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교육을 위해 공부하는 엄마들이 늘면서, 학부모 대상 강좌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과거 독서지도사, 영어지도사 등의 강좌가 인기였다면, 최근에는 자기주도학습 지도, 학습 코칭 등 가정에서 좀 더 전문적으로 자녀의 공부를 도울 수 있는 강좌가 인기를 얻고 있다. 중·고교 및 대학 입시가 점차 복잡해지면서 입학사정관제 준비 전략 등 입시 관련 강좌도 관심을 끈다. 최근 엄마들 사이에서 인기인 학부모 강좌를 살펴봤다.
초등 6학년 자녀를 둔 황문순(38)씨는 최근 조선교육문화센터에서 입학사정관제 포트폴리오 준비 전략 과정을 들었다. 5주간 포트폴리오의 의미부터 주제 잡기, 구성법, 실제 작성 사례 분석 등 다양한 수업을 받았다. 황씨는 "아이가 맹목적인 공부만 해야 하는 것이 안타까웠다. 제가 제대로 알아야 아이를 도와줄 수 있기에 강좌를 들었다"고 밝혔다.
"강좌를 듣고 제 아이를 좀 더 객관적으로 보게 됐어요. '과학고 진학'이라는 아이 목표에 따라 앞으로 어떻게 준비할지 전략도 세웠죠. 사실 그동안 시험 기간에도 좋아하는 책을 읽으려 드는 아이와 다투곤 했는데, 강좌를 듣고 그동안 읽은 책으로 독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과학 분야에 대한 관심을 표현하기로 했어요."
대입 전문 학원에서 진행하는 대입 진로 지도 강좌 역시 학부모들의 관심이 높다. 진학사에서 운영 중인 '엄마 스쿨'은 매주 1회 3시간씩 총 4주에 걸쳐 학생부와 수능 이해하기, 성공적인 학습컨설팅 등을 주제로 수업한다.
자기주도학습 지도사 과정은 요즘 가장 '뜨는' 강좌이다. 비용이 저렴한 각 구청 자기주도학습 강좌의 경우에는 5분 만에 신청이 마감될 정도로 인기인 곳도 있다.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키우는 똑똑한 엄마 되기'를 여는 롯데백화점 문화센터 등 자기주도학습 관련 강좌를 여는 문화센터도 부쩍 늘었다. 또한 경희대, 단국대, 서울교대, 한양대 등 전국 16개 대학 평생교육원에서도 이번 가을학기에 공통 커리큘럼으로 자기주도학습 지도사 과정을 개설한다.
자기주도학습 지도사 과정은 수료 후 방과 후 교실 강사 등으로 활동할 수 있어 더욱 인기가 높지만, 올바른 자녀교육을 위해 수강하는 경우도 많다. 최근 조선교육문화센터에서 자기주도학습 코칭 양성과정을 들은 최은진(41)씨도 자녀교육 문제로 고민하다 강좌에 참가했다. 최씨는 "동네에 자기주도학습관이 많지만, 그런 곳에 무작정 아이를 보내기보다 엄마인 제가 먼저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자기주도학습 열풍이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을 잡기 어려웠어요. 자기주도학습관에 둘째아이를 보내봤지만 별 효과를 못 봤죠. 그렇다면, 엄마인 제가 직접 공부해서 아이를 지도해 보자고 결심했어요. 수업을 들어보니, 이미 알고 있으면서도 실천을 하지 못하던 부분이 많더군요. 칭찬과 격려 등이 교육의 밑바탕임을 알면서도 훈련이 돼 있지 않아서 실생활에 적용을 못 했는데, 강좌를 듣고 그런 부분을 많이 고쳤어요."
학습코칭이나 감정코칭, 진로코칭 등 각종 코칭 강좌도 인기이다. 과거 '부모 코칭'이라는 이름으로 한데 묶였던 강좌들이 더욱 세분화된 것이다. 학습코칭 강좌에서는 대개 아동·청소년기의 발달 특성을 기초로 학습 동기를 부여하는 대화기술, 과목별 학습관리법 등을 배운다. 감정코칭 강좌는 자녀의 마음을 이해하는 대화·행동 기술을 통해 정서가 안정된 아이로 키우는 방법을 지도한다.
유아·초등 수학, 역사논술 등 특정 과목 지도법을 배우는 경우도 많다. 건국대 미래지식교육원에서 운영하는 창의영재수학지도사 과정, 육아사이트 맘스쿨에서 여는 '제대로 가르치면 내 아이도 수학왕' 등 다양한 온·오프라인 강좌가 열리고 있다. 수학의 원리, 생활 속 자료로 수학 교구 만들기 등 수학을 재미있게 가르치는 방법을 안내한다. 6세 자녀를 키우는 한지연(38)씨는 "수학을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는 방법을 알고 싶어 유아·초등 수학지도사 과정을 모두 수강했다. 앞으로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계획을 세웠고, 학원에 보내더라도 아이와 잘 맞는 곳을 찾아 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전했다.
학부모 대상 강좌에 참여한 부모들은 "잘못된 자녀교육법이나 부족했던 부분을 확실히 알게 돼 자녀교육이 한결 수월해졌다"고 입은 모은다. 최은진씨는 "그동안 '너무 높은 목표는 아이에게 부담을 준다'는 말만 듣고 높은 이상을 심어주는 것을 피해왔는데, 그 또한 잘못됐다는 점을 알았다. 한 단계 높은 성취를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뒷받침이 부족했다. 그동안 두루뭉술하게 지도했던 학습관리도 좀 더 체계적으로 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오선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