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오코드는 여러 두뇌 중 해마를 특별히 연구하여 개발한 성격 분석 도구입니다. 따라서 해마에 관한 공부가 절대 필요합니다. 해마 중에서도 편도체는 바이오코드가 일어나는 핵심 뇌이기도 합니다. 참고로 읽어두십시오.
내 기준으로 볼 때 인생 참 쉽게 살고 값싸게 살고 의미없게 살아온 듯한 최태원 회장이 요즘 굵직한 일 두 가지 업적을 세웠다.
우선 하이닉스를 인수해 거액을 투자한 것은 국가 미래를 위해 매우 잘한 일이라고 평가한다. 반도체 경기가 나빠지니까 재빨리 이미지 센서 분야에 투자한 것도 탁월한 판단이라고 본다. 예전의 최태원과는 완전히 달라진 것같다.
또 하나 그의 업적이 바로 뇌전증 치료제 개발이다.
뇌전증은 뇌에 갑자기 전류가 폭증하면서 생기는 발작, 기절 기전을 일으키는 무서운 질병이다.
예를 들어 목욕탕에 몸을 담근 상태에서 발작이 일어나면 스스로 탈출이 어렵고, 곧 기절 기전에 이르기 때문에 익사하는 수가 있다.
뇌전증은 영어로 epilepsy라고 하는데, ‘악령에 영혼이 사로 잡힌 병’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퇴마 의식을 하고, 사람을 묶어 십자가를 휘두르고 무슨 주문을 외우는 헛소리를 해왔다.
동양에서는 간질(癎疾)이라고 불렀는데, 일본어 발음으로 ‘뗑깡’이다. 더러 무식한 정치인들이 이 말의 무서운 뜻을 모르고 함부로 쓰는 경우가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뇌과학적으로 가장 정확한 뜻인 뇌전증(腦電症)으로 고쳐 부르고 있다. 이 말은, 뇌가 갑자기 흥분하여 지나치게 발화된다는 뜻이다. 흥분이란, 뇌 신경세포가 보통 이상으로 많이 동원되어 갑자기 전류가 폭발하듯이 일어나 머리가 뜨거워지는 것을 말한다.
두뇌 신경세포는 1개 당 1초에 약 1~5회 발화(發火)한다. 그때마다 생체전류가 흐르면 포도당을 연소시키기 때문에 여기서 불이 일어나고, 그래서 뜨거워진다. 해마의 두뇌 신경세포가 1000만 개이니 1초에 5000만 번 발화하는 것이다. 이게 기본이다. 이 정도는 우리 뇌가 감당한다.
하지만 이성을 보고 흥분하거나, 목숨 건 싸움을 하게 되거나, 위험을 맞닥뜨리면 우리 뇌는 급격히 흥분하게 되는데, 이때는 1초당 최대 500번까지 발화한다. 흥분 기전을 주도하는 편도체만 떼어놓고 봐도 초당 10억회 발화하는 셈이다. 게다가 시냅스까지 활동하면 2만 X 10억 회 발화가 일어난다.
숫자에서 보이듯 이 정도 되면 머리가 실제로 뜨거워진다. 물론 이 기전이 짧게 끝나기 때문에 사람이 죽을 일은 없다. 조금 길어지면 몸이 알아서 기절시켜 버린다. 두뇌 회로 망에서 알아서 혈류를 끊어버리는 기절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안그러면 뇌가 익어버리기 때문이다. 사람이 기절하는 것은 이처럼 뇌를 살리려는 몸부림이다.


- (왼쪽) 뇌전증 이미지. 전류 폭증으로 뇌가 빨갛게 달궈진다.
(오른쪽) 뇌전증 환자의 보라색 팔찌. 이 팔찌를 하고 있는 사람이 발작을 일으키면 즉시 구호에 나서야 한다. 119를 부를 시간이 없다. 곧 기절할 것이므로 위험한 상황만 피하게 해주면 된다.
해마다 2월 둘째주 월요일이 세계 뇌전증 환자의 날이다.
이게 일반적인 사람의 뇌가 보이는 현상라면, 뇌전증 환자는 두뇌 발화가 심하면 제때에 혈류를 끊어 진정시키거나, 혹은 기절이라도 시켜 차단해야 하는데 이게 통제되지 않고 연속으로 발화되는 것을 말한다. 얼마나 위험한 상태인지는 뇌전증 환자의 발작을 보지 않은 사람은 상상하지 못한다. 오죽하면 우리나라에서 지랄한다는 말이 나오고, 일본에서 뗑깡부리는다는 말이 나왔겠는가.
이번에 SK바이오팜에서 나온 신약은 이런 두뇌 흥분을 50%까지 진정시킬 수 있는 약물이다. 현재 약으로는 40%까지 진정되는 약이 있다. 즉 이 10%의 차이가 엑스코프리의 장점이다.
미국의 경우 뇌전증 환자는 한 해에 약 2만 명이 나오는데, 전세계로 치면 매우 많다. 또한 뇌전증 환자가 아니어도 양극성장애 환자, 기타 뇌질환자들에게 이 약물이 종종 투여되는데, 흥분 조절이 잘 안될 때 다른 질환에도 투약된다. 그러므로 시장성은 매우 큰 편이다.
일반인도 과흥분 상태에서 이 약물을 먹으면 역시 진정이 되는데, 전쟁이나 총격전 등 극도의 흥분이 요구되는 어떤 상황에서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의미에서 20년이나 걸려 FDA 승인을 따낸 것은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며, 돈을 떠나 최태원은 과거 자신의 잘못을 갈음하는 큰 업적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일을 계기로 더 좋은 일을 많이 하는 기업인이 되기 바란다.
* <천재들이 앓는 병, 대체 그들의 두뇌에 무슨 일이 일어나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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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반도체, 신약 주권확보” 최태원 뚝심 통했다
SK바이오팜, 독자 신약 美 시판
제약사들 복제약 시장 뛰어들때 바이오사업 원천기술 확보 나서
11년전 첫 뇌전증 치료제 좌절 딛고 분사시켜 8년간 5000억 집중투자
FDA에 허가 신청 자료만 230만쪽… “신약 엑스코프리 年매출 1조 기대”
“반드시 바이오 사업을 SK그룹의 중심축 중 하나로 만들겠습니다.”
2002년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글로벌 신약 개발 사업에 뛰어들겠다고 했을 때만 해도 재계의 반응은 회의적이었다. 당시 국내 대표 제약사들조차 신약 개발보다는 실패 확률이 낮은 복제약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었다. 신약은 개발에 10년 이상 걸리고 수천억 원의 투자비를 쏟아부어도 성공 가능성이 낮아 경험 많은 글로벌 기업조차 신중히 접근하는 분야다. 국내 기업들은 이 때문에 지금까지는 신약 후보 물질을 개발해도 자체 개발에 나서기보다 글로벌 제약사에 후보 물질을 파는 방식을 택했다.
국내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SK그룹이 ‘한국의 신약 주권을 향한 도전’에 나섰다는 의미는 컸다. 다만 단기 재무 성과에 목마른 기업이 신약 개발에 얼마나 끈질기게 매달릴 수 있을지에는 의문이 많았다”고 했다. SK가 “최 회장의 뚝심과 장기적인 투자 철학이 없었다면 SK바이오팜이 빛을 볼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하는 데는 이 같은 이유가 있었다. SK그룹 관계자는 “2007년 지주회사 체제 전환 이후에도 신약 개발 조직을 지주회사인 SK㈜의 100% 자회사로 둬 투자와 연구를 지속하게 한 것도 최 회장의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가 국내 바이오 기업 중 처음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시판 허가를 받았다고 SK바이오팜이 22일 발표하자 업계에서 호평이 나오고 있다. 한국에서도 신약 개발부터 의약품 생산, 마케팅 역량까지 갖춘 글로벌 바이오·제약 기업이 탄생할 기회가 생겼다는 것이다.
실제 5000∼1만 개의 후보 물질 중 1, 2개만이 신약으로 개발될 정도로 신약 개발은 성공보다 실패 확률이 높은 도전이다. 이번 엑스코프리 개발도 2001년 기초연구를 시작해 2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수많은 임상시험과 인허가 과정을 거쳤다. 후보 물질을 개발하기 위해 합성한 화합물만 2000개 이상, FDA에 신약 판매 허가를 신청하기 위해 작성한 자료만 230여만 쪽에 달한다. 2017년 3월부터 SK바이오팜 대표직을 맡은 조정우 SK바이오팜 사장도 엑스코프리의 개발부터 허가까지,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전 과정을 지휘했다.
SK는 뼈아픈 실패의 경험도 수차례 맛봤다. 첫 뇌전증 치료제 ‘카리스바메이트’는 임상 1상 완료 후 해외로 기술 수출까지 했지만 2008년 출시를 앞두고 FDA 승인이 좌절됐다. 하지만 SK는 연구개발(R&D) 조직을 더욱 강화하며 신약 개발에 힘을 쏟았다. 중추신경계 질환 신약을 개발해온 SK 바이오·제약사업 부문을 2011년 SK바이오팜으로 분사시킨 것도 R&D를 더 집중적으로 하기 위해서다. 분사 이후 SK바이오팜은 지난해까지 8년 동안 R&D 비용으로 약 5000억 원을 투자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매년 약 2만 명이 뇌전증 진단을 받고 있다. 뇌전증 환자의 약 60%는 뇌전증 치료제를 복용해도 여전히 발작이 계속된다. 엑스코프리의 임상시험 진행에 참여한 신경학 교수인 마이클 스펄링 박사는 “일부 환자의 경우 엑스코프리를 통해 발작이 완전히 없어지는 등 매우 고무적인 결과도 나왔다”며 “엑스코프리 승인으로 의사들은 부분 발작이 계속되는 환자들에게 효과적인 치료요법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