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에서 해남은 천리 길
마음만으로 갈수 있는 곳이 아니다
아침 일찍 길을 나서
순천 벌교 보성 강진 찍고^^ 해남
그리고 두륜산
숨 안 쉬고 부지런을 떨어도 하루로는 빠듯하다
그래도 건성 건성 대충 대충
그 먼 남도 길을 가고 올수는 없는 일
아무리 빡시고 여유 없어도
볼 것 다보고 할 짓 다해가며 본전을 뽑을 생각
마음은 그런데 하며
길을 떠났다
*만일재에서 본 가련봉*

소백산맥의 남쪽 끝자락
해남군 삼산면과 북일면 경계에 있는 두륜산은
고계봉 노승봉 가련봉 두륜봉 등 거친 바위절벽 봉우리들로 이루어져있으며
제1봉인 주봉은 높이 703m의 가련봉이다
두륜산이란 산명은 만일재를 사이에 두고
주봉인 가련봉 남쪽에 이산을 상징하듯 솟아있는 두륜봉에서 나왔으며
두륜 이란 산꼭대기가 둥글다는 뜻으로
주위가 절벽으로 형성된 길죽한 타원형의 바위봉이다
정상은 봉우리 동쪽으로 좁고 험한 바위 길에 있는 코끼리 형상을 한 바위 문을 통과하여
오른다
역사유적으로는 신라 진흥왕7년(546년) 아도화상이 창건한 대흥사등 사찰과
사찰 경내외 산내 암자 등에 수많은 성보유물들이 산재해있다
그 외 대흥사 아래에 있는 장춘동 계곡은 맑고 풍부한 계곡수와 동백숲으로 유명하고
천년기념물인 왕벛나무와 후박나무등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그리고
봉우리와 마루금에서 보이는 쪽빛 남해바다와 점점 떠있는 섬들의 시원한 아름다움은 산행
의 별미. 특별 보너스 이다
산 행 일 : 2008년 9월 21일
산 행 지 : 두륜산(해남)
산 행 코 스 : (들머리)오소재--오심재--노승봉--가련봉--만일재--두륜봉--진일암--
대둔사-- (날머리 : 대둔사 아래 대형주차장)
산 행 시 간 : 4시간 40분 (후미기준)
산 행 난이도 : 중
참 여 인 원 : 35 명
날 씨 : 조금 흐림
도 로 접 근 : 부산--남해고속도--순천--벌교--강진--해남--두륜산 오소재
(강진 지나면 도로이정표“두륜산 대흥사” 참고하고 소요시간은 휴식포함 4시간 20분정도)
참 고 사 항 :
산행 기점인 오소재는 해남에서 807지방도를 타고 5 Km 정도가다 신기리 대흥사 입구 갈래
길에서 좌로 827번지방도로 들어 좌로 제법 큰 양촌저수지 지나고서 휘이며 돌아가는 완만
한 오르막 오르다 고갯마루 조금 못미쳐 있는 중간정도의 주차장이다
오소재 주차장에는 화장실도 있고 주차장 아래에는 큰 약수터도 있다
산행은 주차장 뒤쪽에서 오른쪽으로 내려가는 시멘트 길을 내려가다 약수터 지나고
조금 더 내려가면 있는 넓은 등산로에서 시작되고
노승봉 가련봉 두륜봉등 절벽봉우리에는 안전이 확보된 발판과 쇠고리 쇠줄 밧줄등
이 메어져있어 오르고 내리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오소재 주차장*

**산행기**
적지 않은 시간을 길바닥에 갈고 두륜산 오심재 동쪽 아래 산행 기점인
오소재 주차장에 도착 한 것은 오후 12시 30분
산행에 들기에는 다소 늦은 시간이었으나 이미 예상한일이여서
군더덕 없이 서둘러 들머리로 향 했다
주차장 뒤 약수터아래 산길 초입으로 내려가는 길가에는
맑은 가을 햇살에 살이 오른 들꽃 무리들이
천리 먼 길 부산 산 꾼들을 반기는 듯 불어오는 작은 바람에도 살랑거리고
수풀 위로는
빨갛게 익은 고추잠자리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개구지 아이가 장난을 하듯 곡예비행 중
*들머리*

(오후 12:40 )
들머리부터 산길은 넓고 뚜렷하다
지난 밤 내린 비에 젖어 조심스럽긴 하지만 길은 어렵지 않고
오심재 까지는 갈래 길도 없는 완만한 오름이다
가을은 직무유기.
간간 매미울음에 아직 숲은 푸르고 싱그러움은 여전한데
산 어디쯤에 가을이 있는지
어렵지 않은 오름 산길을 오르는데도 느낌은 한여름이어서
송글 송글 솟은 땀방울을 씻어줄 시원한 계곡이 그립다
여름도 가을도. 때가 되면 오고 갈 것이지
철이 철딱서니가 없는 것인지 철모르는 것인지^^
이어지던 울창한 숲속위로
키 낮은 관목지대가 나오고 억새들이 보이면
운동회를 해도 될만한 넓이에 포근함이 있는 오심재
*오심재*

(오후 01:10) 오심재
이제 산행시작 30분
때 꺼리를 챙길 때가 되었는데. 줄줄이 험난한 오름에 갈 길은 멀다
오르고 먹을 것이냐? 먹고 오를 것이냐? 의견 분분?
단순무식.
먹고 오른다
(중식 오후 1:10--2:00)
주위가 억새로 이루어진 사방 넓은 오심재
그늘 좋은 소나무 아래에 먹거리를 펼쳐놓고 이곳저곳에 두리두리 모여 앉자
힘 닫는데 까지 밀어 넣고
키 큰 억새 속으로 들어 노승봉을 향해 오름길을 오른다
몇 걸음 올랐을까. 몸은 천근만근
퍼 담기 전과 퍼 담은 후의 무게 총량의 변화는 없는데
와 이리도 오름이 힘이 드는 것인지
단지. 배낭에서 끄집어 내어 뱃속에다 옮겨 놓았을 뿐인데
무게감은 하늘하고 땅
그러나. 오름길 배부름의 고통이 어디 하루 이틀 일인가.
숨 한 번 더 크게 몰아쉬고
전진. 공격 앞으로
*오심재에서 오르면서 본 노승봉*

조금은 가파른 숲길을 따라 오르다 헬기장 지나고
노승봉 바위벽 아래를 좌로 조금 돌아가면 잠시 편하게 가던 길은 없어지고
거의 직벽을 이루는 곳에 위로 개구멍(석문) 이 보인다
그 바로 아래 사방 트인 곳
바위 턱에 않아 잠깐의 휴식과 한모금의 물로 더움을 씻으며 바위 아래로
남도의 푸르름과 보일 듯 말듯 구름에 잠긴 남해바다를
오릇하게 눈에 담는 것도 나쁘지 않을듯한데
함께 어울려 쉬엄 쉬엄 같이 가지
무심하게도. 무정하게도.
뒤돌아 헤아려 보지도 않고 앞선 걸음으로 저기만치 가버려 그림자도 없다
한걸음에 오르지도 못 할 것을^^
짧은 휴식과 한모금의 물
구름 드리운 싱그러운 바람에 산속에서는 맹물조차 달다
*석문*

*노승봉 직전*

1차 유격 그리고 각개전투
“수구리. 호박 깰라!”
쇠고리와 받줄이 메어지고 “머리조심” 이란 글귀가 뚜렷한 바위 문을 지나오르고
이어 쇠줄이 메어진 바위 길을 마지막 숨을 몰아쉬듯 오르면 넓은 바위 너럭
노승봉
먼저 올랐던 식구들은 후미가 오르자 일어 선다
그리고 염장을 지르듯 바람처럼 바위 길을 내려선다
(오후 2:35)
*노승봉*

잠깐의 휴식
구름에 전망이 없어. 가볍게 한 장 담고
아쉽지만 정상 너럭바위를 조금 내려 왼쪽으로 돌아 내려서면
수직에 가까운 바위 길을 사이에 두고
푸른 숲 위로
험한 바위봉우리 무리가 병풍처럼 연이어 솟아
살포시 구름이 드리운 가련봉이 위태하다
그 모습이 삼삼해
사탕가게 앞에선 아이처럼 멍하게 바위 길을 막고 멈추어 섰다
*노승봉에서 보이는 구름에 감긴 가련봉*

*노승봉 아래*

이어. 2차 유격 하강코스
쇠고리와 밧줄이 메어진 바위 길을 내려선 다음
암 봉 좌로 돌아 바위 길을 오르면 좁고 위험한 바위정상인
가련봉
(오후 2:50)
*가련봉*

백두대간 영취산에서 줄기를 낸 호남정맥이
화순군 바람재에서 다시 땅끝기맥을 가지내어
그 산줄기가 우리 땅의 끝 해남에서 남쪽바다를 향해 더 나아가다
푸른 물결을 보고 잠시 멈추어 마지막 기운으로 우뚝 솟아
푸른 산기슭아래 쪽빛바다와 더불어
점점 떠있는 섬들의 한가로운 아름다움 있는 곳
행운이 따라준다면 바다 저 멀리 제주도 한라산을 볼 수 있었을 터인데
낮게 드리운 구름 탓으로 보지 못한 것이 아쉽다
해남땅 두륜산은
너무 먼 곳 이어서 쉽지는 않으나 인연이 된다면 다음 기회에^^
그래도. 먼데 손님 맨입에 보낼 수 없어서인지
억지 인심 쓰듯 간간 트인 구름 아래로
가을날을 온통 붉게 물들일 두륜산의 단풍은 아직은 푸른빛 이였고
멀리 산 아래 나직이 앉은 천년고찰 대흥사 절집은 자연의 일부가 되어있었다
식구들의 정상 세러모니를 한 장에 담고
옅게 흐르는 구름 속 험한 절벽 사이사이로 내어진 바위 길 따라 만일재로 내려간다
*가련봉에서 만일재로*



3차 유격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바윗길 곳곳에 메어진 쇠고리 쇠줄 밧줄 등을 번갈아 잡고
쓰잘 때 없는 짓인지 고육지책인지 모르겠지만
보기에는 멋져 보이는 계단 길에 이어 너덜지대를 내려서면
작은 공터를 두고 아담하게 억새가 둘러쌓고 있는 만일재
구름아래여서인지 남해바다가 손에 잡힐 듯하다
(오후 3:35)
*만일재에서 본 두륜봉*

만일재에서 두륜봉 좌로 완만하게 오르는 등로 따라가다
바위길 위로 있는 구름다리
(앞에서 보면 분명 개 두마리가 머리를 맞대고 싸우는 형상인데 통과하여보면 코끼리)
통과 하여 우로 순한 길을 따르면 두륜봉
후미를 기다려준 식구들과 함께 한 프레임 하고 서둘러 하산 길을 잡는다
(오후 3:50)
*구름다리*


두륜봉에서 진일암으로 내려가는 하산 길은 투박하고 거칠다
가파른 내리막에 박힌 바위투성이 길의 연속이지만
그래도 오름길보단 한결 여유로워
걸죽한 농을 곁들인 입담에 여유롭게 산길을 내려가다
(오후 4:30)
소담한 진일암에 잠시 들러 목을 축이고
진일암에서 시설물로이어지는 시멘트 길을 따라 잠시 내려가다 다시 편한 숲길을 들어
시원한 바람에 실려 들려오는 골짜기 물소리를 멜로디 삼아 발맞추듯
일도 창해. 남에 속 모르는 벽계수 인 냥 수이 내려간다
*대흥사*

(오후 4:55)
햇살이 산 능선 걸릴 무렵
두륜 삼봉을 절집 머리에 이고 정갈하게 내려 앉아있는 아름다움이 인상적인 대흥사를 지나고
장춘동 계곡과 나란이 가는 비포장 도로를 따라 10여분 걸어 내려 대형버스 주차장
에서 오늘 산행을 마친다
(오후 5:20)
주차장 한모뚱에 멍석 깔고 앉아 삶은 돼지고기와 한잔 술로 산행의 피로를 씻고
(오후 6:00)에 부산행
부산 도착 11시 20분

첫댓글 먼저 수고 많이 ...감사하구~전날 부터 그놈에 비때문..몇번 하늘보고 빌고또빌고..대장보기 미안했다 아침 비때문 나오기가 약간 마음 고생 ..아~잘왔다..오심재 억재 보면서 오르는 그순간 부터 감격..아침 마음고생은 그냥 싹~~날아가고 그냥 막 즐겁다..또 내가 좋아하는 모던 조건이 다있다..적문..노승봉 아름다운 산과 줄 .바위. 그리고 제일 중요한 산 친구들이 더불어 있다..행복하다..이 좋은 곳을 올수있고.. 감사할때가 많다...고맙다.. ..산 길잡이 해주심. ..구름다리 지나..그이름도 유명한 대흥사 ...안전 산행 감사... 기도 하면서 발길 돌리고 ...정말로 아름답고 멋진 산행 오래 기역하고 멋진 다음 ..산행기대하면서 감사~~
산인지교님 ~~한부 복사합니다...^*^
아~좋우네요 장편 영상드라마를 보는것 같은 아주멋진 산행기 입니다. 수고많으셨습니다 산인지교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