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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맞이 길」 나중에 우리나라 국토를 횡단하거나 종단을 하게 될 경우 출발점을 어디로 할 것인가? 이런 생각이 이 글 쓰는 이유다. 어쩌면 여기, 해운대 ‘달맞이 길’이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인데, 달맞이 길 아니면 ‘해운대 동백섬’이거나 ‘해운대 백사장’이 될 수도 있지마는 결국 달맞이 길을 넘지 않을 것인가 그런 생각이 들기 때문에 결국 마찬가지 일게다. 그래서 송정, 기장, 일광, 좌천, 월내, 서생, 진하를 거쳐 남창, 청량, 울산까지가 첫 날 일정이 되지 않을까 싶다. 허나 이 길이 40㎞가 넘을 듯하여 하루 일정으로 무리라고 판단될 경우는 진하 혹은 남창(울산 온천)쯤에서 첫날을 묵게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든다. 이튿날은 경주까지, 그 다음날은 포항, 그리고 영덕, 울진, 삼척, 동해, 거진,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금강산을 바라보는 것으로 일정이 잡힐 것이라고 짐작해 본다. 주로 국도 7호선을 타게 될 것이고 간혹은 35번 국도로 가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이 경우 기간은 보름 혹은 20일쯤 잡지만 그 보다 더 길어진다 해도 하등 문제될 것은 없을 것이다. 종단이 아니고 횡단이라면 그 출발점은 아마도 목포선창이나 유달산이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해 보게 된다. 목포 쪽은 조금 생소하지만 미리 공부하게 된다면 그리 무리는 없을 것이다. 엊그제 토요일에는 국토종단을 시작하기 위한 연습삼아 해운대 달맞이 길 일부를 답사했다. 송정까지 차로 가서 해수욕장 입구에 차를 두고 바다를 바라보면서 산길을 따라 해운대 해수욕장이 내려다보이는 백사장 끝자락 미포(尾浦)언덕 위 길가에서 열무국수로 늦은 점심을 사 먹고 미포에서 청사포까지 해안을 따라 길 없는 길을 만들어 가며 청사포(靑沙浦)로 도로 넘어와 처음 출발했던 곳으로 돌아오는 여정이었다. 가는 길은 산중간에 나있는 산책길이었고 돌아오는 길은 대부분이 바닷가 바위 길과 자갈길이었다. 미포 해안에서부터 철망과 사람들의 왕래가 없는 등 수상한 점이 없지 않았지만 그냥 모른 채 하고 옛날 추억들을 새기며 바닷가를 오르락내리락하며 걸었다. 전경대를 제대한때로부터 34년, 짧지 않은 세월동안을 거슬러 내가 근무했던 잿골초소와 꼭 빼닮은 해안초소, 그리고 방갈로, 인적도없는 초병근무 가며 걷던 바로 그 길... 지네에 물려 당황해 하던 일, 상열이랑, 아버지, 펜팔로 사귀던 서울 아가씨 면회 왔던 기억, 밤마다 순찰 돌던 바닷가의 적막함 혹은 교교히 흐르던 달빛에 주체할 수 없었던 무엇과 무엇, 그리고 넘실대던 파도, 어렁거리던 파도소리... 3시간20분 동안을 걸었던 여정을 나는 혼자 했으나 역시 나는 혼자이면서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을 해 보기도 했고 가족과 남들과 더불어 살아가면서 만든 이 추억의 한 자락을 잡고 남은 인생을 살아가게 되겠구나 그런 생각도 했다. 해운대 너른 백사장 그리고 오륙도와 절영도, 창해 수평선 저 멀리 붓질한 것 같은 구름들의 한가로움과 조화로움, 구덕포(九德浦)바닷가에 몰려나온 연인들의 모습에서 젊음은 언제나 좋은 거라는 생각도 들고, 작은 포구에 들어앉은 작은 배들은 고기를 잡기나 하는 걸까 그런 생각도 들고... 이날 기억을 담아 사진 찍은 것에는 - 청산되어야 할 잔재 그러나 아직도 허물지 못한 해안초소, 청사포 금오횟집 너른 뜰과 정원수, 해월정과 해월정사, 가을 이른 코스모스, 수줍은 나리꽃, 멀리 오륙도 사이 구름 빛 고운 부산해안 - 이런 설명을 사진에 붙이고 싶다.(앨범-산행2-해월정 참조) - 2007. 6. 18(월)오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