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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젯 밤에 혼자 방에서 잤다. 어제 숙소의 방배정을 할때 세명이 잘수 있는 방이 없어서 두명, 한명 방으로 나누기로 했는데 가위바위보를 한 결과 내가 혼자 자기로 했었다. 그리고 또, 아침에 일어날 사람을 정하는데, 배한글하고 멍게는 작은 알람소리를 잘 듣지 못해서 내가 듣고 일어나기로 했다. 그래서 계네들 방키도 내가 가지고 있다가 아침에 일어나면 방문을 따고 들어가 애들을 깨우는것이다. 그래서 나는 무척 중요한 사명을 띄고 아침 6시 알람에 깨어 일어났다. 그리고는 바로 배한글하고 멍게가 자는 방으로 가서 열쇠로 문을 따고 들어가 애들을 깨웠다. 말 안듣는 멍게는 막 쿠싸리 주고 패가며 깨웠다.
씻기위해 탕으로 내려갔다. 우리가 묵은 이 숙소도 사실 벳푸에서 유명한 온천시설이라서 온천이 구비되어있는 탕이 있었다. 그러나 어젯밤엔 더 유명한 온천인 '다케카와라 온천'에 가는 바람에 어제는 이 곳의 온천을 이용하지 않았었다. 탕으로 들어가니 어제 갔었던 다케카와라 온천과 별반 다를게 없었다. 단지 호스로된 샤워기가 설치되어있다는것만 빼면..그래도 세명이 동시에 아침에 부지런히 일어나 함께 탕에 몸을 담그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닐까 한다. 뜨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아침잠을 쫒은다음 나갈채비를 하고 벳푸에서 미야자키로 가는 열차 '니치린'의 첫차인 오전 8시 5분차를 타기위해 역으로 향했다.
아침밥을 먹을 시간이 없어 역구내에 있는 도시락집에서 도시락을 사는데, 녹차도 같이 샀더니 벳푸온천의 트레이드마크 핸드폰고리를 같이 주었다.(일본에서 녹차 정말 많이 먹었다. 물보다도 많이 먹었을 정도로..) 역시 일본의 열차답게 니치린은 제시간에 도착하였다. '이번 열차는 어떤특징이 있고 얼마나 멋지고 고급스러울까'하는 생각을 가지고 기차안으로 올라탔지만 나는 이내 실망하고 말았다. 우리가 쿠마모토에서 아소로 가고 아소에서 벳푸로 이동할때 탔던 큐슈횡단특급이라는 낡아빠진 열차와 별로 다를게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좌석도 별로 넓지 않고 실내 디자인도 별로 세련되지 않은게 꼭 '구 무궁화호'의 이미지와 닮았다고 생각했다.
기차에 탄지 30분정도 지났을까, 우리셋은 허기를 느끼고 아침밥을 먹기위해 의자를 돌려 앉았다. 그리고 니꺼 내꺼 구분없이 먹고 싶은거 맘대로 먹었다. 역 내 도시락집에는 전자렌지가 없어 따듯한 밥은 아니었지만 녹차가 따듯했기 때문에 밥으로 인해 차가워진 배는 녹차로 다스렸다. 아침을 먹은뒤에 졸음이 밀려왔는지 배한글과 멍게는 자기 시작했다. 벳푸에서 미야자키까지는 3시간 30분이 걸리기 때문에 자도 내릴곳을 놓친다거나 하지 않기 때문에 자게 냅뒀다. 그런데 나는 기차에서 절대 못자겠는것이다. 앉아서 자면 허리가 아프로 엉덩이가 땡긴다고 해야하나.. 이번 일본여행중에도 나는 기차에서 이동중에 거의 자지 않았다.
잠도 오지 않고 우리가 있는 지정석 칸이 너무 답답해서 나는 내 짐을 전부 가지고 자유석칸으로 옮겨탔다. 지정석칸은 좌석을 예약해야지만 갈수 있는 칸이자만 자유석칸은 열차승차권만 있으면 갈수 있고, 또 나는 JR큐슈레일패스를 가지고 있어서 열차안에서 좌석이동이 자유로웠기 때문이 이동가능했다. 자유석칸으로 가니 답답함이 가셨다. 그리고는 도착때까지 창밖을 보며 일본의 시골풍경을 감상했다.
기차가 미야자키역에 도착하기 5분전에 배한글과 멍게를 깨우고 내릴 준비를 했다. (예네들은 깨우지 않으면 내릴곳을 지나쳐도 모르기 때문에 꼭 깨워줘야 한다.) 마침내 열차는 오전 11시 33분에 미야자키역에 도착했다. 우리는 열차에서 내리자마자 일단 코인로커에 짐부터 맡겼다. 하루종일 맡겨놓을껀 아니자만 베낭의 무게가 어깨를 죄여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역밖으로 나갔는데 확실히 일본남쪽의 섬 큐슈중에서도 남쪽지방인 미야자키라 그런지 몰라도, 12월인데도 불구하고 훈훈한 바람에 야쟈수비슷한 나무들을 역사주변에서 볼 수 있었다.
우선,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가이드북에서 소개된 '가제트'건물 안에 있는 무한정먹을수 있다는 부페집을 찾아가기로 했다. 나는 가제트란 건물이 음식점 하나로 이루어진것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종합쇼핑몰 비슷한 건물이었다. 그 안을 돌아다니면서 부페집을 찾을라다가 못찾겠어서 아무 직원이나 잡고 물어보니까 없어졌다나.. 결국 푸짐하게 먹을 생각은 버리고 가제트안 스파게티집에서 스파게티와 핫도그로 배고픔정도만 해결하고 바로 미야자키 관광에 나섰다.
처음으로 간곳은 '도깨비 빨래판'이라는 특이한 지형으로 유명한 '아오시마'였다. 미야자키역에 도착하자마자 안내데스크로 가서 아오시마행 열차시간을 물어보니 12시 30분에 출발하는 기차가 있다는 말을 듣고는 가제트에서 점심을 간단히 해결하고 다시 역으로 돌아와 아오시마로 향하는 기차를 타고 이동했다.
미야자키역에서 가까울줄 알았으나 열차로 30분정도나 가서야 아오시마 역에 도착했다. 아오시마 역은 사람이 아무도 없는 무인역같아 쓸쓸해 보였다. 또한 역앞 거리도 사람이 거의 없고 가게문도 거의다 닫혀 있어서 정말로 한적한 시골에 왔음을 짐작하기에 충분했다. 역에서 직진으로 10분정도 가니 탁트인 바다가 나왔다. 백사장의 끝과 바닷물이 만나는 지점에 다리 한개가 놓여있고 그 다리가 끝나는 지점에 섬이 하나 있는데 그게 바로 아오시마 였다.
과연남국답게 신기한 야자수같은 나무가 많이 심어져있었다. 백사장을 조금 거닐다가 아오시마로 연결되는 다리에 접어들었다. 다리를 건너다 바다의 깊이를 봤는데, 바닥이 보일정도로 다리가 놓인 지점에는 수심이 얕았다. 물속에 비쳐 보이는 바닥에는 계단같이 생긴 검은 돌이 층층이 나 있었는데, 나는 이것을 다리를 놓기 위한 초석쯤으로 생각했지만..나중에 알고보니 이게 그 '도깨비 빨래판' 이었던 것이다.
과연 크기와 간격이 일정해 인공구조물인줄 알았는데 그것이 자연의 산물이라니..그것도 전 세계에서 여기서 밖에 볼수 없는 지형이라는 것에 놀라면서도 한편으로 기괴한 모양새에 신기함을 감출수가 없었다. 다리가 끝나고 아오시마의 입구가 시작되는 지점에서 우리는 아오시마를 배경으로 '전세계로 뻗어나가는 리마리오 춤'을 컨셉으로 사진을 한방 찍었다. 그리고는 둘레가 2km 밖에 안되는 작은 섬 아오시마를 일주하기 위해 걸었다.
조금 걷다가 보니 왼쪽에 사당같은 건물이 보여서 들어가서 잠깐 구경했다. 일본의 신사는 색깔의 특징이라면 붉은색계통이란 특징이 있다. 또 그 신사 안에서 처음으로 일본토종으로 보이는 개를 볼수 있었다. 이놈이 나를 보자 반갑다고 꼬리를 흔들어대서 조금 놀아줬다. 그리고 사진을 찍으려고 카메라를 갔다대니까 딴짓을 하는것이었다. 맨처음엔 무슨 현상인지 몰랐으나 자꾸 사진을 찍으려고 하는데도 사진기를 피하는것으로 보아 이놈이 사진기를 알아본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결국 그놈의 정면 샷은 포기하고 몰라 측면만 찍고는 다시 아오시마 일주에 나섰다.
우리의 왼쪽으로는 섬에 나있는 나무와 풀이 있고, 오른쪽으로는 끝없는 바다와 도깨비 빨래판이 쭉 이어져있었다. 도깨비 빨래판에 부딫히며 부서지는 파도와 그 파도 사이에서 낚시를 하는 낚시꾼들의 모습도 눈에 보였다. 그 바다위에는 눈부시게 태양이 비쳐져 눈을 바다에 둘수 없을만큼 빛나고 있었다. 섬을 한바퀴 돌고나서야 도깨비 빨래판은 아오시마의 어느 한곳에만 있는게 아니라 섬 주위를 빙 둘러싸고 있다는것을 알수 있었다.
신기한 지형의 섬 아오시마관광을 끝내고 다시 큰 차도가 있는 곳으로 나왔다. 그 길에 어느 연로하신 할머니가 '파인애플 100엔입니다. 맛있어요'하고 파인애플을 파셔서 우리 일행수 대로 3개를 샀다. 그리고는 바로 이곳에서 '우도신궁'으로 가기위해 이동방법을 모색했다. 자전거를 렌탈해주는 곳으로 가서 자전거를 타고 우도신궁까지 간다니까 '좆또 무리데쓰네(조금 무리네요)'라고 아주머니가 대답하셨다. 그리고는 버스로 가라고 하시며 정류장을 가르쳐 주셨다. 우리가 버스정류장을 헤메고 찾지 못하니까 가게에서 나오셔서 가르쳐 주셨는데, 이때 아까 그 파인애플 할머니와 그 옆가게를 보고 있던 아주머니까지 합세해 길 안내를 해주셨다.(일본 사람 친절한건 알아줘야 된다.)
버스정류장으로 갔는데 방금 지나간 버스가 왠지 우도신궁으로 향하는 버스 같았다. 이 정류장에도 역시 버스 도착시간이 써있었는데 2시에는 15분에 도착이었고, 그 당시에가 15분이었기 때문이었다. 일본의 대중교통은 전혀 늦지 않고 정확하게 시간을 지키기 때문에 우리는 버스를 놓친줄만 알았다. 그래서 가이드북에 나온데로 히치하이킹을 시도했는데, 일행중에 이쁜여자가 껴있는것도 아니고 건장한 남자 셋에, 또 멍게는 검은색 도둑놈모자까지 쓰고 있어서 그런지 차가 좀처럼 서지 않았다.
헛탕만 치길 10분쯤 지났을까..우도신궁으로 가는 버스가 정류장에 도착한것이다. 여태까지의 일본여행에서 대중교통수단이 제시간을 안지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아무튼 신이 살리신셈 치고 버스를타고 우도신궁으로 향했다. 기사아저씨한테 몇분정도 걸리냐고 물어보니까 이곳에서 30분정도 걸린단다. 자전거 렌탈소 아주머니가 자전거로는 무리라고 한게 이해가 되는 순간이었다.
우도신궁으로 이동하는 동안에 차 왼쪽으로 태평양이 펼쳐지는 장관이 눈에 들어왔다. 이곳이 '니치난' 해안도로 인데, 이런 멋진 풍경들 때문에 미야자키가 일본신혼부부들이 신혼여행장소로 많이 찾았다고 한다. 그러나 그 장관은 비싼 이용료를 지불해야 했다. 버스가 오래 달리면 달릴수록 요금이 점점 올라갔기 때문이다. 우도 신궁까지 30분이 걸려 도착하니 요금이 1030엔이 나왔다. 버스치고는 상당히 비싼 요금이었다.
더욱이 우도신궁까지는 우도신궁앞 정류장에서 걸어서 20분을 더 들어가야 했다. 비록 겨울이라서 우리는 두꺼운 자켓을 입고 있었지만 이곳은 미야자키라 통용이 안되나 보다. 20분동안 땀깨나 흘려가며 우도신궁까지 걸어들어갔다. 가는 도중에는 탁 트인 태평양을 보고, 아오시마에 있던 도깨비 빨래판을 여기서도 볼수 있었다. 땀을 삐질삐질 흘리고 숨은 헐떡헐떡 차도 정말 멋진 해안의 절경을 보면서 '미야자키는 정말 멋진곳이구나'하는 생각을 하며 걸으니 20분이 짧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힘들게 걸어서 우도신궁 앞까지 도착했다. 일단 입구에서 파는 타코야키로 배를 조금 채운후 우도신궁으로 들어갔다. 저 멀리 절벽에 신사가 보이기 시작했다. 이 우도신궁은 일본의 초대왕의 아버지를 모시고 있는 사당으로 일본에서 유일하게 절벽에 세워진 사당이라고 해서 나의 관심을 끌었다. 또 우도 신궁까지는 베낭여행자들이 쉽사리 이동할수 없을꺼라고 판단해 어느정도 나의 모험심을 자극하기도 했다. 눈앞에 보이는 절벽의 신사와 그 절벽에 부딫혀 부서지는 파도가 보이는 비경을 보면서 힘들지만 참 잘왔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했다.
우도신궁은 또 동굴안에 위치해 있어서 그 안이 어두컴컴했다. 그러나 젖모양의 바위처럼 생긴 '젖바위'두개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그리고 다시 밖으로 나와보니 약수터와 거북바위가 보였다. 우리는 당연히 그 약수터가 먹는 물인줄 알고 마셨는데 다른사람들은 손만 씻는것이었다. 그래서 가이드로 보이는 일본인 여성에게 여쭤보니 손을 씻음으로 인해 마음을 깨끗하게 정화한다는 의미를 담고있다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는 '운다마'를 사서 거북바위에 던져보기로 했다. 남자는 왼손으로 던져서 거북이 등껍질에 들어가면 소원이 성취된다는데..결국 다섯개 다 실패하긴했지만 재밌는경험을 했다.
우도신궁을 나와서 느낀점은 모든나라의 신화가 아마도 신화가 나고 장소를 정하는게 아니라 장소를 정하고 신화가 난게 아닌가 하는것이다. 우도신궁을 둘러보니 젖모양의 바위가 있었으며, 남들이 그 앞에는 거북모양의 바위가 있었고, 쉽게 닿기 어려운 깎아지른 해안절벽에 위치해있었고, 해안절벽의 경치는 그야말로 비경이니 비경과 의미를 부여할수 있는 자연물과 남들이 쉽게 닿을수 없는 신비함이 합쳐져서 이곳을 신화의 장소로 정하고 그 다음에 이 곳에 알맞는 신화를 만들어 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도신궁을 관광한 후에 다시 버스정류장으로 되돌아와 버스를 타고 아오시마역에 도착했다. 역으로 달려가니 이미 전차가 도착해있었고, 우리는 재빨리 그 전차에 올라탔다. 아까 아오시마에 올때랑은 달리 이 마을 주변의 학생들로 인해 전차안이 붐볐다. 다시 전차는 30분을 달려 미야자키역에 도착했다. 원래는 '평화대공원'까지 가려했으나 미야자키에서 가고시마로 가는 기차시간까지 채 한시간이 남지 않아 포기했다. 아쉬운마음을 뒤로하고 역사 내 음식점에가서 그간 굶주렸던 배를 채우고 가고시마로 가는 기차 키리시마를 타기위해 승강장으로 갔다.
미야자키에서 가고시마까지는 2시간 10분정도 걸리고 가고시마에서는 관광하지 않고 바로 하카타로 가기 때문에 열차내에서 먹을만한 먹거리를 미리 사왔다. 원래의 일정은 미야자키관광후에 가고시마도 관광할 수 있었는데, 쿠마모토성 관광하는 날 아소산을 못 올라가는 바람에 어쩔수 없이 가고시마를 포기해야 했던 것이다.
가고시마에서 큐슈신칸센을 타고 하카타로 이동하기 위해선 '가고시마추오'역으로 가야했다. 큐슈신칸센은 2004년 4월에 개통하였으며 가고시마에서 하카타까지 이전에 4시간30분거리를 2시간 10분으로 단축했다고 한다. 원래는 미야자키에서 바로 하카타로 갈수도 있었으나 큐슈신칸센을 꼭 타본다는 명목하에 일부러 가고시마까지 온것이다. 그리고 미야자키에서 출발한 기차는 가고시마에 오후 9시 4분에 도착하고 가고시마에서 하카타까지가는 신칸센은 오후 9시 17분에 출발하기 때문에 13분만에 환승하기위해 행동을 재빨리 할 필요가 있었다.
가고시마추오역으로 가는 기차 '키리시마'는 니치린기차와 마찬가지로 별로 좋아보이지는 않는 기차였다. 출발 한시간쯤 후에 미리 준비해논 저녁을 먹고는 슬슬 내릴 준비를 했다. 그리고는 9시 4분에 가고시마추오역에서 하차했다.
드디어 큐슈신칸센을 타러간다!! 가고시마추오역에서도 큐슈신칸센 승강장은 새로 지은게 티가 날정도로 특급열차 승강장과는 차이나게 깔끔하게 지었다. 열차에서 내라자마자 바로 신칸센 승강장으로 갔는 큐슈신칸센 '쯔바메(제비)'는 이미 도착해 있었다. 우리는 너무 멋진 하얀외관의 날렵하게 생긴 열차가 빛을 발하고 있는 모습에 감탄사를 연발했다. 날렵하게 전동차 부분으로 뛰어가 전동차사진도 찍었는데, 사진기 플래쉬를 연발한 사람은 비단 우리뿐만은 아니었다. 또 열차 측면에는 낮익은 남자배우의 사진이 찍혀있었는데, 그 남자배우는 잘 보니까 '박용하'였다. 사진 옆으로는 '2005년 한국과 일본 우정의해'란 프린팅이 찍혀있었다. 큐슈지방최초 신칸센에 한국배우의 사진이 들어가있어서 한국사람인 나는 조금 뿌듯해짐을 느꼈다.
신칸센이 출발할 시간이 되어 기차안으로 들어갔다. 이 기차는 총 6량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하얀외관과 더불어 내부 인테리어도 역시 흰색상이 주를 이루었다. 통로옆 세면대는 문대신 새끼를 꼬아 만든 '발'로 가리는 아이디어를 선보였고, 객차내 의자도 우드로 장식해 품위있는 분위기를 더했다. 창문가리개도 대나무 발로 만들어 놓아 자연친화적인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좌석과 좌석사이의 공간도 KTX보다 훨씬 넓어 더욱 편안한 여행이 가능하게끔 인체공학적으로 만들어 놓은것 같았다.
이 신칸센 쯔바메는 현재 가고시마 추오역에서 신야쓰시로까지 40분
정도의 거리를 운영하기 때문에 40분정도 밖에 탈수 없었다. 그러나 40분동안 우리가 의자에 앉아있던 시간은 그의 반도 되지 않았다. 신칸센의 '그린석(특실)'을 찾으려 이동하고, 화장실과 장애인용화장실을 구경하고, 1량부터 6량까지 한번걸어보는 등 온갖 짓을 다 해봤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길면 길다고 느낄수 있는 40분은 우리에게는 엄청나게 짧았다.
열차는 40분만에 신야쯔시로에 도착했고, 내리기 싫었지만 쯔바메와 작별인사를 하고 내릴수 밖에 없었다. 신야쯔시로부터 하카타까지는 원조 쯔바메인 '릴레이쯔바메'를 타고 이동하게되었다. 이 기차는 이미 한번 타봤기 때문에 더이상 신기한 경험은 아니었다. 그런데 이 기차의 3번차량이 조금 특이했다. 특실도 아닌것이 좌석이 무척이나 넓었고, 한 객차가 우드로 인테리어되있어서 고급스러워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또 다른 객차에는 처음보는 '코시쯔(개실)'이 있어서 처음타보는 기차가 아니었음에도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릴레이쯔바메의 차장이 검표를 하러 돌아다닐때 우리의 검표가 끝나고 개실로 좌석을 옮겨줄것을 요구하자 차장은 흔쾌히 승낙했다. 또한 개실까지 우리를 친절하게 안내해 줌으로써 역시 친절한 일본인의 모습을 또 한번 볼 수 있었다. 우리는 개실에 앉아서 약 한시간동안 이동하다가 오후 11시 56분에 하카타역에 도착했다.
그리고는 16일에 예약했던 '그린호텔'에 찾아가 체크인을 하고 바로 방으로 들어갔다. 힘들었던 오늘 하루의 일정을 되내여보면서 맥주 한캔을 들이키고는 밀려오는 잠을 이길수 없어 잠이 들었다.
이제 일본의 밤도 내일 하루밖에 남지 않았다. 내일은 일정없이 후쿠오카를 관광하는 날로 여태까지 빡빡했던 일정이 끝나고 느슨하게 관광할수 있다. 오늘까지 잘 버텨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