앞에서는 초강력 수퍼 올트라 갑인 판사님께서 얼끈하게 술한잔 마시고 차 몰다 마침 앞에서 음주 단속 중인 최말단 22살짜리 순경과 마주치면... "벌벌 떨면서 머리가 확 돌아 버리는 것이 요즘 세상" 입니다... 사시, 연수원, 판사 경력 이 수많은 것들이 한방에 날라가죠..네이버 뉴스 가십 기사와 함께...
얼마전에 목에 힘 열나게 주던 중앙부처의 모 과장님..감사원에 진정서 넣겠다는 한 마디에 바로 고개를 숙이시더군요.. 권력이란 건 그걸 휘둘러라고 준 게 아닙니다..."업무를 법이 정한 대로 처리하지 못한 사람이 을이 되는 겁니다.... "
참 그리고 중앙부처 국장 (아예 주무관, 5급 신삥 사무관이라고 하는 놈들도 있더군요.)이 공기업 하나 주무를 수 있다고요... 참.... 정말 멋모르는 공무원 9급 준비생들이 이런 애기 하고 다니는 겁니다.. 공기업 사장이면 최소한 중앙부터 차관급(회사에 따라 그 이상) 인데.. 하늘 같은 행시 선배가 그것도 엄청 실력 능력 있어 차관까지 올라간 사람이 가 있는 회사를 국장급이 좌지우지 한다..참 지나가는 개가 웃을 일입니다..
3.공무원 8급이면 공기업 낙하산이다..
- 아예 어이가 없는 이런 애기 하면서 노는 이 카페의 모회원 그냥 활동정지 시키려다가 참았습니다..그래 어는 공기업이 5급 이하가 낙하산으로 오던가요,,,하다 못해 강원도 산골짜기 군청 산하 시설관리 공단도 최소한 그 관청에서 과장급은 되어야 낙하산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하물여 전국구 공기업에 중앙부처 4급 이하가 온다..정말 어이가 없습니다.... 공무원 조직 이전 같으면 9급으로 들어가 차관까지 하는 사람도 있지만..(그 동안 조직이 엄청 커져서 가능한 이야기죠..) 앞으로도 그게 가능할까요? ..7급으로 들어가 4급까지 가서 공기업으로 내려올 사람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게다가 공기업도 예전처럼 만만하지가 않습니다.. 이전에는 여상 졸업하고 한국은행, 산업은행 들어가곤 했지요..지금은 서울대 나와도 힘들다고 하지요.코트라 사장 낙하산 안 되는 것 보십시요.... (거긴 예전부터 대졸들이 들어가는 곳이었죠...) 지금처럼 공기업 입사생들의 학력 및 실력이 높아지는 상황에서는 향후 10년 이후에는 정치인, 장관들도 낙하산이 쉽지 않을 겁니다..
4. 공무원은 쥐꼬리지만 공기업은 많다...(그정도는 아니지만 차이는 있습니다..)
- 실례를 하나 말씀드리죠.. 이대 졸업한 제 친구 아버지가 산자부 만년 과장이네요... 그 딸의 남자친구가 공기업 중 연봉 정말 많이 주는 모 회사에 들어갔지요... 지금 말입니다... 그 3년차 남자친구와 30년차 아버님의 봉급이 비슷해 지고 있답니다...
제 친구는 아버지가 서울 공대 나와 행시 해서 국장까지 갔었는데 그 친구 왈: 나는 죽어도 공무원은 안 한다..라는 것이었습니다..(아버님이 아주 청념 결백 하셨죠..얼마나 가난에 찌들어 살았던지.. ) 산하기관 장으로 자리를 옮기셨는데.. 월급이 2배 넘었다며 무척 좋아하더군요...
제 어머님도 아들이 자신이 공무원 시절 과장급 월급을 초봉으로 받는다고 좋아하시는 편이시고요..
하지만 오해하지 마십시요... 일부 공기업은 정말 9급 수준의 월급이 나오는 회사도 있고 일부 연봉 쎈 공기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공기업은 초봉 3000 이 안 됩니다... 사기업도 월급 많이 주는 회사가 있고 좀 적게 주는 회사가 있듯이 공기업도 마찬가지인 것 아닙니까? 돈 많이 벌고 힘 있는 회사는 직원들에게 월급 더 줄려고 하는 거지요..
5. 공무원5급이면 왠만한 공기업 기관장보다 낫죠...
- 이 역시 지나가는 개가 웃을 이야기입니다.. 부정부패를 물든 기관장 앞에서는 힘 엄청 주겠죠.. 보통의 기관장이라면 이제 행시붙어 온 어린 놈이랑 왜 커피를 마십니까?
6. 공무원 준비하시는 분들을 위해..
부디 월급도 고용 조건도 힘도 아닌...사명감으로 봉사하는 공무원이 되시길 바랍니다.... 30년 공직생활 하신 저희 어머니의 신조입니다..
"공무원은 국민에게 봉사하는 직업이고 이것만이 유일한 보람이 되어야 한다.."
물론 절반은 공무원이고 절반은 민간회사원이 저의 신념은 이렇죠..
"공무원과 같은 사명감 반, 사기업과 같은 진취성 반으로 회사 생활을 하자 "
첫댓글 잘봤어요 좋은 글이네요
깔끔하고 명쾌하시군요... 역시 진정한 고수는 하수들 있는 곳에선 입을 다무는 법
좋은글 감사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