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나라” 영화 관람 후기
지난 일요일 친구와 함께 “행복의 나라” 영화 구경을 했다.
출연진은
‘행복의 나라“는 1979년 10월 26일에 일어난 박정희 대통령 암살 사건, 일명 10.26 사건을 다룬 영화입니다.
하지만 이전의 영화들과는 다른 시각에서 이 역사적 사건을 조명하고 있고 故 이선균 배우의 유작이기도 합니다.
영화는 박흥주 대령의 군사재판을 주요 소재로 삼고 당시 현역 군인이었던 박 대령은 상관인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명령에 따라 10.26 사건에 가담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사건으로 인해 내란 목적 살인죄로 기소 되어 재판을 받게됩니다.
김재규나 전두환 같은 주요 인물들뿐만 아니라, 그들의 명령을 따를 수밖에 없었던 군인들의 입장도 함께 보여주거든요.
이를 통해 우리는 역사적 사건 속에서 개인의 선택과 그 책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게 됩니다.
영화는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영화적 재미를 위해 일부 허구적 요소도 포함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박흥주 대령을 변호하는 정인후 변호사는 실제 인물을 참고해 만든 가상의 인물이에요.
하지만 이런 요소들이 오히려 실제 사건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돕고,
그 시대의 분위기를 더 생생하게 전달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죠
정인후 변호사가 박흥주 대령을 변호하는 과정에서 박흥주를 살리기 위해
“ 재판은 옳고 그런 걸 가리는 게 아니라 이기는 놈이 장땡이다” 라고
설득하지만 박흥주는 이를 따르지 않습니다.
인물의 실제 모델인 박흥주 대령의 삶은 꽤나 극적이었어요.
그는 평안남도 출신으로, 6.25 전쟁 때 가족과 함께 월남했대요.
가난한 집안 형편 때문에 등록금 격정 없는 육군사관학교에 진학했지만,
뛰어난 실력으로 항상 동기들 중 최고 선두로 진급하는 그룹에 속했죠.
박흥주 대령은 38세라는 젊은 나이에 대령으로 진급했어요.
그리고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수행비서관이 되면서 그의 운명이 바뀌게 됩니다.
당시 중앙정보부장의 최측근이라는 위치는 엄청난 권력과 부를 누릴 수 있는 자리지만
박 대령은 청렴함을 지켰고, 오히려 가난한 삶을 살았다고 해요.
영화에서는 이런 박흥주 대령의 모습을 꽤 잘 재현하고 있어요.
특히 그의 군인정신과 상관에 대한 충성심, 그리고 가족에 대한 사랑을 잘 보여주고 있죠.
실제로 박 대령은 사형 선고를 받은 후에도 "나라가 잘못되면 자네나 나나 다 죽는 거야"라는
김재규의 말을 믿고 행동했다고 말했대요.
영화에서는 박태주 대령의 최후 진술 장면이 인상적으로 그려져 있어요.
실제 박흥주 대령의 최후 진술 내용과 비교해보면 꽤나 비슷한 점들이 많아요.
그는 현역 군인으로서 대통령을 시해한 것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당시 상황에서는 가장 적절하고 정확한 판단에 의해 행동했다고 말합니다.
또한 영화는 박흥주 대령의 가족사도 잘 다루고 있어요.
실제로 박 대령은 사형 당시 아내와 초등학생인 두 딸, 그리고 생후 8개월 된 아들을 두고 있었대요.
영화에서도 이런 가족관계가 잘 표현되어 있고, 특히 아이들에게 남긴 유서 내용은 실제와 매우 흡사해요
하지만 영화와 실제 사건 사이에는 몇 가지 차이점도 있어요. 예를 들어, 영화에서는 박태주 대령을 변호하는
정인후 변호사의 활약이 크게 그려지지만, 실제로는 이런 인물이 존재하지 않았어요.
또한 영화에서는 전두환(영화에서는 전상두로 등장)은 재판하는 과정을 뒤에서 도청하면서
뒤에서 재판관을 조정하지만 실제로는 이런 관계가 그렇게 뚜렷하지 않았을 수 있어요.
영화에서 박태주 대령(실제 박흥주 대령)은 상관의 명령에 따라 행동했지만, 결국 그 책임을 져야 했어요.
이는 우리에게 '명령에 따랐을 뿐이다'라는 변명이 과연 정당화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동시에 극한의 상황에서 개인의 양심과 조직의 명령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됩니다.
권력과 부를 쉽게 얻을 수 있는 위치에 있으면서도 청렴을 지킨 그의 모습은,
오늘날 우리 사회의 지도자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행복의 나라“ 영화는 우리의 역사의 단면이니 한 번쯤 보시는 것도 괜찮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