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띠 해에 태어난 사람들은 유난히 재주가 많다. 특히 쥐띠생들은 감수성이 예민하고 인내심이 강해 유독 스타들이 많기로 유명하다. 무자(戊子)년을 맞는 수많은 쥐띠 스타 중에서도 유독 눈에 띄게 2008년이 기대되는 쥐띠 불자 스타가 있다. 영화배우 장동건과 프로골퍼 안시현 선수를 각각 단독 인터뷰했다. -편집자
“지치고 힘들 때 천수경 독경 마음 다잡죠” 2008년 가장 기대되는 쥐띠불자 장동건 배우
만상은 성주괴공이요 마음도 생주이멸(萬相成住壞空 心相生住異滅)이라 했다. 삼라만상은 생겨나 머물고 변하다 사라지고, 사람의 마음도 생겨나 머물고 변하다 사라진다는 것이다.
지극히 당연한 이치는 스타의 삶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파도처럼 순식간에 밀려왔다 사라지는 ‘인기’ 역시 제행무상(諸行無常)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달라이라마 ‘용서’감명깊게 읽어
‘모든 것은 이슬 같고 물거품과 같다’는 금강경의 이치를 일찌감치 깨달은 배우 장동건. 수려한 외모가 연기자의 삶을 가는 여정에 오히려 걸림돌이 된다는 것을 간파한 그는 원석 같은 내면을 끊임없이 다듬어 보석으로 거듭나게 한 진짜배우다.
배우 장동건에게 연기(演技)는 불교의 연기(緣起)의 법칙을 깨달아 가는 과정의 일부이다. 끝없는 자신과 싸움을 통해 진정한 연기자로 거듭나고 있는 그의 역정은 선재동자의 구도과정을 연상시킨다. 하지만 그는 스스로를 아직 멀었다고 말한다. 이제 할리우드로 비상해 한국이 아닌 세계에서 가능성을 평가받을 준비 중인 그에게 2008년은 배우인생 그래프를 증폭시킬 수 있는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영화 ‘런더리 워리어(Laundry Warrior)’ 촬영 중 잠시 한국에 머물고 있는 그는 고3 시절, ‘기흉’이라는 폐병으로 한 달 동안 병상에 누워 있을 때 법정 스님의 『무소유』를 읽고 불교에 귀의하게 됐다.
“그 때부터 불교 서적을 많이 읽어요. 최근에는 달라이라마의 『용서』를 감명 깊게 읽었죠. ‘고통과 상처를 준 사람을 미워하면 오히려 자신의 평화가 깨지고 용서만이 진정으로 행복해질 수 있다’는 구절이 가장 와닿았어요. 그러한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려 하지만 항상 중생심이 앞서 아쉽지만요.”
할아버지, 할머니, 부모님 모두 신심 돈독한 불교 집안에서 자란 그는 교계를 대표하는 장기기증운동단체 ‘생명나눔실천본부’ 홍보대사로 장기간 활동하며 각막기증에도 서약한 ‘모범불자’다. 또 2001년부터 지금까지 매달 빠짐없이 생명나눔 후원금을 보내고 있기도 하다.
“99년도에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그때 은평구에 있는 미륵암에서 49재를 지냈었죠. 오래된 일이지만 그 무렵 죽음에 대해 나름대로 깊은 고뇌를 했었습니다. 그때 절에서 ‘천수경’ 독경소리를 듣고 문득 평안한 마음을 얻었어요. 그때부터 힘들고 지칠 때 천수경을 읽으며 스스로를 다잡는 연습을 하고 있죠.”
지난해 12월 그는 뉴질랜드로 장기 촬영을 떠나기 전 부모님과 함께 경기도 의왕시에 있는 청계사에서 스님의 법문을 듣고 108배를 하기도 했다.
어두워진 마음을 이내 맑게 해주는 풍경소리, 사찰은 언제나 그대로 그곳에 머물러 있기에 ‘마음 충전소’ 같다는 그는 최근 숭산 스님의 『선의 나침반』을 읽고 있다.
부모님과 청계사서 108배 하기도
“오직 모를 뿐이라는 그 마음과 결코 나타나거나 사라지지 않고 깨지지 않는 것은 바로 나의 실체라는 부분, 그것을 찾고 깨달을 때 참 자유를 얻는다는 내용은 앞으로 제 삶의 나침반 같은 구절이 될 것 같아요.”
곧 뉴질랜드로 돌아가 동양의 카리스마 넘치는 신비한 무사 ‘양’을 통해 자신의 연기력을 천명하게 될 장동건 배우. 그의 무한대 상한가는 자신의 연기 인생 그래프의 상승곡선은 물론 한국배우들의 잠재력을 세계에 알리는 첨병 역할이 될 것임이 분명하다.
안문옥 기자 moonok@beopbo.com
삼천배 정진으로 메이저 우승 발원 2008년 가장 기대되는 쥐띠불자 안시현 골퍼
올해로 24세가 되는 프로골퍼 안시현 선수. 2008년은 쥐띠생인 그녀가 12년마다 맞는 두 번째 쥐띠 해이자 횟수로 골프인생 12년이 된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 깊은 해이다.
2002년 프로데뷔 이후 이듬해 LPGA투어 CJ나인브릿지클래식 우승을 당당히 거머쥐고 ‘필드의 얼짱’이라는 애칭과 ‘끈기파’라는 별칭을 얻으며 꾸준히 승승장구 하고 있는 그녀이기에 수많은 골퍼 중에서도 2008년 가장 기대되는 쥐띠 불자 스포츠스타다.
며칠 전 짧은 커트머리로 변신해 한껏 세련미가 풍기는 안시현(DMCC스포츠) 프로.
불심은 나의 에너지원
한참 연습할 때는 밥 먹을 때만 빼고 연습한다고 해 ‘연습버러지’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인 그녀는 최근 입국해 달콤한 자유시간을 만끽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녀에게는 언제나 화두처럼 ‘골프’라는 두 글자가 따라다닌다. 같은 장소에서 공을 쳐도 매번 상황에 따라 달라지기에 그녀에게 골프는 여전히 어렵기만 하다. 더구나 정점에 오른 기량발휘와 함께 미국생활 적응을 동시에 이뤄내야 하는 상황이기에 그녀는 이중의 부담감을 안고 있다.
그러나 그녀는 어려움에 봉착할 때마다 특별한 기억을 떠올린다. 독실한 불자인 아버지 안원균(49)씨의 영향으로 불교와 인연 맺은 그녀만의 추억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학교 2학년이 되던 봄, 하루는 아버지께서 절 수행을 권유하셨어요. 그런데 자석에 끌리듯 당연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법당에서 무작정 절을 하기 시작했죠. 그런데 천배를 넘기면서부터는 다리에 힘이 풀려 제 다리가 제 몸처럼 느껴지지 않는 거예요. 좌복이 무색할 정도로 무릎과 팔꿈치를 쿵쿵 소리 나게 바닥에 찧으면서도 계속 ‘부처님 감사합니다’를 생각했죠.”
사찰에는 부모님 따라 가볍게 소풍가듯 하고 108배도 한번 해보지 않은 그녀였지만 어린 나이에도 ‘해내고 말겠다’는 당찬 일념으로 법당에서 시작한 절이 천 배, 이 천배를 훌쩍 넘겼다.
호흡 조절하며 퍼팅연습
“하루가 넘도록 계속된 절이 드디어 마지막 삼 천배에 이르렀을 때 갑자기 눈물이 펑펑 쏟아졌어요. 동시에 ‘이렇게 힘든 것도 해냈는데 이 세상에 못할 것이 하나도 없다’는 자신감에 가슴이 한없이 벅차올랐죠. 그때 생각하면 스스로도 참 대견해요. 하하하”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속담은 그녀를 두고 한 말이 아닐까. 그렇게 그녀에게 삼천배의 경험은 평생을 두고 힘들 때마다 꺼내보는 생존 메커니즘이 됐다. 환희심으로 조개 속의 진주를 얻어냈던 어린 시절의 특별한 경험이 그녀의 삶에 아로새겨진 것이다.
그녀는 미국과 한국을 오가는 바쁜 일정에도 자택 인근에 위치한 인천 철마산 보각사와 청룡산 중턱에 있는 호불사, 흥륜사를 찾곤 한다. 지난해 12월에도 부모님과 동행해 스님과 대화하며 새로운 에너지를 얻고 왔다고.
“물론 2008년에는 LPGA 투어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는 게 목표죠. 그런데 중2때 했던 삼천배의 효험이 이제 다 된 것 같아요. 하하. 올해는 삼천배 한 번 더해보는 게 개인적인 소망이죠. 올해는 더 좋은 성적 기대하셔도 좋아요. 지켜봐주세요.”
안문옥 기자 moonok@beopbo.com
931호 [2008-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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