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김훈이 변절할 거라고 가르쳤나?
200◇년부터 ◇◇대 ◇◇◇스쿨과 M◇◇스쿨, 그리고 ◇◇◇◇◇스쿨에서 [◇◇◇ ◇◇◇ ◇◇◇]란 주제로 강연하면서 김훈이 변절할 거라는 말을 더러 했다. 정확하게 말하면 변절이 아니라 원래 그런 보수주의자라고 덧붙였다. 약자를 연민하는 글을 쓰는 것 같지만 실은 힘을 숭배하는 '마초'라고. 그가 <한겨레>의 청탁으로 연재한 [거리의 칼럼] 같은 글이 그의 정체성을 덮어주었다.
내가 무슨 점쟁이가 아니라 그들의 책과 언론을 오랜 기간 모니터링 해 파일을 유지하다 보면 사람들의 정체성과 미래가 보이기 때문이다. 그밖에도 예닐곱 명 언급했는데 하나도 예외 없이 맞아 떨어졌다. 한국에서는 기껏해야 자유주의자들이 진보를 참칭하고 있다.
진중권과 강준만 등 한때 일국의 논객 소리를 들었고 내가 십여 권씩 읽은 지식인들이 같은 경로를 걷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김종인과 안철수는 어떤가? 이들 보수주의자의 목소리를 키워 진보정치에 타격을 가하는 데 가장 크게 기여한 언론이 <한겨레>였다. 강준만 교수는 지금 <한겨레>와 <경향> 두 곳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특히 미문에 집착하는 작가들이 쉽게 변절하는데, 일제 때 유미(唯美)주의자들이 거의 다 변절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김훈의 문장은 글재주를 부렸을 뿐 진실이 내뿜는 진정한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멀기에 그런 문장을 흉내내지 말라고 가르쳤다. 참칭 '진보언론'에는 그를 흉내내는 아류들이 꽤 있다. 괜히 글을 어렵게 쓴다.
서정주 김동인 노천명 등이 다 그랬던 것처럼, 그들은 오로지 미(美)를 옳고(眞) 선한(善) 것보다 위에 두기 때문에 세계관이나 역사관이 뒤틀려있을 소지가 커서 쉽게 변절한다. 서정주는 친일에 이어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를 찬양했는데 몇 년 더 살았더라면 이명박 박근혜도 찬양했을 것이다.
김훈에 관해 내가 연재 글을 쓰고 있는 <민들레>와 <오마이뉴스>에도 한번 쓰고 싶었는데, 마침 <민들레>에 이명재 대표와 김민웅 교수가 미리 좋은 글을 썼길래 나는 다음으로 미루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