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프랑스의 재무장관 에두아르 발라두르(Edouard Balladur)와 전 경제 장관 자크 들로르(Jacques Delors)는 가맹국의 화폐 정책을 관할하는 단일 중앙은행에 의한 통화 동맹을 제안했고, 독일은 경제적 통합이 정치적 통합을 가속화할 수 있는 촉매가 된다는 점에서 이보다 더 적극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힌다. 1988년부터 1989년까지 유럽공동체 회원국 중앙은행 총재와 유럽공동체 위원회 대표, 그리고 세 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들로르 위원회가 8번에 걸쳐 회의를 가졌고, 들로르 보고서가 채택되었다.
들로르 보고서는 베르너 보고서와 마찬가지로 10년 내에 화폐 동맹을 만드는 것을 제안했으며, 동맹 형성의 첫 단계에서 자본 통제를 위한 제약을 해제할 것을 명시함으로써, 화폐 동맹이 시장 통합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분명히 하였다. 다만, 정치적 현실을 반영하여 국가별 제정 기능을 인정하되, 재정 적자의 상한을 부과하고 정부가 중앙은행의 신용이나 다른 자본 조달 방법에 직접 접근할 수 없는 제약을 규정할 것을 제안하였다. 특히 이전과 다른 들로르 보고서의 중요한 제안은 유럽중앙은행(European Central Bank)을 창설하여 공통의 화폐 정책과 단일 유럽 통화의 발행 기능을 부여하자는 것이었다(James, 2016).
1989년 6월 들로르 보고서가 채택되었고, 구체적인 집행을 위한 국가 간 협상이 시작되었다. 그 결과 1991년 체결된 마스트리흐트(Maastricht) 조약은 세 단계에 걸쳐 유로화를 도입할 것을 내용으로 담고 있다. 1단계에서는 자본 통제 철폐, 2단계에서는 유럽 통화 기구 설립, 3단계에서는 유럽 통화 기구를 유럽중앙은행으로 전환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또 화폐 동맹의 가맹국이 되려면 구체적인 조건(euro convergence criteria)을 충족해야 함을 명문화 했는데, 이를 마스트리흐트 기준이라고 한다. 여기에는 크게 네 가지의 기준이 있다. 첫째, 연간 물가 상승률을 2% 이내로 유지해야 한다. 둘째, 재정 적자를 최대 국내 총생산(GDP: Gross Domestic Product) 대비 3%로 유지해야 하며, 총 정부 부채도 국내 총생산 대비 60%를 넘지 않아야 한다. 셋째, 환율 변동폭은 최소 2년 동안 +-15% 수준에 머물러야 한다. 마지막으로 물가 안정도가 높은 3개 가맹국의 평균을 기준으로 실질 이자율이 2%를 넘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1997년에는 과잉 적자에 대한 벌금 부과와 예산의 지속적인 감시를 위한 안정과 성장 협약(SGP: Stability and Growth Pact)이 체결되었다. 이런 엄격한 기준을 세워 국가 간 경제 정책 및 거시 경제 변동의 차이를 최소화한 상태에서 동맹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였다.
유로 지폐와 동전도 단계적으로 사용되었는데, 1999년 1월 1일에는 회계 단위와 전산 기록에 도입되었고, 2002년 1월 1일부터는 가맹국 고유의 화폐가 사라지고, 기존 각국 화폐와 고정 환율로 교환된 유로 지폐와 동전이 유통되기 시작했다.
2020년 현재, 27개 유럽연합 회원국 중 19개 회원국이 유로화를 사용하고 있다. 유럽연합 회원국이었지만 유로의 출범부터 덴마크와 영국은 참여를 거부하였다. 안도라(Andorra), 모나코(Monaco), 산마리노(San Marino), 바티칸 시국(Vatican City)은 유럽연합 회원국은 아니지만 유럽연합과 협약을 체결한 후 유로를 사용하고 있다. 몬테네그로(Montenegro)와 코소보(Kosovo)는 협약 없이 유로를 통용하고 있다(European Central Bank,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