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시강좌 45강
이번주 디카시 강좌에는 박해경 시인의 디카시 해설(강성규)과 <경남일보>에 탑재된 최광임 시인의 '최광임의 디카시 행진 164'(김정숙)를 소개한다.
#디카시
엄마 민들레 / 강성규
취직 못해
결혼 못해
너희들은 언제 떠날 거니?
나도 너희들 보내고
홀가분하게 살고 싶단다.
__감상__
현실을 반영하는 강성규 선생님의 디카시 《엄마 민들레》를 감상하면서 어쩌면 남의 일이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민들레 엄마는 새싹이 돋고 노란 꽃망울을 피울 때 얼마나 행복했을까요? 기대도 잔뜩 했을 거예요. 자식들이 독립할 수 있을 때까지 열심히 돌보면서 뒷바라지했을 텐데요. 하지만 자식이 스스로 독립할 시기에 독립하지 못하고 나이 많은 부모에게 의존하고 있다면 자식뿐 아니라 부모도 힘들다는 건 불 보듯 뻔합니다.
오죽했으면 혼자 살고 싶다고 소리치며 떠나라고 했을까요? 문득 심리학자들이 말한 피터팬 증후군이라든가 캥거루족이 생각납니다.
어른으로서 가져야 할 책임을 회피하는 일종의 피터팬 증후군은 육체적으로 성숙했지만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정신 상태를 가리키는 것이라고 합니다.
또한 캥거루족이란 어미 캥거루 주머니 속에서 1년여를 보내는 아기 캥거루에 빗대어 학교를 졸업한 후, 성인이 되고 나서도 부모 곁을 떠나지 못하는 젊은이들을 일컫는 말입니다. 다시 말하면 부모의 경제력에 의지하여 독립하지 못하는 젊은 층을 말합니다.
철 없이 부모에게 의지하는 건 문제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자식만 탓할 수 없는 것이 경제적 불황이 깊어지는 현실 속에서 청년층의 경제적 자립을 돕기 위해서는 나라가 경제의 고용 창출력 제고에 주력하고 주거비 및 보육비 부담 완화 정책을 확대해야 한다고 경제학자들은 말합니다.
떠날 때 말없이 떠나 갈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때가 되면 자기 일을 찾아 떠나는 자식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배웅해 줄 수 있는 부모의 마음은 참 뿌듯할 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하루 빨리 불황을 뚫고 나라 경제가 좋아져 취업난과 주택난을 겪지 않는 사회가 되어 자식들이 떠날 때 힘찬 응원의 박수를 보내는 부모가 되고 싶은 마음입니다.
글=박해경 아동문학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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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일보>에 탑재된 최광임 시인의 '최광임의 디카시행진 164'(김정숙)를 소개한다.
새빨간 거짓말
저 매혹적 눈빛, 눈물
고백에 속지 말아요
- 김정숙 시인(경남정보대 디지털문예창작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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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우리의 일상생활은 소셜 미디어 안에서 이뤄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를 들어 카톡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이 드물 정도이니 말이다. 이미 챗GPT 같은 AI 도구는 우리의 일상 깊숙이 들어와 있다. 챗GPT가 그림을 그리고 기사를 쓰고 시를 쓴다. 가사를 주고 ‘발라드 풍 노래를 불러줘’라고 주문하면 AI가 작곡해 노래까지 불러준다. 그중에서도 딥 페이크(Deep fake)는 소셜 미디어의 미래를 불안하게 만드는 요소이다. 딥페이크는 AI기술인 딥러닝(Deep learning)과 가짜를 의미하는 페이크의 합성어로 진위 여부를 구별하기 어려운 가짜 이미지나 영상물을 AI기술로 만들어 내는 것을 뜻한다. 앞으로는 속지 않고 사는 것만으로도 잘 사는 삶이 될지도 모른다.
딥페이크는 꼭 저 개양귀비 같다. 김정숙은 저 새빨간 거짓말에 속지 않겠다고 하지만, 사실 저렇듯 진짜 같은 상황을 두고 가짜라고 분별할 사람이 몇이나 되겠나. 양귀비도 아니고 개양귀비라는 것을 순간적으로 망각할 수 있지 않겠나. 가짜에 속지 않고 사는 일, 다가오는 삶의 바람이 될지 모른다.
시인·‘디카시’ 주간
출처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http://www.gnnews.co.kr)
https://www.g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554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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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시는 가장 짧은 한편의 극순간 예술이다. 디카시인은 디지털 세상을 밝히는 감독이다. 또한 디카시는 세상에서 가장 짧은 1초 , 또는 3초 영화라고 할 수 있다.
"디카시는 디지털 세상을 물들이는 감동의 극순간 영화다."
[금주의 디카시]에 이덕희 님의 <미화원>을 선정한다.
#금주의디카시
미화원 / 이덕희
내 바닥은 구정물 즐기는 정화조
내 뽀얀 얼굴엔 도화 꽃이 폈네
이덕희 님의 '미화원'은 우리 시대 빛과 소금 같은 존재를 기리는 작품이다. 수련을 문학적 소재로 대상으로 삼고 있다. 연못의 수련의 꽃말은 '청순한 마음'이다. 수련은 5~9월에 핀다. 정오경에 피었다가 저녁때 오므라들며 3~4일간 되풀이한다. 수련은 밤이 되면 꽃잎을 오므리는 특성 때문에 '잠자는 연꽃'이란 뜻으로 수련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또한 수련은 물을 정화하는데 도움을 주며, 연못의 수질을 개선하는 역할을 한다. 작가는 이 때문에 디카시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제목을 선정할 때, '미화원'이란 기발한 제목을 정했다.
특히 디지털 영상, 디지털 글쓰기, 디지털 제목 3종 세트를 융합시켜 미화원의 숭고한 삶이 역시 묻어난다. 수질을 향상시키고, 물을 정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수련의 캐릭터를 영상기호(디지털영상)로, 수련의 숭고한 삶을 문자기호(디지털글쓰기)로 노래하고 있다. 더 나아가 우리 사회의 성자처럼 세상을 밝히는 도화꽃 '미화원'을 디지털 제목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디카시가 K-열풍을 몰고 있는 디지털 세상에서 수련의 숭고한 삶을 클로즈업시키고 있다.
"디카시는 빛보다 빠른 속도로 전달되는 디지털 부메랑이다. 스마트폰이 켜져있을 때 디카시 심장소리 즉, 디카, 디카, 디카 소리가 들리면 디카시를 삶 그 자체로 여기는 우리 시대 진정한 디카시 마스터다."
정유지(부산디카시인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