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부터 탁구담당기자를 했었고, 지금은 탁구협회 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이동윤기자님은 저에게 메일을 두 번 보냈습니다. 메일의 하나는 저번 글에 공개했었습니다. 그 내용을 당사자의 허락하에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1984년부터 탁구담당을 했는데 오래 담당기자를 했다고 전문가는 아닙니다.
그러나 제 3자적인 시각에서 한국 탁구를 조망해 보는 안목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에 밀리는 것은 한국 탁구의 근본적인 문제 때문입니다.
탁구협회의 요청으로 최근 자문위원을 맡았는데 단계적으로 이런 문제점을 부각시켜 탁구인들이 스스로 자각하도록 만들어 개선해 나갈 작정입니다.
이동윤기자님은 거의 30년 가까이 탁구전문기자를 해서 거의 전문가이상의 소견을 가지고 있는 분입니다. 이 분은 저와의 통화에서 “스포츠에서 인구와 관련된 것은 하나도 없다”라고 명백히 말하고 있고, 한국탁구가 중국에 밀리는 것은 한국탁구의 근본적인 문제, 즉 기술력부족이라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말씀입니다.
인구 때문에 스포츠에서 지는 것을 언급하는 종목은 한국탁구밖에 없을 것입니다.
아직까지도 많은 탁구애호가분들께서는 한국탁구가 중국에 밀리는 이유를 보면 정말 가관인 것이 인구, 러버, 블레이드, 풋웍, 중심이동, 정책지원, 저변부족, 인기스포츠 별의별가지 다 나온입니다. 다 외부적인 문제을 언급하는데, 정작 원인은 기술력부족인데, 이것을 언급하는 분은 아무도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왜 이런 말들은 나오는지 곰곰이 생각해보니, 패배를 합리화시키기에 가장 적당한 말들을 찾다보니 러버, 인구, 정책지원 이야기를 꺼냅니다.
이러한 말을 하는 분들은 그야말로 한국탁구발전의 제1장애물이라는 것입니다. 명백한 기술력부족, 그것도 10년이상의 기술력차이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이런 이야기들을 자꾸 꺼내는 것은 전혀 한국탁구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발전을 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는 정확한 현실인식을 하고, 이에 대한 대처방안을 논의해야 하는데, 이러한 현실인식조차 안되는 것이 한국탁구인들의 현실인 것입니다.
현실을 부정하면 할수록 한국탁구는 발전을 하지 못할것입니다.
그러나 중국탁구를 접해본 몇몇 분들은 저보다 더 중국탁구의 기술력의 우수성에 대해 언급을 많이 합니다.
먼저
http://www.okpingpong.com/OPBBS/board.asp?boardId=calum&ex=board&subFn=RD&gotopage=1&pkno=67¬ice= 오케이핑퐁 컬럼난에 김남수님은 박지현감독의 충고라는 글에서 중국탁구를 접해본 박지현 감독께서 중국탁구에 대해 언급을 하셨는데 주요 내용은 “ 중국 탁구는 세계 탁구계의 절대 권력이자 탁구 자체의 경지를 가늠하는 하나의 조준점 같은 것이라고 무방합니다.
중국 탁구에 대한 근거 없는 폄하는 그냥 열패감의 다른 표현일 뿐이지 않습니까. 박지현 감독은 중국 탁구를 겪어 본 분으로서 몇 가지 충고를 하시기 시작했습니다......
중국의 물샐 틈 없는 탁구의 기술 체계, 그것은 계속 실험하고 진화한다는 점에서 정말 무서운 점이 있는데요”
둘째, 몇 달 전에 신문에 나온 글중에서 “탁구 파워 핵심은 임팩트, 테이블서 붙어 쳐야 위력”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신 적이 있을 것입니다. 이 글을 쓰신 분이 이순호 한국 탁구국가대표 담당 KISS 책임연구원(박사)입니다. 가끔 tv에도 나오더군요.
거의 모든 대회 따라다니면서 비디오분석을 통해 기초이론 분야와 기술동작분석, 영상분석 프로그램 개발에 힘쓰고 있는 핵심 연구원이십니다. 한국탁구발전에 굉장히 기여를 많이 하신분이십니다.
이 분은 글에서 http://news.donga.com/3//20110322/35763678/1 “탁구에 관한 한 중국은 넘지 못할 벽이다. 중국 탁구는 기술과 전형의 변화 및 발전의 선두 주자다.” 현대 탁구는 속도전이며, 테이블에 가까이 붙어 빠른 움직임과 강한 파워의 구질을 구사하는 전형이다. 중국탁구를 옆에서 지켜보면서 얼마나 강하다고 느끼는지 탁구국가대표 책임연구원이 넘지 못할 벽이라고 표현하는지를 이해하시겠는지요?
저야 짧은 기간 중국탁구를 접해봤지만, 박지현 감독이나, 이순호 연구원님, 이동윤 기자님은 오랜기간 중국탁구를 옆에서 지켜보았던 분들입니다.
이 분들 공통점이 저보다 더 중국탁구의 기술력의 우수성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럼 많은 우리나라 탁구인들이 말하는 몇가지 점들이 옳지 않다는 것을 설명하겠습니다.
(1) 러버
작년에 제가 쓴 중국의 러버라는 글에서 중국인들이 왜 중국러버를 앞면에 붙이는 지를 설명했습니다. 읽어보지 못한 분들은 읽어보시기 바라고 그 내용을 간략히 서술하겠습니다. 제가 우리나라에 와서 인터넷을 보니 너무 황당했던 것이 중국러버에 대해 너무나 잘못 알고 있는 것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심지어는 중국의 점착성러버 때문에 대상드라이브가 가능하다는 등등. 여러분들이 중국의 포핸드만 제대로 익히면 대상드라이브가 가능합니다. 즉 러버의 문제가 아니라 기술의 문제입니다.
중국국가대표선수들이 중국러버를 앞면에 붙이는 것은 몇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는 어렸을때부터 써와서 습관적인 것입니다. 아마 여러분도 한번 쓰기 시작한 러버들 바꾸기 힘들것입니다. 스윙동작이나 이런 것들이 몸에 익숙해졌기 때문이죠.
둘째는 회전력입니다. 중국러버는 스피드는 별로 좋지 않습니다만 회전력이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도 중국에서 탁구 처음배울때부터 허3을 쓰고 있는데, 처음부터 사용해서 그런지 아무런 불편을 못 느낌니다. 써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회전력을 뺴고는 중국러버 정말 쓸만하지는 않을것입니다.
(2) 인구
요즘은 인구 때문에 중국에 진다라는 말은 서서히 없어지고, 인구가 많다보니 치열한 경쟁을 통해 나온선수들이라 그런다는 해괴한 논리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그럼 치열한 경쟁을 못 뚫고 한국에 귀화한 당예서, 석하정, 정상은선수에게도 한국의 토종 선수들이 이기지 못하는 논리를 어떻게 설명할런지요? 한국에 귀화한 중국선수들은 중국에서 2, 3류 선수들인데, 이 선수들에게도 밀리는 것이 현실입니다.
http://news.sportsseoul.com/read/sports/910020.htm 의 기사내용에 “정상은에 밀려 준우승한 김민석은 “정상은이 아직 중국 스타일의 탁구를 해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끝부분에 더구나 이들 귀화 선수는 중국의 엘리트급도 아닌데. 이들과 경쟁에서 밀려나고 있다. 베테랑 김경아(대한항공). 박미영(삼성생명) 외에 이들에 대적할 국내 선수들이 거의 없다는 것은 아픈 현실이다.
어느 나라 이던지 스포츠에서 강세종목은 있기 마련입니다. 대표적인 우리나라 강세종목이 양궁, 쇼트트랙입니다. 우리나라 기술수준이 높기에 세계대회나가서 메달을 딸 확률이 높기에 경쟁력이 심하고, 선수층이 두꺼운 것입니다. 양궁, 쇼트트랙은 선수층이 두꺼워 국제대회보다 국내선발전이 더 어렵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으셨을 것입니다.
중국에서의 탁구도 마찬가지입니다. 국제대회나가면 좋은 성적나오기 때문에 선수층이 두꺼운 것입니다.
(3) 정책지원
많은 분들이 한국체육에서 탁구에 대한 정책지원이 많지 않다고 하는데, 저는 생각하기에 한국에서 탁구만큼 정책지원을 많이 받은 종목도 많지 않을거라 생각합니다. 어렸을 때 교과서에 스포츠에 관해 기억나는 것은 73년도 사라예보 단체전 금메달 딴 사진과 내용밖에 없습니다.
물론 중국만큼은 못하겠죠. 그렇지만 탁구라는 종목은 한국에서 가장 정책지원을 많이 지원받은 종목중의 하나라 생각합니다. 여자핸드볼, 골프, 피겨, 수영 이런 종목들 정책지원 많이 받아서 성적이 좋지는 않았습니다.
구기종목은 개인종목에 비해 국제대회에서 성적이 안나와도 대중적인 스포츠라 여러 가지로 인기와 정책면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4) 인기스포츠
국내에서 인기스포츠라고 국제대회에서도 성적이 잘 나오는 종목이 있고, 국제대회에서는 성적이 잘 안나오는 종목이 있습니다. 구기종목들이 대부분 인기가 많고 개인종목들은 인기가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죠. 개인종목들 아무리 잘해도 인기얻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중국에서 탁구가 인기종목이라구요?
우리나라보다 낫겠지만 중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는 축구, 농구, 배드민턴입니다. 탁구가 점점 밀려납니다. 축구야 원래 어느나라에서건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이고 중국도 예외는 아닙니다. 그 다음으로 야오밍으로 인해 농구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입니다.
배드민턴은 젊은이들에게 엄청난 인기입니다. 배드민턴은 정말로 너무 배울 사람이 많아서 배울려고 해도 코치가 시간이 없을 정도로 인기있습니다. 배드민턴 배우는 곳은 저녁때 자리를 찾기도 힘들지요.
반면에 탁구, 텅텅비어 있지요. 나이든 사람들이나 아이들빼고 젊은 사람 찾아보기 힘듭니다.
제가 우리나라에 와서 놀란 것이 탁구장에 사람들이 중국보다 훨씬 더 많다라는 것입니다.
물론 탁구를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곳과 대학에서도 탁구학과가 있는 중국이 여러 가지로 우리나라보다 앞서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한국탁구가 발전하기 위한 근본적인 것은 제일먼저 부족한 기술력습득을 통해 국제대회성적이 좋으면 자동적으로 정책지원이나 저변확대는 이루어질것입니다.
피겨, 골프같은 종목들 보셨을 것입니다. 스타선수 나와서 성적좋으니 말하지 않아도 자동적으로 인기스포츠 되는 것입니다.
즉 탁구인들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정책지원이나 저변확대를 바라기보다는 부족한 기술력습득을 통한 성적향상입니다. 성적도 안나오면서 정책지원, 인기스포츠, 저변확대를 바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합니다.
* 또한 기존의 저의 글은 네이버의 핑퐁코리아 http://cafe.naver.com/pingpongkorea/ 에 가안의 중국탁구이야기에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첫댓글 감사해욤~~
공감합니다. 하지만 부족한 기술력 습득을 어떻게 해야 된다는 핵심은 빠진듯 합니다. 예로, 중국의 유능한 코치,감독을 영입한다거나, 우리나라 어린선수들을 조기 유학보낸다 거나 등...탁구천재가 불현 듯 나타나 주기만을 기대하는 듯한 우리나라 탁구현실을 볼때 중국의 벽을 넘기는 어렵다는 말에 공감합니다. 지도자 부터 높은 중국의 벽을 넘을 수 있다는 확신과 자신감을 가지고 어린 선수들을 정말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지도한다면 중국의 벽도 그리 높지 만은 않을 것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
봉다리님 글 감사합니다. 앞으로 글에 쓸 예정입니다. 관심을 가지고 앞으로도 꾸준히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또 읽어도 맞는 말입니다...
충분히 공감하는 내용입니다. 예들들어 바꾸어 말하면 한국의 쇼트트랙이나, 양궁같은 종목을 보면 우리나라가 외국의 어느나라에 비해 유난히 강국인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근래에 들어서는 우리나라가 양궁, 쇼트트랙에서 전종목 금메달을 횝쓸지 못하는 상황하에 와 있습니다. 그 이유는 외국에서 그만큼 우리가 강점으로 가지고 잇는 종목에 대해 벤치마킹하고,우리의 강점, 약점을 철저히 분석, 연구하여 그에따른 대처방안이 계속 나오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면에서 보면 한국의 탁구,아니 전세계의 탁구가 중국에 지는 이유는 뭘까요?
몇가지 생각해 보면 가장 핵심되는 부문이 선수들의 기술력부족으로 생각하고요,두번째는 가르치는 지도자들의 지도력, 그리고 협회(아니 국가차원)의 절대적 지원이 부족한것도 한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중국의 상황을 보면, 탁구를 국기로 하고 국가의 절대적인 지원속에 풍부한 선수층, 역략있는 지도자들도 풍부한 상태에서도 선수들간의 치열한 경쟁을 유도,, 긴장 하도록하여 어느 상대국과 싸워도 이길수 있는 경쟁력을 갖췄다는것입니다. 우리가 신체조건이나 파워에서는 결코 떨어지지 않는데 중국을 넘어서지 못하는 이유는 거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탁구지도자들,협회에서 이런것을 모를리는 없을것입니다.
이런것을 다 알면서도 진다는것,, 역량의 차이도 있을것이고, 아마 오랜 시간의 차이도(중국과 한국의 탁구역사)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좋은글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