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화 수명 자가진단법
부상 없이 안전한 달리기를 하려면 러닝장비의 교체시기를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특히 러닝화를 제 때 교체하는 것은 러닝장비 관리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중창의 수명=러닝화의 수명
일반인들이 신발을 교체하는 시점은 보통 상피(Upper)의 상태에 따라 결정되는 경 우가 많다. 즉 상피가 심하게 훼손되거나 유행에 뒤처지면 신발의 수명이 다 되었다고 보고 새로운 신발을 구입하는 것이다. 또한 질긴 천연가죽이 상피로 쓰이는 정장구두 의 경우에는 오래 신을수록 상피가 발에 맞게 변형되고 멋스럽게 길이 들기 때문에 겉 창이 먼저 마모되더라도 창갈이를 해서 수명을 연장시키곤 한다.
이런 습관이 몸에 배서인지 마라톤 대회장에서 발, 걸음새 진단 핏 이벤트(Fit Event, 다양한 러닝화를 신어볼 수 있는 행사)를 실시하다 보면 이미 수명이 다 된 러닝화를 겉 창만 수선해서 착용하고 있는 러너를 심심찮게 보게 된다.
그러나 이는 러닝화의 특성을 간과한 선택이다. 러닝화의 수명을 결정짓는 요소는 일 상화나 패션화, 구두 등과는 완전히 다르다. 일상화의 수명이 주로 외관, 유행, 상피의 질김 정도 등 외적인 요소에 의해 결정된다면, 러닝화는 내적 기능 즉 중창의 쿠션 상태 가 수명을 좌우한다. 때문에 러닝화는 외관과 겉창이 멀쩡해 보여도 중창의 기능이 상 실되어 더 이상 러닝화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600km 넘기면 교체하는 것이 바람직
이미 중창의 기능이 현저히 저하된 러닝화를 겉보기가 괜찮다고 해서 상피가 다 헤질 때까지 신거나 겉창을 수선해서 신으면 운동 중에 부상을 당할 수도 있다. 즉 교체 시기 를 넘긴 러닝화는 발을 보호하지 못하고 오히려 부상의 주범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러닝화는 크게 상피(Upper), 중창(Midsole), 겉창(Outsole)으로 이루어져 있다. 겉 창은 신발을 오래 신을 수 있도록 내구성이 강한 고무로 만들고 중창은 쿠션성을 제공 할 수 있도록 부드러운 스폰지로 만든다. 그런데 이 연한 소재의 중창은 달릴 때 반복적 으로 발생하는 충격(체중의 2∼3배)에 의해 압축되고 딱딱해져 본래의 쿠션 기능을 잃어간다. 보통 500∼800km를 달렸을 때 중창의 기능은 40∼50% 정도 떨어지게 되는 데, 이 상태가 되면 러 닝화로서의 수명이 끝 났다고 보아야 한다.
러닝화의 수명은 개 인적인 신체 조건, 운 동 강도와 신발의 성격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다. 체중이 많이 나가는 러너의 러닝화는 체중이 가벼운 러너의 러닝화보다 수명이 짧다. 신발에 가해지는 충격 의 차이 때문이다. 또한 신발의 종류에 따라서 도 러닝화 수명의 차이가 생긴다. 경주화나 경 량화는 중창을 얇게 만들기 때문에 일반 러닝화 (훈련화)에 비해 수명이 훨씬 짧다.

내 러닝화 수명 어떻게 알 수 있나?
적절한 러닝화 교체 시기를 찾기 위해서는 달리기 일지에 운동 기록과 함께 신발 착용 기록을 정리해두는 것이 좋다. 구입일자, 착 용장소, 착용거리 등을 기록하여 누적된 수치를 바탕으로 교체 시기를 관리해 가는 것 이다.
별도로 착용 기록 관리를 하지 않은 경우에는 자신의 평소 연습량으로 러닝화 수명을 예상할 수 있다. 만약 일주일에 30km를 달리는 러너라면 4∼6개월에 한 번은 러닝화를 교체해주어야 한다. 이는 러닝화 중창의 기능이 크게 저하되는 시점인 600km 내외를 기준으로 한 것이므로 개인의 연습량에 따라 교체 시기도 달라지게 된다.
대략 400∼600km를 달렸다고 추측되면 중창기능의 퇴화 정도 를 점검한다. 중창에 얼마나 많 은 주름이 있는지, 처음 구입했을 때와 비교해서 얼마나 많이 딱딱 해 졌는지를 살펴보면 중창의 훼 손 정도를 알 수 있다. 점검을 통 해 중창이 제 기능을 상실했다고 판단되면 새 러닝화를 구입하고 기존의 러닝화는 일상화로 전환하여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신승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