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 소리가 윙윙대어 눈을 뜨니 새벽 3시반이다.
만원짜리 모기장 덕분에 모기떼의 공격을 막을 수 있었다.
밖에 나오니 잔득 흐린 날씨에 안개비가 하얗게 내리고 있었다.
차에 시동을 걸고 오늘 행선지릏 확인한 다음 한라수목원으로 이동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세면을 하러 화장실에 갔다.
센서에 의해 조명도 켜지고 감미로운 음악으로 나를 반겨준다.
시설도 깨끗해서 정말 클린 화장실로 관리도 잘하고 있구나 생각했다.
내킨김에 압었던 티셔츠를 빨고 어제 남은 소고기볶음을 데우고
1회용 햇밥도 준비하여 아침을 맛있게 먹었다.
내가 직접 해먹어 보니 새삼 민수엄마의 따뜻한 손길에 고마움을 느낀다.
대충 정리를 하고 차문을 잠근다음 수목원 산책로를 돌아 았다.
15헥타르의 넓이에 각종 수목 1,000여 종류. 십만여점이 전시되어 있단다.
육지에서는 생전 보지도 듯지도 못한 나무들이 엄청 많았다.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와 내가 내는 발자욱소리까지 숲은 멋진 하모니를
연출하고 있었다.
여기에 사는 새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마음대로 노래하고 숲향기를
날마다 마시며 여기저기 마음껏 날아다니는 그런 자유를 어디에 비길까?
넘 부러웠다. 산책을 마치고 내려오니 6시가 넘었다.
민수엄마에게 전화를 했다. 보고는 싶지만 훈련이라 생각하고 마음만 나누었다.
차를 돌려 탐라목석원을 찾아 제주대학 방면으로 이동했다.
잔득 기대를 하였는데 구 목석원이라는 간판만 있고 패쇄되어 있었다.
어제 들렸던 제주돌문화공원이 생기면서 그쪽으로 옮겨 갔단다.
서운한 마음에 오던 길로 접어드니 별빛누리공원 가는 길이 보였다.
넓은 공간에 현대식으로 건물을 짓고 잘 정리된 광장에는
지구를 비롯한 태양계의 행성들이 저마다 빛을 말하며 오밀조밀하게
진열되어 있었다. 손주 무진이, 무성이가 생각났다.
오늘 성가정 노인복지센터 참석이 은근히 걱정되어 색소폰을 점검했다.
열 몇곡을 불고 나니 11시가 넘었다. 이른 점심을 먹기 위해 식량상자를
확인 해 보니 아무것도 없고 덜렁 부대에서 사온 짜장라면 1봉이 있었다.
아침에 먹다 남은 소고기 찌개에 스프는 빼고 라면만 넣고 끓였다.
맛을 보니 죽인다. 이게 진짜소고기 라면이구나 생각하며 실소를 자아냈다.
선씨친구로 부터 전화가 왔다. 제주시 도남동 우체국 앞에서 기다린단다.
지나가는 사람의 친절한 안내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반갑게 인사를 하고 마트에 들려 방울 토마토 2상자를 36,000원에 구입했다.
성가정 복지센터에 도착하니 민요창 등 공연하실 분들이 도착하여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한쪽에서는 봉사요원들이 열심히
노인들에게 대접할 음식을 부지런히 준비하고 있었다.
잠시후 100여명이 넘는 노인들이 자리를 잡고 부채춤등 공연이
진행되고 어느덧 내차례가 다가왔다. 사회자의 소개에 이어
내가 인사말을 했다. 저희 집에도 87세된 어머님이 계시다고 하고
모두가 저희 부모님 같으시니 항상 건강하게 사시라고 멘트를 했다.
타향살이,선구자, 머나먼 고향 ...세곡을 연주하는 동안 여기저기서
박수소리가 터지고 우시는 할머니도 여러 분 계셨다.
너무 슬픈 곡을 택해서 할머니들을 울리지 않았나 미안한 마음이 앞섰다.
다행히 잘 불지는 못했지만 무시히 마칠 수 있어 보람은 있었다.
마지막 서도창에 여러 할머니들과 봉사요원들이 서로서로 손을 잡고
덩실덩실 춤을 추니 더욱 흥이 돋아났다. 음식도 나누어 드렸다.
어제 마물렀던 주차장에 차를 주차시키고 잠시 PC방에 들려 사진을 올리고
버스를 타고 저녁식사 장소로 이동을 했다.
선씨등 봉사 했던 관계자들이 몇분 와 계셨다.
덕분에 저녁은 제주도 흑돼지 대패 삼겹살로 맛있게 즐길 수 있었다.
미안해서 간단히 생맥주 한잔으로 답례를 했다.
나도 어서 빨리 복지사 공부를 해서 열심히 봉사하면서 내 남은 내인생을
보람있게 마무리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제주에 관광와서 못부는 색소폰으로 봉사까지 했으니 넘 보람이 있었다.
내일은 곽지해수욕장과 한림의 관광지를 둘러 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