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뉴스] 프랑스 언론, 토요일 공략 나서
프랑스 언론이 토요일의 가치를 점점 높이 평가하고 있다. 프랑스는 오래 전부터 주5일제를 시행해왔기 때문에 토요일부터 일요일의 생활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 파리 신문 배달회사(NMPP)의 연구에 따르면 토요일은 일간지의 가판 판매 부수가 가장 높은 요일이다.
(일요신문)(Le Journal du Dimanche) 편집국장인 크리스티앙 드 빌눼브(Christian de Villeneuve)는 “아이들은 더이상 토요일에 학교를 가지 않으며 레스토랑은 토요일부터 브런치를 제공하는데다 교회마저도 일요일 아침 예배를 토요일 저녁으로 앞당기고 있는 실정”이라며 독자들의 생활 패턴이 변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지난 60여 년 동안 전통적으로 일요일 아침에만 발매하던 (일요신문) 역시 3월 7일부터 토요일판을 발행하기 시작했다. 그는 이러한 결정을 내리게 된 이유가 “떠나간 독자들을 되돌아오게 하고 나아가 새로운 독자층을 확보하기 위해서”라고 덧붙였다. 신문사 내부 조사 자료에 의하면 (일요신문)의 판매는 40~60%의 판매소가 문을 닫은 일요일 오전 4시간 동안 주로 이루어진다. 또한 독자들은 신문을 사기 위해 평균 1km 이상을 이동해야 한다. 따라서 독자들이 일요일에만 발행되는 이 신문을 사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토요일 판매를 실시하면 기존 독자들은 인근에서 신문을 구입할 수 있다. 더불어 토요일 판매는 새로운 독자들을 만나는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다.
(일요신문)의 토요일판 타이틀은 ‘토요신문’이 아닌 ‘일요신문 첫 번째 판(Le Journal du Dimanche première édition)’으로 (일요신문) 로고 뒤에 ‘첫 번째 판’만 추가된다. (일요신문) 경영진은 이미 1984년 ‘토요신문’ 발행을 시도한 바 있다. 그러나 같은 신문을 이틀에 걸쳐 판매하는 전략은 실패로 돌아갔고, ‘토요신문’ 발행은 3주 만에 중단됐다. 하지만 3월 7일부터 발행한 새로운 토요일판에서는 영화, 여가, 평론 섹션 등을 제외한 뉴스 섹션(스포츠, 국제, 정치, 사건사고면) 15페이지 가량의 편집이 달라졌다. 현재 토요일판은 추가 고용 없이 (일요신문) 기자들이 프리랜서 기자들의 지원을 받아 제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빌눼브 편집국장은 (The Observer)와 (Le Soir)(벨기에) 등 외국 언론의 사례를 내세우며 토요일판은 1만 5,000~2만 부 가량의 추가 판매를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2008년 판매부수는 26만 2,086부). (일요신문)은 6월 말까지 수도권을 포함한 12개 대도시에서 시험적으로 토요일판을 판매하게 된다.
경제일간지 (라트리뷴)(La Tribune) 역시 지난해 12월 13일, 판형전환을 계기로 토요일 발행을 시작했다. 이로써 경제일간지 (레제코)(Les Echos)를 제외한 모든 프랑스 전국 일간지가 일주일에 여섯 번 독자들을 만난다. (라트리뷴)은 프랑스 경제일간지로는 최초로 토요일 발행을 시작했으며, 약 2만 부 상당이 추가 판매되는 해외 경제 일간지들의 사례를 통해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언론의 토요일 발행 붐은 잡지에서도 나타난다. 지난 여름부터 연예 주간지들 역시 연이어 월요일에서 토요일로 발행 요일을 바꾸었다. 프리스마 프레스(Prisma Presse)그룹의 연예뉴스 부장인 필립 라비(Philippe Labi)는 “주말은 여유 있게 기분전환용으로 독서하기에 적합하다”고 강조한다. MPG의 언론 전문가 쟝 미노스트(Jean Minost)는 바캉스 기간 동안 ‘가벼운’ 잡지들이 가장 많이 읽힌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시사, 경제, 정치 주간지들의 경우도 발행 요일을 점차 늦추고 있다. 쟝 미노스트는 “15년 전만해도 (누벨옵스)(Le Nouvel Obs)나 (렉스프레스)(L'express) 같은 정치 주간지들이 월요일에 발행했지만 이후 수요일로 바뀌더니 현재에는 목요일에 발행하고 있다”며 잡지들의 발행요일이 점차 주말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쁜 주중에 주로 인터넷에서 뉴스를 접하는 독자들에게 토요일은 여유를 갖고 신문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이다. 편집장들은 토요일 발행으로 독자들의 이런 ‘휴식’ 시간을 사로잡겠다는 생각이다. 또한 토요일에는 상점 밀집 공간의 인파가 증가한다. 이 때 자연스럽게 대형 할인마트 신문 잡지 진열대와 인근 가판대에서 독자들과의 접촉이 늘어나고 구매로 이어지는 효과 역시 무시할 수 없다.
* 참고
- (Libération) 3월 6일
- (nouvelobs.com)
- (Stratégie) 3월 5일
* 송영주(한국언론재단 프랑스 통신원, yungjoo_fr@yahoo.f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