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벌레들을 만들고 싶은 마음에(광주 오정초)

책 벌레들을 만들고 싶은 마음에 광주 오정초등학교 조동관 선생님  “선생님, 오늘 아침 7시에 등교해서 5권의 책을 읽었어요.” 우리반 태일이가 의기양양한 표정과 기쁨이 가득찬 목소리로 내게 자랑하였다. 아침에 출근을 하는데 우리반 몇 몇의 학생들이 복도를 어울려 다니며 아침 시간을 보내고 있어 이것을 보고 실망한 마음에 아침 독서 활동에 대해 중요함을 일장 연설하려고 마음 먹고 있을 때라 태일이가 들려준 소식은 내게 너무나도 기쁜 소식이었다. 아침협의회 시간에 태일이를 칭찬하였다. 그것도 친구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엄청나게……. 친구들의 부러움에 찬 눈망울들이 태일이를 향했다. 그런데 나의 칭찬 때문이 아님을 느낄 수 있었다. 부러움에 찬 눈망울들은 아침에 일찍 학교에 등교하여 학교에서 마련해준 좋은 책들을 먼저 읽고 있는 태일의 열심을 부러워하는 듯하였다. 우리반은 나의 독서계획을 세워 아침독서를 한다. 자기가 읽을 책을 차례를 정하고, 10권의 책을 다 읽은 후 새로운 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이렇게 아침 독서를 시작한 것은 4월부터 이다. 학기초에 자유로운 독서를 권장하였다. 그런데 우리 반 친구들의 책상 위에는 만화로 된 책만이 펼쳐져 있었다. 거의 대부분의 친구들의 모습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였다. 우리반 친구들의 독서 습관에 대해 학생들을 꾸지람도 했지만 그보다 먼저 교사로서 반성 이 되었다. 교사의 의도적인 아침 독서활동과 독서의 바른 습관을 위한 독서 프로그램을 진행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4월의 문을 여는 아침, 나의 독서 계획표를 나눠주고 읽을 책의 차례를 미리서 정하게 하였다. 그리고 계획한 10권의 책을 모두 읽은 후, 보기만 해도 읽고 싶은 그런 새로운 도서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고 약속하였다. 며칠 후 친구들의 잔잔한 모습 속에서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책 벌레들이 이제 알에서 깨어나 꿈틀거리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한 권의 책을 다 읽으면 계획표에 간단히 느낌을 적고 내게 내민다. 선생님의 멋진 확인 싸인을 받고자. 아닐 것이다. ‘ 저도 이제 곧 10권을 다 읽어가요. 더 좋은 책을 빨리 읽고 싶어요.’ 하면서 선생님께 시위하는 듯하다. 하지만 내 맘 속엔 기쁨의 미소만이 가득차 있다. 아침 독서활동 시간을 알차게 보내게 하는데는 나의 적극적인 관심에 있구나 라는 새로운 확신을 우리 친구들의 작은 변화를 보면서 갖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