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E가 NBC와 함께 운영하고 있던 골칫덩이 미식축구 리그인 XFL이 사실상 문을 닫게 되었다. 시청률이 계속 떨어지고 있던 이 XFL과는 대조적으로, WWE의 TV 프로그램들은 여전히 인기를 누리며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었다. 5월에는 커트 앵글(Kurt Angle)과 크리스 베놔(Chris Benoit)의 대립 관계가 화제를 이루었는데, ‘젓지먼트 데이(Judgement Day)’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놓고 이들 둘 사이의 3전 2선승제 경기가 열리게 되었고, 이 경기에서 앵글이 ‘래더 매치’로 벌어진 세번째 경기에서 승리함으로써 메달을 되찾았다. 다음은 ‘젓지먼트 데이’의 경기 결과.
1. 윌리엄 리걸이 리키쉬를 무찌름.
2. 3전 2선승제 경기에서 커트 앵글이 크리스 베놔를 무찌름.
3. 라이노가 빅 쇼 및 테스트를 누르고 하드코어 타이틀을 획득함.
4. 차이나가 리타를 누르고 여성 타이틀을 획득함.
5. ‘체인 매치(Chain Match)’에서 케인이 트리플 H를 누르고 인터컨티넨탈 타이틀을 획득함.
6. ‘태그 팀 터모일(Tag Team Turmoil)’에서 크리스 베놔-크리스 제리코가 우승함.
7. 스티브 오스틴이 언더테이커를 누르고 WWE 타이틀을 유지함.
안 좋은 소식도 하나 있었다. 스티브 오스틴과 함께 승승장구하던 트리플 H는 5월 21일에 있었던 경기 도중 커다란 부상을 입었다. 트리플 H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경기를 끝까지 마치는 ‘투혼’을 보였고, 이 부상 때문에 연말까지 경기를 가질 수 없는 몸이 되어 병원 신세를 지게 된다.
6월
기존 WCW 선수들이 조금씩 WWE에 합류하기 시작한 상황에서, 억만장자의 아들 쉐인 맥마한(Shane McMahon)이 프로레슬러로서도 일약 명성을 누리게(?) 된다. 쉐인 맥마한은 ‘킹 오브 더 링(King of the Ring)’의 ‘스트리트 파이트 매치’에서 커트 앵글과 대혈투를 벌였고, 비록 경기에서는 패배하였지만 매우 격렬한 경기를 이끌어 냄으로써 팬들의 기억에 깊게 각인된다. 한편, 이 ‘킹 오브 더 링’에서 WCW 슈퍼스타 하나가 처음으로 WWE 텔레비전에 모습을 드러내게 되니, 스티브 오스틴(Steve Austin)이 출전한 메인 이벤트에서 링에 난입해 그를 아나운서 테이블에 내동댕이친 부커 T(Booker T)가 바로 그였다. 부커 T는 이후 몇 달 동안 WWE의 스토리라인에서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 ‘킹 오브 더 링’ 토너먼트에서는 엣지(Edge)가 우승함으로써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1. 토너먼트 준결승전에서 커트 앵글이 크리스챤을 무찌름.
2. 토너먼트 준결승전에서 엣지가 라이노를 무찌름.
3. 더들리 보이즈가 스파이크 더들리-케인을 무찌르고 태그 팀 타이틀을 유지함.
4. 토너먼트 결승전에서 엣지가 커트 앵글을 무찌름.
5. 제프 하디가 X-팩을 누르고 라이트 헤비급 타이틀을 유지함.
6. ‘스트리트 파이트 매치’에서 커트 앵글이 쉐인 맥마한을 무찌름.
7. 스티브 오스틴이 크리스 베놔, 크리스 제리코를 누르고 WWE 타이틀을 획득함.
7월
7월 2일, WWE 역사상 처음으로 ‘로(Raw)’에서 WCW 타이틀 매치가 열리게 되었다. 이 날 WCW 챔피언 부커 T(Booker T)는 도전자 버프 백웰(Buff Bagwell)을 맞이해 싸웠고, 커트 앵글과 스티브 오스틴이 난입하는 바람에 자격상실승을 거두어 타이틀을 방어했다. 다음 날인 3일에는 역시 역사상 처음으로 WCW에 있던 타이틀 하나가 WWE 프로그램에서 그 주인을 바꾸게 된다. ‘스맥다운’ 녹화에서 빌리 키드먼(Billy Kidman)이 쉐인 험즈(Shane Helms)를 누르고 WCW 크루저급 타이틀을 획득했다.
“WCW의 WWE 침공” 각본이 본궤도에 올라선 가운데, 역사적인 사건은 꼬리를 물고 터지고 있었다. WWE와 WCW의 대립 와중에서, 9일 ‘로’에서 폴 헤이먼(Paul Heyman)은 옛 ECW 팀을 재결성함으로써 세상을 놀라게 했다. 랜스 스톰, 마이크 오섬, 라이노, 저스틴 크레더블, 레이븐, 더들리 보이즈, 태즈, 토미 드리머, 롭 밴 댐 등이 ‘ECW 팀’에 소속됨으로써, 형국은 WWE, WCW, ECW의 삼파전으로 진행되는가 싶었으나, ‘로’의 마지막에서 WCW와 ECW가 ‘연합군’을 형성하였음이 밝혀진다. 놀라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는 빈스 맥마한 앞에서 WCW의 ‘오너’ 쉐인 맥마한은 ECW의 새 ‘오너’를 발표했으니, 그녀는 다름 아닌 스테파니 맥마한(Stephanie McMahon)이었다! (이 ‘ECW 팀’의 등장과 관련하여 약간의 물의가 있었다. 옛 ECW의 모회사인 HHG는 WWE가 ECW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것에 대하여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형식적으로나마 WWE, WCW, ECW 등 여러 프로모션들이 맞붙은 최초의 ‘인터-프로모셔널(inter-promotional)’ PPV ‘인베이전(Invasion)’이 22일에 열렸다. 이 PPV에서 스티브 오스틴, 크리스 제리코, 케인, 언더테이커, 커트 앵글의 WWE 팀과, 부커 T, 더들리 보이즈, 라이노, 다이아먼드 댈라스 페이지의 연합군이 경기를 가졌는데, 놀랍게도 오스틴이 WWE 팀을 배신하고 연합군에 붙어버림으로써 연합군이 승리하는 어이없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1. 엣지/크리스챤이 랜스 스톰/마이크 오섬을 무찌름.
2. 얼 헤브너가 닉 패트릭을 무찌름.
3. APA가 척 팔럼보/숀 오헤어를 무찌름.
4. 키드먼이 X-팍을 무찌름.
5. 레이븐이 윌리엄 리걸을 무찌름.
6. 숀 스타지악/휴지 모러스/캐년이 빅 쇼/빌리 건/앨버트를 무찌름.
7. 타지리가 태즈를 무찌름.
8. 롭 밴 댐이 제프 하디를 무찌르고 하드코어 타이틀을 획득함.
9. 트리쉬/리타가 케이블러/윌슨을 무찌름.
10. ‘연합군’(부커 T/더들리 보이즈/라이노/다이아먼드 댈라스 페이지)이 ‘WWE 팀’(스티브 오스틴/크리스 제리코/케인/언더테이커/커트 앵글)을 무찌름.
24일, 커트 앵글이 부커 T를 누르고 WCW 세계 챔피언으로 등극함으로써 WWE 텔레비전에서 WCW 세계 타이틀의 주인이 바뀌는 일이 ‘드디어’ 일어났다. 31일에는 WWE의 라이트헤비급 타이틀과 WCW의 크루저급 타이틀이 통합되는 역사적인 사건도 있었다. 이 날 X-팍이 빌리 키드먼을 누르고 통합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이렇게 7월은 WWE, WCW, ECW의 실질적인 통합이 매우 뚜렷하게 그 모습을 드러낸 때였다.
8월
상상 속에서나 가능했던 일들이 계속 벌어지고 있었다. 7일 ‘스맥다운’에서 WWE 태그 팀 타이틀과 WCW 태그 팀 타이틀의 주인이 둘 다 바뀌는 일이 있었다. 19일에 있었던 ‘섬머 슬램(Summer Slam)’에서는 WWE 태그 팀 챔피언 언더테이커/케인이 WCW 태그 팀 챔피언 다이아먼드 댈라스 페이지/크리스 캐년을 누르고 이들 두 타이틀을 통합시키게 된다.
이 무렵 오랫동안 WWE에서 그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던 더 락(The Rock)이 액션에 복귀함으로써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더 락은 ‘섬머 슬램’에서 부커 T를 누르고 WCW 타이틀을 획득함으로써, WWE 타이틀과 WCW 타이틀을 모두 보유한 바 있는 역사상 8번째 선수가 되었다. 또 ‘섬머 슬램’에서는 하드코어 타이틀을 놓고 롭 밴 댐(Rob Van Dam)과 제프 하디(Jeff Hardy)가 ‘래더 매치’를 가졌는데, 이 화려하고도 격렬했던 경기는 지금까지도 2001년 최고의 경기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1. 엣지가 랜스 스톰을 누르고 인터컨티넨탈 타이틀을 획득함.
2. 테스트/더들리 보이즈가 스파이크 더들리/APA를 무찌름.
3. X-팍이 타지리를 누르고 통합 라이트헤비급 챔피언이 됨.
4. 크리스 제리코가 라이노를 무찌름.
5. ‘래더 매치’에서 롭 밴 댐이 제프 하디를 누르고 하드코어 타이틀을 획득함.
6. ‘철창 경기’에서 언더테이커/케인이 다이아먼드 댈라스 페이지/캐년을 누르고 통합 태그 팀 챔피언이 됨.
7. 커트 앵글이 스티브 오스틴에게 자격상실승을 거두었으나 WWE 타이틀은 얻지 못함.
8. 더 락이 부커 T를 누르고 WCW 타이틀을 획득함.
9월
이제 세계 타이틀도 통합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8일, ‘하우스 쇼’에서 WWE 챔피언 스티브 오스틴과 WCW 챔피언 더 락이 싸워, NWA 챔피언 릭 플레어(Ric Flair)와 WWE 챔피언 밥 백런드(Bob Backlund)가 맞붙어 더블 카운트아웃으로 끝난 1982년 7월 4일의 경기 이후 처음으로 WWE 소속 세계 타이틀 보유자가 다른 단체(?)의 세계 타이틀 보유자와 경기를 갖게 되었다. 이런 의미에서는 매우 중요한 경기였지만, 정작 더들리 보이즈의 개입으로 경기는 싱겁게 무산되었고, 타이틀 통합은 이후에도 몇 달에 걸쳐 추진됐다.
23일에 열린 ‘언포기븐(Unforgiven)’에서는 커트 앵글이 스티브 오스틴을 누르고 WWE 타이틀을 빼앗아냈다. 스티브 오스틴이 커트 앵글의 금메달을 빼앗아 강물 속으로 던져버리는 등 이들 사이의 스토리라인은 매우 흥미롭게 전개되고 있었는데, 앵글은 자신의 고향인 피츠버그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당당히 오스틴을 누르고 WWE 타이틀을 얻어내었던 것이다.
1. 더들리 보이즈가 하디 보이즈, 랜스 스톰/허리케인, 빅 쇼/스파이크 더들리를 누르고 WWE 태그 팀 타이틀을 유지함.
2. 페리 새턴이 레이븐을 무찌름.
3. 크리스챤이 엣지를 누르고 인터컨티넨탈 타이틀을 획득함.
4. 언더테이커/케인이 크로닉을 누르고 태그 팀 타이틀을 유지함.
5. 롭 밴 댐이 크리스 제리코를 누르고 하드코어 타이틀을 유지함.
6. ‘핸디캡 매치’에서 더 락이 부커 T/쉐인 맥마한을 누르고 WCW 타이틀을 유지함.
7. 라이노가 타지리를 누르고 US 타이틀을 획득함.
8. 커트 앵글이 스티브 오스틴을 누르고 WWE 타이틀을 획득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