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의 제일 끄트머리에 있는 날입니다.
이제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새해가 다가옵니다.
이맘때쯤이면 가슴을 싸아 울리며 다가오는 시 구절이 있습니다.
이해인 수녀님의 '12월의 엽서' 마지막 구절인데요,
'새 달력을 준비하며 조용히 말하렵니다...
'가라, 옛날이여... 오라, 새날이여...'
나를 키우는데 모두가 필요한 고마운 시간들이여...
기쁨이든 슬픔이든 고통이든 지나간 그리고 다가오는 모든 시간들이
나를 키우는데 필요한 고마운 시간들이라는 ...
마지막 끝줄을 되 뇌일 때면 어쩐지 마음이 따스해지고 감사한 느낌이 듭니다.
올 한해를 멋지게 마무리할 멋진 일이 있습니다.^^"
중증 장애아동들이 있는 '라파엘의 집'에 가는 것입니다.
연말에 봉사모임이 있는 날은 자원봉사자가 모이지 않아 걱정을 했는데
마음 착한 스파인2000가족들이 너도나도 손을 보태는 바람에
이날 많은 자원봉사자들로 붐비는? 잔치 분위기같은 날이 되었습니다.
겨울날씨답지 않게 날씨가 따뜻해서 일부는 아이들을 데리고 사직공원에
산책을 하러 갔습니다.
오늘은 맛있는 소고기볶음밥을 해서 아이들도 먹이고 선생님과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저녁식사를 하기로 합니다.
라파엘의 집 아이들은 모두 15명인데, (보자.., 15명 맞나? 위로 올라가서 핫 둘 셋 넷...
맞네, 열다섯명^^") 모두가 씹지도 못하고 소화력이 떨어져서 거의 으깬 음식물을 주어야 합니다.
그래서 먼저 아이들 것을 만드는데 양파 당근 파 햄 감자 등을 거의 으깨듯이 잘게 썹니다.
정하님은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섬세하게 음식을 잘 만듭니다.^^"
닭죽 재료를 다듬는데, 닭을 삶아 잘게 찢고 있습니다.
신애님이 단호박 스프를 만들어 오셨습니다.
색깔도 최고 맛도 최고, 사진을 찍어두지 못해 아쉽지만..^^"
그리고 이옥재님이 부침개를 만들어 왔습니다.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인데 모양은 물론이고 맛이 최곱니다.^^"
모두가 출출하던 차에 집어먹다가 보니 아차 하고...^^"
주방에서 음식을 준비하는 동안 2층에선 청소를 하고 빨래를 널고
이불을 갭니다.^^"
주방에서 음식을 준비하는 동안 거실에서는 아이들과 봉사자들이
어울려 웃음이 끊이지를 않습니다.
처음엔 우는 소리인지 웃는 소리인지 분간이 안 되다가 가만히 들어보니 웃는 소리대요.^^"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라파엘의 집'을 봉봉 뜨게 합니다.^^"
5시가 아이들 식사시간이어서 먼저 아이들을 먹이는데 아이들이 고개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해서 처음 아이들에게 밥을 먹이는 봉사자들은 꽤 힘이 듭니다.
잘못하면 먹이는 양보다 흘리는 양이 더 많아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오늘 봉사자들은 익숙한 솜씨로 꼼꼼하게 잘 먹입니다.^^"
일부 봉사자들이 밥을 먹이는 동안 주방에선 봉사자들이 먹을 볶음밥을 열심히 만듭니다
음식은 정성이 들어가야 맛있습니다.
많은 양의 볶음밥을 해서 남기면 어쩌나 했는데 마지막까지 그릇을 달달 긁어 비웠습니다.
신기하게도 양이 너무나 알맞게 되었지요.^^"
식사를 끝내고 설겆이를 하고
청소를 합니다. 아이들을 옮겨 방에 옮기고 이곳저곳 닦느라 모두 여념이 없습니다.^^"
드디어 일이 다 끝나고 벽화가 예쁘게 그려진 담장 앞에서 모두 찰칵.
오늘 봉사자들이 많이 오셔서 이것저것 일을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아이들을 위해 무언가 하나라도 더 해줄 수 있다는 것이 참 기쁩니다.
이렇게 따스하고 정겹게 20006년의 마지막 날이 고웁게 흘러갔습니다.
곱게 흘러가는 2006년의 시간뒤에 다가오는 2007년의 새로운 시간들은
물론 곱겠지요.^^"
다가오는 2007년에도 스파인 2000의 화이팅을 기원합니다.
첫댓글 좀 지난 글이지만 아이들명세가 있어서 올려보았습니다. 차암 귀여븐 아이들입니다.
들님 덕분에 라파엘의 집에 대한 사전 정보를 접하게 되네요.가장 큰 성진이가 이제 15살이 되었겠네요.근데 '라파엘'은 성경에 나오는 천사를 말하는 걸까요 8월 9일 저도 그 날 함께 가서 직접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네에 훈장님 성경에 나오는 그 천사 맞아요 그날 뵐게요
들꽃님이 정말 천사이십니다. 좋은 참고가 되겠구요 라파엘은 우리집하고 아주 가깝네요. 남편은 청소를 잘 하는 사람이라 꼼꼼히 청소를 해 주시겠다네요. 덥기는 해도 저는 이런 봉사는 첨이라 잘 할려는지..... 하지만 8월9일이 기다려집니다. 천사만나는 날이라
하나또하나님 많은것을 협찬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날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