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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시 : 2008.10.11(00:08)~2008.10.12(18:20)
○ 함께 한 이들 : 제삼리 주민들과 함께
○ 산행코스
들어가는 말
산행코스로만 들으면 아주 부드럽고 편안하고 가볼만한 곳이라고 착각하기 쉬운 곳이 실크로드라는 것을 알면서도 아니갈 수 없게 되었다. 1차대간팀에서 함께 하자는 얘기가 있었고, 서울지부에서 추진하는 일이라서 힘든 줄은 알지만 기분좋게 참석하기로 한다. 준비모임도 있고 해서 나름대로는 철저히 준비하고, 몸상태도 어느 정도 만들어 놓았다. 지난주 삼일동안 도봉산, 삼각산, 소요산을 산행하면서 점검해보니 이상이 없다.
출발
사무실에서 조금 일찍 나와 집에 들르니 아직 밥이 준비가 되지 않았다. 옛날 사진을 보고 웃느라고 늦었다니 화를 낼수도 없고, 그 사이에 배낭을 꾸린다. 어지간해서는 보조가방을 갖고 다니지 않는데 이번에는 먹을거리와 옷가지등을 챙겨넣었다. 준비를 하고, 저녁을 먹고나서 곧바로 사당역으로 출발을 해서 일번출구로 나오니 벌써 많은 회원들이 기다리고 있다. 약속시간에 조금 늦은 수원팀 두분이 도착하자 곧바로 버스는 출발해서 천안의 휴게소에서 장꼬방을 태우고 대전에서 천사와 일행들을 태우고 밀양의 남기리에 도착했다.
남기리 정문마을이 북적거린다. 시장 한복판 처럼 어수선한 분위기에 나를 알아보는 이들이 많이 있다. 소나무향기님, 공갑인님, 이삼수님, 그리고 대간을 함께 하던 영수님, 소소님, 전대장님.... 조금 늦게 백두장군도 얼굴이 보인다. 반갑게 포옹으로 인사를 하고 산행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출발한다.
맨 앞에서 조금은 부지런히 올라가니 따라오는 랜턴 불빛이 장관이다. 오십명 가까이가 산행에 나서는 실크길은 처음일 것이다. 선두에 십여명이 계속해서 따라붙는다. 조금 빠르다고 늦추라고 하지만 그대로 진행을 해서 두어번 쉼끝에 굴던바위를 지나서 중산에 도착한다.
비파님이 지난주에 설악태극을 다녀오시고 이번에도 아들과 함께 먼저 출발을 하셨다고 한다. 어느 산봉우리에서 앞에 가는 랜턴불빛을 보았는데 그것이 비파님이었는가보다. 한시간의 차이는 극복하기가 쉽지 않을텐데 하면서 더욱 속도를 내본다.
중산습지에서 새로운 길을 따라 진행하느라 조금 우왕좌왕하다가 마루금을 찾아 오치재를 지나서 임도를 따라 내려가니 오치령이다. 지원조가 아침식사를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다. 이른 새벽에 시원한 생태탕과 막걸리 한잔으로 식사를 하고 있다보니 비파사모님이 차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비파님이 알바를 해서 아직 도착을 하지 않았단다. 그냥 갈 수 없어서 인사를 하고 비파님을 찾으러 임도를 따라 뒤돌아가서 불러봐도 대답이 없다.
‘보구가야 하는데....’ 하면서 어쩔 수 없이 출발을 한다. 산불감시초소를 지나면서 동편의 붉어지면서 해돋이가 시작된다.
아침 햇살 사이로 붉은 표지기 하나가 보인다. “‘그리움을 가슴에 품고’ 승희,인순” 혼자 대간하면서 본 표지기가 글귀가 좋아서 사진으로 담았던 것인데 실크길에서 보인다.
산적님이 카메라를 잃어버렸다고 해서 배낭을 받아메고 구만산 갈림길에서 일행들을 쉬게하고 소소님, 적토마님, 곤조통님하고 구만산을 뛰어서 올라갔다. 구만산 정상석을 배경으로 증명사진을 남기고 뛰에 내려오니 어느새 2진이 합세해서 쉬고 있다. 그런데 산적님을 만났는데 도착을 안했단다. 앞서서 갔다는데 오질 않았으니 다른곳으로 가버린 모양이다. 걱정하고 앉아있기도 그렇고 일단 출발을 해서 인재까지 오면서 생각을 하니 계속해서 가면 안될 것 같다. 일단 날이 더워지면서 물도 없을테고 먹을 것도 없을테니 무슨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방법이 없다.
선두님은 출발(09:25)하고 인재에 남아서 후미팀과 연락을 해놓고 기다리는데 덩다리님과 한분이 오다가 잠시 쉬다가 출발을 하고, 다시 지우선님 일행 4분이 즐겁게 이야기하면서 가다가 나를 보고 잠시 쉬고 가고 나서 한참을 기다리는데 비파님에게서 전화가 온다.(10:22) 구만산 갈림길에 있는데 산적님을 만났단다. 그 순간 얼마나 마음이 놓이던지.... 전주 아래의 소나무 옆에 배낭을 숨겨놓고 가겠다고 하고 부지런히 억산을 향해 가다보니 지우선님 일행이 보인다. 같이 진행하다가 먼저 가라고 하여 앞서서 간다.
억산(11:27)에 오르니 덩다리님이 쉬고 있다가 나보고 먼저 가란다. 바윗길을 돌아 내려가는데 다른 일행들이 왼편으로 올라가고 있다. 따라가다 보니 줄을 잡고 내려가야 하는데 밧줄이 영 시원치 않아서 조심스럽다.
범봉(12:18)에는 지난번에 있던 ‘종주는 등산이 아니라 입산이다’ 라는 미스터김의 표지기는 없어져있다. 첫 번에 왔을 적에 허기가 져서 잠시 앉아있었는데 이번에는 그대로 지나간다. 선두와 너무 많은 시간을 벌충하려면 어쩔 수가 없다. 한시간의 차이를 극복하는 것이 쉬운것이 아니란 것을 알고 있어서 부지런히 속도를 내본다. 떡밭재에서 어르신 두분이 올라오고 계셔서 사진도 한 장 남겼다.(12:30)
운문산에 도착하니(13:16) 다른 분들이 사진을 찍고 있어서 한 장 찍어주고 부탁해서 증명사진을 남긴다.
그대로 가기에는 너무 아쉬워 주위 조망을 한 장 찍고 나서 아랫재를 향해 내려가는데 한분이 올라오면서 물을 달란다. 나는 아랫재에서 뜨면 되니 다 먹어도 된다하는데 조금 남겨둔다. 물어보니 일행들이 아랫재로 가고 있다고 한다. 선두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더 부지런히 내려가 아랫재에 도착하니 일행들이 쉬고 있다. 광윤선배님하고 통화를 하고 나서, 샘터에는 가지 않고 갱비님에게서 물 한통을 얻어가지고 다시 가지산을 향해 올랐다.
가파른 언덕을 얼마나 올랐을까 능선에 오르니 시원한 바람과 넓은 시야가 우리를 반긴다. 햇살도 따스하니 좋다. 산님들도 많이 보이기 시작한다. 가지산 정상에 있는 매점에 들러 잠시 쉬는 사이 가지산 정상에 올라 증명사진을 한 장 남기고 먼저 출발을 한다. 야지수님과 만나서 가다보니 일행들이 내려온다.
석남터널 방향의 나무계단으로 내려서니 지난번의 흙길보다는 휠씬 수월하긴 하다. 능동산 가기 전에 한번 잠시 물을 한모금 하면서 능동산 정상을 가려고 하는데 전대장님과 일행들 몇이서 내려오고 계신다. 능동산 정상을 다녀와서 다시 배내고개에 도착하니 광윤선배님, 동식님, 공고문님, 이삼수님이 반갑게 맞아준다. 벌써 먼저 내려오신 분들은 식사를 하고 소소님과 적토마님은 출발을 하셨단다. 이래저래 시간이 좀 늦어진다. 양말을 갈아신고 야간산행 준비를 하고 배내봉 입구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면서 다시 출발을 하는데 날이 참 좋다.
달이 떠서 한동안 랜턴을 끄고 진행을 하기도 한다. 지난 기억으로는 배내봉에 올랐다가 그다지 오르내림이 없었던 것 같은데 그게 아니다. 추억은 아름다운 기억만이 남는다고 하던데 아마도 힘들었던 기억은 잊혀져서 그런 것 같다. 간월재에는 억새를 보러온 비박꾼들이 많이 있다. 언제나 저렇게 편안한 상태에서 산행을 해볼 수 있을까 하면서 물을 채우러 간 일행들을 기다리며 잠시 쉬고 다시 출발을 해서 신불산 정상에서 추위에 떨고 있던 소소님과 적토마님을 만나서 속도를 내본다.
신불산을 향해 올라가다보면 긴의자가 하나 있다. 몇 번을 지나가면서도 한번도 앉아보지 못해서 이번에는 앉아서 사진을 한 장 남긴다. 소소님과 적토마님을 신불산 정상에서 만나 고..... 신불산 억새평원을 지나면서 달빛아래의 그 출렁임을 보지 못한 이들은 그 멋을 알 수 없을 것이다. 올해에는 낮에 한번 와 보리라고 다짐했건만 이번에도 역시나 한밤중에 지나가고 있다. 밤중에 그것도 달빛 아래의 신불평원을 바라볼 수 있는 것이 몇 번이나 될 수 있을까....
영축산 정상에서 쉬면서 간식을 하면서 보니 영축산장에 촛불이 켜져있다. 누군가가 쉬고 있는 것인지 들어가 보고 싶은데 일행들이 있어서 바로 시살등을 향해 출발이다. 작년이나 별로 달라진 것이 없고 더 흙은 없어지고 돌만 남은 길인 것 같다. 첫 번째 실크 도전했을 적에는 영축산부터 혼자서 내석고개까지 잘 진행을 했었는데 다시 혼자 온다면 찾아갈 수 있을까? 싶은 의문이 들기도 한다. 전대장님이 앞장서서 잘 이끌어 가고 있다. 동굴샘터도 그냥 통과한다. 첫 번째 실크 도전할 적에는 그곳에 샘터가 있는 줄도 모르고 지나가다가 물소리를 듣고 찾았던 곳이다. 달빛이 밝아서 물을 떠 가지고 나와서 달빛아래에서 떡을 먹으면서 보던 그 달을 생각해본다.
오룡산에 도착해서 잠시 쉬고 다시 도라지임도에서 산길로 접어든다. 간곡한 부탁(?)을 하신 광윤선배의 말을 어길 수가 없어서 선희봉으로 향한다. 한동안 올라서니 사진으로 보던 선희봉이 보이고 간판은 없어졌다. 소나무 아래에서 증명사진을 한 장 남기고 염수봉에 도착하니 전에 보이던 나무 정상석은 없어졌다. 기억으로는 작년 초에는 있었던 것 같은데.....
내석고개로 내려가는 길을 찾으려고 십여분 우왕좌왕 하다가 내려가서 임도를 따라 내려갔다. 외딴집의 우물에서 물을 한통 받아서 내석고개로 내려가는데 방장님에게서 전화가 온다. ‘지리왕복종주하려고 성삼재에 있다’고 한다.
내석고개에서 간식을 하고 뒷삐알산으로 앞장서서 오르는데 잠이 쏟아지기 시작한다. 졸면서 오르다보니 정상석이 보인다. 에덴벨리 골프장으로 내려가는 길을 약간 손질을 해놓은 것 같다. 골프장의 아스팔트 길을 조금 가다가 매점 못미쳐서 왼편으로 접어들었더니 길을 새로 닦아놓았다. 비파님이 내석고개에서 전화가 왔다. 용선고개에서 일행들이 기다리고 있으니 그리로 오시라하고 길을 따라가니 임도가 나오고 습지 안내 간판이 보인다.
폐군부대에 가기 전에 길에 골프공 하나가 보인다. 실크2차 기념으로 골프공 하나는 가지고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배낭 옆주머니에 챙겨넣었다. 작년 가을의 영남태극때 가지고온 골프공이 있으니 기념골프공이 2개가 된다. 골프장 정문에서 왼편으로 내려가다가 비포장도로를 따라서 가서 축대옆으로 해서 가는데 산미인님이 내려오신다.
용선고개에 도착하니 ‘커피와 고독’님, 산미인님, 비파님이 계신다. 비파님은 내석고개로 오셨다가 전화통화로 용선고개로 이동을 하셨다. 언제봐도 고맙고 반갑다. 비파님과 사진도 한 장 남긴다.
아침식사를 하고 나서 소소님이 오시더니 한분이 뒤에서 일행을 놓쳤다고 한다. 아스팔트길을 한참 내려가서 골프장 정문 표지가 있는 삼거리까지 갔는데도 보이지 않는다. 다시 소소님과 통화를 하고 보니 불빛 하나가 내려오기에 만나서 올라왔다.
다시 출발을 한시각이 여섯시가 좀 넘는다. 안전산 입구에는 길이 좋다. 중계기에 올라가는 길을 닦아놓은 듯 하다. 이제부터는 바닥이 흙이기는 하지만 나무와 풀과 쓰러진 고목이 길을 막는다. 안전산지, 안전지대의 두 봉우리를 지나고 당고개에 도착해서 간식을 하고 다시 진행한다.
금오산 약수암에서 몇 명이 들어가서 물을 떠오는 동안 양말을 벗고 통풍도 시켜본다. 다리가 아픈데는 바닥에 스포츠테잎을 바르면 된다고 해서 몇 명은 발에다 붙이고 있다. 다른 때는 발바닥이 아프지 않더니 이번에는 신발이 새것이라서 그런지 조금 화끈거리기는 하지만 견딜만 하다. 다시 산으로 올라가는 길 옆에 구절초가 소북히 꽃을 피우고 있어서 카메라를 꺼내게 한다.
금오산(11:12)을 통과하고 당고개로 내려가니 먼저 온 일행들이 기다리고 있다. 간식을 하면서 잠시 쉬고 다시 감물리고개를 향한다. 점심식사가 기다리고 있는 곳이라서 조금은 발걸음이 가벼운 듯 하다. 지원을 받으면서 산행을 하기가 쉽지 않은 일이긴 하지만 원체 멀고 힘든 산행이다. 다행인 것은 내석고개부터는 길이 흙이 있어서 발이 편안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등로가 넘어진 나무들과 여름내 길게 자란 풀들로 많아서 발길을 붙잡는다.
감물리고개 도착(13:32)하니 서경지부 회원님들이 지원을 나와 계신다. 마로님, 김민주님, 바람의 마도사님이 오셔서 식사준비를 하고 계신다. 맛나게 먹고 서둘러서 출발을 한다. 다리가 아픈 달님은 배낭을 메지 마시고 가시라고 하면서 물을 2.5리터를 메고 간다. 책임감 때문에 완주하신 달님은 언덕을 내려갈 적에 뒤로 내려가면서 끝까지 완주를 하신다.
만어산 도착(14:26)해서 사진을 한 장 남기고 마지막 구간을 향해 각오를 다진다. 그리 크지 않은 봉우리가 12개이다. 여섯 번째 봉우리에서 쉬고 있는데 뒤에 계신 봉암님에게서 전화가 온다. 날이 어두워질 것 같으니 랜턴을 좀 놓고 가란다. 휴지에 싸서 등로에 놓고 연락을 했다. 12봉우리를 세면서 지나고 나니 크게 돌아서는 산성터가 있고, 내리막길을 내려서니 앞선 일행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밀양의 임대장님이 음료수를 숨겨놓으셔서 한잔을 마시고 다시 출발한다.
산성산에 도착(17:35)하니 일몰이 시작되려고 한다. 이틀째의 해가 지려고 한다. 붉은해가 넘어가는 것을 보면서 하산을 시작한다. 날머리까지의 길도 멀다. 무릎이 아픈 달님, 불심님, 발바닥이 아픈 강타자님의 걸음이 늦어지고, 날이 어두워져 랜턴을 꺼내야 했다. ‘아무리 힘들어도 날머리에서는 힘든 표정을 지어서는 안된다’고 했다. 차소리가 점점 크게 들리고 가파른 길이 나타난다. 기다리고 있던 일행들이 박수로 일행을 맞는다.
후기
다시 찾은 실크로드는 여전히 고난의 길이었다. 누군가가 산꾼들의 골수를 파먹는 코스라고 했던 만큼 어렵고 힘들기는 여전하다. 여러분들의 지원이 없이는 이렇게 많은 인원이 종주할 수 없는 곳을 완주할 수 있게 도움을 조금이나마 주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나름 뿌듯하기도 하다. 실크를 무사히 완주하신 분들과 지원해주신 분들 모든분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그리고보니 함께 대간길을 걸었어도 함께 한 시간은 얼마되지 않았지요? 함께 하는 산행 정말 행복한 산행이었어요. 담번에도 같이 할 수 있는 시간 마련해보시지요.
좋운최력 부럽으니다 한번도 힘이부치는데 두번식이나~~축하합니다..
선배님도 하실 수 있습니다. 이번엔 너무 바쁘게 진행이 되어 그렇지요. 여유있게 하시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