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돈 굴리기가 쉽지 않다. 은행에 예금해봐야 물가상승을 감안하면 사실상 남는 게 없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높은 수익을 남겨줬던 부동산 투자도 한풀 꺾였다. 주식투자를 해보려고 해도 850선을 훌쩍 넘어선 종합주가지수가 부담스럽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효율적인 투자 방법은 무엇일까. 중앙일보 재테크 자문단과 함께 1억원을 굴리는 최선의 방법을 1년, 3년, 5년으로 나눠 모색해본다. 은행 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목표로 현재 가입할 수 있는 금융상품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해당 상품의 과거 운용실적과 앞으로의 시장전망을 최대한 반영하려고 노력했으나 시장 여건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질 수 있음을 미리 밝혀 둔다. [편집자]상장기업 임원인 김모(54)씨는 내년 중반쯤 큰딸(27)을 결혼시킬 예정이다. 김씨는 결혼식 비용과 혼수, 신랑이 신혼 전셋집을 마련하는 데 보탤 돈 등으로 1억원가량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는 은행 CD연동예금에 넣어둔 8000만원과 연초에 받은 성과급의 일부인 2000만원으로 이 비용을 감당할 예정이다.
***은행예금 절반 + 채권형 펀드투자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안정적인 수익률을 노리는 방법이다. 원금의 절반인 5000만원은 연 4.3%짜리 은행예금에 넣고 나머지 절반을 기대 수익률이 높은 상품에 투자한다.
채권형 상품에 속하는 주가지수연동예금과 절대수익추구펀드에 2000만원씩을 나눠 가입하는 것이다.
은행이 원금을 보장하는 지수연동예금은 원금의 90%이상을 채권에 투자해 만기 때 원금을 확보하면서 나머지를 주가지수 선물이나 옵션 등의 파생상품에 투자해 추가 수익을 노린다.
자문단은 경기가 바닥을 벗어날 것이라는 전망과 핵심 우량주들의 강세에 따라 연 10% 안팎의 수익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절대수익추구펀드도 대부분의 자산을 채권에 투자하고 일부를 파생상품에 투자한다. 금융공학을 이용해 주가가 오르건 내리건 일정한 수익률을 올릴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이 밖에 500만원은 국공채와 우량 회사채만 편입하는 채권형펀드에, 500만원은 비상금 용도로 머니마켓펀드(MMF)에 각각 넣어둔다.
***채권형 펀드 + 주가지수 연동예금연 10%의 고수익을 노리면서 안정성을 확보하려면 해외 채권형 펀드 투자를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3000만원을 슈로더아시안채권형펀드에, 2000만원을 푸르메리카이머징마켓펀드에 넣는다.
주로 동남아 지역의 국채와 회사채에 투자하는 슈로더아시안채권형펀드는 1999년부터 2003년까지 연 9.02~18.6%의 수익을 올렸다. 아시아.남미의 신흥개발국 채권에 투자하는 푸르메리카이머징마켓펀드도 같은 기간의 연 수익률이 9.49~29.5%에 이른다.
2000만원이 배분된 삼성앱솔루트리턴펀드는 모건스탠리 등 세계적인 투자은행들이 운용하는 헤지펀드에 나눠 투자하는 '펀드 오브 펀드'다.
지난달 말까지 수익률이 연 12.35%를 기록 중이다. 주가지수연동예금에 2000만원, 채권형펀드와 MMF에 500만원씩 나눠 넣는 것은 연 6% 투자 때와 같다.
***주식형 80% + 채권형 20%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채권형 펀드 비중을 줄이는 대신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채권형인 지수연동예금과 삼성앱솔루트리턴펀드 투자액을 1000만원씩으로 줄이고 LG채권형펀드를 포트폴리오에서 제외한다.
이렇게 해서 남는 2500만원 중 1500만원을 피델리티일본펀드에 투자한다.
일본이 10여년에 걸친 장기 불황에서 탈출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연 20%의 고수익을 예상하고 있다. 나머지 1000만원을 보태 모두 3000만원을 푸르메리카이머징마켓펀드에 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