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권의 관문에 자리잡은 논산.
군사적인 기능을 하는 곳으로 유명세를 탄 곳이지만,
논산은 예로부터 넓은 논산평야의 각종 곡식과 청과물, 강경의 수산물이 모여드는 집산지였다.
호남권에서 서울로 올라가려면 반드시 논산을 거쳐야 했기에,
수많은 유동인구로 한 시도 조용할 날이 없던 고장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강경의 기능이 쇠퇴하고 논산평야의 농업도 예전만큼 영향력을 끼치진 못한다.
오히려 대규모의 군사시설이 위치한 군사도시라는 이미지가 더욱 강해졌다.
하지만 논산시내, 논산터미널에선 적어도 그런 분위기는 느낄 수 없었다.
방문했던 시기가 입대날과 맞물리지 않아서 그랬던 것일수도 있겠지만,
내가 봤던 논산시내는 그저 다른 도시들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도시의 모습이었다.
논산고속터미널도 마찬가지로, 간이터미널을 연상시킬 정도로 무척 조그맣고 아담하다.
더욱이 고속터미널의 경우는 연무대까지 버스가 오가기 때문에,
군사수요는 거의 대부분 연무대에서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논산-호남평야의 한적한 모습처럼, 논산고속터미널의 모습도 별 다를 바 없는 평범한 간이정류장의 느낌이다.
논산시는 인구 13만이 채 안 되는 조그만 소도시이다.
철도와 버스 모두 나름대로 강세를 보이는 지역이지만,
상권은 버스터미널을 중심으로 몰려있다.
예전 중심지가 논산역 서쪽의 논산시장 일대였다면,
요새는 논산터미널-논산오거리를 상권기능이 쏠리는 추세다.
일단 논산 주변의 부여-강경-연무-연산가는 도로가 모두 교차하는 곳이고,
깔끔하고 세련되게 정비하여 좁고 복잡한 논산시장 부근보다 훨씬 다니기도 수월하기 때문이다.
논산 시내의 모습은 전반적으로 낙후되어 보이지만,
적어도 논산오거리와 그 밑의 아파트단지에서는 그런 느낌은 들지 않는다.
논산오거리에서 약간 강경방면의 서쪽으로 치우쳐진 곳에 금호고속 터미널이 자리잡고 있다.
마치 간이역의 건물처럼 굉장히 아담하고 아기자기한 모습을 하고 있다.
하지만 건물 왼쪽으로는 23번 국도, 건물 오른쪽으로는 호남선 철길과 맞붙어 있어,
한적할 것 같은 분위기와는 달리 주변은 몹시 시끄럽기만 하다.
고속터미널 내부의 모습은 전형적인 간이터미널, 간이역의 모습이다.
물론 오래 전부터 뿌리를 내려온 정식터미널이지만,
별다른 상업시설 하나 들어오지 못할 정도로 건물도 작고,
제대로 된 주차장 시설조차 마련되지 못했기 때문에,
정식터미널의 화려하고 멋진 느낌은 별로 들지 않는다.
논산터미널 한 쪽 구석에는 논산8경을 안내하는 사진이 걸려있다.
공주-부여-논산-익산을 잇는 백제유적의 중심지이기 때문에 유독 백제의 문화가 많이 남아있다.
논산8경 옆으로는 생뚱맞게도 '김제 지평선축제'를 안내하는 포스터가 걸려있고,
왼쪽으로는 전국 어느 터미널을 가도 구경할 수 있는 지하철 노선도가 붙어있다.
이웃한 공주, 아산, 군산, 김제와 마찬가지로 이 곳도 서울행만 관리하고 있다.
40분 간격<18:25 이후 50분, 19:15 이후 1시간>으로 고속버스가 오간다.
윗동네 공주는 경부선 승차장에서 운행하는 비해,
논산은 센트럴시티로 고속버스 차량들이 오간다.
확실히 충남이지만 전북지역과도 연관이 많은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공주와 마찬가지로 논산 또한 고속버스의 위력이 어느 정도 막강한가보다.
대합실에는 TV를 보며 느긋하게 기다리는 사람들로 복잡하였으며,
승차장에서 버스를 직접 기다리는 사람 또한 꽤 많았다.
공주와는 달리 철도와 힘겨운 경쟁을 펼쳐야 하는 점과 무척 작은 터미널 규모를 생각하면,
생각 이상으로 고속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무척 많은 셈이다.
논산고속터미널에는 친절하게 좌석 배치도까지 선명하게 그려져있다.
일반고속과 우등고속을 각각 탔을 때 자리를 헤매지 말라고 붙여놓았다.
논산행 고속버스는 강남(센트럴시티) - 논산 - 연무대 식으로 운행하므로,
논산행 승객과 연무대행 승객을 각각 다른 좌석에 구분하여 배치하는 것도 특징이다.
지금의 고속터미널은 주차장이 없다.
현재는 거의 모든 버스가 서논산IC로 빠져나와 논산-연무대로 운행하기에 주차장이 필요가 없겠지만은,
천안논산고속도로가 뚫리기 전인 2002년까지만 해도 정반대인 강남(센트럴)-연무대-논산으로 운행했을텐데,
그 때는 어떻게 이 좁은 주차공간에서 고속버스 차량을 유치했는지 궁금해진다.
마침 버스가 들어오고,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버스에 몸을 싣는다.
명색이 고속터미널이지만 승차장, 주차장의 구분조차 따로 없는 영락없는 간이정류장.
한적한 느낌의 조그만 터미널이지만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분주한 곳이기도 하다.
첫댓글 천안논산간고속도로 생기기전에는 저 공간이 저정도로 좁지는 않았고 벽으로 막혀있는 뒤쪽 주차장에 금호고속 차량들이 주차되어 있었습니다. 여담이지만 예전에 공주는 호남고속도로를 타지 않고 경부고속도로 청주IC로 진출입 했기에 경부선노선이었고 논산이나 유성은 아주 잠깐이라도 호남고속도로를 이용했기 때문에 호남선 노선으로 분류가 되었죠. 터미널 안 TV옆 책꽂이에 보면 "금호50년사" 책이 있습니다. 금호아시아나60년사가 한글로 인쇄된 반면 50년사는 한자로 써져있답니다.
공주행 버스를 아직까지 경부선으로 취급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었군요. 천안논산고속도로가 개통된 만큼 효율적으로 조정해주는게 낫다고 생각합니다만, 기존 이용객들의 혼란을 우려해선지 아직까지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더군요. 터미널 안에 금호50년사 책이 꽂혀있다니... 다시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한 번 읽어봐야겠습니다.
지금은 운행회사인 금호고속 스스로가 센트럴시티로 옮기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유성, 논산 노선을 경부선터미널로 옮기고 싶어하죠. 센트럴시티는 통일그룹이 소유한 타사 운영 터미널이지만 경부선터미널은 약35% 정도 자사가 지분을 소유한 계열사 운영 터미널입니다. 그것보다도 센트럴시티의 주차, 박차공간 한계 때문에 금호로서는 호남선터미널 노선을 옮기면 옮겼지 경부선 터미널 노선을 옮기고 싶은 생각이 없습니다.
언제나 가봐도 경부터미널은 그나마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반면, 센트럴시티는 여유공간이 전혀 없어보이더군요. 더군다나 센트럴시티 호남선의 대부분 차량이 금호고속이기에 금호의 지분이 센트럴시티에 많이 있는 줄 알았는데, 오히려 경부쪽으로 지분이 더 많다니 의외입니다. 아무쪼록 여러모로 좋은 지식 많이 얻게 되는군요...^^;
천안논산고속도로가 개통하기 전에는 공주-서울 금호고속은 청주 IC가 아니라 천안 IC를 이용했습니다. 물론 천안IC도 경부고속도로이기 때문에 공주노선이 센트럴시티가 아닌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발착을 한 것입니다.
천안나들목을 이용하기 시작한것은 95년 이후부터입니다. 그전에는 청주나들목에서 빠져나와서 36번국도를 타고 공주로 진입했었지요.
아 그렇군요 삼흥고속 우등님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공주 노선을 여전히 경부선에서 출발시키는 이유. 유성/논산 노선을 센트럴에서 경부선으로 바꾸려는 이유.. 경부선이 공간 여유가 있고 그런 이유도 있습니다만, 가장 중요한 건 터미널 이용료 때문입니다. 경부선 터미널이 센트럴에 비해 많이 싸다고 알려져 있지요.
'금호아시아나 60년사'가 발간됐었나보네요~ 광주시내 금호문화회관 도서관에도 이 책이 있어서 대출받아보려고 했는데 관외대출이 안되서 포기했었죠,, ^^;// 그나저나 예전에 공주노선이 청주IC를 이용했다는 점은 새로운 사실입니다.
저는 예전에 학교도서관에서 빌려보지는 못하고 잠시 틈틈히 읽어보긴 했었죠. 요즘도 삼흥 기사님들 중 경부가 무척 막힌다 싶으면 중부타시기 위해서 서청주까지 36번 국도 타고 쭉 빠지시는 분들이 아주 간혹있긴 합니다. 저도 그런 경험이 있어서 알게 되었죠.
그리고 예전에는 서울-논산, 서울-연무대 노선이 따로 운행했었지요.. 수요감소로 인하여 몇년전에 통합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논산시민으로서 좋은글 잘 봤습니다. 저도 기차보다는 금호고속을 매번 이용하는데 이유가 승차감, 운임, 소요시간 모두 다 새마을호(일반고속의 승차감 제외), 무궁화호보다 우위에 있고 KTX와 20분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많은 논산사람이 버스를 이용하는거 같습니다. 철도수요가 없는건 아니라서 공주만큼의 배차를 낼 수는 없지만 그래도 버스수요는 꽤 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