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살이라는 아직은 어린 나이에 그가 보여주는 동물적이면서 본능에 가까운 메소드(Method)연기는 요즘 또래 배우들에게는 찾아 볼 수 없는 양동근만이 가지는 힘이라 할 수 있다.
'네 멋대로 해라'에서 그의 연기를 보노라면 특히 40년 경력의 신구님과 장면에서는 마치 무림의 고수들만이 가지는 팽팽한 긴장감마저 들게 된다.
아역 배우시절부터 다져온 그의 연기는 이제 물만난 고기마냥 양동근은 없고 오직 고복수만이 그를 지배하고 일체화 하고 있다.
여기에 이나영,공효진은 양동근의 튀지도 그렇다고 주눅들지 않게 배우들과의 호흡을 받아주면서 상대 여배우들도 빛을 발하게 해주는 그만의 묘한 힘마저도 느껴진다.
시작부터가 심상치 않았던 '네 멋대로 해라' 소위 꽃미남이라는 배우없이 양동근이라는 그를 메인으로 내세운 제작자들의 모험아닌 모험은 지금은 무조건적인 찬사가 되어 tv앞으로 수많은 마니아를 불러오게 하고 있다.
시대는 10년을 주기로 큰반향을 몰고 온다고 한다.
80년대의 '조용필'이 그랬고, 92년 '서태지'라는 문화의 아이콘이 등장하고, 그리고
21세기...무언가 모를 갈증에 목말라 하고 있을때 2002년 월드컵의 소용돌이가 휘몰아치고 나서 고요하다 못해 적막하기까지 한 7월에 우리에게 '네 멋대로 해라'라는 다소 당돌한 타이틀로 '양동근'이라는 이름 석자를 내세우며 우리에게 지금까지 너희가 본 것들은 모두 허접 쓰레기라고 말하듯 이래도 안볼래 하면서 보는이로 하여금 가슴깊이 있는 폐부를 마구 후벼파게 만들게 하는 놀라운 연기와 작가의 대사 하나 하나는 픽션과 논픽션의 구분을 무의미하게 만들어 놓았다.
가수가 아닌 배우 양동근이라는 이름 석자가 그렇게 우리에게 각인되어 왔다.
물론 앞에서 말했듯이 양동근은 일찍이 연기에 있어서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정도로 정평이 나있었다. 내가 말하고 싶은것은 이처럼 대중에게 단순히 눈이 즐거운 배우가 아닌 연기의 진수를 보여주며 마음에 와닿는 그의 몸짓 하나에 공감하며 필이 꽃힌적은 없기 때문이다.
단순히 드라마하나에 이런 글을 적는 내 모습이 별로 싫지는 않다.
게시판을 보니 이런 말이 있다.
마니아를 넘어선 폐인이 되버렸다는 어느님의 글을 보노라면 한참을 웃다가도
아!그럴수도 있겠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이는 나를 보게된다.
이제 우리는 양동근이라는 배우를 만났다. 배우 '양동근' 이제 시작이다.
그의 나이가 서른을 넘어서 보여준 연기였다면 지금처럼의 반응은 보이지 않을거라 본다. 20대 초반의 나이에 지금과 같은 연기력을 갖춘 배우는 그리 흔치 않기에 말이다.꽃이 일찍 피면 일찍 진다는 말도 있으나 그 꽃이 어떤 꽃이냐에 따라 달라진다.
시류에 편승하기 보다는 지금까지 그가 그래왔듯이 한걸음 한걸음 앞을 내다보며 걸어가길 바랄뿐이다. 양보다는 질로 승부하는 그를 계속 만나고 싶다.
참고:
메소드 연기 (method acting)
"모스크바예술학교에서 연기지도를 하던 콘스탄틴 슬라니슬라브스키의 연기훈련 시스템을 개량, 발전시킨 것으로 연기자가 배역과의 심리적, 기술적 동일성을 추구하는 연기법으로 자연스런 연기, 자신의 경험을 이용한다.리 스트라스버그가 슬라니슬라브스키의 시스템을 발전시켜 메소드 연기가 탄생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