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해에 발 골절이 있어 깁스를 하고 간신히 목발집고 서실에 출근해 있는데
어느 낯선 신사 한 분이 노크를 하고 들어왔다. 설렁탕집 개업을 하는데 간판이 설담재라며 대작을 주문했다.
그때 나는 4월의 벚꽃 흩날림이 너무도 이쁘고 사랑스러워 따라가며 영상을 찍다 그만 넘어져 발등골절을 심하게 입었다.
응급실행을 하고 와 수업조절을 못해 출근해 풀이 죽어 있는데 내게 작품 부탁을 했다.
하루 날을 잡아 서실 문을 잠그고 전화기도 꺼 놓은채 커피 몇잔을 마셔가며 땀 뻘뻘 흘려 목발짚고 쓴 작품이 어느 곳으로 출가해 걸렸는지도 까무룩 잊고 지냈다. 어렴풋이 기억하건대 사장님께서 포장용 설렁탕을 들고 오셔서 한번 오셔서 식사하시라고 했는데 내 지역구가 아니면 일삼아 가보는 일이 드물다. 감사하게도 솔찬히 작품비도 주셨던 걸로기억한다.
메니저 역할을 톡톡이 해주는 남편이 승용차로 이동하던 중 주소 설담재 위치를 말하니
"당신 설담재 작품 쓴 썼잖수!"
그렇다. 남편이 내 지난 날 목발 짚고 작품 쓴 것을 신통하게도 기억한다. 남편은 내가 작품을 써서 걸어놓고 비교하며
공모전 준비 할 때 내가 발견 못하는 오탈자도 잘 발견하는 섬세함도 있다. 그날도 그랬다. 설담재 주문 작품을 써주고서도 까마득 잊고 있었는데 남편이 기억을 한다. 뭐든 시작했으면 나보다 앞선걸음을 하고 있을 텐데. 머리만 영리하다로 인정. 그뿐이다.
영화광으로 책벌레로 별명만 달고 있을 뿐,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도 책을 열권을 읽어 퇴원할 때 책보따리를 잔뜩 만들어 퇴원을 할 정도로 정적인 생활을 하고 나는 동적인 생활을 한다. 아무튼 설담재작품 하나로 아픈 날의 추억도 되새기고 영리한 남편의 뒷모습도 새삼 돌아보게 한다.
아동문학 행사로 서울에 오신 정혜진회장님께서 서울에 오시면 지금은 고인이 되신 박성배 전전 한국문협 부이사장님, 안종완아동문예이사장님께서 고향선배님 오셨다며 목소리에 잔뜩 반가움 실어 꼭 송향에게 전화를 하신다. 반가워 종종걸음으로 갔더니출가한 내 작품이 구민회관 옆 근사한 설렁탕집 설담재 내벽에 턱 걸려 있는게 아닌가!
선배님 만나 즐겁고 출가한 작품 다시 만나 어찌나 두 배로 반갑던지. 뿌듯한 나머지 식사를 하다말고 회장님과 인증샷도 남겼다. (2015년 아동문예 행사가 있던 날)
첫댓글 새삼스럽게 이 사진을 어디서 찾았나요?
언제 쯤인지는 확실히 모르겠지만 안종완 이사장님과 반갑게 만났던 날은 기억나네요.
새록새록 떠오른 추억!!
식사 후 카페에서 차를 마시며 이야기도 나눴잖아요.
회장님!
그때가 2015년
온 산하가 오색으로 물드는 가을로 가는 길목이었던 거 같습니다
얼마나 반가우셨을까요? 두 분의 아름다운 만남이 참 보기 좋습니다.
설담재에 걸린 선생님의 작품도 정말 멋집니다.
그 사장님이 지혜로운 분이시라는 생각이 듭니다.
즐거운 추억 쌓으신 것 축하드립니다~♡
회장님과의 뜻밖의 만남으로 발 골절되어 낑낑대며 목발 짚던 웃지못할 시간들이 되살아났답니다
와!?~~
멋지십니다!!
축하드려요!!
감사합니다
건강하시고 늘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