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요리전문점으로 비상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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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기로 소문난 집의 음식을 맛보기 위해 일이십분씩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은 예삿일. 하지만 특별한 메뉴도 아닌 ‘그 흔한’ 삼겹살 때문에 줄을 서야 하는 곳이 있다면? 식사시간에 가까워지면 하나 둘 줄을 서기 시작해 점심, 저녁 하루 두 번씩은 꼭 전쟁을 치르는 곳이 바로 삼김이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라는 말이 절로 나올 때, 빠른 속도로 인지도를 확보해 나가며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토종김치요리전문점 삼김의 경쟁력을 분석해본다. |
「삼김」의 대표메뉴는 잘 숙성된 새콤·싱싱한 배추김치에 싸 먹는 생삼겹살. 김치와 삼겹살이라는 지극히 평범한 메뉴를 조합, ‘김치삼겹살’이라는 새로운 아이템을 탄생시킨 삼김(三金)은 20대 젊은층에게는 새로움을, 30~40대 중년층에게는 잊었던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폭넓은 고객층을 수용하는 데 성공했다. 김치와 생삼겹이라는 메인메뉴 외에 김치전과 계란말이, 김치찌개 등 김치를 이용한 각종 사이드 메뉴로 전문점 이미지를 강조한 것도 단시간 내 인지도를 상승시킬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 지난 2002년 3월 명동 1호점 오픈을 시작으로 올해 들어 본격적인 가맹사업을 시작, 현재 30여개의 직·가맹점을 보유한 삼김은 외형확장보다는 가맹점 영업활성화에 주력한 결과 전 매장의 고른 매출 상승을 이끌어 냈으며 이는 매장당 일평균 5~6회전이라는 높은 효율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삼김을 성공반열에 올려놓으며 브랜드 인지도를 키워 온 (주)상아인터내셔날은 올 하반기를 기점으로 단순한 김치삼겹살전문점의 이미지를 넘어 ‘토종김치요리전문점’으로서의 확고한 브랜드 파워를 구축하고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지금까지 단순히 브랜드 알리기에 주력했다면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브랜드 정체성 확립에 돌입하겠다는 의미. 매장전개에 있어서도 무분별한 가맹점수 확보보다는 철저한 품질관리를 앞세워 20개 매장을 추가로 오픈, 연내 50개 매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김치를 이용한 단 다섯 가지 메뉴만으로도 승승장구하고 있는 삼김의 최대 경쟁력인 ‘품질력’과 ‘전문성’ 기반의 성공비결을 배워 본다.
촬영협조:삼김 서여의도점 ☎02-786-9071
메뉴 단순화를 통해 전문점 이미지를 극대화하라! |
일등공신, 김치와 생삼겹살 대표메뉴인 김치와 생삼겹살은 땅속에서 4개월 이상 숙성시킨 김치에 육즙 풍부한 생삼겹이 세트로 구성돼 있다. 구워진 삼겹살을 숙성김치에 싸 먹는 방식인데, 새콤하고 싱싱한 배추김치가 삼겹살 특유의 느끼함을 완화시킬 뿐 아니라 타 소스나 양념에 비해 감칠맛을 배가시켜 절묘한 맛의 조화를 이룬다. 김치는 삼겹살에 싸 먹기 좋은 12cm 정도 크기로 썰어 제공되며 고객이 원할 경우 추가비용 없이 리필해 주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김치 못지않게 신경쓰는 것이 고기맛이다. 생고기 상태로 각 매장에 배송되는 삼겹살은 전문업체와의 직거래 방식을 통해 원가를 최대한 낮췄으며 본사 측의 엄격한 위생관리로 품질유지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한편 최근 돈육가격이 폭등했음에도 불구하고 초기 가격인 1인분 7천원(200g)을 고수, 눈앞의 이익보다는 고객과의 신뢰를 우선시 하는 경영철학도 본받을만한 부분이다. 삼김의 김치삼겹살을 더욱 맛있게 먹는 방법은 김치를 굽지 않고 날 것 그대로 고기에 싸 먹는 것이다. 그래야 숙성된 김치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고. 이처럼 상추 대신 쌈역할을 하는 김치 덕분에 상추값이 ‘금값’이 됐던 지난달에는 타 업소에 비해 부담이 적었다는 후문이다.
| 김치와 생삼겹살 외에 손님상에 빠지지 않는 것이 두툼한 계란말이와 고소하게 부쳐낸 김치전이다.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른 계란말이(5천원)는 계란 푼 것에 다진 김치와 쪽파, 김치 국물 등을 넣고 주문 즉시 고객이 보는 앞에서 둘둘 말아 제공하는데 계란 열개를 사용한 푸짐함과 아삭아삭 씹히는 김치맛에 메인메뉴인 삼겹살 못지않은 인기를 자랑한다. 삼김을 처음 방문하는 고객 중에는 테이블마다 빠지지 않고 놓여있는 계란말이를 서비스 안주로 착각한 나머지 ‘왜 우리는 안 주냐’며 독촉하는 이들도 있단다. 고소한 김치전의 주문율도 높다. 김치와 김치국물을 넣어 매콤하고 바삭하게 부쳐낸 김치전은 삼겹살에 싸먹는 김치와는 또 다른 맛을 느낄 수 있으며 무엇보다도 5천원의 저렴한 가격에 큼지막한 전이 두 장이나 제공돼 만족감을 주는 데 손색이 없다. 주메뉴의 가격을 낮추는 한편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찬류를 줄여 원가부담을 최소화한 것도 이곳만의 특징이다. 삼겹살 주문시 상추와 깻잎 등의 야채와 파절이, 무쌈, 국 등 꼭 필요한 찬류만을 제공해 상차림을 간소화했으며 고깃집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공기밥과 된장찌개 메뉴도 없앴다. | 대신 삼겹살만으로는 뭔가 부족하다 싶은 허전함은 계란말이나 김치전으로 채우도록 한 것. 이같은 전략이 적중해 2~3명당 삼겹살 2인분에 계란말이 또는 김치전을 함께 주문하는 것이 기본으로 자리잡았으며 가격대비 양과 질 모든 면에서 손색없는 메뉴구성으로 객단가 상승을 꾀하는 동시에 고객만족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현재 젊은층을 주고객으로 하는 강남점과 종각점 등은 2만4천~2만5천원, 오피스가 밀집지역인 삼성과 여의도점 등은 4만5천~5만원 내외의 테이블 단가를 유지하고 있다. 식사메뉴 역시 김치를 활용한 김치찌개(5천원)와 김치꽁치찌개(6천원) 단 두 가지다. 숙성된 김치를 본사의 매뉴얼에 따라 조리해 어느 매장에서나 한결같은 맛을 느낄 수 있으며 오피스가 밀집지역인 여의도와 삼성점 등은 점심시간이면 어김없이 줄을 서야 할 만큼 인기다. 이처럼 저렴한 가격과 토종김치요리전문점 이미지를 살린 메뉴구성은 30여개 매장 어디에서나 점심과 저녁 어느 한 쪽에 치우지지 않는 이상적인 매출의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 김치삼겹살을 표방하는 업소들은 많지만 고객이 유독 삼김으로 몰리는 이유는 다름 아닌 김치맛의 차이. 언제 먹어도 ‘방금 담근 듯한’ 신선함이 느껴지는 삼김의 김치는 잘 숙성된 새콤한 맛과 갓 담근 듯 아삭한 식감을 동시에 맛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가장 좋은 김치맛을 낸다는 매년 가을에서 겨울, 즉 10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5개월에 걸쳐 대량으로 김치를 담근 후 항아리에 담아 땅 속에서 4~5개월간 숙성시키고 다시 저장고에서 2차 숙성과정을 거쳐 각 매장으로 배송되는데 이렇게 하면 사계절 내내 김장김치의 맛 그대로를 유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김치냉장고에 저장한 김치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고향의 맛’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 김치는 삼겹살에 싸 먹는 쌈김치와 김치찌개에 사용하는 찌개용 김치 두 가지로 구분되며 만드는 방법에서부터 숙성까지 모두 별도로 관리된다. 쌈김치를 먹다보면 느껴지는 것이 다른 김치에 비해 특히 시원하고 담백하다는 것. 이는 젓갈을 사용하지 않고 소금만으로 간을 하기 때문인데, 삼겹살과 김치의 가장 이상적인 맛을 이끌어내기 위해 7년여의 연구 끝에 얻은 결과로 하루아침에 만들어낸 아류작과는 견줄 수 없는 삼김의 자존심이기도 하다. 찌개용 김치는 복합적이고 깊은 맛을 내기 위해 담그는 법과 숙성기간을 달리 해 별도로 보관하며 염도 측정 등의 정밀한 작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과정을 일일이 수작업으로 처리하는 등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대지면적만 1천500여평에 달하는 가평 설악면 김치공장에는 1천500여개의 김칫독이 땅속에 묻혀있다. 양평에 있는 저장고의 것까지 합하면 김칫독의 수만 1천8백여개. 이는 30평 기준 50여개 매장을 커버할 수 있는 물량으로 증가하는 매장수를 감안, 연내 100호점까지 커버할 수 있는 규모로 공장 증축사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 삼김은 기존 삼겹살전문점의 서민적 이미지를 탈피, 깔끔함을 부각시키고자 실내장식을 최소화한 젠 스타일 인테리어를 도입했다. 간판에서부터 의·탁자에 이르는 주요 설비는 모두 블랙톤으로 통일감을 조성했으며 벽면에는 으레 고깃집에서 찾아볼 수 있는 대형 메뉴판 대신 가평 김치공장 전경, 김치 제조과정, 김치의 영양학적 성분 등 삼김의 김치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사진과 함께 부착해 놓아 고객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 | 전체 매장은 평균 30평 규모로 사각테이블보다는 원형테이블 위주로 배치, 공간활용도를 높였으며 이로 인해 테이블회전율까지 상승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테이블 수는 보통 30평 매장 기준 12~15개로 일평균 점심, 저녁 각각 2~3회전의 회전율을 보이며 비교적 규모가 큰 서여의도점과 삼성점의 경우는 50여평, 25~30개 테이블로 실내가 한층 여유로운 편이다. 내부 설비에 있어 가장 심혈을 기울인 부분은 닥트시설. 고기전문점 최대의 골칫거리인 연기와 냄새 없는 쾌적한 실내분위기 조성을 위해 일반 서민형 음식점의 3배에 이르는 비용을 들여 완벽한 배기시설을 구현했다. 흔히 볼 수 있는 테이블 장착형 닥트는 연기를 빨아들이는 역할만 할 뿐 외부 공기를 유입해 주는 장치가 따로 없어 어느 정도 연기가 차는 것이 일반적이나 삼김의 30여개 전 매장에는 배기와 함께 급기설비를 장착, 언제나 쾌적한 실내환경의 유지가 가능하다. 닥트를 상향식으로 처리해 한쪽에서는 실내 연기를 외부로 내보내고 다른 한쪽에서는 외부의 신선한 공기를 실내로 끌어들이는 식이다. “객단가가 높은 소고기전문점이라면 모를까 삼겹살집 치고 이와 같은 배기시스템을 적용한 곳은 보기 드물 것”이라는 게 삼김 관계자의 설명이다. 서여의도점을 방문한 고객 중에는 ‘대체 어디로 연기가 빠져나가냐’며 신기해하는 이들도 종종 있다고.
| 저녁시간에는 김치와 생삼겹살, 찌개 등을 준비하는 메인주방과 함께 분주한 곳이 또 한 곳 있다. 바로 카운터 옆에 위치한 대형 철판. 메인주방과는 별도로 김치전과 계란말이같이 기름에 부쳐내는 음식만을 조리하는 이곳은 고객이 조리장면을 직접 접할 수 있도록 오픈돼 있어 시각적 효과까지 더한다. 조리공간의 이원화를 통해 얻어진 또 다른 효과는 주방내 대형 철판을 제거함으로써 메인주방 규모를 축소, 한결 효율적인 동선배치와 작업의 철저한 분업화다. | 주메뉴인 삼겹살만큼이나 주문량이 많은 계란말이와 김치전 조리공간을 완전히 분리해 주문 즉시 조리가 이루어지며 완성된 음식은 별도의 세팅 없이 바로 접시에 담아 서버에게 전달, 바쁜시간에도 주문이 밀리는 일 없이 신속한 제공이 가능하다. 제공시간 단축을 위해 철판의 양 옆에 각각의 재료를 세팅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아이디어다. 한편에는 김치전 반죽을, 다른 한편에는 김치, 쪽파, 계란 등을 한 데 섞어놓은 계란말이 재료를 세팅해 두고 주문이 들어오면 달궈진 철판에 각각의 재료를 부쳐내기만 하면 되는 식이다. 비교적 규모가 큰 서여의도점의 경우 철판 하나로 계란말이와 김치전 모두를 조리하는 타 매장과는 달리 두 개의 대형철판을 설치해 보다 신속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메인주방과 김치·삼겹살 저장고, 세팅 공간, 철판 등을 카운터와 함께 일렬 배치해 작업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박진석 서여의도점 점장
| 국회의사당과 여의도공원 사이에 위치한 서여의도점. 30~40대 금융권 직장인을 주고객으로 하는 이곳은 특히 주류 판매율이 높고 단체회식이 주를 이루는 등 젊은층 위주의 상권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서여의도점을 오픈하기 전 강남점 오픈멤버로 근무하며 경험을 쌓은 바 있는 박진석 점장은 강남점과 서여의도점의 확연한 차이를 피부로 느낀다며 “서비스도 고객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강남점에서는 재방문율을 높이기 위해 마일리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무료로 안주를 제공하는 등 젊은층 위주의 서비스에 중점을 뒀다면 유난히 남성비가 높은 이곳 서여의도점에서는 여성고객 유치와 함께 일대일 고객관리에 비중을 두는 편. 덕분에 오픈 당시 ‘넥타이 부대’ 일색이었던 고객층이 지금은 남녀 각각 6:4 정도로 비교적 균형을 이루게 됐다. 타 매장에 비해 테이블 간격을 널찍하게 배치한 것도 박 점장의 영업전략 중 하나다. 고객의 90%가 업무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직장인임을 감안, 비좁은 원형테이블보다는 사각테이블 위주로 배치하고 테이블 간격도 넓혀 답답한 느낌을 없애는 한편 충분한 여유 공간을 확보했다. 테이블 대여섯개를 날려버린 셈이니 대기손님이 늘어날 때면 아쉽기도 하지만 한 번 방문했던 고객들이 만족감을 표시하고 다시 방문해 줄 때는 아쉬움이 싹 사라진다고. | 초기에는 그저 ‘줄 서서 기다리는 고깃집’이 신기해 방문하는 고객이 적지 않았지만 이제는 대부분 단골이라는 그는 “주말에는 직원들과 여의도 공원에 전단지를 돌리러 나가야겠다”며 서여의도점의 팀웍을 과시했다.
 三金? 삼김의 로고인 ‘三金’은 각각 삼겹살과 김치의 앞 글자를 한자 표기한 것으로 간결하고 기억하기 쉬우면서도 브랜드 특성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초기에는 三金이라는 한자표기 상호에 대해 ‘음식점 이름 같지 않다’ ‘삼김 시대를 연상시킨다’ 등 상호에서 비롯된 해프닝과 부정적 이미지도 없지 않았으나 삼김의 인지도 상승에 힘입어 이제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토종김치요리전문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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