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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풍산 (822m) 담양의 명산인 병풍산(822m) 은 일명 "용구산" 이라고도 하며, 금학 봉, 천정봉, 깃대봉, 신선봉, 투구봉 등이 있다. 병풍산 상봉 바로 아래에는 바위밑에 굴이 있고, 그 안에 신기하게도 두평 남짓한 깊은샘이 있어 이샘을 "용구샘"
언제 : 2004년 9월 2일 목요일
오후 네시 저녁을 먹고(다른 날보다 양을 많이 먹음. 병과 싸우려고) 이제 작전상 일단후퇴 병과 싸우러 나간 자가 가위로 잘라내는 머리카락끝에 병이 잘려나가는 느낌 질기게 달라붙는 염증을 뿌리치며 걷지 말라고 했는데 그러나 내일 산에 가려면 다행인지 잠은 잘잔편이다 산을 향한 목마름과 상사병은 이미 말기에 접어들어 아침이다 드디어 네시간의 긴 시간을 길에다 버리고 얼음물 아! 억새풀을 가로지르며 달려오는 바람 한 점에 회생한다
들머리 대방저수지 앞 오두막옆으로 난 소로를 타고 줄지어간다
2분을 오르니 정자가 잇는데 보수중이다 다시 2분 진행 민가 한채가 어지러운 모습으로
서서히 열리기 시작하는 조망 우리가 가야할 능선들이 도열해 있고
산허리를 돌아나가는 도로와 병풍산의 우뚝한 모습이 희뿌옇게 다가온다
오름길만 타다가 길의 방향이 바뀌면서 왼쪽으로 진행하더니 자꾸 내려간다
솔직히 오늘의 산행은 저 높이 조차 겁난다
옥녀봉이 다 되어가나보다 산 뒤에 숨은 산들이 눈을 더 크게 뜨게 한다
편안하게 누운 능선의 마루금들이 길 게 이어진다
옥녀봉 정상인가 보다 아무 표식이 없다
지나온 봉우리 옥녀봉은 살짝 숨었다
정상으로 향하는 곳에 철계단이 보인다
짧지만 뒤로 자빠질만큼 가파르게 만든 계단
계단오르기 전 암릉
지나온 능선들이 마치 옛이야기를 뒤돌아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또 하나의 위로를 앞에 두고
우리의 삶이 뿌연 농무속 같을지라도 산을 뚝 자른 저 길이 만일 선명하다면 가슴엔 비가 내릴텐데...
나누어짐의 미학은 바위에도 적용된다
작은 그림의 소중함을 담는다
즈그들끼리 입맞춤
적정거리에서 바라보는 애정어린 시선인가
너도 나도 선경에 취해 그런데 왜 오른손을 들고 있나?
헬리포트를 지나며 다시 낮은 봉우리를 향해 우리의 길은 열리고
또 다시 뒤돌아보아도 아름다운 그림
흘러내린 암릉에 병풍이 숨어있었다
병풍산은 이렇게 나지막히 이름을 알린다
성암수련원 지붕이 보이고 대방저수지와 대전면 일대
아름다운 정상을 뒤돌아보며
가야할 길에 눈을 먼저 보내고
금마타리의 가을노래
신선봉 가는 길
억새의 노래
작은 것의 소중함
사랑하는 딸아 손잡고 가자 억새 머리채 흔드는 저 능선길을
산도 그리움, 억새의 몸짓도 그리움 가을도 그리움
산오이풀꽃과 억새사이로 난 길 지나가기 아쉽다
억새를 가르며 달려오는 바람소리 들었느냐
유랑객이 될래요
흡족한 시선을 거두고 나는야 간다 또 다른 선경에 빠지려
나무는 내나무는 인고의 세월을 견디며 내품에 안겨든다 아픔으로 인하여 무너지진 않으리
바위는 무너지며 헤어진다
왜 병풍산인가에 대한 보여주는 설명
올라서면 넉넉한 산품이 보여요
저 끝에 서서 보이는 데까지 바라보다가
조금전에 저기에 있었다
만남재에서 삼인산으로 가는 길 내림길에 비스듬히 누운 암릉
흡사 입 크게 벌리고 웃는 귀염둥이 모습같은 곤충이 놀던 꽃밭
성암수련원이 숲에 쌓여 살짝 모습드러내고 내려온 능선이 나를 굽어보네
오후가 되면 산그늘이 대방지에 빠지는 시간이다
우리가 땀으로 흠뻑 젖은 몸 계곡수에 맡길 때
평온한 풍경
뙤약볕에 익어가는 벼
오정리 강동마을 풍경
내려와 돌아보는 풍경은 그리움을 부른다 |
첫댓글 육신의 고통을 훌훌 털어내시며 멋진 병풍산의 억새와 함께 하셨네요.^^ 지금도 통원치료중이신가요? 의사이신 청암선생님(산거북이님)께서 누부야의 이 산행기 보시고 역정(?)은 안내시려는 지?? ^^ 아닌감?? 오히려 칭찬하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神이 나를 부축해 다시 일어선다/ 길은 엎드리며 뛸 수 있도록 양탄자를 깔아주고/神은 내게/의사가 줄 수 없는 치료제와 덤으로 위로약을 주었다/아! 억새풀을 가로지르며 달려오는 바람 한 점에 회생한다/神딸이 드디어 뛰기 시작한다..... 자연스레 이렇게 읽히는군요. 인간은 자연 속에서 진정한 회복을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