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예보에는 비가 온다고 했으나 아침의 날씨는 맑고 화창했다.
오늘은 마산의 숨겨진 산역을 찾는 개척산행의 기분으로 정태규친구의 안내로 중리 호계중학교를 옆으로 끼고
가파른 산길을 한참이나 올랐다.
구마고속도로와 남해고속도로사이를 뻗어 있는 긴 산역인데 모두가 초행이고 한번도 근처에 와본 경험이 없어
무턱대고 길 따라 가는 수 밖에 없었다.
자양산이라는 전혀 생소한 이름의 정상을 향하여 무작정 떠난 산행이 오늘도 또 사고를 치고 말았다.
지난번 17Km산행을 한 뒤로 장거리를 종주하는 것은 삼가자고 했건만 목적산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여 정태규만
믿고 나선 여정이 결국은 15Km를 걸어야 하는 고행 길이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높지는 않으나 고갯길을 수 도 없이 오르 내리고 한참을 가도 정상은 아득하기만 하다.
기운도 빠지고 지칠 무렵 설상가상으로 하늘이 새까맣게 변하고 뇌성이 치더니 비가 후두둑 떨어진다.
어디 피할 곳도 없는 산중에서 지친 몸을 털석 앉아 허기진 배라도 채워야만 했다.
결국 의논 끝에 이런 날씨에 계속 산행을 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하여 정상을 바라만 보고 옆길인 금동굴 방향으로
하산하였는데 이것이 또한 고행길이 될 줄은 더더욱 몰랐다.
칠원면의 어느 구석으로 간신히 오긴 했으나 버스가 들어 오지 않는 산골이라서 거의 두시간을 걸어서 칠원의 유원
마을에서 또 한시간을 기다려 겨우 마산으로 가는 버스에 오를 수가 있었다.
버스를 기다리며 마시는 맥주가 그렇게 맛이 좋을 수가 없어서 지금까지의 고행길의 기억은 어느새 잊어버리고
마산 도착하여 우리의 아지트에서 지친 몸을 부딪히는 맥줏잔 소리로 달래고 마침 합류한 홍택정 친구의 구수한
입담으로 마음껏 웃으며 오늘을 마무리 하게 되었으니 이 또한 즐거운 만남이 아니겠나.
그런데 오늘 그렇게 예상하지 못한 고행을 하였으면서도 한사람도 불평없이 말짱한 기력으로 유쾌하게 산행을 마무리 하는 노산객들의 열정에 아직도 친구들이 절륜의 기백이 살아 있음을 느낀다.
5월 제주도 원정 산행의 전초전을 이렇게 흐뭇한 마음으로 마무리 하게되어 뿌듯하다.
오늘 고생한 친구들 모두가 서로에게 박수를 보낸다.
참석자: 정태규,정연석,구자환,윤철원,김수일,박종구,박형규,박태홍, 홍택정
첫댓글 마산산우회 화이팅!
서을산벗회는 분발!
나는 번번히 용케도 이런 불상사를 피하는 선견지명 덕분으로 갈뫼산 갔다가..1시20분 용호가는 차로 엄청 아름다운 봄 바다를 즐겼다, 윗 용호의 손바닥만 한 작은 만과 맑은 물빛을 바라보며 문득 노후를 이런 곳에서 보내고 싶은 강한 욕망을 느꼈다. 아름다운 남녘 바다의 구석구석을 정말 사랑한다. 늘 반갑게 맞아주는 친구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