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무재 개구멍에 엎드려 기어들어가며 오늘도 무사산행을 빈다.
석봉산악회 제1661차 낙동정맥11구간 산행
대상산 785봉 경북 청송군 부남면 포항시 죽장면
날짜 2009년 10월 18일 석봉 제1661차 산행
산행 거리 산행 시간 20.2km(도상) 7시간50분
출발 일시 장소 18일 06시 영광도서 앞
산행 시작 시각 장소 18일 09시25분 피나무재
산행 매듭 시각 장소 18일 17시15분 가사령
부산 도착 시각 장소 20시30분 영광도서 입구 도로
산행 코스 주요 지점 및 시각
09:25 피나무재490m-6.5km/170분-11:25 질고개 430m-12:04 묘지 점심-12:30 식사 후 출발-5.8km/150분-14:09 785봉 헬기장 삼각점-3.9km/80분-15:30 통점재550m-4.0km/80분-17:15 가사령573m
참가20명 장선수 이선균 박두호 유순옥 노병복 이선화 외1명 최계순 조정선
김수환 권선희 박문식 이해원 조종임 반영숙 이정완 김형구 김사일 김철우
회비 30,000원 지도 1:50000 청송 기계
날씨 맑음 바람 거세게 불다 점차 잠잠해짐.
교통편 35인승 관광버스
산행대장 장선수
기타 건천서 목욕 식사.
산행 코스 상세한 통과 지점
09:25 피나무재-09:45 임도 미포장-09:49 임도-10:03 임도-10:29 611.5봉 삼각점-10:38 헬기장-11:25질고개 포장도2차선-11:38 산불 감시초소-1
2:04 묘소 점심-12:30 점심후 출발-13:20 방향 동에서 남으로 꺾임-13:50 낡은 헬기장-14:00 봉우리 민 삼각점-14:09 785봉 헬기장-14:12 묘지-14:43 간장현-15:00 706봉-15:18 지적경계점-15:30 통점재 포장도2차선-16:20 776.1봉-16:45 733.8봉 팔공 보현지맥 분기점-15:07 가사령옛길-17:15 가사령



산행 이모저모
건천에서 포항을 향해 신나게 달리던 버스는 영덕행 7번국도 진입로를 놓쳐 포항까지 갔다. 요새말로 버스가 ‘알바’를 했다. 이로 인해 버스 안은 제 길을 찾을 때까지 술렁댔다. 길을 잘 아는 이해원회원님의 도움으로 용케 피나무재에 도착하니 9시20분이다. 예상 도착시간은 8시55분으로 많이 늦었다. 하지만 ‘알바’한 시간과 비교하면 샛길을 골라온 탓에 그나마 시간을 많이 줄인셈이다. 바람이 세차게 불었다.
원래는 오늘 황장재에서 주산재까지 낙동정맥10구간을 산행 할 예정이었으나 주왕산 국립공원을 통과하는 낙동정맥이 비지정 등산로로 단속을 하기 때문에 하는 수 없이 오늘 11구간 산행을 한다.
피나무재에서 남쪽절개지 빙 둘러쳐진 철망 아래에 구멍이 나있다. 10년 전 1차 종주 때도 이 ‘개구멍’을 통과 해 갔는데 지금도 마찬가지다. 구멍이 낮아 배낭과 사람이 함께 통과 못하고 배낭 먼저, 그 다음 사람이 들어간다. 구멍이라고 다 구멍이 아니다. 낙동정맥 11구간 종주등산을 시작하며 무사산행을 빌고 절하는 곳이지 어째 이게 개구멍이냐. 마음과 몸으로 정성을 바치는 터다. 바로 위 작은 봉우리에는 예전 그대로 송전탑이 있고 시멘트 방호벽은 흙이 반쯤 찼다. 바람에 모자가 날아가려고 해 손으로 잡고 걷는다.
나무 사이로 저 멀리 마을이 보이더니 봉우리 하나를 넘자 먼지가 폴폴 이는 임도 삼거리. 부남화장 4.8km 부동라리1.7km 부동이전1.2km의 도로이정표가 있다. 이 임도 중 한 쪽이 조금 전에 본 마을로 갈 것이다. 삼거리 이정표 못 미쳐 도로를 건너 산길로 들어간다. 리본이 안내를 한다.
다시 임도다. 조금 전 임도가 빙 돌아 우리를 만나러 왔다. 봉우리를 내려서자 왼편에 임도가 함께 간다. 그러다가 산길이 임도에 포개진다. 이 임도는 지금껏 보아온 임도 중 풍채가 참 그럴듯하다. 서쪽 도로 가장자리에 산을 향하여 펄럭이는 깃발을 단 깃대처럼 나무가 늠름하게 서 있다.

임도를 지키는 가 세월을 지키는가 늠름하게 선 나무
포장 안된 도로에는 계절을 알리는 바람과 시간을 몰아온 구름이 스쳐지나 갈 뿐 사람이나 자동차는 자취를 감춘지 오래다. 그래도 산허리를 굽이도는 도로와 가장자리에 우뚝 선 나무는 의젓하기 이를 데 없다. 도로는 어디가 매듭점이며 어디가 시작점인지 알지 못하지만 길게 타원을 그리며 기슭을 돈다.
간간이 낙동정맥 종주꾼들이 징검다리 건너듯 도로를 건너갈 뿐 천년 정적이 산을 덮었다. 기다림과 외로움이 길에 서서 나무 한번 보고, 하늘 한번 보고, 기슭 한번 쳐다본다. 외로움의 매듭점은 어디며 시간의 매듭점은 어딘가. 훌 훌 털어버리고 길을 재촉한다.
임도가 다시 나타날 것 같지 않은 숲 짙은 산줄기에 군데 군데 단풍이 자리 잡아 가을을 열심히 알린다. ‘788 건설부 4016 재설’로 다른 삼각점과 아주 다르게 표기한 이곳은 611.5봉이다. 하지만 봉우리다운 멋이 전혀 없는 봉우리. 헬기장을 지났다.


산뜻한 포장도로 질고개
질고개다. 뻥 뚫린 포장 2차선 도로위로 푸른 하늘이 면화송이 같은 하얀 구름 몇 개를 안고 펼쳐졌다. 이도에 서자 가슴도 뻥 뚫린다. 부동면과 부남면을 알리는 표지판이 고개를 지키는 병사처럼 서있다.
산불감시초소는 열쇠를 굳게 잠긴 채 우리를 맞는다. 이제 한 달만 지나면 여기도 주인이 찾아들고 사람의 온기로 정맥종주꾼들은 반가움을 더 할 것이다. 우리는 이곳 저곳을 둘러본다. 우리가 걷는 낙동정맥은 부남면과 부동면 경계다. 부동면 나리에서는 앞산, 부남면 이현에서는 뒷산 줄기다.
초소에서 10여분을 걸은 뒤 등산의 하이라이트인 점심 자리를 만들었다. 어느새 햇볕이 듬성듬성 들어오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시원한 그늘을 찾던 게 엊그제 인데.
우리는 서에서 동으로 뻗은 산줄기를 간다. 노랑단풍에다 간혹 붉은 단풍이 섞여 촘촘하고 찬란한 가을을 비단폭처럼 펼친다. 산길은 동으로 가다 남으로 꺾어야 하는데 지도에서는 그렇게 멀어 보이지 않는 산줄기가 실제로는 예상을 깨고 멀다. 남으로 꺾이는 곳이 질고개와 통점재 중간 지점이다.
오후 1시20분 드디어 동에서 남으로 꺾었다. 낙동정맥은 지금부터 오늘 산행을 마감하는 가사령까지 동남, 서남, 남으로 뻗어간다. 왼편 숲 사이로 도로, 농촌, 벼가 익어 노란 들판이 눈에 파고든다.
풀과 흙이 덮은 낡은 헬기장. 요즘 만나는 헬기장이 예전처럼 말쑥하게 단장을 하지 않은 것은 고사하고 헬기장 같지 않은 헬기장도 자주 만난다. 이젠 산속 헬기장은 나무가 많이 자라고 숲이 울창해 별로 필요 없게 된 것인가.
글자를 하나도 새기지 않은 민 삼각점이 있는 봉우리. 이곳이 785봉이라 고 여겼는데 얼마 가지 않아 헬기장이 있는 진짜 785봉을 만났다. 여기도 삼각점이 있어야 하는데 이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고도계 등으로 미뤄 이곳이 오늘 종주코스 중 가장 높은 785봉이 틀림없다.
울창한 숲이 앞을 가리고 산길은 여전한 모양새로 이어지고 이어진다. 묘지와 고개를 거치고 봉우리도 올라선다. 고개는 간장현으로 여겨지지만 좌우의 길이 거의 없어지고 숲이 앞을 가려 지척에 있는 간장저수지도 보이지 않는다. 간장현도 이제는 애매모호한 고개가 돼 버리는가.
길바닥에 가로 세로 5cm 정도의 주황색 플래스틱 4각 말목이 박혀 있는데 지상으로 10cm 정도 돌출해 있다. ‘지적 경계점’이라는 표지를 머리에 이고 있다. 등산 안내도에도 이 지점이 나와 있어 오늘 산행 중 유일하게 지도와 현지를 확인한다.
오늘 산길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봉우리나 고개에 표지판이나 이정표가 없어 답답했다. 표지판이나 이정표가 있을 때는 당연하게 느꼈는데 이것이 없으니 어디가 어딘지 알 수 없어 불편하기 이를데 없다. 이정표나 표지판은 여기가 어딘지 알려주는 땅위의 좌표다.

뒤에 오는 동료를 기다리며 통점재를 등진채 쉬고 있다.
지적경계점 바로 아래가 통점재. 통점재 포장도로로 내려가는 길이 너무 급경사라 눈이라도 내린 겨울에는 고생께나 할 것 같다. 2차선 포장도로를 건너간다. 기슭을 10m쯤 올라서자 통점재 옛길이다. 이제는 그저 황무지로 바뀐 옛길. 내륙인 청송군에서 나는 곡식과 과일, 바닷가 영일군(지금은 포항시)의 해산물이 오가며 흥청대던 고개가 이제는 그 흔적조차 희미하다.
안내도는 776.1봉에 삼각점이 있다고 했지만 확인하지 못한채 걸음을 서두른다. 작은 고개 두어개를 지났는데 고개를 넘나들던 좌우의 옛길은 이미 수명을 다했는지 길이라고 여겨지지 않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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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코스를 산행하면서 처음으로 제법 큰 안내판이 나뭇가지에 달려있다. 하얀 판에다 팔공지맥, 보현지맥 분기점이라고 써 놓았다. 안내도에는 744.6m라고 했는데 현지에 있는 안내판에는 733.8m로 돼있다. 팔공지맥과 보현지맥은 여기서 갈라져 오른쪽으로 달려가 보현산을 넘고 석심산에서 다시 두 갈래로 나누어진다.
급한 내리막이다. 가사령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자동차 달리는 소리가 들린다. 마치 활강하듯 떨어지던 급경사 길은 고개에서 급하게 멈춘다. 고개에는 미포장 도로가 가로로 지나간다. 옛 가사령이다. 종주길은 내려선 도로 맞은 편에 리본을 많이 단채 열려있다. 여기는 산행 매듭 지점이 아니다. 앞에 작은 봉우리가 버티고 있어 다시 한 번 이를 앙다물어야 한다. 또 봉우리를 악착같이 넘는다. 마침내 그렇게 바라고 바랐던 가사령에 도착했다. 2차선 포장도로가 어느새 저녁노을을 머금기 시작했다. 옛 가사령에서 예까지 무척 힘들었지만 8분을 걸었을 뿐이다.


가사령의 동쪽과 서쪽
오후 5시15분 가사령(佳士嶺 포항시 죽장면 상옥리)에 도착했다. 아침 9시25부터 시작했으니 도상거리 20.2km를 7시간50분동안 걸었다. 아침에 그렇게 불던 세찬 바람도 오후 들어 기세를 꺾더니 지금은 거의 잠잠해 졌다. 이 구간 역시 다른 구간과 마찬가지로 옛길은 겨우 흔적을 남길 뿐 길이므로 종주 산 꾼들이 잘못 갈 염려가 적다. 대낮에 걸었지만 안내판이나 이정표가 거의 없어 지나는 곳이 어딘지 알 수 없는 오리무중(?)의 20.2km 산길. 이제 그곳으로 어둠이 서서히 둥지를 틀 기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