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일시 : 2005년 10월 23일 활공장 : 영월 봉래산 (해발 799m) 참가회원 : 강 팀장, 조주식 고문(+2), 오경주, 박기동, 이철용, 민해기(+1), Me 비행시간 : 40 ~ 70분, 비행횟수 : 1 ~ 2 회 바람 : 북서풍 10~15Km/h
가을 들어 최저 기온이라고 한다. 영상 3도, 하늘은 하얀 점하나 없고, 오후 들어서는 기온이 상승한다고 한다. 어제 북풍이었던 바람은 이젠 북서풍으로 자세를 바꿔 앉는다.
8시 30분,, 오랜만에 조주식 고문님의 구형 갤로퍼가 길 건너 편에 서 있다. 함께 탄 사모님과 따님 얼굴이 창가로 보인다,, 하얀 스타랙스도 새신부를 태우고 나타난다. 총무의 단풍비행 공지가 톡톡히 한몫을 한 모양이다.
1분당 1000원 벌금을 공포한 팀장은 14분이 늦어서야 별 일 없다는듯이 하얀 양말에 슬리퍼 차림으로 등장한다. 자승자박,,
일하러 간다는 기동형은,, 나중에 도와주겠다는 B의 달짝찌근한 말솜씨에 유인되어 스타랙스 뒷자리에 앉히고 만다.
제주원정의 여독이 아직 안 풀렸는지 차가운 날씨 탓인지, 아님 오히려 좋은 가을날씨 때문인지,, 빽빽이 가득 찼던 스타랙스에도 여유 자리가 하나 남는다.
그래도 단풍구경 겸 원정비행인데 신나는 분위기,,, 이야기들이 벌써 들떠 있다.
원정 목적지는 문경, 강원도 쪽은 아무래도 정체되는 길이 부담스럽다.
결혼 이후,,, 몸무게와 비슷한 90킬로미터 속도를 유지하려는 철저한 보신주의적 발상으로 인해,,, 막히는 길보다 추월당하는 스타랙스가 원정의 바쁜 마음을 답답하게 하고,,,
팀장은 110킬로미터에서도 무인속도측정기에 걸리지 않은 원리를 이론과 경험을 비추어 장황히 설명한다.
출발한지 한 시간 반이 가까워서야 여주휴게소 부근을 달리고 있다. 중부내륙고속도로 진입 1킬로 전방,,
팀장의 갈대 같은 마음은 여기서 표출된다. 우연찮게 들려오는 영월, 단양이라는 말에 팀장의 순간 고민이 시작된다.
기왕이면 좀 더 단풍이 들어있는 곳,, 덜 북적 이는 곳,,, 덜 가본 활공장,,,
전방 200미터 앞에 충주,문경 표지판을 단 중부내륙고속도로 진입로가 나타난다.
원정비행 목적지는 2분 이내에 문경에서 단양으로 즉각 교체된다. 이 빠른 판단과 기동성,,,
타 클럽이나 스쿨에서는 볼 수 없는 생존 감각에서 나온,, 실존주의적 의사결정이다. 이 결정은 무소불위의 권력자리를 뭉개고 있는 깡 팀장에게서만 발휘될 수 있는 특권이다.
그래도 스타랙스 백성들은,, 단양활공장이라는 팀장의 스마트한 그 결정에 환호와 찬사를 보낸다. 길이 막힐지도 모른다는 그 막연한 불안감을 자신있고 당당한 결정으로서 백성들의 불안감을 떨쳐주고 있지 않은가,,,
팀장의 과감찬 결정 앞엔 영동고속도로의 상황마저 좋아지고 있다. 길은 쫙 뚫려있고,, 팀장은 문막휴게소에서 잠시 다음 걸음을 위한 휴식을 취하자고 제의하는 여유의 모습마저 보여준다.
팀장은 어느 틈인가 당당하게 단양관광지도를 안내소에서 구해와서,, 무지몽매한 백성들에게 던져주고, 여유스레 커피 한잔을 받아든다.
백성들은 칼라로 인쇄된 대형단양관광지도를 보며,, “ 야 ,,활공장도 표시되어 있네 ” 라며 찬사를 멈추지 못한다. 대형지도 상단에는 패러글라이더 문양이 있고 그 위에 단양이라는 지명이 표시되어 있지 않은가,,,
팀장은 그저 백성들의 감탄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흡족한 미소를 짓는다.
다시 오른 원정 길에, 단양비행에 대한 사전 브리핑들이 스타랙스에서 이루어지고,, 앞에 가는 글라이더를 탄 차량마저 예사스러워 보이진 않는다.
팀장은 5년전인가 단양군수배 패러글라이딩대회에서 1등을 했다고 2번이나 백성들에게 선전한다. 도담삼봉 아래 그때 사용했던 착륙장을 가르키며 흐뭇한 미소를 감추지 못한다.
단양읍내에 들어서자 저 멀리 너른 산정상에 나무 한그루가 보이고,,, 한 눈에 이륙장이라고 생각되는 단양활공장에 먼저 눈에 들어온다. 밥 먹고 올라가자는 의견들이다.
그래,, 밥 먹기 전에 그 넓디 넓다던 착륙장이나 보고가자 !!! 남한강 상류,, 단양군민이 축제를 한다던 그 넓은 하천둔치,,, 잔디로 깔려있던 이야기도 있던데… 우리도 한번 잔디밭에 착륙해야한다. 단양 착륙장,,,
틀림없다,, 단양군수의 정책적인 판단이 바뀌었음에 틀림없다. 단양군수는 영월군수의 동강래프팅 자랑에 배가 꼬였음에 틀림없다. 이젠 패러글라이딩보다 래프팅이 관광수익사업으로 부각되고 있음에 틀림없다.
래프팅은 중간에 술파는 장사라도 할 수 있고,, 애들부터 아주머니,, 할아버지도 즐길 수 있는 레포츠이다..
때가 되면 관광버스로 무더기로 넘쳐대는 래프팅하는 영월동강의 모습을 보며,, 단양군수가 배가 아팠음은 누구라도 알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아무래도 그렇지,, 래프팅을 하고 싶었으면,, 미리 철용형에게 이야기 하지…
착륙장에서 래프팅을 하겠다고,, 단양군민에게 무료 래프팅장을 제공하겠다고,,,
착륙장은 이미 래프팅 용도로 전환이 결정되어졌는 듯,,, 단양읍내 외곽을 둘러친 하천둔치 가로등 목덜미까지 물로 채워져 있다.
이 추워지는 가을에,,, 그 파란 잔디의 착륙장은 넘쳐대는 물속에 잠겨있다.
점심 먹고 바로 이륙장으로 올라가자는 그 말도 이젠 사라졌다. 팀장의 얼굴에 빨간 단풍이 먼저 진다. 배고픈 백성들이 빤히 팀장의 얼굴을 쳐다본다.
단양이 먹거리로 뭐가 유명하지라며,,,한참이나 떠들어대던 입술은 말라가고 있다.
바람도 안 쎄고, 비도 안오고,, 문구고문님의 질투를 다 벗어난 상황,, 봉호 질투도 다 벗어난 상황,,,
바람 좋고, 하늘 맑고 근데 날 수는 있지만, 내릴 수는 없다.
생존주의적, 스마트한, 과감한, 당당한, 생존감각적 팀장은 긴장한 모습이 역력하다.
인근에 두산활공장이 있지만,, 쫄쫄이 짧은 비행하기엔, 그 긴 원정 끝의 백성마음을 채워줄 수는 없는 일,,
영월로 방향전환,,, 어쩔 수 없는 개인생존적인,, 지위보전적인,, 반발무마용의 팀장의 결정,,
그 당당하던 제1회 단양군수배 1위의 팀장 모습은 온데 간데 없다. 영월 향한 길에서,, 팀장은 극도로 말을 자제하고 있다. 길다면 긴 35킬로미터의 길,,,
그러나, 팀장은 역시 한마디 말로써 지위보전적인 사전대비용 멘트를 날린다. “ 안되면, 대관령가고, 또 안되면 넘어가서 회나 먹고 가지 ”..
영월,,, 남한강 상류 동강,, 물과,,, 김삿갓의 시와 별마로 천문대의 별이 흐르는 곳,,,
영월군에서 하늘의 별을 팔아보자는 다소 엉뚱한 아이디어로 국내 최대의 시민천문대를 만든 것이라나,,,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하얀 별마로 천문대가 눈에 들어오고,,
배고픈 백성을 원성을 일단 막아보자는 팀장의 눈길은 음식점 간판으로 다가간다. 유명하다던 보리밥집을 찾을 겨를도 없이, 우선 먹이고 보자는 것이 팀장의 심사..
시골엔 첫째주, 셌째주 일요일은 쉬는 날,,, 몇 번을 돌고,,겨우 찾아 들어간 식당 앞엔,, 백성들이 고개만 위로 하고 안 들어가고 있다.. 별마로 천문대 위로… 자주색 글라이더가 떠 있는 걸 백성들이 본 모양… 백성들은 그렇게 단순하다.
거무틱틱한 시골 된장찌개 맛이 일품이다. 팀장은 긴장해서 배가 더 고픈 모양인지 한그릇 더 비운다.
해발고도 799미터 영월읍 봉래산(해발 799m) 정상에는 2001년 10월 대형 행•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이 만들어져 4년째 전국대회가 개최도 하고,,, 영월에선 패러팀을 만들면 군에서 지원한다고 한다.
해발 836m인 평창읍 장암산보다는 낮은데,, 올라가는 길은 더 길다는 느낌이 든다. 길은 아주 잘 닦여있고,,
주차장 바로 위에 활공장이 위치하고,, 별마로 천문대 옆이 이륙장이다. 이륙장은 경사가 약간 심하다 할 정도인데.. 풀들이 자라고 있어 그다지,, 심리적인 부담은 없고,, 이륙엔 초보자도 쉽게 할 수 있는 편이라고 한다. 바람이 심해도 경사 때문에,,, 크게 위험하지는 않을 듯,,,
벌써 2시가 다가오고 있다,,, 열도 좋고,, 하늘엔 벌써 3대의 글라이더가 누비고 다니고 있다. 행글라이더도 한참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고,,
바람은 10~15 Km/h 정도,,, 이륙장에서 본 전망은 어느 활공장보다 멋있다. 오른쪽으로는 장릉이 보이고,, 저 멀리 정면엔 단종이 유배되었던 청령포가 있고,, 왼쪽 뒷편 계곡엔 어라연이 있다,,
영월읍내를 감아도는 가을 동강 철교위로 가끔 새까만 시멘트 열차도 건너가고,, 조용한 영월 읍내엔,, 일요일 한가한 차량들이 조그만 길들 사이로 지나다니고 있다.
부담스러운 것은 착륙장의 위치,,, 바람은 이륙장과 착륙장 직선거리를 보자면 2시 방향에서 불어오고 있다. 직선거리로는 1킬로남짓,,, 읍내를 가로질러가야 한다. 읍내에 튀는 바람이 있어 부담스럽기도 하고, 정풍이기 때문에 거리도 부담스럽게 다가온다.
도심,,, 아니 읍내 상공을 지나가보는 것도 패러 1년 경험의 Me로썬,,, 한번 은근히 기대해본 것,,,
근데 정풍이고,,, 무엇보다도 예비착륙지 될 만한 것이 눈에 안 들어온다는 것이다. 팀장은 예비착륙지로,, 동강 건너편 백사장을 지정해준다. 이것도 판단을 빨리 해야 할 것,, 읍네에서 고도가 자신 없으면,, 바로 뛰쳐나와,, 동강을 건너 착륙해야 한다.
새로운 모험,,, 경험이 짧은 철용형과 Me에겐 이게 바로 크로스컨츄리이다.
봉래산 활공장,, 지난 여름,, 하루 남짓한 짧은 휴가에,, 눈으로 밟고 지나간 곳이기에,,, 영월 활공장은 어느 사이 나의 마음 한곁에 아쉬움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이제서야,, 그 봉래산 한 자락위로 나를 날려 보낼 수 있다.
마음이 바쁘다. 동강의 파란 하늘은 짧은 가을처럼 금새 저물 수 있다.
단풍비행에 동승할 비행자 2명도,, 아침부터 이 멀리 왔으니, 간간히 들어오는 차가운 바람이 조바심을 부추긴다.
그 조바심만큼이나 다들 조용하며 신속하게 배낭을 풀고, 글라이더를 셋팅한다. 이 바람을 놓칠 수 없다는 조심스런 숨죽인 욕망이 손가락만 바쁘게 긴장시킨다.
별마로 천문대로 나들이 나온 객지 관광객들의 호기심 어린 눈들로 가득하지만, 오늘만은 개폼 잡을 시간이 없다.
착륙장도 멀리 보인다지만, 착륙은 그때 나름이라고 생각하고,, 일단 이 시간은,,, 이륙할 시간이다.
새신부에게 스타랙스 키를 넘기고 새신랑 해기가 호기좋게 먼저 나아간다. 이륙장에선 남 눈치를 안보고,, 한결 같이 자신만의 비행을 즐기는 타입. 영주에서 한방한우 고기를 재워놓고 기다린다던 그 동기를 그 순간엔 잊었나 보다.
구태여 사면에 붙힐 필요없다는 팀장의견 앞으로 나가면 열이 있다고 한다.
사면에 붙지 않은 해기는 이륙장 200미터 전방 능선에서 열을 잡았는지,, 차고 올라간다. 고도 1100m을 훌쩍 넘는 듯하다. 그래도 생소한 활공장인지,, 안방같은 서독산 활공장처럼 급격한 턴은 없다.
왕갈비 경주 누나도 노란 글라이더를 앞세워 살며시 나아가고, 금새 1000m 고도로 올라간다.
조주식 고문님은 중학교 1학년 따님을 하얀 패러글라이더에 태우고,, 저 멀리 동강 위로 달려간다.
하늘엔 행글라이더가 뽀족한 삼각날개를 무기삼아,, 패러글라이더 똥꼬를 찌를 듯이 왔다 갔다 한다.
2시 방향에서 불어오는 바람 때문에,, 비스듬히 글라이더를 놓고,, 이륙해야 한다.. 어제의 북풍 흔적이 바람에 묻혀있다.
이륙장은 500평 남짓,, 글라이더 5대를 동시에 펴 놓을 수 있을 정도의 넉넉함을 보여준다. 전후 좌우로 글라이더를 통제할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되어 있고,, 낯설어 보이던 경사도 몇 번의 오르락 내리락거림에 친근하게 다가선다.
세워진 글라이더는 경사에서 비스듬히 뒤로 재낀 나의 몸무게 때문인지,, 약간 쎈바람에도 불구하고 뒤로 많이 끌려가지 않는다.
팀장이 앞으로 나아가라는 콜,, 바람이 센 탓인지 무전 콜이 잘 안 들린다. 내 무전기 Sanderson-145 ,,, 아래 세 자리까지 주파수 셋팅이 안된 탓이다.
크리스탈,,, 요즘 많이 게을러졌다. 이전엔 원정 새벽에,, 장비를 챙기곤 했었는데, 이젠 일주일 지난 장비도 그냥 메고 원정 길에 나타난다.
꼼꼼함은 치사한 건 아니다. 꼼꼼함은 습관을 만들고,, 습관은 새로운 자유를 준다.
인생은 확률이라는 숫자의 굴레를 벗어나긴 힘들다. 확률은 가능성이고, 최대한 가능성을 줄일 사전준비가 필요한 것이다.
가스트가 있다.. 그만큼 상승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이야기, 고도를 욕심 낼 만한 상황,,, 근데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나 혼자 몇 바퀴는 돌릴 자신은 있지만,, 10바퀴를 돌리게 할 누군가의 지속적인 콜이 필요하다. 잡음 섞인 가느다란 무전 콜로 인해,, 팀장이 고도상승 요령을 못 듣고 만다.
허탈,, 그냥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유영하는 시간에 만족해야 하나, 이 시간의,, 하나의,,, 나의 목표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오늘.. 짧은 시간 설정한 목표일지라도..,,
무심한 장비관리로 인해,, 오늘 나의 목표는 공중에서 바라본 동강 풍경에 만족해야 할지도 모른다.
영월봉래산은 산정상을 중심으로 세 개의 능선으로 이루어져있다.
착륙장을 향한 나지막이 올라오는 정면 능선,,
계곡이 모이는 듯한 낮은 곳으로 이어진 이륙장 오른쪽 작은 능선,,
동강을 향한 이륙장 왼쪽 능선,,
가장 안정된 바람이 모이는 곳은 이륙장 정면 능선 상공이다. 대부분, 이륙하자마자 릿지가 필요없다고 생각된다면 정면 능선 상공으로 향한다.
정면 능선에서 고도를 잃었다면 이륙장 쪽으로 붙었다가,,, 다시 이륙장 오른쪽 능선으로 향한다. 계곡에서 올라 온 능선,, 영월읍내의 바람을 계곡 한 곳으로 몰아다가,, 능선 끝자락에 탈출구를 만들어 놓은 듯,, 상승이 심하다. 그곳엔 4m/s 이상 나온다.
기동형은 그 상승기류 뒤에 있는 하강기류에 걸려 8m/s나 떨어지는 혼쭐을 겪는다. 상승기분만 믿다간 낭패를 볼 수 있는 능선,,,
정면 능선 상공에서 열이 있길래 한번 돌려본다. 4m/s 이상,,, 바리오 상승음이 귀를 때린다. 950m 이상을 훌쩍 뛰어 넘고,,, 1000m을 향해 다가선다.. 5바퀴 정도 돌자, 1100m을 넘고,, 서서히 뒤로 밀려 이륙장 왼쪽 능선으로 다가선다,,,
정면 능선 뒷면이라 와류를 적정했는데,,, 일단 높은 고도엔 와류대신,, 열기류가 들어오는 듯하다.
고도계는 1150m을 지나 1200m를 향하고,, 덜썩 겁부터 난다. 겁부터 나니,,, 거리와 균형이 혼란스럽다. 혼자만의 외로움과 두려움,,,
어찌 울 행님들은 2000을 무모하게 넘었을까나,,,
나에게도 그럴 기회가 주어진다면,,, 홀로 저 하늘을 향해 외로운 향해를 할 수 있을까,,
고도가 높더라도 왼쪽 능선 뒤로 넘어가긴 싫다. 행글라이더들은 그 왼쪽 능선 뒤 높은 고도에서 이리저리 달려대고 있지만, 오늘은 이쯤에서 모험을 그만 두어야 한다.
나에겐 장거리 착륙이라는 새로운 모험이 있지 않은가… 왼쪽능선에서 정면능선으로 빠져나오면서 고도를 200미터 이상이나 잃어버린다.. 주위 동지들 비행상황을 둘러보다 보니,, 하나 둘씩 착륙장으로 향하고 있다.
비행고도 890미터,, 이 정도면 활공비를 적게 잡더라도 1:3 정도 보면,,, 실고도가 700정도이니,, 곱하기 3을 하면,,,, 2킬로 정도는 날아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눈 대중으로 착륙장까지 거리는 1킬로미터 남짓,,
Go West !!! 착륙장을 향하는 직선방향은 읍내 외곽과 동강 경계선과 같이 한다. 왼쪽에는 동강,,, 오른쪽에는 영월읍내가 위치한다.
도심에는 열이 뛴다는 이야길 들은 바 있는터라,,, 소심한 초급자 마음은 먼저 얄팍한 머리를 돌리게 한다.
왼쪽 강줄기는 차가운 하강기류가 있을테고,, 오른쪽 읍내는 뜨거운 상승기류가 있을 테니,, 중간으로 가보자,,,
바리오의 하강음이 끊이지 않고 들려온다. 0.7m/s 에서 1.2m/s 사이를 오락가락한다. 하강속도는 그런대로 참을만 하다,, 근데 문제는,,, 발아래 보이는 읍내 건물옥상은 발 밑에 그대로이다는 점이다.
엥 ??? 글라이더가 안 나가네… 원래 글라이더 속도가 25 ~ 35 Km/h 아니던가 ? 맞바람을 계산하더라도,, 시속 10킬로는 가야 할 거 아닌가 ?
어찌할꼬,, 읍내 상공에서 3층 옥상,, 혹은 4차선대로,,, 어느 집 앞마당 감나무에 착륙하는 D급 고난이도 에어쇼를 보여야 한다는 마지막 대안이 남아 있긴 하지만,,,
풋바를 밟아본다. 풋바를 밟으면 고도가 떨어진다는 이야기도 있기에,,, 그래도 한번 나가보자고 발을 밀어본다.
나아가는 느낌은 없고,, 바리오음만 더 늘어진다. 허 ~~걱 10분이 지났을라나,,, 겨우 300미터 가량 온 것 같은데,, 고도는 500으로 떨어지고 있다..
실고도 340m,,,, 남은 거리 6~700m,, 하강 속도 1.8 ~ 2.4 m/s ,,
이론도 좋고,,, 활공비도 좋고,, 각도도 좋고,, 고도도 좀 남았다,,, 근데 안 나간다는 것이 문제다..
건너편 동강 백사장이 눈에 먼저 보인다,, 좌턴해서 아예 마음 편히 백사장으로 들어갈까,, 눈치는 보이겠지만,, 하도 백사장이 아름다워서 한번 내려보고 싶었다고,, 너스레 떨면 되겠지,,, 근데 좁은 동강도 넘어가긴 만만치 않을 듯하다..
겨울빛 띤 동강의 차가움은,,, 빠른 속도로 글라이더를 잡아 당길게 분명하다.
발 밑의 학교 운동장도 보이고, 일단 읍내 중심으로 초보 1년 차가 열을 기대하며,, 오른쪽으로 들어가 본다.. 몇 분 뒤 고도 400정도에서 바리오 하강음이 간헐적으로 들려온다. 조그만 열은 있되,, 떨리는 소심함은 써클링엔 엄두도 못 낸다,,,
단지 그 열이 착륙장으로 이어지길 기대하는 수밖에,,,
일단 조금이라도 고도안정는 시켜놨으니,, 착륙장 앞 동강을 지나는 다리는 건너 보자는 자신감이 생긴다.,,,
다시 착륙장으로 방향선회,,, 어렵쇼,,, 동강 강변에 가까워질수록,,, 고도는 급격히 떨어진다…허 ~~걱 이젠,, 고도 300 정도,,, 읍내상공으로 들어가 자발적 에어쇼를 영월군민에서 선사할 수는 없다.
착륙장 앞 다리에 못 미치는 조그만 강변 모퉁이에 착륙하든지,,, 다리를 건너 착륙장으로 가야 하는 선택의 순간이다.
학창시절,,, 그렇게 만세를 불러본 적도 없다. 그렇게 벌서면서도 빴빴이 손을 올려본 적도 없다. 공기저항을 줄인다고 그렇게 발을 빴빴이 올려본 적도 없다.
다리 위에 신호 대기하며 ,,, 쳐다보는 영월군민들은 아마 오늘이 무슨 국경일 인줄 알았을 것이다.
만세 덕분인지,,,, 글라이더는 앞으로 나가고,, 다행히 착륙장 다리 앞에서 조그만 열이 위로 나를 잡아 당겼다.
다리를 넘자 착륙장도 열이 있는지 붕 뜨게 한다. 넘어 온 것 만도 다행이다. 쭉 나가 넓은 잔디 위로 착륙하고,
나의 아픔을 아는지 모르는지,,, 고도 깎는데 힘들었다는 기동형의 멘트가 들려온다.
뒤늦게 혼자 열씸히 놀다가 모두 어디갔어 하며,, 부리냐케 착륙장으로 들어오는 철용형 모습도 보인다.
왕갈비 경주누나는 나와 똑 같은 루트로 진입하려다가,,, 만세부족으로 다리를 넘지 못하고,, 동강 강변모퉁이에 내린다.
저 멀리 동강 건너편 고고도에서 공중관제타워를 운영하던 팀장도,, 철용형이 내려오자,, 임무를 완수하고 동강을 공중도하하여 건너온다.
해기는 새신부와 허니문비행을 위해,, 나와 다시 이륙장으로 향하고, 조주식고문님도 차량을 가지고 내려오려고 스타랙스에 함께 한다.
조주식 고문님은 해기의 허니문부부비행를 지원하고,,, 아울러 옆에 있는 탠덤비행도 지원하 여준다. 고수다운 손길이 느껴진다.
나의 두번째 비행은 긴장이 풀린나머지,, 정성 & 만세부족으로 다리를 넘지 못하고,, 왕갈비누나 처음 착륙장소에 내려앉는다.
오후 4시 40분 무렵,,, 그 바빴던 일정만큼 오늘 비행은 예상보다 일찍 마무리되고 있다
영동고속도로는 단풍구경에서 돌아오는 차들로 막힐 건 당연하고.. 제천,, 충주,, 장호원,, 일죽,,,,,, 양지로 팀장이 루트를 잡는다…
일죽,,, 팀장은 일죽 시장골목에 맛이 기막힌 영양탕집이 있다고,,, 귀환루트를 일죽방향으로 유도한다.
이미 오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 팀장의 결정은 조용한 침묵으로 잠재워진다.
항상 배고픈 백성은 가까운 데를 찾는다. 조주식 회원 따님도 있으니,,, 쌀 좋은 이천 고장에서,,, 밥한그릇와 소주 한잔을 곁들이고,,,
베르나 195Km의 베스트 드라이버,, 새신부에게 운전대를 맡기고 다시 귀환길로 접어든다..
회원들이 운전한 차보다 더 편하게 운전하는,, 새신부 운전솜씨를 감사하며,,,
또다른 행님,, 총무행님이 단풍비행 마무리를 위해 마중 나와 있다고 한다. 자주 못 보면 아쉬운 얼굴들… 안보면 뭔가 빠진 일요일인 듯하고,,,
일요일 저녁이라도,,, 몰래 얼굴 한번 보고 이래저래 떠들어야 속이 좀 편안한 사람들,,,,,,,
그래서 이번 가을은 더욱 하늘이 맑은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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