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9월 22-26일(4박 5일) 추석연휴의 트레킹
장소 및 일정 : 중국 산동 반도의 청도 입항 - 노산 - 석도 - 장보고의 법화원, 적산 - 철차산
- 위해 야생동물원 - 위동훼리로 인천항 회귀
첫날 인천항 - 청도항 - 노산 - 석도
인천 제2여객선 터미널에서 청도행 승선
선실 내부. 이런 휴게실이 층마다 있다. 생각보다 고급스런 내부.
인천에서 출항을 기다리며...
선적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무게차들.
선상의 레스토랑 입구
선상 뷔페식. 육개장이 주 메뉴. 추석이라고 송편도 색색으로...
김치찌개와 육개장.
저녁 먹던 중 지나가는 노을을 얼른 포착한다. 밥 먹다 말고 선실을 빙 돌아 나가니까 벌써 스러져 가는 노을.ㅠㅠ
16시간 걸려 도착한 청도항. 중국이 지척으로 가까울 줄이야.
맑은 날에는 인천이 보인다고 한다.
청도항 주변 모습.
청도항 대합실
대합실의 중국 액자. 역시 그들의 나라에 오니 붓글씨가 빛난다.
청도항임을 알려주는 간판 표지
우리와 4일을 함께 할 전용차량. 중도에 펑크나는 바람에 다른 차로 바꿔 타야 했지만...
우리가 점심을 먹은 주점. 이곳에서는 밥집도 호텔도 다 주점이다.
12시경. 드디어 노산 입구. 구름에 둘러싸여서 영 정상을 볼 수 없었다. 노산의 거봉 코스
입구, 이렇게 즐거운 만남을 가지라고 그러는 건지...
이곳까지 셔틀버스로 오르는 내내 바위에는 온갖 만화같은 그림을 조각해 놓았었다.
우리가 가야할 거봉 코스. 문이 팔문이다. 離門부터 시작해서 選門까지..
노산에 입산하는 입구. 절색노산이라는 프래카드가 보이고 멀리 봉우리가 조금 보인다.
험한 봉우리 로자를 써서 노산이다.
지루한 계단길에 나타나는 기암괴석들. 사람 얼굴 모양의 바위가 나타난다.
저렇게 편히 케이블카 타고 올라도 되건만... 40위안이다. (우리돈 5,000원 정도. 1위안=130원)
뒤로 펼쳐져 있는 운해는 바다이다. 정말 바다이다. 구름 바다가 아니고 황해.
케이블카 종착지에서...
기묘한 바위군들
정상 부근은 이렇게 구름에 휩싸여서...
석문을 통과하기도...
지상 제일 강산이라는 글씨를 바위에 새기고...(순서는 바뀌었지만..)
두번째 문인 곤문.
세번째, 두문
이런 계단길을 오르락 내리락. 함께 한 동행 중 가장 미남이었던 산객의 뒷모습.
정상 팔봉을 도는 내내 유일한 쉼터. 여기서 우린 간식을 먹고 중국차와 맥주를 마셨다.
이곳에서는 커피를 찾아볼 수가 없다. 우리끼리 가져간 차로 뜨거운 물을 달라고 해서 타먹는 수밖에...
중국인이 웬일로 기특하게 나무로 계단을 만들었다고 칭찬했더니만, 이것도 나무가 아니고 나무처럼 만든 시멘트이다.
아니 시멘트가 아니고 다른 질료라고 하던데, 과히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우리도 가서 배우고 온다나?
아래 확대한 사진을 보면 어찌나 얄미운지.. 나무처럼 위장하느라고 나무가 벌레먹은 모습이거나 썩어가는 나무껍질처럼 만들었다.
만져보고서야 나무가 아니라고 할만큼 정교했다.
바윗꾼 박대장이 길을 찾고 있다. 어디쯤 왔나???
이 나무계단 같아 보이는 아치도 나무가 아니다.
정상은 이렇게 구름 속에 버려져 있었다. 내내 비가 오거나... 우리의 방대장. 이들은 다 대장이다.
가장 높은 곳의 정자. 안개 속에 홀로 우뚝하다.
갑자기 깎아지른 철계단. 90도로 꺾인다. 내려가 보고서야 지금 가이드가 만지고 있는 이 바윗덩이가
사실은 두 바위 사이에 끼어 있는 걸 알게 된다.
바로 이 모습. 비가 내려서 찍기가 나빴지만 느낌은 온다. 거대한 바위가 끼어 있다.
가장 멋진 모습의 바위였다.
남들 다 하산해버리고 케이블카를 운행시간이 지나버려서 낙담하는 새, 운해가 갑자기 백운대를 만들었다.
이런 호사도 있다. 조금만 누구를 기다리면서 사진만 찍어도 뒤쳐지는 하산길.
안개비 때문에 거대한 거미줄도 만나고...
다시 입구로.. 여기는 갔던 길로 다시 와야 한다는 게 단점이다. 넘어가는 길이 개발되지 않아서...
아니 시멘트 포장되지 않아서...
아까보다 구름이 더 많아진 정상을 바라보며 입구를 찍다.
입구의 거북바위도 당겨보고...
돌아오는 차 속에서 아쉬움에 노산 봉우리들을 담아본다.
4박 5일의 청도 여행.
淸島(칭따오)는 도착지이고 嶗山과 赤山, 鐵嵯山을 가기 위한 여행이다. 사람들이 많이 가는 황산은 갑자기 비행기값이 배로 뛰는 바람에 우리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청도로 방향이 선회된다. 방샘이 관여하는 이 여행사는 트레킹 전문이라 터무니없는 가격거품이 없어서, 내가 갈 수 있는 날짜로 상품이 나오면 무조건 따라 간다. 홀로 하는 여행도 묘미가 있지만, 산을 좋아한다는 공통분모로 묶이는 여행도 재미있어서 그들과의 여행을 꿈꾼다.
우리가 가는 산동반도는 한국쪽과 가장 가까운 중국이라서 우리 음식과 많이 비슷하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여행 내내 중국 특유의 향신료가 들어가지 않은 중국현지식을 잘 먹고 다녔다. 김치파동이 일어나기 전에 한국으로 수출할 김치공장이 많이 운집해 있던 곳도 이곳 산동반도라고 한다. 특히 배를 바로 댈 수 있는 석도나 청도에 한국으로 수출할 김치나 잣, 깨 등 중국 농산물을 가공하는 공장이 많이 있었다고 하니... 아직도 한국사람들이 무역을 많이 하는 관계로 청도시내에서는 한국말 간판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배에서는 달리 할 일이 없었다. 저녁을 먹고 난 후 우리는 선상극장에서 <이장과 군수>라는, 코믹한 영화를 본다. 선상에서 영화도 볼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즐겁던지... 유해진, 차승원이 나오는 영화. 전원주의 아들이라는 유해진은 늘 악역으로 많이 나왔는데 여기서는 배역도 바뀐 것 같아서 재미있다. 유해진은 그 희극스런 얼굴에 출세한 군수가 되었고, 차승원은 그 잘 생긴 얼굴로 마을 사람들이 떠다 밀어서 이장이 되어, 서로 치고 박고 격돌하는 이야기. 누구나 잘 생긴 사람은 당연히 이런 배역을 맡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관점을 뒤집어 놓아서 통쾌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말은 여전히 사회의 어두운 측면을 밝히지 않고 끝내서 아쉬움이 남는...
선실 침대는 2층인데 아래층은 어떤 분이 주무시는지 저녁에도 아침에도 얼굴을 볼 수가 없었다. 나름대로 깨끗한 시트에 담요를 주어서 깨끗하기는 한데 에어컨이 너무 세게 나오는 바람에 밤새 감기 걸렸다. 승무원에게 에어컨이 강하다는 언질을 주었건만, 나중에 보니까 바람이 나오는 입을 청테이프로 막아 놓았다. 그게 오랜 시간이 지나니까 저절로 떨어져서 새벽이 되니까 다시 추운 바람이 나와 나를 동태로 만들어 놓았다. 여름에도 걸리지 않았던 감기를, 배를 타고 청도로 가면서 걸리게 했다. 에어컨을 좀 약하게 틀 수 있는 방법은 없나?
아침 7시에 일어나서 뷔페식 선상식을 먹는다. 한국보다 한 시간 늦은 시간이니까 한국시간으로는 8시이다. 9시에 하선하자마자 곧바로 노산을 간다고 하므로 아침을 든든히 먹고 점심 도시락을 준비해서 산으로 가야 한다. 배에서 조금 지체되었다가 9시 40분쯤 하선을 시작해서 밖으로 나오니 10시쯤. 청도항에서 조선족 가이드 장영철씨를 만난다. 그는 집이 청도에서 좀 떨어진 다른 지역이라서, 이곳에 어제 미리 와서 하루 숙식을 하며 우리를 기다렸다고 한다. 여기서는 도시락 준비가 안 되어서 주점에 가서 점심을 먹고 노산으로 가기로 한다. 바로 점심을 풀코스로 먹는데 우리 입맛에 맞다. 처음에 나온 마파두부를 탐내었더니 다른 사람들은 젓가락도 대지 않는다. 왜 그런가 했더니 금세 이해간다. 한 입 넣자마자 입안은 돼지비린내로 가득 차버린다. 이런~ 얼른 자스민차로 헹군다. 그 외의 다른 먹거리는 먹을만했다. 탕수육도 좋았고... 이쁜 배와 물 한 병씩을 나눠 주길래 그를 배낭에 넣고 우리 전용차로 노산셔틀버스가 오는 곳까지 이동한다.
다시 셔틀버스로 갈아타고 노산입구까지 다다라 암봉들을 쳐다보며 트레킹 시작. 스틱을 짚고 나섰더니 중국인들이 지나가면서 뭐라고 하는데, 눈치로 보아하니 끝까지 이렇게 보도블럭이 깔리거나 시멘트로 박힌 길이니 스틱이 필요없다고 해주는 충고 같았다. 그들은 그냥 편한 운동화이거나 구두를 신고 비닐봉투만 하나씩 들고 산길을 걸어 올라가고 있었다.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아서 황산에서 볼 수 있다던 가마를 이곳에서는 볼 수 없었다. 그 가마를 부정적으로 보았더니만, 방샘은 오히려 우리 대청봉도 가마로 오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신다. 아마, 어른들을 한 번 모시고 갔으면 싶은데 대청봉은 온전히 자기 걸음으로 올라가야 하니 마음만 있고 올라가지 못하는 분들을 위한 배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도 그렇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우리의 그 많은 산행인구를 생각하면 가마 한 번 타고 지나가면서 받은 눈총 때문에 다시는 찾지 못할 거라는 생각도 든다.
이곳 사람들은 등산을 이해하지 못한단다. 한국인이 와서 등산루트가 개발되고 있는데 중국인들은 평지에서도 더워죽겠는데 왜 올라가느냐고 의아하게 쳐다본단다. 산만 보면 오르고 싶어하는 한국인의 성정을 전혀 이해 못하는 사람들이라고, 우리를 안내하면서 자기도 처음 노산을 밟아본다고 하는 가이드. 처음에는 철차산만 다니다가 이제 점점 더 많은 산을 개발하면서 노산까지도 잇는다고... 처음 산행할 때는 산에 가겠다고 중국까지 오는 사람들을 이해 못했다고 하던 현지가이드도 막상 산에 접어드니까 앞장 서서 잘 걸어간다. 맨 후미는 한국에서 간 가이드가 뒤룩거리는 배를 안고 따라오고... 현지 가이드는 산에 다니면서 배가 많이 들어갔다고 한다. 여전히 산에 가는 관광객이 귀찮고 이해 안 되는 족속으로 생각하면서도 직업이라 어쩔 수 없이 따라다니는 조선족 아저씨.
청도를 죽 둘러싸고 있는 노산과 철차산은 계속해서 황해를 보면서 걸을 수 있는 멋진 트레킹 코스이다. 암릉길이라서 중국측이 안전한 개발을 하지 않으면 개방하지 않아서 문제이지 바위를 오르내리는 재미가 있을 것 같은 길인데 모두 계단을 해놓은 게 맘에 안 든다. 아래에서 올라가는 케이블카도 3,40위안 정도(우리돈 4,5천원 정도)였는데 처음 가는 길이라서 올라가면서 이럴 줄 알았으면 케이블카 타는 건데 하면서 후회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내려갈 때는 바다를 볼 수 있는 전망 좋은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가자고 다독거리면서 점점 안개가 짙어지는 정상을 향해서 올라간다.(그러나 내려갈 때는 이미 운행시간이 끝나서 탈 수가 없었다.) 어디에도 산행지도가 나와 있지 않아서 이정표로 세운 길을 찾아서 가야만 했다. 케이블카 종착지까지 2시간 정도 걸렸는데 거기에서부터 정상 9봉을 오르락내리락 빙 도는 코스가 나타난다. 2시간 30분을 예상하고 남아 있을 사람은 남으라고 하고 왼쪽으로 우회한다.
처음에는 힘들다고 남았던 사람들이 나중에 중간 휴게소에서 보니까 다 올라왔다. 하긴 앉아서 쉬는 3시간여가 더 춥고 힘들 터이므로 비를 맞아가면서 걷는 게 더 낫다. 이제 작은 물방울들을 데리고 함께 걷는 길이 계속된다. 청도가 도교의 온상지라고 하더니, 팔괘를 기본으로 하여 곳곳에 문을 만들었다. 離門부터 시작하여 잘 알지도 못하는 각종 괘에 나오는 문들. 그래도 눈에 띄면 거기를 기념하여 하나씩 찍으면서 올라간다. 곳곳에 있을 멋진 암봉은 구름속에 가려져서 보이지 않고, 거기 봉우리가 있으려니 짐작만 하면서 올라간다. 2시간 반쯤 올라가 하나뿐인 쉼터에 앉아서 중국차도 마시고 각종 배낭에 넣어온 간식거리들을 꺼낸다. 단촐하게들 작은 배낭만 메고 올라왔기에 한국에서부터 가져온 사탕이거나 초코렛이거나 과자들을 꺼내 놓는다. 먹거리를 나누는 시간이 제일 화기애애하고 아름답다. 거기서 우리는 맛있는 청도맥주를 마시기도 한다. 가이드가 사준다. 더러 돈많은 대장들이 사기도 하고...
날씨가 흐리면 사진 찍기가 여의치 않아서 걸음이 빨라진다. 그래서 생각보다 시간이 조금 걸렸다. 6시쯤 내려올 거라고 예상했는데 예상보다 빠른 5시에 하산이 완료됐다. 6시 중식을 먹고 7시쯤 석도로 이동한다. 3시간 반이나 걸리는 장거리를 우리는 노곤한 김에 자면서 이동한다. 석도에서 가장 좋은 3성급 호텔로...
석도행이 계속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