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단 내 성추행 의혹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는 고은 시인이 주민들의 퇴거 요구에 결국 수원시를 떠난다. 수원시도 고은 시인의 뜻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수원시는 18일 “고은 시인이 더는 수원시에 누가 되길 원치 않는다며 고은재단 관계자를 통해 올해 안에 계획해뒀던 장소로 이주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고은 씨는 지난 2013년 8월부터 수원시가 마련해 준 장안구 상광교동 광교산 자락의 주거 및 창작공간(문화향수의 집)에 거주해왔다. 수원시는 ‘인문학 도시 구현’을 표방하며 민간인으로부터 사들인 주택을 리모델링해 고은 시인에게 제공했다. 수년간 매년 1천만원이 넘는 전기료와 상하수도요금도 내줬다.
재단 측은 "시인이 지난해 5월 광교산 주민들의 퇴거 요구를 겪으면서 수원시가 제공한 창작공간에 거주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했고, 이주를 준비해 왔다"면서 "'자연인'으로 살 수 있는 곳에 새로운 거처를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광교산 주민들은 지난해 5월 “우리는 47년간 개발제한구역과 상수원보호법 때문에 재산피해를 보고 있는데, 수원시가 고은 시인에게 특별지원을 하는 것은 잘못됐다. 고은 시인은 광교산을 떠나라”고 요구해 논란이 인 바 있다.
이어 최근 고은 씨가 최영미 시인이 상습 성추행 의혹을 제기한 시(詩) '괴물'의 주인공이라는 추문에 휩싸이면서 수원지역 여성단체들도 ‘고은 시인에 대한 지원 전면 중단’ 요구에 합세했다.
한편 수원시는 올해 고은 시인 등단 60주년을 기념해 추진할 예정이었던 문학 행사도 전면 재검토키로 했다.
이슬기 기자 s.l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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