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 2003년 12월 6~7일
장 소 : 팔공산 '학생수련관'
작 품 : 생떽쥐베리 '어린왕자'
이 청 준 '병신과 머저리'
문제1>
20세기 미국문학을 대표하는 장편소설로 공허한 꿈을 쫓는 미국인의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
준 작품으로, 자신과는 출신도 환경도 다른 상류계급의 여자를 사랑하게 된 한 청년이 과거
의 사랑을 회복시켜 보겠다는 일념으로 청춘을 바쳐 돈을 버는 데 몰두하지만, 결국 꿈을
이루지 못하고 비극적인 죽음을 맞는다는 이야기로, 우리 글 모임에서 제36회 독서토론회
때 다룬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 작품은 무엇인가?
문제2>
이청준의 작품 <병신과 머저리>에서, 형이 어느 날 소녀의 수술에 실패한 것이 계기가 되어
갑자기 병원 일을 소홀히 하고 소설 쓰는 일에 몰두합니다. 하지만 형이 쓰는 소설은 자신
의 삶에 대한 회고가 아닌 재구성이었습니다. 형이 겪었던 일을 그대로 쓴 게 아니라 자신
이 바라던 생각대로 소설을 쓰죠. 즉, 원래는 오관모라는 사람이 부하를 괴롭힐 때 형은 모
른 척 했었는데, 소설에서는 형이 오관모를 죽이는 걸로 되어 있죠. 형은 소설을 통해서 자
신의 잘못에 대한 기억을 지우려고 합니다. 그러면 여기서 형이 쓰는 원고는 비유적으로 어
떤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을까요? 보기 드리겠습니다.
<보기>
1. 경험담 2. 면죄부 3. 일기장 4. 참회록
문제3>
이청준의 작품 <병신과 머저리>에서는 형이 소설 속에서 <나>로 변하여 패잔과 도주 그리고
살인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런 기법은 소설 창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구성방식
입니다. 마치 하나의 이야기 속에 다른 이야기들이 ~삐리리~ 속의 사진처럼 끼워져 있는 이
러한 구성은 이야기밖에 또 다른 서술자의 시점을 배치했기 때문에 다각적으로 이야기를 전
개할 수 있는 이점을 안고 있습니다. 이런 소설 구성방식을 택하고 있는 작품들을 보면, 황
순원<이리도> 이문열<사람의 아들> 김동리 <등신불> 김동인 <광화사>를 들 수 있는데 이러
한 형태의 소설 구성방식을 무엇이라 할까요?
문제4>
우리 현대소설사를 빛낸 가장 지성적인 작가의 한 사람으로 이청준을 꼽는 데 반대하는 사
람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1965년 등단작 '퇴원'에서 '언어사회학서설' 연작과 '서편제'가
들어있는 '남도사람' 연작 및 <당신들의 천국>을 비롯한 일련의 장편들, 그리고 1998년 21
세기문학상 수상작인 '날개의 집'에 이르기까지, 그의 소설 역정은 우리 해방 50년사에 있
어서 가장 진실한 영혼의 궤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다음 작품 중에서 이청
준의 작품이 아닌 것은?
<보기>
1. 침몰선 2. 소문의 벽 3. 산불 4. 이어도
문제5>
이청준의 작품 <병신과 머저리>에 나오는 글입니다. 잘 들어보세요.
"6 25의 전상이 자취를 감췄다고 생각하면 오해라고, 선생님의 형님은 아직도 그 상처를 앓
고 있다고 하시는 그분의 말을 듣고 저는 선생님을 생각했어요. 그렇다면 이유를 알 수 없
는 환부를 지닌, 어쩌면 처음부터 환부다운 환부가 없는 선생님은 도대체 무슨 환장일까요.
더욱이 그 증상은 더 심한 것 같았어요. 그 환부가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그것이 무슨 병
인지조차 알 수 없다는 점에서 선생님의 증상은 더욱더 무겁고 위험해 보였지요. 선생님의
형님은 그 에너지가 어디에 근원 했건 자기를 주장해 왔고, 자기의 여자를 위해 뭔가 싸워
왔어요."
방금 읽어드린 글은 작품 속 어느 인물의 글일까요?
문제6>
소설의 전개방식을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의 다섯 가지로 나누어볼 수 있습니다. 그
렇다면 이청준의 작품 <병신과 머저리>에서 작중 화자 "나"가 혜인으로부터 절교의 편지를
받고 형 대신 소설의 결말을 쓰는 부분은 어디에 해당할까요?
문제7>
다음은 누구일까요?
1962년 충북 청주에서 출생하여,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졸업한 후, 1988년 『세계의문학』에
시「성선설」 등을 발표하며 등단하였습니다. 그의 시집으로는 『우울氏의 一日』『자본주
의의 약속』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등이 있습니다. 작년 5월 이 학생수련관에서 술
에 덜 깬 상태에서 아침 일찍 이 시인에 대해서 토론을 했죠. 글발 제39호에 실려 있고, '
눈물은 왜 짠가'가 유명하죠. 이 시인은 누구일까요?
문제8>
다음 읽어드리는 시의 구절은 글발 시인토론에서 굉장히 열띤 토론이 있었던 시인입니다.
누구일까요?
날이 어두워지면 안개는 샛강 위에
한 겹씩 그의 빠른 옷을 벗어 놓는다. 순식간에 공기는
희고 딱딱한 액체로 가득 찬다. 그 속으로
식물들, 공장들이 빨려 들어가고
서너 걸음 앞선 한 사내의 반쪽이 안개에 잘린다.
몇 가지 사소한 사건도 있었다.
한밤중에 여직공 하나가 겁탈 당했다.
기숙사와 가까운 곳이었으나 그녀의 입이 막히자
그것으로 끝이었다. 지난겨울엔
방죽 위에서 취객 하나가 얼어죽었다.
바로 곁을 지난 삼륜차는 그것이
쓰레기더미인 줄 알았다고 했다. 그러나 그것은
개인적인 불행일 뿐, 안개의 탓은 아니다.
안개가 걷히고 정오 가까이
공장의 검은 굴뚝들은 일제히 하늘을 향해
젖은 총신을 겨눈다. 상처 입은 몇몇 사내들은
험악한 욕설을 해대며 이 폐수의 고장을 떠나갔지만
재빨리 사람들의 기억에서 밀려났다. 그 누구도
다시 읍으로 돌아온 사람은 없었기 때문이다
문제9>
글발 제6회 독서토론회에서 다룬 작품입니다.
'자전거 도둑’이라는 영화가 있다. 1948년 이탈리아의 감독 비토리오 데시카가 만들었다.
전후 네오 리얼리즘의 시작을 알리는 대표적인 작품이다. 줄거리는 이렇다. <2차 대전 후
로마는 폐허로 변했다. 실업자인 주인공은 드디어 직업을 구했다. 길거리에 포스터를 붙이
는 일인데, 자전거가 필수적이다. 아내의 옷가지를 전당포에 맡기고, 자전거를 구한다. 어
린 아들이 따라 나선다. 그런데 자전거를 잃어버린다. 자전거를 훔친 범인을 찾지만 그는
너무 가난했고, 간질병 환자다. 그 후 주인공은 축구장밖에 서 있는 자전거를 훔쳐 달아나
지만 결국 붙잡힌다. 아들 앞에서 온갖 수모를 당한 주인공은 풀려나지만, 그 모습이 너무
쓸쓸하다.>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난 소설가는 이 영화를 무척 좋아했던 모양이다. 그는 같은 제목의 단
편소설 '자전거 도둑'에서 “이 영화를 볼 때마다 난 무엇보다 외로움을 느꼈다. 아들이 지
켜보는 앞에서 아버지의 권위를 깡그리 무시당한 주인공의 무너진 등이 견딜 수 없어 콧등
이 시큰해졌고, 그보다는 무너져 내리는 아버지의 뒷모습을 목격해야 하는 어린 아들 때문
에 나는 혀를 깨물어야 했다>고 썼다.
'자전거 도둑'이라는 작품을 쓴 작가이면서, 과거와 현실의 연관 속에 겸손하고도 당당한
작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 소설가는 누구일까요?
문제10>
우리 글발 카페 '독서토론회'란에 보면 제일 히팅수가 많이 기록된 작품입니다. 우리 카페
안에는 내용이 부실하게 채워져 있지만, 작품의 영향력이 우리 문단에서는 지대한 것 같습
니다. 《문학과 지성》 1976년 겨울호에 발표된 조세희의 장편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은 12편의 작품으로 구성된 연작소설로 도시 빈민의 가난한 삶과 처참한 패배의 한을
다루고 있습니다. 전편의 구성은 《뫼비우스의 띠》《칼날》 《우주여행》《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육교위에서》 《궤도 회전》《기계도시》《은강노동가족의 생계비》《잘못
은 신에게도 있다》《클라인씨의 병(甁)》《내 그물로 오는 가시고기》《에필로그》로 되어
있는데, 이 중에 네 번째 작품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 우리나라 대표적인 문학상
을 수상하게 됐는데요, 그 문학상은 무엇일까요?
문제11>
다음은 문학용어에 대한 설명입니다.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독창성이 없고 하나의 수법이 버릇이 되어 지나치게 쓰이는 경향을 말하는데, 문학에서는
한 가지 제작 태도만을 너무 집착 고집만 나머지 독창성을 잃고 그 작가의 참신한 맛이나
속뜻을 상실한 상태를 말한다"
문제12>
<어린왕자>에 나오는 어린왕자와 여우의 대화이다. 이 내용은 무엇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는
지 그 구체적인 단어를 말하세요?
"그건 너무 잘 잊혀지고 있는 거지. 그건 <관계를 만든다.....>는 뜻이야" 여우가 말했다.
"관계를 만든다고?"
"그래" 여우는 말했다. "넌 아직은 나에겐 수많은 다른 소년들과 다를 바 없는 한 소년에
지나지 않아. 그래서 난 너를 필요로 하지 않고, 난 너에겐 수많은 다른 여우와 똑같은 한
마리 여우에 지나지 않아. 하지만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나는 너에겐 이 세상에서 오직 하
나밖에 없는 존재가 될 꺼야. 네게는 내가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게 될 거야..."
문제13>
이 문제는 여러분들이 얼마나 정독을 했는지 묻는 조금은 황당한 문제일 수 있습니다. <어
린왕자>는 전부 27단락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그러면 다음 읽어드리는 이 글은 몇번째 단락
일까요. 아무 27단락 중에서 가장 짧은 단락일 겁니다.
그 다음 별에는 술꾼이 살고 있었다. 그 방문은 매우 짧았지만 어린왕자를 깊은 우울에 빠
뜨렸다. "뭘 하고 있어요?" 빈 병 한 무더기와 술이 가득 차 있는 병 한 무더기를 앞에 놓
고 말없이 앉아 있는 술꾼을 보고 그가 말했다. "술을 마시지" 침울한 표정으로 술꾼이 대
꾸했다. "왜 술을 마셔요?" 어린왕자가 그에게 물었다. "잊기 위해서지" 술꾼이 대답했다.
"무엇을 잊기 위해서요?" 측은한 생각이든 어린 왕자가 물었다. "부끄럽다는 걸 잊기 위해
서지" 머리를 숙이며 술꾼이 대답했다. "뭐가 부끄럽다는 거지요?" 그를 돕고 싶은 어린왕
자가 캐물었다. "술을 마시는 게 부끄러워!" 이렇게 말하고 술꾼은 침묵을 지켰다. 그래서
난처해진 어린왕자는 길을 떠나 버렸다. "어른들은 정말 참 이상하군" 하고 어린왕자는 여
행을 하면서 혼자 속으로 중얼거렸다.
문제14>
<어린왕자>의 작가 생텍쥐베리는 어린 시절에 대하여 남다른 집착을 가지고 있었으며, 어른
의 세계에 대해서는 매우 절망적인 생각을 가졌던 모양입니다. 자기의 가정이나 부인의 영
상이 이 작품에서 나타나는데, 그의 아름다운 여성관이 상징적이고 인상적으로 나타나죠.
어린왕자가 견디다 못해 그 별을 떠나 우주여행을 하게 되는 계기를 만들어준 대상은 무엇
일까요. 나중에 이 대상에게 돌아가기 위해서 어린왕자가 죽음을 택하게 되죠.
문제15>
조금 머리가 필요한 문제일지 모릅니다. 수학과 문학작품의 만남, 그리고 상상력이 좀 필요
한 문제일지 모릅니다. 어린왕자가 지금까지 살아있다면 나이는 몇 살일까요? 좀 황당할 수
있지만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시면 맞다고 해 드리겠습니다.
문제16>
<어린왕자>에 보면 " 내 비밀이란 이런 거야, 아주 간단해. 마음으로 보지 않으면 정확하게
볼 수 없어,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는 보이지 않거든"하는 대사가 있습니다. 그러면서 이
작품이 지금까지의 진실을 더욱 가슴에 촉촉히 새겨지게 하는 것은 어린 왕자의 죽음으로
장식한 이 슬픔의 종장(終章)이 있기 때문이다. 어린 왕자가 깨우쳐 준 값진 진실들을 어른
들로 하여금 잊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생텍쥐베리는 이 아름다운 작품을 비극으로 끝맺고
있습니다. 작가 생텍쥐베리도 1944년 7월 31일, 마지막 출격을 하러 나갔다가 아깝게도 실
종되고 말았는데요, 이 어린왕자를 죽게 한 건 무엇일까요?
문제17>
돌이켜 보면, 한국문학사의 큰 한 특징을 요절에서 찾을 수 있을 정도로 요절의 운명은 우
리 문학과 각별한 친연성을 보인다. 특히 조국이 식민통치의 질곡에 허덕이던 근대문학 초
창기에는 적지 않은 수의 문인들이 가난과 영양결핍, 울분과 신경쇠약을 통해 얻은 이런저
런 질병에 속절없이 쓰러지곤 했다. 당시 가장 많은 문인을 괴롭히고 또 앗아간 주범은 폐
결핵이었다. 죽기 직전 친구 안막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편지를 내어 “우선 닭을 한 30마리
고아 먹겠다. 그리고 땅꾼을 들여 살모사, 구렁이를 10여 뭇 먹어 보겠다”는 처절한 소망
을 피력했던 김유정을 비롯해, 나도향과 이상이 약속이나 한 듯 서른을 못 넘기고 생을 접
었다. 최서해는 가난에서 얻은 위문협착증 수술 끝에 숨을 거두었고, 이장희와 김소월은 각
기 신병을 비관해 서른 안팎의 생때같은 목숨을 제 손으로 끊었다.
일제강점기든 21세기 최첨단 사회든, 문인들이 쉽사리 질병에 노출되고 자주 이른 죽음을
맞는다는 사실만은 변함이 없는 듯하다. 문인들이 왜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죽는 것일까.
중생의 병을 대신 앓았다는 유마힐처럼, 시대의 아픔이 그들에게는 육체의 질병으로 화한
것이 아니었을까. 시집 말미에서 임영조씨가 쓴 말을 다시 읽어보면 “나는 간절히 소망한
다. 가장 좋은 시, 가장 훌륭한 시를 쓴 시인으로 남기보다 진짜 좋은 시 한 편 얻기 위해
평생을 노심초사한 시인으로 기억되기를.”
그럼 여기서 문제 드리겠습니다. 2003년도에 한국문단은 두 사람의 대형 문인을 잃었다. 한
분은 '불세출의 스타일리스트' 소설가 이문구입니다. 그렇다면 다른 한 사람은 ‘마지막 로
맨티스트’로 "공존의 이유"라는 시를 쓴 시인인데 누구일까요?
문제18>
오는 12월 17일 전 세계적으로 개봉하는 반지의 제왕 3편- 왕의 귀국이 개봉합니다. 총 3부
작 가운데 제1부 《반지 원정대 The Fellowship of The Rings》가 2001년 말 영국·미국 등
세계 전역에서 일제히 개봉되었다. 원작인《반지의 제왕》은 1954년 출간된 이래 1억 권 이
상이 팔린 초베스트셀러로, 악의 군주 사우론(Sauron)과 호빗족(Hobbit族)의 영웅 프로드
배긴스(Prodo Baggins) 사이에 절대반지(유일반지)를 놓고 벌이는 대결을 그린 작품이다.
이 《반지의 제왕》원작자는 누구인가?
오지게 추웠던 팔공산 중턱,
수도도 화장실도 쓸 수 없어 야영하는 기분이던 그 날.
첫 눈이 날리던 깜깜한 외길이, 쉭쉭 소리가 금방이라도 들릴 듯 대형난로의 열기가 지금
또 그립기도 한데 저만 그런가요?
온 가족이 함께 달려와 준 영아씨네, 한양 겨울바람 가득 안고 내려와 준 종호씨,
언제나 글발 여행의 멋진 기사님이 되어 주시는 종률씨, 막판에 활활 타오르는 열변의 토해
주신 미현씨, 종국씨, 단 두개 있는 전기요를 일찌감치 차지하고 세상모르고 잠들었던 미영
씨, 폭탄주 한 잔에 더 이상 못 버티고 뻗어버린 덕하씨, 난생처럼 오른 취기에 발그라니
혀가 꼬인 경숙씨, 은근슬쩍 남자친구 덕에 인형하나 안고 그 밤으로 내려간 유리씨,
문제 뽑느라 골머리를 앓았을 권중씨.
내년에도 또 그 후년에도 변함없는 모습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