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는 너무나 사랑하는 남자에게 버림받은 한 여인의 처절한 사랑의 고백을 담은 독백이다.
이 여인은 홀로 무대에 서서 헤어진 남자와의 마지막 통화를 한다.
그녀는 마지막까지 사랑하는 이에게 cool한 모습을 보여주려 가면을 쓴다.
그러나 그 가면은 깨어지고,
받아들일 수 없는 이별의 무게 앞에 결국 그녀는 무너지게 된다.
이 극에서는 무대 위 어디에도 남자의 모습은 없다.
단지, 그녀와 그는 '전화'라는 불안정한 매개체를 통해 아슬아슬하게 연결되어 있을 뿐이다. 언제든지 끊어질 수도 있고, 또 언젠가는 반드시 끊어야 하는,
필연적으로 끝이 예고된 불안정한 매개체를 통해 말이다.
그러므로 이 극은 처음부터 '끝'을, '영원한 이별'을,
혹은 '죽음'까지도 안고 시작되는 것이다.
그래서 그녀의 40분간의 긴 독백은 너무도 외로운 사투일 수 밖에 없다.
이번 프러덕션에서는 이 사투에 전우이자 적을 한 명 더 부여하고 있다.
즉, 두 명의 '내'가 무대 위에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남자에게 끊임없이 자신을 포장하여 내세우려 하는 강한 척하는 '나',
무기력하나 좋은 여자이고 싶은 슬프고도 슬픈 '나'.
이 두 자아는 무대 위에서 끊임없이 싸우며 스스로를 나름의 방법으로 지켜내려 한다.
우리는 이 여인들의 슬픈 몸짓 속에서 무엇을 볼 수 있을까.
그것은 바로 나 자신이 아닐지.
…
오늘, 당신의 목소리는 누구를 담고 있습니까?
글_ 홍 민 정 소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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