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3일부터 강구막회에서는 북한산 맥주인 '대동강맥주'의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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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강맥주
상품명 : 대동강맥주
제조사 : 대동강맥주공장(북한산)
알콜함량 : 5.5%
원재료 및 함량 : 정제수, 보리맥아, 흰쌀, 호프
판매가격/용량 : 7,000원/500ml
판매 개시일 : 2009년 12월 3일(목) 부터
2년전인 2007년 11월 24일에 갑판장이 선장님과 함께 강구막회를 인수한 이후로 하나에서 열까지 강구막회의 모든 것을 갑판장의 구미에 맞게 다듬고 있는 중입니다. 맛의 근간이 되는 소금(현재는 10년이상 간수를 쪽 빼낸 신안산 천일염과 프랑스산 게랑드 소금을 사용중입니다.)을 시작으로 고추장, 된장, 고추가루, 식초, 쌀 등의 식자재는 물론이고 조리를 하는 공간인 주방과 냉장고, 싱크대, 가스렌지, 식기도 바꾸었고, 에어컨과 전기배선, 창문틀, 화장실까지도 손을 봤습니다. 심지어는 영업정책 마저 손을 봐서 저녁 8시 이전에는 금연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아직까지 손을 안 댄 것이 있다면 아마도 가게의 간판이 유일하지 싶습니다. 다른 이들은 낡을대로 낡은 간판부터 바꾸지 왜 표도 안나는 것들부터 바꾸는지 의아해 합니다. 갑판장도 간판을 새로 바꿔 달기는 할 겁니다. 하지만 우선순위에서 밀리기 때문에 일단은 뒤로 미뤄 두고 있을 뿐입니다.
암튼 갑판장은 선장님과 함께 강구막회의 운영을 맡으면서 메뉴에 대해서도 깊은 생각을 했습니다. 막회, 과메기, 피문어, 물회, 생태탕 등의 주메뉴는 물론이고 이들과 곁들이게 되는 술과 음료에 대해서도 찬찬히 짚어 보았습니다. 서로 간에 합이 맞아야만 만족도가 더욱 상승하기에 그렇습니다. 그래서 비록 우리의 것은 아니지만 강구막회의 음식과 합이 잘 맞는 청주(일본 사케)도 취급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사케를 취급하다 보니 간혹 손님들로 부터 일식집으로 오해를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향토색이 짙은 순우리먹거리를 취급하는 강구막회로서는 억울한 노릇이지만 사케를 취급하는 죄(?)로 묵묵히 감수 할 수밖에요. 사실 갑판장도 일본 사케보다는 우리의 청주를 취급하고 싶습니다만 안타깝게도 이 시점에는 국내산 청주보다 일본산 사케의 맛과 향에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증류식)소주라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사케를 취급하다 보니 가끔 일본산 고구마소주나, 보리소주를 찾으시는 손님들도 계십니다만 갑판장의 입맛으로는 우리의 안동소주나 문배주 같은 전통소주(증류식)들도 아주 훌륭합니다. 그래서 여러 종류의 전통소주를 시음한 후에 갑판장의 입맛에 맞는 화요41과 평양소주(북한산)를 메뉴에 올렸습니다.
나름대로 소주와 청주 리스트를 꾸미고 나니 자연스래 맥주로 관심이 옮겨 갔습니다. 일단 우리나라에서 제조된 맥주중에서 갑판장이 선호하는 브랜드인 '맥스'를 선택하였는데 막상 취급을 하다보니 이게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주류도매상에서 가져다 주는 맥스의 상태를 보면 먼지를 뽀얗게 뒤집어 쓴 외관(보관상태)이 불량한 것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래서 입고 될 때마다 일일이 제조일자를 확인해 보니 3개월간 야적장에서 방치되다 온 것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래서 담당자에게 몇 차례 시정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전혀 시정이 되지를 않았습니다. 그래서 차선책으로 (국내산 중)두 번째 선호 브랜드인 카스를 선택하여 현재 판매하고 있는 중입니다.
카스를 취급하고는 있지만 맛있는 맥주에 대한 갑판장의 갈망은 전혀 풀리지가 않았습니다. 좋기로는 생맥주를 들여 놓는 것이겠지만 강구막회의 메뉴구성과 잘 맞지를 않으니 관리에 애로사항이 많을 것으로 판단이 됩니다. 그래서 프리미엄급 병(혹은 캔)맥주중에서 하나를 더 선택하고 싶었는데 이게 여의치가 않습니다. 국내에서 제조된 것들은 그다지 갑판장의 입맛에 안 들고, 그렇다고 수입산 중에서 선택하자니 자꾸 일본산 맥주로 눈이 갔습니다. 청주도 일본 것을 취급하는데 프리미엄 맥주마저 일본 것을 취급하기는 갑판장의 마음이 안 내켜서 일단은 뜻을 접었습니다.
갑판장은 강구막회에 어울리는 맥주를 찾기 위해 이런저런 맥주들을 참 많이도 시음을 했습니다. 오랜 장고 끝에 갑판장이 선택한 맥주가 바로 북한산 대동강맥주입니다. 대동강맥주를 갑판장이 수 차례를 시음을 해 보니 '매우 만족스럽다'는 아니지만 '제법 괜찮다'입니다. 순수 보리맥주가 아닌 흰쌀을 섞은 것은 썩 마음에 내키지는 않지만 주원료인 보리의 함량이 11%로 국내산 맥주에 비해서 3배가량 많습니다. 갑판장이 알기로는 국내산 맥주의 보리함량은 4% 미만입니다. 즉, 단순 수치로만 계산을 하자면 대동강맥주 한 병에 이런저런 부재료를 더 넣으면 국내산 맥주 3병을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보리의 함량만 따졌을 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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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강맥주를 잔에 따르면 잔 위로 봉긋한 거품이 형성됩니다.
대동강맥주는 부드러운 거품이 잘 형성됩니다. 그러면서도 쉽게 사그라들지를 않고 맥주를 다 마실 동안 형태를 잘 유지하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맥주의 풍성한 거품은 맥주의 맛을 유지시키는 역할과 부드러운 촉감을 선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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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몇 장 찍는 동안에도 거품이 처음 상태 그대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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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모금을 마셨는데도 거품이 잘 살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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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여러 장 찍으면서 두 모금째 마신 후에야 거품이 거의 사그라들었습니다만
잔에 붙어있는 거품의 흔적(?) 거품의 양호함을 대변해줍니다.
갑판장이 대동강맥주의 맛에 대해서 백 번 떠드는 것 보다 다음 블러거인 '맛객'님의 시음기 '직접 마셔봤다. 북한맥주 3종'을 보시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되어 링크를 걸어 두었습니다. 그 내용이 궁금하신 분은 여기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또 지난 7월에 북한 TV에서 최초로 상업광고를 방영했다고 하여 화제가 되었던 '대동강맥주의 CF'와 북한방송에 소개된 '대동강맥주'의 동영상도 링크를 걸어 두었습니다. 그 내용이 궁금하신 분은 여기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갑판장의 작은 바램은 여러분들께도 갑판장이 느끼는 맛과 세상을 전달하는 매개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하자는 것 입니다.
갑판장은 앞으로도 '가격대비 만족도가 높은 술'을 찾아내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겠습니다.
첫댓글 지난 여름에 갑판장이 '체코'로의 맥주기행을 추진했다가 미수에 그친 일이 있었다는 소문입니다. 선장님께서 '맥주순례를 가는 것은 좋은데 당신이 하던 일을 누구에게 맡길 것인지 대안을 내놓으라'는 말씀에 갑판장이 큰 한숨을 쉬며 뜻을 후일로 미뤘다는 소문도 있습니다. 자영업을 하면 월급쟁이를 할 때 보다 훨씬 자유로울 줄 알았던 것은 큰 착각이었습니다. ㅠ.,ㅠ
전에 가족들과 강구막회 갔다가 사케를 시켜드린 적이 있었습니다. 평소 술을 안 드시던 어머니께서 맛있게 드시자 궁금해서 물었더니 외할아버지께서 청주 기술자셨다네요. 일제시대 때는 청주 기술자를 본국으로 빼내가던지 한국에서는 아예 만들지를 못하게 했었고 해방 후에는 먹을 것도 없는데 쌀로 술을 만든다며 비난이 심해서 일을 할수가 없으셨답니다. 옛날에 술 만드실 때 옆에서 얻어 드시던 맛이 생각나셨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일본 술에서 옛날을 추억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더 늦기 전에 잊혀져 가는 우리의 소중한 것들을 제대로 복원하고 잘 지켜야 하는데...말입니다. 우리나라가 좀 더 잘사는 나라(국민소득 3만불 이상)가 되면 지금 보다는 훨씬 나아질 겁니다. 문제는 그 동안 소중한 것들이 남아 있겠느냐는 것이지요. 에효~~
본문에서 밝혔듯이 갑판장은 꼬박 2년간 강구막회에 어울릴 만한 맥주를 수소문하고 다녔습니다. 대동강맥주를 수입상에게서 처음 소개 받고 구매결정을 하기 까지는 5분도 안 걸렸습니다. 그렇게 들여 온 맥주를 팔 생각은 안 하고 매일 1~2병씩 일주일간 시음만 하는 갑판장의 모습이 무척 한심해 보였나봅니다. 그러니 선장님이 대동강맥주에 관심을 보이는 단골손님들께 갑판장의 흉을 봤겠지요. 혼자 마셔서 맛있다고 느끼는 것과 내가 느낀 맛을 다른 이들에게 설명해야 하는 것은 상황이 다릅니다. 내가 잘 알지도 못하는 맛을 다른 이들에게 소개할 수는 없는 일이니까요. 암튼 일주일간 꾸준히 시음을 하고나니 그 맛을 알겠더군요.
대동강맥주는 아사히와 칭따오를 적당히 섞어 놓은 듯한 고소함 가운데로 관통하는 쌉쌀한 쓴맛이 느껴지는 맥주입니다. 그런데 희안하게도 입안에 머금고 있을 때는 맛이 진하게 느껴지는데 목넘김 후에는 허무함이 느껴질 정도로 순식간에 잔미가 사라져 버립니다. 이는 단점이자 장점이기도 합니다. 맥주만 즐긴다면 목넘김 후의 여운이 길게 남는 것이 좋겠지만 강구막회의 특성상 술 자체의 맛을 즐기기 보다는 음식과 어울려 상승효과를 느껴야 하기에 저도주인 맥주의 경우에는 잔미감이 약한 것이 오히려 더 나을 수도 있다는 의견입니다. 그 대신 입안에 머금고 있는 동안에는 확실한 개성을 보여주어야겠지요.
평양 벌꿀소주와 칵테일 해서 마시는 것도 제법 괜찮았다는~~ 소문도 있습니다. ^^
아무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