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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공동체 느티나무공부방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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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돌아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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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이 든다는 것
막둥이(이윤순·전 실무자)
“막둥이샘~ 안 가면 안돼요?” 실무활동을 마무리하는 요즘 이따금 수진이가 묻곤 합니다. 이럴 땐 뭐라고 말해야 하나... 그저 빤히 아이의 얼굴을 들여다만 봅니다. 지나간 1년. 학교 끝나고 공부방으로 몰려온 아이들과 어른체면 다 구겨가며 정말 애처럼 싸우기도 하고 부러 장난을 걸어 아이들을 울리기도 하고... 말 그대로 철없는‘막둥이’이로 살았습니다. 발등에 떨어진 불만 보고 무턱대고 아이들을 나무라거나, 말싸움에서 지겠다 싶으면‘나는 어른이다’하며‘꼰대’노릇을 하기도 했어요. 맵고 짜고 달달한 폭탄레시피 3종 세트로 아이들 입에 불을 내 정수기 앞으로 아이들을 줄줄이 세워 물먹는 하마를 만들어 버리기 일쑤였지요. “샘 매워요”“샘 밥에 콩 좀 넣지 마요”외쳐대던 아이들. (반성합니다) 집과 학교에서 이런저런 일로 속이 상하고 화가 나 얼굴이 일그러져서는 공부방 물건을 내던지기도 하고 애꿎은 동생들에게 화풀이를 해대는 아이들. 어김없이 잔소리를 늘어놓기는 했지만 한 구석은“그래도 참 다행이야”하며 안심이 되기도 했어요. 여린 구석에 들어찬 성난 마음을 힘들게 안으로 삭혀 병을 만들지 않으니 그 것만으로도 큰 치유라 생각이 되었습니다. 삼삼오오 둘러 앉아 손이나 팔뚝에 문신처럼 낙서를 새기거나 쫄쫄이, 라면땅 같은 학교 앞 불량과자를 때 묻은 손으로 주고 받아 먹다 또 싸움이 나고 그러다 또 웃고.... 매일같이 반복되는 평범한 일상이었지만 아이들이 있어 소소한 즐거움이 일어났고 정도 들었습니다. 여러가지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이래저래 속이 상한 아이들의 마음을 살뜰히 챙겨주지 못했네요. 성난 감정을 보듬기 보다는 옳고 그름을 재기 바빴어요. 이런 저런 핑계를 삼아 지키지 못했던 아이들과의 약속들. “막둥이 샘 코 하늘까지 닿겠네~”하던 말이 두고두고 생각이 날 것 같습니다. ‘아이들에게 배워야 한다’라는 이오덕 선생님의 말씀처럼 공부방 아이들을 통해 철없던 막둥이가 어느새 철 들어 가고 있습니다. 버려진 옥상 화분에 새순이 돋게 하고 천 원짜리 금붕어, 삼천 원짜리 햄스터 와 눈을 맞추던 아이들의 모습이 메마른‘어른’의 감성을 적셔주었습니다. 어른들을 철 들게 만들고 비로소 진짜 어른이 될 수 있게 문을 열어준 공부방아이들. 그 아이들이 꿈꾸는 세상이 꼭 왔으면 좋겠습니다. 어부가 되어 잡은 물고기로 장사를 하는 꿈. 힘 센 사람, 요리사, 만화가, 국민MC, 축구선수, 화가, 간호사……
♣이윤순(막둥이)님은 교육공동체 느티나무공부방 실무자로서 지난 한 해 동안 느티나무 식구들과 동고동락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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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지낸 이야기
<시계만들기, 느티나무어린이>
♠ 호박(핸드페인팅)샘과 돌고래(종이접기)샘과 느티나무 아이들이 공부방에서 한나절 남짓 시간을 함께 보냈어요. 시계, 거울, 종이꽃 등을 만들어서 뿌듯한 마음에 느티나무 선생님께 자랑하던 아이들. 오늘은 오랜만에 호박, 돌고래와 함께 운동장에서 딱지치기 하고 종이비행기 날리다가 간식도 만들어 먹었어요. ♣ 고등학생 종은이 누나와 경제놀이를 했어요. 돋보기로 여러나라 지폐를 관찰하고 쓰임새도 배우는 시간도 갖았어요. 지난 번에는 재래시장에 나가서 과일,야채,생선 등을 구경하면서‘돈은 이렇게 쓰이는거야!’라며 정성스럽게 가르쳐 주었어요.
<하루살이, 느티나무어린이>
♦ ♬넘어진다고~외로워마라, 부딪힌다고 서러워마라. 당당한 내가 되는 시작일 뿐이니~♪ 느티나무 어린이들이 실내빙상장에서 얼음을 지치며 또 다시 한 번 도전에 나섰습니다. 그런데 역시나 ‘와당탕’ 엉덩방아찌기 일쑤네요.^^;
♥ 코돌이(고슴도치)가 공부방 여름나기를 무사히 마쳤어요. 가출해서 사라지기를 여러 번. 아이들이 코돌이 배설물을 발견했고 끝내는 공부방 이사를 가듯이 살림을 뒤짚어 놓고서야 코돌이를 찾았는데.,.혹시 코돌이가 고향(자연)으로 돌아가고 싶은 것은 아닐까요.
< 코돌이, 청소년 이종민 사진>
♠ 8월 17일-18일 북한산 자락에 있는 봉도청소년수련원에서 전공협 여름수련회가 열렸습니다. 전공협은 전국 곳곳에서 어린이·청소년들의 인권과 교육, 대안적인 삶을 연구하고 실천하는 협의체입니다. 지역의 상황과 조건에 맞게 제도 밖에서 평등한 교육과 공동체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NGO 공부방들의 연대 모임이 ‘전국공부방협의회’입니다. 이번 수련회에선 창립 10주년을 맞아 성과와 과제를 공유하고 새롭게 도약하기 위한 심포지엄 준비에 부문별로 열띤 토론을 벌였습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 같아라’9월 30일은 추석입니다.^^ 느티나무에서는 명절을 맞으면 아이들과 부모, 자원교사와 후원회원들이 함께 모여서 명절음식을 함께 만들어서 나눠먹으면서 민속놀이도 함께 즐기는데요, 이번 추석놀이 한마당은 9월 27일에 느티나무공부방에서 열 예정입니다.
♦ 지난 4월과 5월에 느티나무 선생님들과 청소년이 함께 의정부 행복로에서 거리홍보를 했던 일 기억하시죠? 10주년 문집나눔, 사진전시, 길거리상담을 했고 페이스페인팅, 종이접기, 풍선아트를 하면서 행복로를 오가는 아이들과 함께 즐기는 거리잔치였죠. 그런데 중요한 것 한가지!! 2012년 하루찻집이 11월 중순, 느티나무공부방에서 열린다는 것!!
♥ 자세한 행사 내용은 129호 소식지와 인터넷 카페를 통해 알려 드릴게요.^^
<정승희, 2010년 하루찻집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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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뚱이의 시골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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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넘어 출근길
짱뚱이(이덕숙·문산마을도서관지킴이)
“부릉부릉”아침을 먹고 오토바이 위에 앉습니다.‘출발해볼까?’아차 놓고 온 게 있네요. 도시락 챙깁니다. 목장갑 끼고 헬멧 쓰고 집을 나와 언덕길을 오릅니다. 문산마을도서관이 있는 신농리 마을 지나 문산 학교 옆 산길로 접어듭니다. 기어를 2단으로 바꾸고 냅다 경사진 도로를 향해 “드륵드륵” 소리 내며 올라가면 굽이진 옛길이 나타납니다. 오솔길에 들어서면 바쁘게 흘러가는 시간이 잠시 멈춘 듯한 느낌이 듭니다. 커다란 저수지가 낭떠러지 바로 아래 보이고 길은 구불구불 나있고, 아침밥 마련하는 다람쥐가 길가다 가끔 눈 마주치는 곳. 어렸을 때 학교 가는 길이면 작은 오솔길로 다녔습니다. 사시사철 길 가다 먹을 것 없나 숲을 두리번대다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내가 먼저 놀라 “으아” 소리 내다가도 바삐 발걸음을 옮기곤 했지요. 우리마을로 향하는 큰 도로가 나고부터는 오솔길 흙을 밟을 수 없었는데 판교면사무소로 일하러 가는 학교 옆 옛길이 정겹습니다. 오솔길에서는 나무가 주인입니다. 참나무와 소나무가 어우러져 진한 나무냄새를 전하지요. 숨을 깊히 들이쉽니다. 차를 타고 지나가면 불편했을 길, 오토바이를 탈 때는 오히려 차를 덜 만나서 호젓하고 좋습니다. 장에 나가는 버스를 타려고 부지런히 걸어오는 동네 어르신을 뵐 때면 속도를 줄이고 인사하며 지나갑니다. 좁은 길에서 만나는 어른들은 한결같이 내가 누구인지 모르는데도 친절히 인사를 받아주시지요. 내가 가고 나서는 ‘그런데, 저 사람은 누구지?’ 그러시겠지요. 오솔길을 지나면 쭉 뻗은 아스팔트길로 접어듭니다. 속도계가 올라갑니다. 시속 60 킬로미터. 이쯤되면 바람을 맞아 헬맷이 머리 뒤로 발랑 젖혀지고 핸들 잡은 두 손에 힘이 들어갑니다. 산 넘어 판교면에 가려면 고개를 하나 넘어 갑니다. 놋점이 고개. 오래된 길 가에 느티나무를 보면서 ‘안녕’ 인사하고는 내달릴 때 길에서 치여 죽은 너구리, 뱀, 쥐, 고양이를 가끔 봅니다. 고갯마루에는 놋점이라 하는 작은 마을이 있습니다. 논도 거의 없는 산촌마을, 그들은 놋쇠를 녹여 숟가락도 만들고, 그릇도 만들어 판교장에 내다 팔아 생계를 이어갔을을 겁니다. 판교로 향하는 가파른 내리막길을 내려오면 멀리 판교면사무소가 보입니다. 표고버섯 농사를 많이 하는 부지런한 사람들이 있는 이 동네로 짱뚱은 오토바이를 타고 갑니다. 오늘 하루도 아자 아자~~일자리 안내하러 갑니다.
♣ 이덕숙(짱뚱이)님은 느티나무 공부방 교사 대표로서 지난 5년 동안 어린이, 청소년들과 함께 지냈습니다. 3년 전 봄에 서천으로 귀농하였고 지금은‘문산마을도서관’에서 아이들과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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