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위 석굴암 선원의 이름은 광명선원입니다. (편액에 광명선원이라고 적혀 있음)
일반 속인들에게는 통제구역이라 저는 들어가 보지 못했습니다.
지난번 선화법우의 사진을 보고 참 궁금했는 데,
오늘 자세한 주련사진이 올라왔네요.
주련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연 村尨亂吠常疑客 (촌방난폐상의객) 마을 삽살개 어지러이 짖는 소리에 손님이 왔나 하고
2연 山鳥別鳴似嘲人 (산조별명사조인) 산새들 울음소리는 나를 조롱하는 듯한데
3연 萬古光明心上月 (만고광명심상월) 만고의 빛나는 마음의 달이
4연 一朝掃盡世間風 (일조소진세간풍) 하루 아침에 세간의 바람 쓸어버리네
5연 着火廚中眼忽明 (착화주중안홀명) 부엌에서 불 붙이다 갑자기 눈이 밝아지니
6연 從玆古路隨緣淸 (종자고로수연청) 이로부터 옛길이 인연을 따라 맑구나!
7연 若人問我西來意 (약인문아서래의) 누가 내게 서래의(西來意)를 묻는다면,
8연 岩下泉鳴不濕聲 (암하천명불습성) 바위 밑 샘물이 흘러도 소리에 젖지 않는다 하겠네.
9연 通玄峯頂不是人間 (통현봉정 불시인간)통현봉 꼭대기는 인간세가 아닌 데,
10연 道眼無物滿目靑山 (도안무물 만목청산)도를 깨치고 보니 아무 것도 없고 청산만 눈에 가득 차네.
1~8연(7자)은 오대산 월정사 상원암에서 국보가 되는 상원사 동종을 지키신 일로 유명하고
좌탈입망(앉은 자세에서 열반에 드심)하신 초대 종정 한암 스님의 오도송이고,
9,10(8자)연은 중국 법안종 2조인 천태덕소(天台德韶) 국사의 선게를 인용한 글입니다.
원문은 通玄峯頂不是人間 心外無法滿目靑山으로,송나라 때의 전적인 聯燈會要(1183년)에 실려 있습니다.
주련의 글씨는 한암스님의 제자인 탄허 택성스님이 쓰신 것입니다.
한암스님의 오도송은 주련 5~8연이 먼저입니다. 그 다음이 1~4연인데,
광명선원에서 왜 그 순서를 바꾸어 주련으로 걸었는 지는 알 수 없네요.
[ 방 한암 스님 오도송 ]
着火廚中眼忽明
從玆古路隨緣淸
若人問我西來意
岩下泉鳴不濕聲
村尨亂吠常疑客
山鳥別鳴似嘲人
萬古光明心上月
一朝掃盡世間風