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순시기의 절정인 성주간(Holy Week)
재의 수요일로 시작한 사순 시기는 성 주간에 이르러 절정을 이룬다. 성 주간은 성지주일부터 시작되는 사순 시기의 마지막 한 주간이다. 성주간 전례는 우리 신앙 생활의 중심이 되는 전례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성 삼일과 부활 성야의 전례가 그 핵심이다.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그리고 부활을 통해서 제자들은 예수께서 생전에 그들에게 하셨던 말씀의 의미가 무엇이었는가를 새롭게 깨닫게 되었다. 수난과 죽음, 부활을 경험한 제자들은 그 분의 행적을 다시 더듬게 되고 생전에 하신 말씀의 의미를 다시 되새기며 세상 사람들에게 증언을 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말씀과 행적들을 공동체 안에서 생활 속에 표현하고 생활화한 것이 바로 전례인 것이다.
| |
역삼동 성당 박영호 안드레아 형제님이 굿뉴스에 옮긴것을...
Christus Factus Est Pro Nobis
성주간(Holy Week)...
그레고리안 성가 베네딕도수도원 | |
|
[icon] L’Entree a Jerusallem. 15c. Moscow
(1) 주의 수난 성지주일.Passion (Palm) Sunday
① 성지주일의 의미
성지 주일을 시작으로 하여 성 주간이 시작된다. 이 주간은 예수님이 위대한 구원 사업을 이룩하신 때요, 교회 전례의 정점을 이루는 시기라고 볼 수 있다. 주의 수난 성지 주일은 죽음에 처할 그리스도께서 입성하시는 것을 기념하면서, 그 분의 죽음을 통해 죽음이 극복될 것을 미리 깨닫고 있는 우리들이 새로운 예루살렘인 교회의 왕으로 오시는 것을 기념하는 것이다.
② 성지주일의 유래
예수께서 수난을 앞두고 예루살렘 성에 입성할 때에 군중들의 환호와 함께 입성하신 것을 기념하는데서 유래한다. 이 때 군중들이 환호한 내용을 보면 “호산나! 다윗의 자손!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여, 찬미 받으소서, 지극히 높은 하늘에서도 호산나!”라고 소리를 쳤다. 이처럼 군중들이 환호한 것은 예수께서 그 동안 많은 기적을 베풀고 마침내 예루살렘으로부터 가까운 곳 베타니아에서, 나자로를 죽음에서 살려내셨다(요한 11,38-44)는 소문을 들은 군중들이 몰려 와서 환호를 했던 것이다. 그들은 예수께서 구원을 가져다 주리라는 희망에 부풀어 있었고 예수께서 바로 구원을 가져다 주실 분이라는 확신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은 모두 겉 옷을 벗어 예수께서 오시는 길에 깔고 손에는 빨마 나무 가지를 들고 환호 하여 그리스도를 맞아들였다는 것을 성서를 통해 알 수 있다.(마태 21,1-11; 마르 11,110; 루가 11,1-10; 요한 12,12-26 참조) 이러한 사실을 바탕으로 교회 안에서 그 사건을 기념하며 전례 안에서 행해져 온 것이 주님 수난 성지 주일 전례였다.
③ 성지주일 전례의 변천
400년 경의 기록을 보면 당시의 성지주일 전례는 그 전 날 밤부터 예절이 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빠스카 6일 전에 예수께서 나자로의 집에서 만찬을 가지셨다는 근거(요한 12,1-2)에서 성지 주일 전 토요일에는 주교가 베타니아에 가서 저녁 때 만찬회를 기념하였다. 다음 날인 성지 주일 오후에는 올리브 동산에 세워진 성당에 주교와 모든 신자들이 모여 오랜 동안 기도를 바쳤다고 한다. 그리고 오후 늦게 산 정상에서 예루살렘으로 입성하신 주님의 사적을 복음으로 낭독한 뒤 신자들과 성직자들이 주교를 중앙에 모시고 시편과 찬미가를 부르면서 예루살렘 성 안으로 행렬을 하였다. 이 행렬을 할 때 어른이건 아이들이건 간에 모두가 손에 빨마 나무 가지나 올리브 가지를 들고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여, 찬미 받으소서”하는 환성으로 응답을 하였다. 이 행렬을 부활 기념 성당에 이르러 기도하고 끝을 맺었다고 한다.
④ 성지주일의 전례 구성
성지 주일의 전례는 두 가지 요소가 있다. 하나는 예루살렘 입성을 기념하는 행렬이고, 다른 하나는 수난 복음 낭독이다.
(a) 행 렬
성지 주일의 입당 행렬은 다른 때 보다 더욱 성대하게 행해진다. 예루살렘에 입성하는 그리스도를 우리는 축성된 성지를 손에 들고 환호하며 맞는 것이다. 이 때 사제는 “우리는 믿음을 다하고 , 열성을 다하여 이 고마우신 입성을 기념하며 주님을 따름으로써 은총을 통하여 십자가의 같은 운명을 닮고, 또한 주의 부활과 그 생명에도 한 몫 들도록 해야겠습니다.”는 권고의 말로 이 예절을 시작한다. 그리고 이러한 성대한 입당행렬이 미사의 입당 전례를 대신하고 있는 것이다. 축성된 성지는 가지고 가정에 돌아가 십자가에 걸어 놓는다. 이는 구세주로 오신 왕을 환영했던 것을 1년 동안 기억하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다음해 재의 수요일 전에 본당에 다시 가지고 가서 그것을 태워 재의 수요일에 사용한다.
(b) 수난 복음 낭독
성지 주일에는 긴 수난 복음이 입체 낭독이 된다. 예수께서 붙잡히시기 전 날 밤 제자들과 함께 하신 부분부터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시는 부분까지의 복음을 대체로 사제를 포함한 세 사람이 입체적으로 읽게 된다.
● 성주간 월요일:요한12,1-11
예수님께서는 죽음을 예고하십니다. 예수께서 살리신 라자로의 누이 마리아가 매우 값진 향유를 가지고 예수의 발에 붓고 자기 머리털로 그 발을 닦아 드렸다. 이에 예수께서는 이는 내 장례일을 위하여 쓸것이라 말씀하신다.
● 성주간 화요일:요한13,21-33.36-38
예수께서는 오늘 제자들의 배반을 예고하십니다. 유다가 예수님을 팔아넘김과 베드로의 부인을 예고하십니다. 예수님은 지금의 길은 같이 갈수 없음을 말씀하십니다.
● 성주간 수요일:마태26,14-25
예수님께서 당신이 어떻게 죽으실지 예고 하신다. 유다의 행동은 그를 만드신 분의 뜻을 거스르는 것이긴 하지만, 우리 구원의 극적인 역사를 이루게 한다. | |
Last Supper-DUCCIO di Buoninsegna 1308-11. Tempera on wood, 50 x 53 Museo dell’Opera del Duomo, Siena
(2) 성목요일. Holy Thursday
성목요일 저녁에 거행하는 주님 만찬 미사로 교회는 파스카 삼일을 시작하며, 주 예수님께서 잡히시던 날 밤에 세상에 있던 제자들을 끝까지 사랑하시어 빵과 포도주의 형상으로 당신의 몸과 피를 하느님 아버지께 바치시고 사도들에게 영적인 양식으로 주시며 그들과 그들의 사제직을 잇는 후계자들에게 봉헌하라고 하신 최후의 만찬을 재현한다. 이 날은 원래 주교를 중심으로 미사 한대만 봉헌하고 이 미사에서 축성한 성체와 성유를 각 본당으로 모셔 가도록 분배했지만 지금은 두 가지, 성유 축성 미사와 주의 만찬 미사를 거행한다.
① 성목요일 전례의 유례
성 목요일에는 저녁7시 경에 주의 만찬을 기념하는 미사성제를 지내면서 모든 이가 영성체를 했다. 그 후 집으로 돌아가 각자 식사를 한 다음 올리브 동산에 모여 노래와 독서, 기도를 하면서 예수님께서 다가올 수난의 근심 속에 피땀 흘리시며 기도한 것을 회상하며 묵상을 하였다. (이것이 오늘날의 성시간의 근원이 되었다.) 그 후 밤중이 지나면 주님께서 잡히셨던 장소에 가서 그에 관한 성서 대목을 낭독하고 모든 사람들이 슬피 울었다.
② 성목요일 전례 구성
ⓐ성유 축성 미사
예수님께서 당신 사제직을 사도들과 그 후계자들에게 주셨음을 기념하는 미사이다. 성유 축성미사시 주교와 사제단이 함께 미사를 봉헌하며 성유를 축성하게 된다. 이때 성세 성유, 크리스마 성유, 병자 성유가 축성되는데 이 성유는 성세, 견진, 병자성사를 집행할 때 사용된다. 이 미사 중에 사제들은 서품때 했던 서약을 갱신하는 갱신식을 거행함으로써 사람과 봉사의 생활을 다짐하게 된다.
ⓑ주의 만찬 미사
예수님이 수난하시기 전날 제자들과 나누신 마지막 저녁식사로써 성체성사의 설정을 기념하는 미사이다.
⒜대영광송
주의 만찬 미사로부터 예수님의 수난이 절정에 달하게 되므로 이때부터 부활 성야 미사 때까지 성당에서 모든 악기와 종을 사용하지 않는다. 대영광송 이후로는 전례에 사용되는 모든 노래는 악기의 반주 없이 육성으로 하게 된다.
⒝세족례
요한 복음 13장에 근거하여 생긴 예식이다. 강론 후 예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었듯이 사제가 행하는 경우가 있다. (사목상 필요한 경우 세족례를 거행한다.) 예수께서 사도들의 발을 씻으면서 “새 계명을 주노니, 내가 너희를 사랑하였듯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3,34)고 하신 말씀을 본받아 행하는데 있어서 봉사자의 자세로, 섬기는 자의 자세로 임해야 참된 봉사와 사랑을 실천할 수 있다는 것을 깨우치게 하는 전례라고 할 수 있다.
⒞현양제대(수난감실)와 성체조배
미사 후에 감실을 비우고 다른 장소에 성체를 옮겨 두게 되는데 이것을 현양제대 흑 무덤제대(수난감실)라고 부른다. 대부분 사람들이 무덤제대라고 일컫고 있는데, 현양제대라고 하는 것이 옳다고 말하고 있다. 예수님께서 게쎄마니(히브리어로 ‘기름짜기’의 뜻으로 올리브 동산이라고 부르기도 한다)에서 피땀 흘리시며 제자들과 함께 기도하신 것을 묵상하며 성체조배를 행하는 것이다. 이때 성체조배는 성 금요일 수난 예절 전까지 하게 된다. 현양제대로 성체가 옮겨진 뒤 제대는 벗겨지고 성 금요일 십자가 경배 예절에서 십자가를 벗길 때까지 십자가는 자색 보로 가리워 둔다.
③ 성목요일 전례의 의미
구약의 빠스카 잔치와 예수님의 최후 만찬은 구원사의 중요한 사건이다. 구세주 그리스도의 십자가 상의 희생제사는 성체성사 안에서 드러나게 되고, 그것이 축성된 빵과 포도주로 우리에게 나누어지듯 구체적 우리 자신의 현실로 변하게 되는 것이라고 하겠다. 이 미사성제를 통해서 예수님의 죽음을 우리 자신의 죽음으로 받아 들이는 것이다.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이 파라오의 종살이에서 해방될 때 야훼의 말씀대로 흠없는 새끼 양이나 염소를 잡아 그 피를 문설주에 바르고, 그 고기는 구워서 누룩 없는 빵과 쓴 나물을 곁들어 먹고 과월절을 지냈던 것과 같이 빠스카의 어린양이신 예수님께서도 십자가 상에 죽으시기 전날 저녁 제자들과 만찬을 함께 하신 것을 기념하는 전례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자신이 예수 그리스도와 같이 죽어, 희생제물이 되지 않고는 불평과 불만의 종살이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 |
[icon] Crucifixion - XV c., Andrej Rublev Museum, Moscow
(3) 성금요일.Good Friday
예수 그리스도 께서 우리를 대신하여 "십자가의 길"을 따라 죽음의 산 골고다로 오르셨고, 하느님과 인류사이에 새로운 관계를 위하여 십자가 상에서 희생 제물로서 죽으시고, 우리의 죽음을 물리치시기 위해 땅에 묻히신 날이다. 교회가 미사를 드리지 않는 유일한 날이며, 성사도 집행하지 않는데, 이것은 성사가 그리스도의 행위이기 때문에 무덤에 묻히신 그리스도를 깊이 묵상하기 위함이다. 이 날의 전례에 있어서 중심적인 전례는 십자가의 길과 수난 예식이 행해진다.
① 성금요일의 유례
예수의 수난기에 관한 복음을 낭독하고, 성 금요일 오전에는 예수의 십자가가 세워졌던 십자가 성당에 아마포로 덮은 상을 차려 놓고 십자가 보목을 거기에 안치시킨 뒤 경배를 하였다. 신자들은 각기 거기에 나와서 십자가 보목에 친구하였다. 그리고 12시부터 3시까지는 모든 백성이 같은 장소에 다시 모여 신,구약에서 그 사적에 맞는 부분들을 봉독하고 찬미가의 기도를 바치면서, 주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수난 받고 운명하신 것을 기념하고 묵상하였다.
② 성금요일의 의미
주님의 수난이라는 극적인 사건을 이 날의 전례를 통해 우리는 생생하게 상기하게 된다. 전례 안에서 보는 그분은 ‘사람들에게 배척하고’ 고뇌에 빠진 슬픔의 인간으로 우리 앞에 서신다. ‘얼굴을 외면하지 않고서는’ 차마 똑바로 쳐다 볼 수 없이 처참한 모습을 우리는 전례 안에서 느끼게 된다. 우리 범죄의 흉측한 몰골을 뒤집어 쓴 그분에게서 영광마저 자취를 감추고 있다.
“보라, 십자가의 나무를,
여기에 세상의 구원이 달렸도다.”
바로 이러한 처참한 지경에서 위대하신 그분의 지극한 사랑이 빛나고 있는 것이다. 그리스도의 생명으로 살아가려면 그분의 죽음에 동참해야 한다. 그분이 수난하고 죽었듯이 우리도 우리의 욕망과 이기심에서 죽어야지 비로소 그분의 영광에 동참하게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십자가의 길을 통해서 우리에게 강력히 시사하고 있는 것이다.
③ 성금요일의 전례 구성
교회가 미사를 드리지 않는 유일한 날이다. 미사뿐만 아니라 성사도 집행하지 않는데, 이것은 성사가 그리스도의 행위이기 때문에 무덤에 묻히신 그리스도를 깊이 묵상하기 위한 것이다.
ⓐ십자가의 길
공동체가 한자리에 모여 예수님께서 걸으신 수난의 행적을 함께 걸으며 묵상하게 된다.
ⓑ수난 예식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운명하신 오후3시경에 행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사목상의 이유로 더 늦은 시간에 거행해도 된다. 수난 예식 때 사제는 홍색제의를 입고 입장하여 얼굴을 바닥에 대고 엎드린다. (무릎을 꿇을 수도 있다.) 수난 예식의 구성은 말씀의 전례와 십자가 경배, 영성체 세 부분으로 이루어진다. 말씀의 전례 때 수난에 대한 독서와 복음이 낭독되는데 이때 또다시 수난 복음의 입체 낭독이 있게 된다.(요한 복음의 수난기를 성지 주일과 같은 방식으로 낭독한다.) 이어서 십자가 경배 예식이 비탄과 경건함 속에서 이루어진다. | |
Resurrection of Christ and Women at the Tomb-ANGELICO, Fra 1440-41, Fresco, 189 x 164 cm. Convento di San Marco, Florence
(4) 성토요일.Holy Saturday
이날은 교회가 주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는 날이다. 제대도 벗겨진채 그대로 있고 미사도 드리지 않는다. 그러나 밤이 깊어 오면서 우리는 부활의 희망이 부푼다. 성 토요일은 예로부터 전례 행사가 없고 고요한 날로 지냈다. 다시 말해서 부활 축제가 시작되는 밤중까지 예수부활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조용히 지냈던 것이다. 그래서 이 날은 예수부활을 기다리는 대망일(大望日)로써 “모든 大望의 어머니”라고 불렀다. | |
출처 : 사순 부활호 홍승권 신부 강좌,가톨릭홈에서 |
첫댓글 성주간을 뜻있게 보낼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웃 성당 카페에도 전할려고 합니다.
전례에 잘 참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행하는 의식의 의미를 하나씩 알아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