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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찾아가는 실크로드 92km 무박 종주기
1. 일 자 : 2006년 10월 3일 13시 20분 - 10월 5일 16시 10분 ( 무박 50시간 50분 )
2. 산행지 : 실크로드 98km(구만산,육화산,능동산 왕복거리 포함 실거리110km이상)
3. 산행자 : 쟁이, 산울림
지팡이( 허벅지 근육 이상으로 내석 고개에서 하산 )
4. 산행 코스 및 소요 시간
남기리(13:20) - 비학산(13:43) - 보담산(15:33) - 낙화산(15:55) - 중산(16:46) -중산
습지(17:14) - 백암봉(17:53) - 용암봉(18:39) - 오치고개(19:09-19:25 석식) - 오치령
(19:40-20:00 식수보충) - 육화산 갈림길(20:53) - 육화산(21:07) - 구만산, 야영장 이정표
(22:15) - 인재 갈림길(23:31)- 구만산 (23:46) - 인재(01:11 억산 가는중 30분휴식) -
억산(03:35-04:00 간식) - 팔풍재(04:28) - 범봉(05:12) - 딱밭재(05:30)- 아쉬운 릿지(06:14) -
운문산(06:47-07:05 조식) - 아랫재(07:38-08:07 식수보충) - 가지산(09:42) - 석남터널위(10:41) -
능동산(11:50) - 배내고개(12:10-13:07 중식) - 배내봉(13:35) - 간월산(15:07 도중 30분 휴식) -
신불산(16:04) - 영축산(17:12) - 시살등(18:48) - 오룡산(20:05-20:20 석식) - 염수봉(22:40 도중
30분 휴식) - 내석고개(23:31-00:40 야식 휴식) - 삐알산(01:20) - 골프장(01:40) - 습지보호
표지(01:56)- 용선고개(02:40) - 안전산(02:58) - 배태고개(04:12) - 매봉(05:37)-금오산(08:11)-
당고개(09:04) - 구천산 갈림길(09:35) - 구천산(09:52) - 감물고개(10:34) - 만어산 (11:51)-
만어현(12:10-13:00중식) - 자시산성(14:58) - 산성산(15:30) -살내(16:10)
5. 산행기
세월산방에 영남 알프스 대종주 장거리 코스가 소개되고 먼저 구간 종주를 한다는 공지가 올랐을
때 누군가가 이 코스를 무박으로 해치우려는 짐승이 나올 것이란 이야기가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6가지 코스 중 1000미터대 산들을 대부분 거쳐가는 원점 회귀 코스가 J3에서 실크로드92로 명명이
되고 본격적인 코스 답사에 들어가 정확한 마루금을 찾고, 잡목과 가시덩쿨 투성이의 길을 개척하는
등의 일을 한여름 무더위 속에 진행되어 무박 종주의 여건이 형성되었다.
평소에 많이 다니던 산길들이라 타 지역 산꾼에 비해 유리한 여건인 우리 세월팀이 먼저 실크로드
무박 종주길을 열기 위해 지난 9월 19일 4명이 도전했지만 2명은 근육 이상으로 아랫재에서, 나는
집안의 부고로 간월재에서 하산하여 총각 김치만 외로운 사투 끝에 실크로드 무박 종주를 끝내었다.
한 번 발을 들여놓은 이상 언젠가는 다시 가야 할 길이라 매도 빨리 맞는 게 낫다는 심정으로
지난번에 실패했던 산울림과 산울림의 영원한 지원자 지팡이와 셋이서 다시 도전하기로 하고,
총각김치의 지원으로 남기리로 날아갔다. 남기리에는 배방장님과 산짱님이 나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고마운 분들이다. 지난번처럼 풍년식당에서 추어탕으로 점심을 먹고 장비를
확인한 후 따가운 가을볕을 등지고 대장정에 오른다. 추석 전이라 벌초를 하러 온 사람들이
등로를 많이 정비해 놓은 덕분에 산행하기가 많이 좋아졌다.
*들머리에서 좌측에서부터 쟁이, 여름향기, 산울림, 총각김치,지팡이, 산러브짱님
20여분만에 무덤 한기가 있는 비학산에 올라서자마자 바로 내림길로 들어서고 답사때 명명된
빨래판 능선이 시작된다. 굴던바위에서 잠시 쉬고 또다시 내림과 오름길이 연속이다. 두 군데
칡덩쿨이 우거진 곳을 제외하고는 등로가 많이 정비되어 지난번보다 많이 수월해졌다.
비암고개에서 보두산(최근 지형도에는 보담산으로 표시)을 올라 가다보면 길이 두 갈래로
나누어 지는데 직진하면 에둘러 가는 길이고, 우측길로 가서 바위를 타고 올라가면 보담산으로
바로 가는 길이다. 보담산에서 낙화산은 금방이고 낙화산에서 중산 가는 중에 전망 바위에서는
지나온 길 한눈에 보인다.
* 일명 빨래판 능선 등로가 많이 정비되어 있음
중산을 지나 잠시 가면 등로는 북동쪽으로 꺽여 급경사로 내려간다. 시그널을 잘 보고 내려서야한다.
중산 습지에 만들어 놓은 샘터엔 물이 말라있고 아래로 더 내려가니 물이 졸졸 흐르고 있다. 습지에서
한 봉우리를 넘고 디실재를 지날 때는 쓰러진 나무가 좀 있지만 지난번보다는 진행하기가 좀
수월하다. 백암봉을 오르는 길도 경사가 장난이 아니다. 일단 능선에 올라 선 다음 남쪽으로 조금
가야 하얀 시그널에 백암봉이라는 표시가 있고, 조망은 전혀없다. 이제 진행 방향은 북쪽을 향한다.
용암봉까지의 등로에는 바위도 군데 군데 있어 주의를 요한다. 이제 해도 기울어 헤드랜턴을 꺼낸다.
우측 산내면쪽 야경이 보기가 좋다.
* 백암봉에서 용암봉가는 길 조망바위에서 억산 운문산 가지산이 차례로 보인다
* 용암봉 지나서 있는 통천문 바위
오치고개에 내려서 준비한 밥을 물에 말아 후루룩 마시고 달빛을 받으며 오치령으로 간다.
오치령에서 식수를 보충한다. 오치령에서 좀 오르다 밭으로 내려서 올라가면 다시 산길로 접어들고
억새밭이 나타나는 지점에서 직진 방향에 시그널이 보이지만 무시하고 좌측 억새 숲속으로 가면
곧 폐산림 감시 초소가 나타나고 좀 더 진행하면 여러 시그널이 보인다. 이 후로 청도 군계 산행
빨간색 시그널이 억산까지 보이는데 산행에 도움이 된다. 657봉은 바위로 되어 있고 왼쪽 앞쪽으로
육화산이 어둠속에 솟아 있는게 보인다. 내리막길을 내려오면 곧 육화산 갈림길 이정표가 있다.
육화산에서의 야경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아름답다. 지팡이가 근 한달 산행을 안 한 탓에 허벅지
근육이 좀 뭉친다고 해 스프레이 파스를 뿌리고 좀 천천히 진행하기로 한다. 괜챦아야 할텐데
육화산 갈림길부터의 등로는 야간이라도 어렵지 않게 진행이 가능하다. 다만 구만산, 야영장이 표시된
이정표에서 구만산 방향으로 가면 계곡이 나온다. 식수를 보충하려면 구만산 방향으로 갔다 다시
올라와야한다. 야영장 방향이 마루금 길이다. 마루금 방향으로 야광 시그널을 하나 달아둔다.
* 식수를 구하려면 구만산 방향으로 마루금은 야영장 방향임
이 후 오르막을 올라가면 방향은 서서히 동쪽 방향으로 바뀐다. J3 노란 시그널과 청도 군계 산행
빨간 시그널을 확인하며 가면 별 문제가 없다. 668봉을 지나 내려오면 방향이 남쪽으로 바뀌며
712봉을 올라야 하는데 갈림길에서 왼쪽길이 더 뚜렷하기에 오른쪽길을 잘 보고 올라가야 한다.
712봉에 올라가면 앞쪽 능선 오른쪽 끝에 구만산이 보인다. 712봉에서 내려오면 안부에서 인재
가는 갈림길 있는데 시그널이 좀 높이 달려 있어 야간에는 좀 주의했어 보아야 한다. 역시 야광
시그널을 달아 둔다. 오른쪽에 J3 시그널에는 식수 가는 길이라는 표시가 있다. 배낭을 벗어놓고
구만산으로 향한다. 왕복 30분 정도 걸린다.
인재 갈림길에서 내려서 동쪽로 향하면 억산 방향 이정표가 나오고 좀더 가서 주의해야 할 길이 있다.
암봉인 672봉을 오를려면 가는 방향에서 90도 꺽어 능선으로 올라서야 하는데 무심코 지나쳐 갈 수
있으니 인재 갈림길에서 20여분 지날쯤부터 잘 살펴봐야 한다. 672봉에서 보이는 달이 참 밝고
멋지다. 바윗길을 내려오면 임도가 나타나고 편하게 인재까지 갈 수 있다.
임도를 건너 산길을 오르면 곧 임도를 만나고 다시 우측에 산길로 접어드는 시그널이 있다. 억산으로
향하는 길에 지팡이가 근육이 뭉치고 어제 잠을 못잔 탓에 힘들어한다. 좀 쉬게 했더니 잠이 든다.
그 사이 발도 좀 점검하고 달도 구경한다. 지난번 산행때 너무나 생소하던 밤길이 다시오니 눈에 쏙쏙
들어와 진행이 한결 쉽다. 가파른 길로 올라서자 암봉이고 곧 바윗길 내림길이라 조심 조심
내려온다. 여전히 지팡이의 컨디션이 걱정이다. 오늘 야간 산행 구간 중 걱정했던 인재에서
억산까지의 구간을 무사히 지나고 억산에 올라선다. 이제부터 내석고개까지는 걱정이 없다.
너무나도 많이 다닌 길이 아닌가.
뒤쳐져 온 지팡이가 자기탓에 진행이 더디다고 아랫재에서 하산하겠다고 한다. 이번엔 모두가
완주해야 한다고 좀 천천히 진행하기로 하고 억산 정상 억새 사이에 좀 쉬게했다. 코까지 골면서
잘 잔다. 30분을 재우고 다시 출발. 깨진 바위 밑으로 했어 내려가는 길은 바윗길에 로프까지
매여 있어 상당히 조심스럽다. 팔풍재가 나오고 범봉으로 향하는 오름길이 다시 시작된다. 904봉을
돌아갈 때 아래로 내려가지 않게 조심해야하고 범봉에서는 119 조난 표시판이 붙어 있는 쪽으로
내려가면 된다. 20분이 안되 딱밭재에 도착하고 다시 오름길이 시작된다.
이제 서서히 날이 밝아와 랜턴을 집어넣었다. 일출을 보기 위해 아쉬운 릿지로 올라가니 가지산 뒤로
붉은 기운이 아름답게보인다. 하지만 구름이 있어 일출을 제대로 볼 수 없다
* 아쉬운 릿지에서 가지산 여명
아랫재에서 치고 올라가는 오르막에 대비하여 바람을 피하여 운문산 정상 아래에서 아침을 먹는다.
새벽에 찬밥을 찬물에 말아 먹는 우리가 정상이 아니다. 지팡이를 천천히 내려오라 하고 산울림과
먼저 내려오니 아랫재에서 야영한 등산객이 있다. 식수를 보충하고 좀 쉬었다 가지산을 향한 가파른
오름길을 시작한다. 다행히 지팡이가 별로 처지지 않고 잘 따라온다. 백운산 갈림길 이정표를 지나면서
능선길이라 진행이 쉽다. 능선에는 벌써 단풍이 제법 들어있고 억새도 예쁘게 피어있다. 실크로드
에서 최고봉 가지산에 올랐다. 예상보다 시간은 좀 지체되었지만 지팡이가 잘 따라와 주어 다행이다.
쌀바위쪽 능선의 북사면에는 단풍이 제법 들어있다.
* 가지산에서 본 쌀바위(암봉) 북사면에는 단풍이 제법들었다
가지산 정상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와 다시 올라가면 중봉이 있고 등로는 중봉에서 좌측으로 내려
간다. 계속 내리막을 내려오다 이정표가 나타나면 왼쪽으로 진행해야 한다. 석남터널 위 이정표
에서 능동산 방향으로 직진하면 능선길이라 속도가 난다. 능동산 오름길에서 만난 산꾼이 어디서
시작했어 어디로 가느냐고 자꾸 물어 우리의 길을 얘기하니 노가다 산행이라고 한다. 맞는 말인 것
같다. 능동산 정상을 찍고 다시 되돌아 나와 내려오면 헬기장이 나타나고 헬기장 왼쪽 끝으로
내려가면 배내 고개다.
배내고개에서 지원조를 만나 삼계탕으로 점심을 먹고 식수와 간식을 챙기고 미련이 남을까봐 뒤돌아
보지 않고 배내봉으로 향한다. 오름길 입구에서 빗물에 패여 험해진 오른쪽길로 올라가야한다.
배내봉에 올라서니 간월산과 그 뒤에 신불산이 보인다. 능선길은 천길바위에서 한번 고도를 낮춘
다음 간월산을 향해 올라야 하는데 기가 팍 죽는다. 점심을 많이 먹은 탓인지 낮인데도 잠이 온다.
등산로 옆에서 배낭을 베고 처음으로 누우니 바로 잠이 든다. 잠깐이라 생각했는데 30분이 지났다.
얼른 깨우고 배낭을 챙겨 오름길을 올라간다. 속도가 전혀 나지 않는다. 이 짓을 왜 하고 있는가하는
생각이 들고 이런 속도라면 내일 언제쯤 끝날 수 있을까하는 생각에 내려가고 싶은 생각이 문득 든다.
* 간월재 왼쪽 아래에 샘터 있음
간월산에는 등산객이 제법 있고 간월재로 향하는 능선의 억새가 멋지고, 간월재 주위의 억새도 하얗게
피어 장관을 이루고 있다. 간월재까지 차로 올라온 유산객들이 조그만 배낭을 매고 스틱을 양쪽에
짚고 힘들게 신불산으로 향하는 계단길을 오르는 우릴 이상하게 쳐다본다. 신불산 가기전에 터보님을
만나 잠시 얘기를 나눈다. 신불산에는 바람이 제법 분다. 신불재로 내려서는데 갑자기 구름이 몰려
오고 바람이 세차게 불면서 영축산 능선을 순식간에 삼켜버리고 추위가 엄습한다. 재빨리 방풍의를
꺼내 입는다. 신불재에도 나무 등로 공사를 하고 있다. 신불재 좌측으로 좀 내려가면 간이 대피소가
있고 그 앞의 샘터에서 식수를 보충한다. 영축산 샘터에 물이 말랐을 가능성에 대비해서이다.
능선길에는 억새가 하얗게 피어 장관을 이루고 있어 지친 심신을 위로해준다. 이런 경관을 가진
산을 곁에 두고 있는 우리 울산 산꾼은 행복하다.
영축산까지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걸렸다. 주간에 오룡산을 통과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안될
것 같다. 시살등부터 오룡산까지의 밤길이 걱정되어 속도를 내기로 했다. 군데군데 바윗길이지만
이상하게도 속도가 붙는다. 함박등을 내려오는 길에 일몰이 예쁘게 보인다. 함박재에서 간식을
먹고 랜턴을 점검하고 미리 착용을 한다.
함박재에서 올라서면 청수 중앙 능선으로 빠지는 길이 있는데 나무위에 표지판을 크게 매달아 놓아
헷갈릴 염려는 없다. 죽바우등으로 향하는 능선에서 좌측으로 보이는 야경이 멋지다. 생각보다 빠른
시간에 시살등에 도착했고, 완전히 어두워진 능선길을 조심스레 진행한다. 올 봄에 염수봉에서
오룡산 암릉을 타고 왔었지만 밤길이라 암릉은 탈 수가 없다. 군데군데 키 높이로 자란 억새와 산죽과
잡목탓에 발끝의 감각으로 산길을 헤쳐간다. 하지만 오룡산 바로 앞봉은 가는 방향에서 90도 꺽어
올라가야하는데 직진을 하다보니 내림길이 계속이다. 방향을 확인하니 서쪽 방향이다. 조심조심
되돌아 나오며 길을 확인하니 봉우리로 올라가는 길이 보인다. 그런데 봉우리에 올라서는 순간 방향
감각이 없다. 야경이 왼쪽에 보인다. 잠시 생각을 해본다. 아 맞구나 신불산부터 계속 야경이 왼쪽에
있어야지 방향도 남쪽이 맞다. 밤에는 정말 방향 감각을 순식간에 잊어 버릴수도 있는 것 같다.
오룡산 정상석 아래에서 저녁을 먹고 지원조 총각김치에게 전화를 한다. 내석고개에 나오겠다고 한다.
오룡산에서 임도까지는 가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임도를 걷다보니 긴장감이 풀린 탓인지 졸음이
오기 시작한다. 임도에서 염수봉 오름길 시그널을 찾기위해 살피는 눈에 피어있는 억새가 자꾸만
시그널로 보인다. 모두가 잠이 온단다 그래 쉬었다 가자. 길 옆에서 배낭을 베고 누웠다. 바람이 불어
좀 추웠지만 금방 잠이 들었다. 30분이 순식간이다. 깨어나 등산화 끈을 묶어려 하니 추워서 몸이
떨려 묶을 수가 없다. 등산화를 묶는데 한참이 걸렸다. 염수봉에서는 정상석만 찍고 바로 내석고개로
향한다.
* 염수봉에서 좌측 능선으로 가다 오른쪽으로 떨어지면 임도를 만난다
임도를 만나 좀 따라가다 임도 옆에 있는 시그널을 확인하고 숲속으로 내려가는 것이 마루금인데
들어서니 이건 길이 아니다. (임도를 계속 따라가면 물길을 건너 내석고개로 간다)
개척면서 시그널을 많이 달아놓아 다행이지 쓰러진 나무와 잡목들과 풀들이 발길을 자꾸 잡는다.
그냥 직진으로 내려간다. 다시 임도를 만나 내려오니 내석고개다. 바람이 세차게 불어댄다.
지원조가 갈비탕을 끊이고 있다. 이 야심한 밤에 너무나 고맙다. 갈비탕 국물에 밥을 말아 후딱 먹고
잠시 쉬는데 지팡이가 더 이상 못가겠다고 하산을 선언한다. 설득을 했지만 소용이 없다. 자신의
상태를 알고 여기까지 왔어 포기하는데 더 강요할 수는 없다. 산울림과 둘이서 삐알산으로 향한다.
지난 일요일 산울림이 답사를 왔어 시그널을 많이 붙여놓았다는데 다 어디 갔는지 없다. 하지만
뚜렷한 길에 나참판 방향도 틀림이 없다. 가파른 길을 40여분 오르니 삼각점이 나타난다.
* 삐알산 삼각점
여기서 오른쪽 길이 골프장으로 향한다. 몇 군데 시그널이 있고 발감각으로 등산로를 확인하며
20여분 내려오니 달빛에 골프장이 훤하게 보인다. 골프장 포장길을 왼쪽방향으로 돌아간다.
달빛이 밝아 잘 보인다. 골프장 잔디에 스쿨링 쿨러로 물을 뿌리고 있다. 계속 가다 나무다리를
연달아 두개 지나고 보니 좌측에 나무 울타리가 보이고, 150번 기둥이 우측에 보인다. 그 지점에서
좌측으로 나아가니 J3 시그널이 보이고 곧 임도가 나타난다. 임도 왼쪽 아래에 습지 보호 지역
표지판이 보이고, 가야 할 길은 오른쪽이다.
* 150번 기둥이 보이는 곳에서 좌측으로 넘어 오면 임도가 있고 아래 표지판이 임도 왼쪽 아래에
보인다.
왼쪽 아래쪽으로 양산의 야경 멋지게 보인다. 포장도로를 만나 왼쪽으로 가다 다시 우측 임도로
간다. 다시 능선 아래쪽으로 향해 임도를 따라 가다 오른쪽 아래로 내려오니 다시 포장도로를
만난다. 여기서 포장도로를 따라 내려가다 도로가 꺽이는 지점에서 도로를 버리고 산쪽으로 들어
가면 J3 시그널이 있다. 조금 위에 철탑이 있고 좀 더 진행하다 소나무 숲에서 좌측으로 가면 안전산
표지석이 나타난다.
표지석을 지나 방향을 잡고 가는데 너무 내리막길이라 싶어 나침판을 꺼내는데 나침판이 없다.
하필이면 답사를 하지 않은 용선고개에서 배태고개 길인데 당황스럽다. 나침판으로 방향을
확인한지 얼마 안된터라 살펴가며 되돌아 가본다. 둘이서 살펴봐도 없다. 할 수 없다. 그냥 가는
수밖에 되돌아오는데 산울림이 나참판을 발견한다. 지도와 나침판으로 확인을 하니 방향이 맞다.
한참을 더 내려왔다가 다시 올라갔다가 내림길이다. 이제 배태고개가 다온 것 같다.
산림 초소가 보이고 곧 배태고개에 떨어졌다. 제일 걱정했던 구간을 빠른 속도로 통과했다
이제는 끝이 보인다. 엄청 세게 부는 바람을 피해 간식을 먹고 매봉으로 향한다. 선답자가 야간에
멧돼지를 세번이나 조우했던 구간이다 . 이제 새벽이니 멧돼지는 없을거라 생각이 들지만 조금은
걱정스럽다. 혹 멧돼지를 보더라도 소리치지 말라고 주의를 주고 능선을 향해 올라간다.
매봉에는 조그만한 표지판이 달려있고 진행 방향에서 좌측에 더 많은 시그널이 있지만 이곳은
도둑골로 하산하는 길이다. 가는 방향은 우측이다. 바람이 세차게 불어온다.
매봉 다음 746봉에서도 좌측으로 떨어지는 길을 조심해야 한다. 역시 우측으로 가야한다. 760봉은
완전히 올라가지 않고 뒷쪽으로 돌아가고, 770봉에서는 우측으로 가는 길을 주의해야 한다. 이번에는
진행 방향이 좌측이다. 770봉에서 조금 나오면 건너편에 금오산과 약수암이 보인다. 이 곳에서
아침으로 햇반을 멸치와 김을 반찬으로 먹었다. 로프가 걸려있는 직벽 암벽이 나오고 이후 한참을
내려간다. 안부에서 주간 산행용 얇은 옷을 갈아입기 위해 산울림을 먼저 보내고 뒤쳐저 올라가니
임도가 나오고 식수 보충을 위해 약수암으로 갔다. 그런데 먼저 간 산울림이 없다. 세수로 정신을
차리고 어떻게 됐나 생각하는데 아래쪽에서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한 고비를 오른 후에 좌측으로
갔던 모양이다. 그래도 바로 찾아 나와 다행이다.
마루금은 약수암에서 다시 내려와 넓은 공터에서 능선을 타야 한다.
만나고 이후 잡목과 억새와 조림된 소나무가 얼굴을 찔러 진행하는데 방해를 한다. 임도를 두 번 건너고
555봉을 지나 무덤있는 곳에서 우측을 보면 J3와 세월 시그널이 당고개 방향을 알려준다. 당고개
나무 아래에서 간식을 먹고 구천산으로 향한다.
구천산 삼거리까지 경사도가 제법있다. 삼거리에서 배낭을 벗어두고 구천산으로 향하는 길은 쓰러진
소나무와 산딸기 나무가 발길을 잡는다. 구천산은 오르면서 보이는 암봉이 정상이 아니고 그다음
암봉이 정상이다. 소나무에 정상 표지판이 매달려있고, 갈림길에서 2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구천산에서 되돌아 올 때 뚜렷한 능선길로 내려가는 길이 있으니 야간에는 주의해야한다.
구천산에서 내려와 530봉을 넘어 내려오면 삼봉령(감물고개) 삼거리에 내려선다. 어렵게 절개지를
올라서 마루금을 따라가면 곧 임도가 바로 옆에 있다. 임도를 따라 가다 산길로 들어서는게 쉽다.
무덤을 지나면 아주 가파른 길이 이어진다. 608봉을 향하는 이 오름길은 지친 몸을 지독히도
괴롭힌다. 산울림은 말도 없이 묵묵히 따라온다. 또 주의해야 할 것은 정상 가기 전에 북쪽으로
방향을 틀어 내리막길로 내려가야 한다는 것이다. 내려서면 다음 봉우리는 올라가지 않고 트래버스해
나가면 능선길과 만나고 곧 다시 임도를 만나게 된다.
미숫가루를 타서 찰떡파이와 먹고 임도를 건너 541봉을 향해 올라간다. 이제는 오르막을 불평할 힘도
없다. 오르막이면 올라가고 내리막이면 내려갈 뿐이다. 541봉에서 서쪽으로 방향이 바뀌고 완만한
능선길이 좀 있다 다시 오르막이 나타난다. 만어산 다가오고 있다. 능선에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한결 걷기가 좋다. 드디어 만어산이다. 날씨가 시원하여 물을 얼마 마시지 않아 식수 보충이 필요없어
만어사는 들리지 않기로 하고 만어현으로 향한다. 시멘트 포장길이 발을 괴롭히고 따가운 가을
햇살에 목덜미가 따갑다.
만어현에서 지원조를 만나 점심을 먹고 이제 마지막을 향해 나아간다. 이제 3-4시간이면 끝이 난다.
처음 답사 때 끔찍했던 잡목과 산딸기 나무와 억새와 쓰러진 나무가 생각났지만 배방장을
비롯한 J3 여러분들이 등로 정비와 시그널을 잘 매달아 놓았다고 하니 걱정이 덜하다.
역시 산길은 잘 열려 있고 시그널로 촘촘히 붙어 있다. 그래도 칠탄산 갈림길을 지나 북쪽으로
꺽어야 하는 곳에서 그곳을 칠탄산 갈림길로 오인하고 직진했다가 이내 돌아와 다시 진행한다.
여전히 쓰러진 나무와 잡목이 많긴 하지만 정비해 놓은 덕택에 빠르게 진행할수 있다. 칡넝쿨이
뒤덮인 자시산성 터를 넘어서 내려서자 구손 고개이고, 산성산으로 향하는 길은 널찍하고
편안한 길이 우릴 반긴다.
* 자시산성터의 칡넝쿨이고, 우측에는 습지가 있다
산성산을 접수하고 팔각정 전망대에서 지난 50여 시간을 걸어온 능선을 바라보며 왜 저 길을 걸어
왔는지 물어본다. 무얼 찾아서 고통을 감내하면서 왔는지 명확한 답이 떠오르지 않는다. 다만 이제
고통이 끝났다는 안도감과 표현 할 수 없는 성취감만이 밀려올 뿐이다.
* 산성산 팔각정에서 바라본 들머리와 비학산, 보담산, 낙화산
마지막 날머리로 향하는 길도 제법 경사가 있어 발을 괴롭히지만 단장천이 가까이 내려다 보이고,
과거 혹 성터인듯한 길을 따라 오다 능선 끝에 자리한 무덤에서 좌측으로 내려와 급경사길로 내려
오니 대장정이의 날머리에 내려선다.
산울림과 손을 맞잡고 대장정의 마무리 자축 사진을 찍는다.
결국 시간이 남기리에서 100여개의 봉우리 넘어 넘어 살내로 우리를 데려다 주었다.
이번 무박 종주 완주를 지원해 주신 총각김치, 여름향기, 장미대장, 바우대장, 물소리, 미야님과
성원해 주신 세월님들, 대구에서 배웅하러 와 주신 배방장님, 산짱님께 감사드리며, 실크로드92
코스 발굴과 등로 정비에 헌신적으로 힘써 주신 모든 산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6. 산행 준비물 ( 실크로드 준비하시는 분 참조 하시라고 첨부합니다)
의 류 : 반팔티1, 긴팔티(얇은 것 1, 두꺼운 것1), 바지(얇은 것1, 두꺼운것1), 속옷2, 발가락양말3,
스타킹3, 스카프1, 스포츠 타올1, 반장갑1, 울장갑 얇은것1,
운행구 : 스틱2개, 나침판1, 2만 5천분 1 지형도 4장 (유천, 동곡, 내포, 밀양 그외구간지도는 잘 아는
길이라 제외), 무릎보호대,압박붕대 1개, 일회용 반창고 5개,
주 식 : 3일 저녁 4일 아침 : 밥, 매실,마늘짱아치, 미역줄기 튀김
점심 : 삼계탕. 배내고개에서 지원 받음
저녁 : 배내고개에서 지원받은 햇반, 김, 콩잎 짱아치, 김치
야식 : 갈비탕. 내석고개에서 지원 받음
5일 아침 : 내석고개에서 지원받은 햇반, 김, 멸치볶음
점심 : 동태찌게에 밥. 만어현에서 지원받음
간 식 : 절편 1통, 호박 시루떡 1개,찰떡파이 14개, 영양갱 9개, 꿀 500g, 에니타임 사탕 10개,
미숫가루 3봉지( 500cc 용)
식수 준비 : 출발시 - 파워에이드 600mL , 물 1.8 L
오치령 - 물 3.3 L
아랫재 - 물 1.8 L
배내고개 - 파워에이드 600 mL, 물 1L
신불재 - 물 1.8 L
내석고개 - 게토레이 600mL 물 1.8L 지원받음(내석고개 오기전 계곡에서 보충가능)
약수암 - 물 1.8L
만어현 - 물 0.9L 지원받음( 만어사에서 보충 가능)
첫댓글 맨위 사진 우측에 계시는 산러브짱님은 얼마전 도상 735 km나 되는 백두대간을 무지원속에 21일만에 완주 하셨다니 정말 되단 합니다..
햐 실실 빠져들라카네 실크로드 92 무박이라 음... 근데 산러브짱님은 735KM를 무박으로 21일 식량을 동네에 오르락 내리락 했단 말인가???? 등에지고 갈수는 없는기고 지원도 없이 정말 끔찍한 야생동물이군요
맞아요...고개에 휴게소가 많으니 보충...아마 장원님이랑 연배가 비슷할겁니다..
대단들 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