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시간은 복음성가 30년을 정리하는 정말 뜻 깊고, 가슴 벅찬 시간입니다. 또한 오늘 이후 또 다시 새로운 찬양 사역을 시작하는 다짐의 시간이기도 합니다.” 지난 3월 26일(토)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있었던 ‘2005 가스펠 코리아’는 최미의 말처럼 한국 복음성가 30년을 돌아보고 새로운 사역에로 나아갈 것을 다짐하는 시간이었다. 길면 길고, 짧다고 하면 짧다고도 할 수 있는 30년을 정리한 시간이니만큼 다양한 세대의 찬양 사역자와 찬양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김포 제일교회 김동청 목사의 개회기도로 시작된 이날 공연은 비기독교 신자들도 대부분 알고 있는 대표적인 복음성가 <내게 강 같은 평화>로 시작되었다. 손재석, 이강혁, 강찬, 유턴, 신현진, 지영, 장윤영, 조수아 등이 <내게 강 같은 평화>를 시작으로 기독교인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예수 안에서>, <예수 이름으로>, <나 주의 믿음 갖고>, <살아계신 주>를 연창하자, 객석 대부분이 이를 함께 따라 불렀다.
이후 진행된 순서에서는 최성욱 목사, 최안순 사모가 자신들의 대표곡이자, 가스펠 역사상 최초로 대중가요 인기 차트 순위에 오르기도 한 <사랑은>을 불러 많은 이들에게 갈채를 받았다. 이들은 찬양 전 “오직 성경 말씀(고린도전서 13장)으로 만들어진 이 노래가사가 서울 종로 거리와 온 시내를 뒤덮었으며, 심지어는 사찰에서도 불려 지기도 했었습니다.”라며, 당시 이 찬양이 우리 사회에 끼친 파급 효과에 대해 돌아보았다. 이는 현재 찬양을 아끼는 모든 기독인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많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찬양의 노랫말은 말씀의 능력으로 덧입혀져야 그 사회에 더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이어서 김민식, 노문환, 장욱조 등 중견 찬양 사역자들의 무대가 이어졌다. 이들은 각각 <눈으로 사랑을>, <기도할 수 있는데>, <할 수 있다 하신 이는> 등의 찬양을 불렀으며, 40대 및 50~60대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이어진 신현진, 지영, 조수아, 장윤영은 80년대 후반부터 지금까지 큰 사랑을 받고 있고, 특히 학창시절 합창대회 곡으로도 많이 불린 <나>(송명희 시, 최덕신 곡)를 불러 은혜와 감동을 관객들에게 선사했다. 또 옹기장이는 <그 이름>, <주님께 영광>, <오 기쁘도다>, <주 이름 큰 능력>, <만세 반석>, <주만 섬기리>, <예수 이름 높이세>를 불렀다.
옹기장이의 뜨거운 무대가 끝나고 다시 중견급 찬양 사역자들의 무대가 이어졌다. <사랑의 종소리>의 김석균 · 최미, <물가로 나오라>의 최미 · 최명자의 듀엣무대가 이어졌다. 또한 최명자는 발표 후 2000번도 더 불렀다는 <감사찬송>을 특유의 아름답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불러 많은 박수를 받았다. 이어 임재현, 전용대 등의 찬양이 이어져 40대 이후 세대의 큰 사랑을 받았다.
뜨거운 찬양의 무대는 중간 설교로 인해 잠시 숨을 돌렸다. 성현교회 김선규 목사는 사도행전 16장 25~26절 “찬양의 능력”이란 주제로 말씀을 선포했다. 말씀을 통하여 김목사는 바울과 실라가 경험했던 것처럼 찬양은 기적을 만드는 능력이 있으며, 매일 삶 속에서 이러한 기적을 누리길 소망한다고 기원했다.
설교가 끝나고 무대에 가스펠계의 슈퍼스타 송정미가 등장하자 객석에서는 환호성이 터졌다. 송정미는 이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축복송>과 <오직 주 만이>이를 열창, 가장 많은 박수를 받았다. 찬양 중 송정미는 “척박한 이 시대, 한 줄기 빛의 길을 개척하신 선배 찬양 사역자분들을 진심으로 축복하고, 오늘 무대를 통해 한국 교회와 세계가 회복되길 바랍니다.”라고 해 오늘 행사의 의미를 되짚음과 동시에 선배 사역자들의 공로를 되새겨보기도 했다.
이어진 무대 역시 주로 90년대 이후 활동한 찬양 사역자들이 등장했는데, 오랜만에 그룹 다윗과 요나단이 등장해 통기타 연주와 함께 <요한의 아들 시몬아>, <주만 바라볼찌라>등을 불러 은혜와 감동을 더해주었다.
이정림, 이강혁, 강찬, 조수아, 이천 등 5명이 함께 등장한 다음 무대에서는 <하나님은 너를 지키시는 자>, <아침에 주의 인자하심이>, <또 하나의 열매를 바라시며>, <마지막 날에> 등을 열창하였다. 특히, 이천이 부른 <마지막 날에>는 관객들이 큰 환호성을 자아냈으며, 일부 젊은 관객들은 일어나서 함께 찬양하기도 해 그 열기를 더했다.
끝으로 전출연자가 무대에 올라 <부흥>과 <물이 바다 덮음 같이>, <비전>을 함께 찬양하며 한영훈 한영신대 총장의 축도로 2005 가스펠 코리아의 대미를 장식하였다. 이어진 앵콜 무대에서는 신현진의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강찬의 <부흥 있으리라>, <좋으신 하나님>이 이어졌으며, 특히 강찬의 무대는 젊은 관객들의 큰 호응 속에 앵콜이 끝난 이후에도 한동안 일부 관객들은 앵콜을 외치며 자리를 뜨지 않았다.
이번 공연은 한국 가스펠 30년을 돌아보는 자리로 선후배 찬양사역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하나님을 찬양하는 뜻 깊은 무대였다. 또한 30년의 세월을 정리하는 자리답게 모든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찬양 선곡으로 누구나 즐겁게 찬양할 수 있는 화합의 무대를 보여줬다. 실제로 관객층 역시 10대부터 60대 이후 세대까지 매우 다양했다.
그러나 간혹 가수와 밴드 간의 호흡이 맞지 않아 실수를 하기도 해 흐름이 끊기기도 했으며, 준비 소홀로 인한 실수도 엿보여 아쉬웠다. 또한 복음성가 3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인 만큼 그에 따른 보다 체계적인 기획이 뒷받침해줬으면 더욱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를테면, 선곡을 연도별로 한다든지, 선별된 곡에 대한 보다 깊은 해설을 모니터에 싣는다든지, 배경 화면으로 관련 영상자료나 사진을 다양하게 보여준다든지 하는 노력이 뒷받침되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가스펠 코리아가 이번 행사의 시행착오를 딛고 다음 35주년, 40주년에는 보다 멋진 무대를 보여줄 것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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