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어랄랄라?.... 바지락이 언제부터 영월의 고유 특색 식재료????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감지해 내어 불안감이 엄습해 오기 시작합니다.
사진을 올리지는 않았지만 인천시와 전국음식업중앙회인가 협회에서 공동으로 선정한 향토맛집에 뽑혔다는 명패가 입구에 걸린 것도 있어서 '에잇, 내가 괜한 생각을 하고 있는거야~'하며 스스로를 다독이며 자릴 잡았습니다.
2층도 있고...
계단 밑의 저 자리가 이 집의 인기 테이블이라더군요.
뭔 칼국수 종류가 저리 다양합니까. 정다운수제비/칼국수라는 것은 그냥 칼국수/수제비를 항아리에 내는 것이라는 설명을 들었던 것으로 기억을 합니다. 아님 말고...
김치를 한 여름에 뚜껑도 없이 상위에 방치해 두는 것은 큰 감점요인.
곁들이라고 보리밥 약간 나오고...
손칼국수. 성인 남자가 끼니로 여기기에는 적은 양.
영월에서는 나지도 않는 바지락;;; 이게 영월향토음식 전문점의 대표메뉴 중 하나라니 심히 당황스럽죠;;; 아님 요즈음은 강이나 개천에서도 바지락이 자란다는 이야기?
제 입에는 감칠맛이 유난히 강하게 느껴지는 국물이 그리 인상적이지 않을 뿐더러...
영락없는 기계제조면발의 상태인데 메뉴에는 손칼국수라고 한게 어이 없어서 서빙하는 아줌마한테 '이게 어떻게 손으로 만든 면이에요?'했더니...
아줌마의 답변은...
"반죽은 손으로 하고 가닥은 기계로 뽑아요"
이런... ㅡ..ㅡ;;
유기농으로 재배한 과일을 출하할 때 떼깔 곱게 보이고 유통기간 오래 가라고 농약 치는 거나 마찬가지... 그럼 뭐하러 유기농으로 재배하냐구요... 어차피 기계에 넣어 반죽을 늘리고 자를 것을 뭐하러 고생하며 손으로 반죽을 해뒀냐구요;;;;;
정말로 손으로라도 반죽을 했는지 아니면 아줌마의 임기응변이었는지는 확인이 안됩니다만 아무튼 일반 식당에서 만나는 기계제조 칼국수 면발 딱 그 이하도 이상도 아닙니다.
기대감에 주문한 이 집의 최고 대표음식 감자 옹심이. 식당의 상호가 바로 이 것이니 더욱 중요한 음식이죠.
대파와 버섯 조각이 뜬것 부터 거시기하다 했더니...
국물은 앞서의 칼국수 것과 동일한 바지락육수로서 역시나 강한 감칠맛.
제일 중요한 옹심이의 상태는...
찰떡스럽게 쫄깃찔깃.
생감자로만 만든다고 업소에서는 광고하던데 제 입에는 다른 첨가재가 강한 쫄깃함을 추가해 준듯 하다는 느낌입니다. 감자를 갈아 쓴게 아닌 감자전분가루를 물에 풀어서는 반죽을 만들어 썼을 수도...
그새 까먹으신 분들을 위해 앞서 올린 영월의 주천묵집 감자옹심이 사진을 다시 올리니 비교해 보시길...
하여튼 제가 기대하고 예상하는 감자 옹심이와는 국물도 건더기도 완전히 다른 음식이 나와서 많이 당황했고 거의 다 남겼습니다.
이 집을 가 보자고 권유를 했던 일행(물론 그 분도 소문만 듣고 처음 와 봤지만..)의 얼굴이 시작부터 어두워 오더니 이 감자옹심이에 와서는 사색이 되더군요... 도리어 제가 위로를 해드렸죠. '살다 보면 이런 날도 있는거지 맨날 성공적이면 그게 어디 인간세상인가? 지상천국이지.' 하며...
이러다 보니 함께 주문했던 감자만두라는 음식의 정체에 대해서도 걱정이 많이 되어 주문을 취소하려 했더니 딱 등장해 버리시네요;;;
크기는 작지 않은데 앞서의 옹심이와 같은 모습이신지라 맛도 같을 것이기에 기대감은 살포시 방바닥에 내려 놓고 잘 접어서는 바지 뒷주머니에 찔러 넣어 뒀습니다.
쫄깃한 피가 무척 두꺼워놔서 전체 크기에 비해 적게 든 만두소와의 균형감이 없어서는 몇 입 씹다가 금방 지루해 집니다. 가까이 찍다 보니 만두소가 많이 든 것 처럼 보이는군요.
맛만 보고 나머지는 포장.
영월 향토음식을 맛 본다는 큰 기대감에다가 매스컴과 인터넷에 떠도는 극찬글들에 혹하지 않은 덤덤한 마음으로 찾아 갔더라면 평가가 달라졌겠습니다만 어쨌든 제가 느낀 그대로를 쓸 수 밖에는 없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