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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닌 게 아니라 김일한도 그게 의문이었다. 어린애 장난도 아니고, 왜 이런 일을 벌이는지 아무리 숙고해보아도 적당한 명분을 떠올릴 수 없었던 것이다. 공주가 뭐라고 대답할지 일한도 사뭇 궁금했다.
청년은 공주의 대답을 재촉하는지 그녀를 쏘아보고 있었다.
“그런 소문은 금시초문입니다. 저는 진정으로 제 신랑 되실 분을 찾고 있습니다.”
김일한이 추측하기에 아마도 그 환기찬이라는 청년이 성주의 아들인 것 같았다.
공주가 신랑을 찾고 싶어서 이런 부마간택대회를 열었다는데, 누가 무슨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단 말인가? 출마하거나 참석하고 싶지 않으면 그만이다. 그녀의 의도가 어디에 있든, 이는 외인들이 왈가왈부할 사안이 아니었다. 한 마디로 그건 엿장수 맘이었던 것이다.
그걸 두고 공주가 이상하다느니, 장난한다느니, 엉뚱한 짓을 벌인다느니 이러쿵저러쿵 수군거릴 수는 있어도, 그게 이 대회의 개최와 관련해 시비를 걸 이유가 될 수 있을까?
공주가 한사코 신랑을 찾고 싶어 대회를 개최했다고 대답하자 그 청년도 다른 이의를 댈 수 없어 무대에서 내려가고 말았다. 그는 청중석의 자기 자리로 가지 않고 곧장 뜰 밖으로 사라졌다.
그가 내려가는 것을 확인한 에머럴드 리가 말한다.
“공자님, 넷째 고개 준비되셨죠?”
“네.”
“이번에는 섭선에 관한 문제입니다. 공자님께서 선택해주신 그대로입니다. 거기 쓰인 오언절구의 의미를 설명해주시겠습니까?”
오언절구란, ‘일월복숭아 그림에 미혹되지 말라, 일월산수도에 속지 말라, 해와 달이 어디에 있는지는 해와 달이 명백히 밝혀 주리라’ 라는 내용의 시를 말한다.
그의 설명도 김일한의 그것과 동일했다. 섭선 표지에 그려진 일월복숭아와 일월산수도에 유의하지 말고 섭선을 해나 달빛에 꿰뚫어보라는 뜻이란다. 그 때 섭선 속에, 한 무사가 검을 들어 심장을 가리키는 그림이 나타나고 그 아래는 삼삼오륙칠칠이라는 문구가 보인다.
“검을 들고 심장을 가리키는 그 일점의 무인도武人圖는 무엇을 상징할까요? 어떤 역사적 사건과 관련되어 있을까요?”
에머럴드가 환기찬에게 물었다. 환기찬은 기다렸다는 듯이 유쾌하게 대답했다.
“그 심장은 바로 황홀공주님의 심장이고, 그 멋진 대장부는 공주님의 신랑이십니다.”
“그건 역사적 사실과 관련이 없지 않나요?”
“역사란 옛 이야기죠. 오늘날의 사건도 후대인들에게는 옛이야기입니다. 따라서 오늘날 공주님이 여기 대시전 뜰에서 부마간택대회를 여신 것도 훗날에는 참 흥미로운 역사의 한 장면이 되는 겁니다. 더구나 이렇게 해서 부마가 선택된다면 그건 천추에 걸쳐 인구人口에 회자膾炙될 미담이 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대회는 역사적으로 매우 의미심장한 사건이라 할 것입니다.”
“오, 공자님 말씀을 듣고 보니 참으로 그럴 듯합니다. 그럼 공주마마의 부군께서 공주마마의 심장을 검으로 겨누고 있는 것은 무얼 뜻하죠?”
“이건 공주마마의 아주 고귀한 인격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제가 방금 전에, ‘입이 죽어야 진짜 죽은 것’이라는 기독교 속담을 소개했습니다. 사람의 말은 칼보다 더욱 날카로울 수 있습니다. 사실 칼로 받은 상처는 길어도 몇 달이면 아물지만, 말로 입은 상처는 심지어 수십 년이 지나도 치유되지 않고 당사자의 심령 속에 큰 아픔으로 남아있을 수 있잖아요?”
에머럴드 리가 공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김일한이 듣기에도 환기찬이라는 이 청년의 말은 참으로 조리가 있는 듯했다. 환기찬의 말이 이어졌다.
“남편의 말로 심장에 상처를 받고 싶은 여인이 이 세상 어디에 있겠습니까?”
김일한도 내심 고개를 끄덕였다.
“그 그림은 남편이 아내의 심장에 언어의 검을 꽂는 비정한 장면입니다. 그 뜻을 알고, 말로써 아내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남편이 누구일까요? 공주마마께서 찾으시는 부군은 바로 그걸 알고 상처를 주지 않으려 애쓰시는 분이 아닐까요?”
황홀공주도 그의 말에 매우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사회자 에머럴드 리가 대답한다.
“환기찬 공자님의 말씀은, 이 어리석은 소녀가 듣기에도 매우 값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그 아래에 있는 ‘삼삼오륙칠칠’은 무엇을 의미하며, 그 문구가 거기에 적혀있는 이유는 뭘까요?”
김일한도 전날 황홀공주와 만장한 군중 앞에서 칠칠한 남자, 삼삼한 여자 운운하며 엉뚱한 해석으로 장난치고 말았지만, 사실 그 문구의 진짜 의미를 잘 알고 있었다.
“그 신비육수는 단군조선 22세 색불루 임금께서 천명신검에 새겨놓으신 문구입니다.”
“네, 저도 그렇게 들었습니다.”
“그리고 색불루 임금은 평생 모은 보물을 어느 곳에 감추시고, 그 신비육수 안에 보물 은닉처를 명시해 놓으셨죠.”
“삼삼촌에서 오륙 리 떨어진 곳에 칠칠동이 있는데, 바로 그곳에 보물을 은닉했다죠?”
“맞습니다. 아시다시피, 그 두 마을이 점차 커져서 하나로 결합해 훗날 삼칠성三七城이 되었고요, 그 보물을 삼칠성 관아의 지하 석실에서 발견한 분은, 대해모수 임금의 어머니였던 삼칠성 여성주 묘고미향이었습니다.”
“그것도 알고 있습니다.”
“진짜 중요한 것은 그 보물과 함께 발견된 한 편의 시인데, 사회자님은 그것을 알고 계시나요?”
“네, 머리에 암기하고 있습니다.”
천하를 피로 얻어 이름을 드날리고
만금 보아 기뻐해도 이슬 같은 인생이네
천년의 세월도 한 잔 술에 지나가니
따로이 참 보배가 삼칠 중에 있다오
환기찬이 조용하고 느린 어조로 시를 읊은 후, 덧붙인다.
“여기서 마지막 구절에 참 보배가 삼칠중에 있다고 했잖습니까?”
“네.”
“그 삼칠중이 어디일까요?”
“삼삼오륙칠칠?”
“그렇습니다. 삼삼오륙칠칠안에 참 보배가 있다는 겁니다. 삼삼오륙칠칠은 겉으로 보기에, 막대한 금은보화의 은닉처를 가리켜 주는 것이지만, 실상은 궁극적으로 그걸 가리키는 게 아니라, 다른 어떤 참 보배를 지적하고 있다는 거죠. 천하의 제왕이 되고 만금을 본다 하더라도 풀잎에 맺힌 이슬 같은 인생이라, 천년도 한 잔 술에 쉬이 지나가버린다고 읊었잖아요? 따라서 세상의 제왕이 되고 금은보화를 다 가져도 결국 그게 참 보배가 될 수 없는 거죠.”
황홀공주도 미동을 하지 않고 환기찬의 설명을 듣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러므로 이 시문은 ‘삼삼오륙칠칠’ 안에서 새로운 참 보배를 찾으라는 가르침입니다.”
“그럼 공자님은 신비육수神秘六數가 가리키는 참 보배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에머럴드 리가 물었다.
“그 얘기를 하자면 좀 깁니다.”
“그럼 우선, 그 신비육수를 섭선 속에 적어놓은 이유가 뭘까요?”
“신비육수의 의미를 아는 자가 부마의 자격이 있다는 겁니다.”
이는, 며칠 전 김이한이라는 신비로운 청년이 던졌던 발언과 동일했다. 환기찬은 잠시 눈을 감았다가 뜨며 덧붙인다.
“그러니까, 신비육수의 의미를 아는 것은, 부마 자격의 가장 기본적인 요건입니다. 이것을 모르는 자는, 다른 것에서 제아무리 탁월한 면모를 보이더라도, 일단 부마 후보에서 탈락된다는 것이 제 육감입니다.”
“그럴까요? 저는 잘 모르지만, 공자님의 판단이 일리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럼 이제 남은 시간 동안 신비육수의 의미를 설명해주시겠습니까?”
환기찬은 청중을 한번 휘둘러보며 다소 고무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신비육수는 메시아를 가리키는 것인데, 그 안에는 크게 몇 가지 비밀이 숨어있습니다.”
그 때 황홀공주가 루비 운에게 무어라고 소곤거린다. 루비 운이 신속하게 말했다.
“에머럴드 리씨, 공주마마께서 잠깐만 멈추어 주시기를 요청하십니다.”
에머럴드가 루비 운을 쳐다보다가 환기찬에게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공자님, 죄송하지만 공주마마께서 하실 말씀이 있는 것 같은데, 잠깐 설명을 늦추어도 될까요?”
“아, 네. 영광입니다. 얼마든지요.”
그 때 공주가 루비 운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는지, 루비 운이 귀를 그녀의 입에 바짝 대고 연신 고개를 끄덕인다. 루비 운이 허리를 펴고 에머럴드 리에게 전달했다.
“공주마마께서는, 환기찬 공자님이 메시아의 신비육수를 잘 알고 계실 것으로 믿는답니다. 그러니 이제 다음 단계로 넘어갔으면 하십니다.”
에머럴드가 환기찬을 돌아보자 그가 사의를 표한다.
“감사합니다. 그렇게 인정해주시니.”
“네, 그럼 다섯째 고개입니다. 이번에는 공주마마께서 환기찬 공자님께 직접 질문을 던지시겠습니다.”
공주가 의자에서 일어섰다. 루비 운이 그녀 곁으로 바짝 다가간다. 공주가 환기찬에게 던지는 말을 그녀는 그대로 옮겼다.
“제가 좋아하는 영시英詩 하나를 읊겠습니다. 그러면 공자님께서 그에 상응하는 영가靈歌 하나를 즉석에서 음창해 주실 수 있습니까? 새롭게 작시해주셔도 되고 기존의 노래를 제시하셔도 됩니다.”
“네,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공주는 간단한 시구 하나를 루비 운에게 불러주었다. 루비 운이 전달한다.
O Sacred Head, now wounded,
With grief and shame weighed down
Now scornfully surrounded,
With thorns, Thine only crown
오 거룩한 머리여 상처를 입으시고
슬픔과 수치로 고개를 숙이셨네
조롱하는 무리에 에워싸이고
머리엔 가시관을 쓰셨으니
당신껜 그것이 면류관이 되었다네
루비 운의 음성을 인식한 컴퓨터가 즉석에서 그 시를 전광판에 띄운다.
잔뜩 긴장하고 있던 환기찬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조금도 지체하지 않고 대연對聯을 읊었다.
O sacred Head, what glory,
What bliss till now was Thine!
Yet, though despised and gory,
I joy to call Thee mine.
오 거룩한 머리여, 임의 영광 행복은
지금껏 당해오던 수치와 저주뿐!
온갖 학대 고문에 유혈이 낭자해라
그럼에도 난,
당신님을 기쁘게 내님이라 부른다오
그가 즉석에서 대연을 읊자 그 글자들이 차례로 전광판에 기록되고, 청중들은 우레 같은 박수를 보내며 환호성을 지른다.
김일한도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이건 김일한도 익히 알고 있는 시문이지만, 황홀공주가 이런 문제를 내리라고는 꿈에도 예상하지 못했었다. 자신과 아무런 관련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김일한은 황홀공주의 괴팍함에 혀를 내두르며, 슬그머니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녀가 머리와 얼굴에 망사를 쓰고 있었으므로, 황홀공주의 표정변화를 읽을 수 있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공주는 루비 운을 통해 다음 질문을 던진다.
“이 시의 작자는, 모욕과 경멸과 슬픔과 고통으로 일그러진 그 얼굴, 수치와 저주와 학대를 받아 피로 얼룩진 그 분을, 왜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쁜 마음으로 자기 임이라 불렀을까요?”
“그건 그 분을 너무나 사랑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왜 그 분을 그토록 사랑했나요?”
“왜냐하면 그 분이 먼저 이 시의 작자를 위해 죽기까지, 그를 사랑하셨기 때문입니다.”
“공자님이 만에 하나 저와 혼인하신다면, 제가 만인에게 손가락질을 당하며 수치와 모멸과 저주를 받아도, 기쁘게 저를 나의 임이라고 불러주실 수 있나요?”
“물론입니다. 누가 저의 아내가 되든, 그 분이 사람들에게 그 어떤 수치와 모욕을 당하든, 저는 기쁘게 당신은 나의 가장 사랑하는 임이라고 고백할 것입니다.”
청중은 다시 한 차례 환호성을 울리며 대시전 뜰이 떠나갈 듯한 박수로 화답했다. 황홀공주의 물음은 계속되었다.
“사람들은 제가 삼년 전 미스 백악산아사달 진에 선출되었으므로 제 얼굴이 매우 아름다우며 제가 팔등신 미녀라고 생각합니다. 심지어는 저를 경국지색이니, 절세가인이니 하는 말로 불러주는 분들도 없지 않았습니다.”
그녀가 잠시 뜸을 들인 후 말을 이었다.
“그런데 웬일인지 그 후 저는 얼굴을 망사로 가리고 다니며 외부에 얼굴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세간에서는 별별 소문이 다 나돌았다고 합니다. 그런 소문들이 실제로 있었는지는 모르지만요.”
아닌 게 아니라, 치정에 얽혀 누군가가 그녀의 얼굴을 칼로 난도질해버리고 말았다느니, 염산테러를 당해 얼굴이 아주 망가져버렸다느니, 심지어는 화상을 입어 얼굴이 거의 없어져버렸다는 말까지 나돌았다.
반면에 그녀의 얼굴이 너무나 예쁘고 매혹적이므로, 그녀와 단 한 차례라도 눈이 마주치거나 그녀의 웃는 얼굴을 본 남자들은, 잠을 자지 못하고 모두 상사병에 빠지는가 하면 그 후 스토커가 되는 것은 기본이고 심지어 정신병에 걸려 자살하는 사람도 있었다는 괴담까지 들렸다.
그러자, 여인 얼굴이 제아무리 예쁘기로서니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느냐고, 그런 말도 안 되는 이야기는 꺼내지 말라고 준엄한 얼굴로 호통 치는 이들도 많았다.
하지만 그렇게 언성을 높이는 이들도 단 한 차례만 황홀공주의 얼굴을 보고 그녀의 웃는 낯을 목격하거나 그녀와 눈이 마주치면, 그 때부터 그녀에게 푹 빠지고 만다는 풍문도 없지 않았다.
이렇게 되자, 항간에서는 그녀가 어디서 사악한 최면술을 배워 남자들의 마음을 미치게 만들어버린다는 소곤거림까지 한 때 떠돌았었다. 말은 돌고 돌수록 점점 보태지고 변질되는지라, 급기야는 그녀조차 어떤 정신병에 걸린 나머지 스스로 자기 얼굴을 난도질해 추녀로 만들어버리고 말았다는 끔찍한 소문도 동남풍과 서북풍에 뒤섞여 날아다닌 적이 있다.
황홀공주는 잠시 멈추었다가 이야기를 계속했다.
“제 얼굴이 만일, 예컨대 중화상 등을 입어서, 세상에서 둘도 없이 보기 흉측한 몰골이라 하더라도, 그래도 공자님은 저와 혼인하실 수 있고, 혼인 후 저를 그렇게 사랑하실 수 있나요?”
잠시 침묵이 흘렀다. 환기찬은 깊이 숙고한 후 짧게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사실 서기 24세기의 현대 성형술은, 화상을 입어 뒤틀어진 얼굴이라 할지라도 얼마든지 미인으로 바꿀 수 있었다.
“제 얼굴을 성형수술로 고치지 않고, 흉측해 보이는 그대로 두고 산다 하더라도 공자님이 저와 결혼하신다면, 저를 그렇게 사랑해주실 수 있습니까?”
이번에는 환기찬도 선뜻 대답하지 못하고 머뭇거렸다.
“천천히 대답하셔도 괜찮습니다. 솔직하고 정직하게만 말씀해주시면 됩니다.”
황홀공주가 재차 말한다. 심사숙고하던 환기찬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그래도 저는 사랑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럼 이 자리에서 공자님은 제 얼굴을 확인해보시고 싶지 않습니까?”
그것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질문이었다. 청중이 웅성거렸다. 김일한도 깜짝 놀랐다. 환기찬이 즉각 대답했다.
“확인할 필요가 없습니다. 확인해 보아야 할 이유가 무엇입니까?”
환기찬의 반문에 황홀공주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저와 혼인하기 원하는 여러 공자님들에게 제 얼굴의 실상을 보여 드리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됩니다. 부마간택대회 일정이 며칠 남지 않은 마당에 끝까지 감춘다는 것은 진실하고 정직하지 못한 태도인 것 같습니다.”
환기찬이 그 말을 듣고 묵묵히 앉아 있다가 대답했다.
“그건 공주마마의 자유이지만, 저 자신으로서는, 지금 이 자리에서 공주마마의 얼굴을 볼 필요가 없습니다. 마마의 얼굴이 어떠하든 그건 공주마마와 혼인하고 싶은 저의 마음에 아무런 변화도 주지 못할 터이니까요.”
“공자님은 참 아름답고 대장부다운 기개를 지니신 것 같습니다. 오늘 밤의 주인공은 공자님이시므로 저는 그럼 공자님의 요청에 따르겠습니다.”
황홀공주의 얼굴을 보리라 기대했던 청중들은 은근히 실망했다. 김일한도 마찬가지다. 김일한 곁에 바짝 붙어 앉아있던 백의녀 매아리가 종알거린다.
“흥! 자기가 무슨 엄청난 신비의 인물이라고, 얼굴 가지고 장난하나?”
황홀공주가 마지막으로 덧붙인다.
“그럼 제 질문은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그녀는 환기찬에게 허리를 숙여 공손하게 절하고 청중에게 예를 표한 후 자리에 앉았다.
에머럴드가 다시 전면에 나선다.
“앞으로 20분 동안 휴식을 취한 후 여섯째 고개를 넘도록 하겠습니다.”
휴식시간에 잠시 화장실에 다녀온 후 일한의 일행은 한 자리에 모였다.
“황홀공주의 얼굴이 망가졌다는 소문은 사실인가요?”
서울 아줌마가 김일한에게 묻는다.
(다음 회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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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롬.
2026. 9. 25. 추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